3월 20일 한국 이운 시작, 조계사 회향법회서도 순례단 이끌어
회주 자승 스님의 순례 전 조성 가르침
자장율사 '사리' 가져와 불심 증장했듯
구법행 뒤 고국에 가르침 전하는 '상징'
인도순례단 가슴으로 고이 모신 부처님
가르침 전한 7대 성지 모두 순례 이끌어
인도주민들도 공경, 인도불심 귀의처로
21세기 불교중흥 전법 상징불 되길 기원
신라 자장율사는 중국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문수보살로부터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부촉받아 643년 신라로 돌아온 뒤 통도사에 금강계단을 시설했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을 창건했고, 이에 기반하여 불국토 사상을 정초하는 등 한국불교의 기틀을 마련했다.
예로부터 선지식 구법승들은 인도나 중국의 구법행 끝에 부처님 사리나, 부처님 가르침을 담은 경전을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 것은 단순한 유물에서 벗어나 불심을 융성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기폭제 ‘성보’(聖寶)가 됐다.
불교중흥의 간절한 원력을 바탕으로 부처님이 걸은 길을 따라 정진하고 있는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에게는 옛 선지식들이 고이 간직하여 한국에 모셔온 성보처럼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40일간 이운하여 부처님 7대 성지를 모두 거치고, 한국불자들의 친견을 기다리고 있는 ‘상월 부처님’이다.
‘상월 부처님’은 ‘부처님을 찾아가는 길에 부처님을 모셔야 하지 않겠냐’는 회주 스님 발원으로 조성됐다. ‘상월 부처님’은 2월 3일 샤르나트 녹야원에서 진행된 인도순례 입재식에서 회주 스님이 직접 점안했고, 첫 이운을 맡았다.
모셔야 할 필요성을 회주 스님이 대중에 화두로 던졌고, 사부대중이 함께 모셨다. 한국에서부터 이 ‘상월 부처님’을 조성하는데는 불자들의 갖은 정성이 들어갔다. 먼저 상월결사의 중심지이기도 한 서울 봉은사 대웅전의 보물, 석가여래좌상을 축소하여 조성했고, 여기에는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어 상월결사 인도순례단 운영지원단이 고민하여 특수화물 포장으로 국내 유수 문화재에 준하게 인도로 이운했고, 현지에서는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가 돌아가며 가슴에 조심스럽게 품고 함께 걸었다.
순례단이 걸은 인도의 1000여 km 구간은 부처님께서 살아오신 역사와 같았다. 한국과 다른 기후환경, 음식, 문화 등등으로 순례단은 어려움을 겪었고, 역시 마찬가지로 ‘상월 부처님’도 흙먼지와 매연, 바람과 돌가루 등을 뒤집어 써야 했다.
‘상월 부처님’은 사르나트 녹야원, 보드가야 정각지, 라지기르 영축산, 바이샬리 근본사리탑, 쿠시나가르 열반지, 룸비니 탄생지, 쉬라바스티 기원정사까지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롯이 남은 곳에서 모두 함께 했다. 험난한 여정이었지만 중흥의 원력 하나로 순례는 이어갔고, 순례단의 앞에는 항상 ‘상월 부처님’이 있었다.
부처님은 홀로 전법행에 나서기도 하셨지만, 많은 제자들과 함께 하시기도 했다. 그 가르침을 듣고, 이어가고자 수많은 이들이 자연스럽게 부처님의 뒤를 따랐다. ‘상월 부처님’도 마찬가지였다. 순례단의 스승인 회주 자승 스님을 필두로 불제자들이 뒤를 따랐다.
인도주민들은 처음에는 ‘상월 부처님’을 보고 ‘골드(gold)’로 이루어 졌냐고 물었다. 신심이 없는 이들에게 금색 부처님상은 하나의 물건처럼 보였을 터였다. 하지만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이 지극 정성으로 보인 ‘마음’을 읽자, 이들이 ‘상월 부처님’에 보이는 자세가 변했다. 새벽예불, 일일회향, 저녁예불을 비롯해 순례단이 있는 곳에는 ‘상월 부처님’이 함께했고, 순례단 뿐만 아니라 인도주민들도 공양물을 올리고, 절을 하는 귀의처로 삼았다.
모진 바람과 돌 등으로 금칠은 까지고, 상월 부처님 육계에는 먼지가 쌓였지만, 순례가 거듭될수록 상월 부처님은 인도주민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꽃으로 덮였고 더욱 빛이 났다.
부처님이 마지막으로 목욕하신 카쿳카 강에서 회주 스님이 손을 씻자 내린 법비(法雨)로 몸을 씻은 상월 부처님은 부처님이 가장 많은 기간 전법하신 쉬라바스티를 마지막으로 한국으로 향한다. 3월 20일이다.
수많은 구법승들이 순례, 그리고 유학 후 부처님 가르침을 접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성보를 고국으로 이운해갔듯 ‘상월 부처님’도 상월선원에서 불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 운영지원단의 노력으로 다시금 문화재에 준하도록 관리를 거쳐 한국으로 향한다.
이후 마치 부처님이 1250제자를 거느리고 법왕의 도시로 나아가셨던 것처럼 한국불자들이 운집하여 순례단을 기다리는 조계사로 순례단을 이끈다.
‘상월 부처님’의 전법 여정은 그때부터 시작이다. 순례단 명단과 함께 수많은 이들의 염원을 담은 복장의식 후 더 많은 대중들에게 다가간다.
왜 우리는 부처님 사리에 예경하고, 사리탑, 불탑을 조성하여 예경하며, 가르침을 담은 경전을 부처님상에 넣어 귀의처로 삼을까. 그 안에 치열하게 정진한 선지식들의 가르침과 사부대중의 간절한 마음이 함께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21세기 불교중흥에 대한 원력의 상징으로, 순례단과 인도에서 함께 한 ‘상월 부처님’이 대중들과 불연을 맺으러 한국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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