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에 명상 열풍이 불고 있다. 종교적 수행이 본질이었던 명상이 이제는 거리감 없이 접할 수 있는 일상적 활동이 된 듯하다. 이제는 누구라도 어디에서든 관심만 가지면 쉽게 명상에 대하여 알아볼 수 있고,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이 명상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열풍은 종교적 수행 차원의 명상이 아니라 현대인의 지친 삶을 치유하는 차원에서 일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명상의 역사가 종교의 수행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는 하지만 현재의 명상 열풍을 불교수행의 사회적 확산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우리사회의 명상 열풍 속에는 깨
자신의 복만을 구하러 다니던 신도들의 마음에서 어느 순간부터 봉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난다. 자신과 가족의 행복만을 추구하던 마음에서 다른 사람의 행복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전환하는 순간이자 연기공동체임을 자각하는 순간이다. 또한 그 봉사활동이 사회와 연계되면 사찰이 지역공동체로 진입하는 순간이 된다.불교 사회복지의 확장 일로지역 사회 수요 파악 필요공동체 의식으로 회향해야신도들의 봉사활동은 대부분 법당 정리정돈, 대중공양 준비, 설거지, 차량통제 등 소소한 사찰 내부의 일을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지만 신도들은 점차 독거노인 지
사찰홍보! 교회홍보와는 달리 다수의 사람들에게 어색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말이다. 아마도 산중불교라는 고정관념이 깊기 때문일 것이다. 사찰은 산중에 은둔한다는 인식이 있기에 사찰을 홍보한다는 생각은 거리감을 만든다. 혹자는 심지어 사찰이 홍보를 하는 것이 점잖지 않은 짓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도시포교에 사활이 걸린 한국불교의 상황에는 걸맞지 않는 시대착오적 사고다.젊은 불자층 참여 중요한 시대sns, 웹 활용 홍보 필요성 높아소식 외 다양한 콘텐츠 담아야현대사회에서 홍보는 조직의 사활이 걸린 과제다. 사찰의 본분은 포교이며, 포교
부동산 광고매체에 교회 매물이 넘쳐나고 있다. 교회매매 전문 사이트가 있을 정도다. 교회매매에는 신도 수까지 계산되어 가격이 책정된다는 뉴스가 공중파의 유명 탐사 프로그램에서 보도되기도 하였다. 종교의 차이를 떠나 현시대의 종교인으로서는 씁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그런데 유감스럽게 불교계의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게 되어가고 있다. 불교계 신문에는 사찰과 포교당 매물 광고가 지면을 차지하고 있으며, 온라인상에는 사찰매매 전문 사이트들이 존재한다.재정부족, 폐사의 주원인일부 사찰생산으로 재정 충족재산 증대·영리 추구 경도 경계종교시설
한국불교에는 종단별로 본사(本寺)들이 있다. 본사는 포교와 행정의 편리를 위하여 획정한 구역인 교구(敎區)를 관할하기 때문에 종단에 따라서는 교구청이라고도 부른다. 그만큼 말사(末寺)라 불리는 본사 산하의 사찰보다는 규모가 크다. 본사는 절 집안에서 종종 큰절로 불린다. 절의 규모가 커서 그렇게도 부르지만 세속에서 맏형 또는 그 자손의 집을 큰집으로 이르는 것과 같은 맥락이기도 하다. 그 큰집 중에서도 보다 큰집이 종갓집이다. 엄밀히 보면, 절 집안에서 본사는 큰집이기 전에 종가다.종가(宗家)는 한 문중에서 맏이가 이어가는 큰집으로
‘교구자치’, ‘교구중심’, ‘교구분권’, 이번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선거에서 모든 후보들이 내건 교구제 관련 핵심공약이다. 언제부터인지, 조계종 총무원장선거 때마다 교구제가 중요 종책(宗策)으로 등장하고 있다. 교구(敎區)는 포교나 감독과 같은 운영의 편의를 위하여 나누어 놓은 종교적인 행정구역이며, 이 교구를 관리하는 제도가 교구제다. 그런데 교구제와 관련된 총무원장 후보스님들의 공약을 살펴보면, 교구자치·교구분권·교구중심 등 중앙의 권한을 지방에 이양하는 선심성 공약은 많으나 정작 교구 자체에 대한 개선방안은 제시되지 않고 있
절에 가면 신도의 대부분은 노인들이다. 중년이면 젊은 편이다. 노인 신도가 많다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될 수 있겠는가. 신도가 많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젊은 신도, 특히 어린이 불자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어떤 조직에서든 어린이는 그 미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린이가 자라서 결국 그 조직의 중추가 되기 때문이다.한국사회의 종교시장은 불교, 개신교, 가톨릭의 과점 구조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종교인구 중 세 종교의 인구비율은 낮을 때는 95%에서 높을 때는 98%이상이라고 한다. 우리사회가 다종교 사회임은
TI는 Temple Identity의 약자로 기업의 CI(Corporate Identity)에서 차용된 용어이다. CI는 기업 이미지를 통합적으로 만들어 내는 디자인 전략이다. 기업의 시각적 상징을 만들어 기업 이미지의 통일화를 꾀하는 것이다. CI의 대표적 사례로는 로고(logo)를 들 수 있으며, 흔히 CI를 로고라고 부른다. 애플, 삼성, 나이키, 아디다스, 샤넬, 스타벅스, 코카콜라 등 세계 굴지의 기업들은 저마다 로고가 있다. 사람들은 로고만 보고서도 해당 기업을 알아본다. 때문에 기업들은 CI에 기업의 가치와 철학, 그리
현대사회는 국민의 삶의 질과 복리수준을 결정하는 사회보장과 같은 기본적인 책임은 정부가 맡으면서 복지서비스 전달은 다양한 민간사회복지 주체들이 참여하는 이른바 복지다원주의(welfare pluralism)를 보편적인 현상으로 표방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들의 복지욕구가 다양하게 증대하면서 미흡한 공적 사회복지를 보완하기 위해 민간부문에 대해 많은 기대를 표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점에서 종교계의 역할은 더욱 중시되고 있다. 하지만 불교는 조선시대에는 숭유억불 정책으로 인해서, 구한말 개항 이후에는 기독교의 적극적인 구호사업의 전개와 불
우리는 일상에서 “카리스마가 있다.”라는 말을 흔히 접하게 된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강력한 힘을 가진 사람이라면 정치인, 연예인, 나아가 친구나 동료에게도 “카리스마가 있다.”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이때의 힘은 매력이나 명성과는 다른 것으로써 특정인이 대중들의 마음을 쉽게 빼앗아 자신의 의지대로 잘 이끄는 미지의 요소를 뜻한다.합리화 사회서 카리스마 선호친절하고 격식없는 스님 좋아해육바라밀 실천이 지도자 덕목하지만 카리스마(charisma)라는 말을 거리낌 없이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 중에 자신이 1세기 중반에 처음 글자로 나타난 고
불교문화가 전통문화라는 인식불교문화가 곧 우리 전통문화라는 인식이 불교계에는 존재한다. 우리나라 국보와 보물의 상당수가 불교문화재임을 감안해보면 틀린 생각만은 아니다. 분명 한국불교는 전래 이후 1,700년의 역사 속에서 우리민족과 하나 되어 전통문화를 형성해왔다. 우리 국민이면 종교를 떠나 수학여행 또는 관광레저 차원에서라도 명승고찰 한두 곳쯤 안 가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석굴암, 다보탑, 석가탑을 비롯한 불교문화유산을 모르는 국민도 없을 것이다.살아있는 대중문화인지 고민해야비불자 참여가능한 문화로 변모도심 외 농어촌 등에 접근
사찰의 소임을 사는 스님 특히 주지 스님은 포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물론 포교는 부처님 법을 중생에게 전함으로써 그들이 고(苦)로부터 벗어나도록 이끌어주는데 궁극의 의미가 있다. 그런데 한국스님들의 포교 고민은 이보다 훨씬 실존적이다. 탈종교시대, 다종교사회에서 불교와 사찰의 존립을 위하여 포교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교를 왜 하는가?’ 보다 ‘포교를 하지 않는다면?’이라는 질문이 보다 더 이 실존적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부처님과 제자, 탁발·칠가식설법과 공양으로 지역사회 관계지역 요구 파악해 접근해야종교도
절은 일손이 많이 필요하다. 고요할 것 같기만 한 절이지만 그 안의 생활은 쉴 틈이 없다. 마당을 쓰는 작은 일부터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하는 큰일까지 모두 사람의 손이 가지 않으면 되지 않는다. 스님들만으로 그 일들을 다 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신도들이 일을 해주어야만 절이 돌아가는 것이다. 그만큼 신도들의 울력과 봉사는 가치 있고 소중한 일이다.절과 교회 같은 종교단체는 여타의 조직과는 운영이 사뭇 다르다. 일반조직은 일에 상응하는 보수를 지급한다. 대가가 없으면 사람들은 일하지 않는다. 그러나 절에서는 신도들이 일을 했다고 하
사찰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지내는 공간이다. 그러다보니 갈등도 다양하게 발생한다. 사회의 여러 갈등이 그러하듯이 사찰의 갈등도 말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누구에 대해 험담을 했거나, 누구를 흉보았거나, 무언가에 대해 거짓말을 했거나 하는 구업(口業)은 잘잘못이 분명하다. 이런 경우는 책임소재의 판단도 비교적 용이하고, 상대적으로 갈등해결의 시간도 짧다. 그러나 이익과 손해가 발생하거나, 쌍방의 의견이 각각 부분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갈등은 상대적으로 옳고 그름을 가르기가 어렵고 해결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잘못된 이해서 갈등 발생
포교의 기초단위 구역조직10명 내외 소규모로 구성신도조직 체계화 기반에 도움흔히 구역관리라고 하면 기독교에서 하는 신도관리 방법으로만 생각하고는 한다. 교회에서 보편화된 신도관리 방식이라서 그런지 불자들은 ‘구역관리’라는 용어 자체에 원인 모를 거리감마저 느끼기도 한다. 실제로도 대부분의 사찰에서는 실제로 구역관리를 통한 신도관리를 하지 않는다. 사찰의 구역관리라고 하는 것이 구역별 축원카드 관리 수준 정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구역관리가 다른 종교에서 일반화된 방식이라 하여서 우리 불교가 시행하기를 기피할 하등의 이유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의사소통을 중요하게 인식한다. 현대사회의 주요 문제인 사회갈등의 기저에는 의사소통의 부재가 자리하고 있다. 층간소음과 주차문제 등으로 인한 이웃과의 갈등,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의견 차이로 발생하는 세대갈등, 노동자와 기업 간 요구나 욕구의 충돌로 인한 노사갈등 등은 모두 의사의 불통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일반인들에게 있어서 사찰은 이러한 갈등과는 거리가 먼 평온한 화합의 공간으로 여겨지고는 한다. 사람들은 사찰이라고 하면 우선 산새가 지저귀고 계곡물이 흐르는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자연을 떠올린다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 우리말로는 ‘섬김의 리더십’이라고 불린다. 교회에서 통용되던 이 말은 기업체의 리더십 교육에서 인용되더니, 어느 순간부터 일상에서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이제는 리더십을 이야기할 때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교회에서 섬김이라고 하면 하나님에 대한 섬김을 우선 생각할 수 있으나 서번트 리더십에서의 섬김은 목회자가 신도를 섬기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서번트 리더십은 미국의 통신회사 AT&T에서 경영 관련 교육과 연구를 담당했던 로버트 그린리프(Robert K. Greenleaf)가 19
수학여행 혹은 관광 이외에는 사찰을 한 번도 찾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그에게 종교에 의존할 일이 있어서 혹은 누군가의 권유로 인하여 “오늘 절에 한번 나가보고 절이 어떤 곳인지 알아보자”라고 결심하였다면, 이것을 쉬운 결정이라고 생각하는가? 절대 아니다. 그의 일생에서 가장 결정하기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 만일 그가 기독교 신자라면 불자에게는 아무 일도 아닌 이 일이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경험을 해보려는 시도일 수 있다. 다른 사찰에 다니던 불자가 이사를 비롯한 제반 사정으로 인하여 다른 사찰
왜 불자들은 사찰에 오는가. 불자들이 사찰에 오는 이유는 다양하다. 자신과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러 오기도 하고, 심신의 안정을 찾으러 오기도 하고, 수행을 하러 오기도 하고, 불교대학을 다니러 오기도 한다. 이 이외에도 사람 수만큼이나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이유로 사찰에 오는 불자들에게 줄 수 있는 궁극의 대답은 불법(佛法)이어야 한다. 안녕과 안정 그리고 수행과 교학에 대한 불교의 대답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기반을 두어야 하는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사찰의 가장 중요한 모임은 법회(法會)가 되어야 한다. 법회는
한동안 불교계의 뜨거운 이슈였던 불교대학의 성장세가 주춤하다. 불교종립대학에서 운영하는 정규학위과정의 불교대학도 있지만, 일반 시민과 불자들이 불교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은 불교교양대학으로도 불렸던 사찰의 불교대학이다. 이 불교대학의 시초를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대원불교대학’이 사찰에서 운영하는 불교대학의 성장에 초석이 되었음은 분명하다. 대원불교대학은 장경호(1899~1975) 거사가 불자와 시민들에게 불교를 교육하고자 한 원력의 산물이다. 자그마한 철물공장으로 시작해서 동국제강이라는 굴지의 기업을 창업한 장경호 거사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