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기나마피부터 타루와까지 25km 행선
‘바그봔 부다 키 카루나 호!’(Bhagavan Budh ki karuna ho, 존귀하신 부처님께서 가피를 주셨다!)
인도불자들의 환호가 부처님께서 가르침을 펴신 쉬라바스티로 향하는 인도순례단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회주 자승)은 3월 18일 38일차 행선으로 싯다르트 나가르의 지기나마피에서 발람푸르의 타루와까지 25km를 행선했다. 지금까지 순례단이 이동한 거리는 939km, 차량 이동 거리를 제하고도 900여 km를 걸었다.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는 거리를 행선한 순례단에게 남은 것은 불교 중흥에 대한 간절한 원력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불자들의 응원은 순례단을 힘나게 했다.
순례단을 맞은 인도불자들은 새벽부터 부처님 가피를 외치며 순례단을 기분 좋게 했다. 순례단의 시작은 어김없이 새벽 2시 도량석과 종송으로 시작됐다. 행선을 이어간 순례단은 새벽 4시 하리발단푸르에서 인도불자들의 응원을 접했다. 새벽 2시부터 기다린 마을사람들은 순례단이 당도하자 ‘바그봔 부다 키 카루나 호!’(Bhagavan Budh ki karuna ho)를 연호했다.
‘바그봔’(Bhagavan)은 여래십호(如來十號) 중 하나로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분’이라는 ‘세존(世尊)’의 인도말이다. '보드'(Budh)는 '붓다', ‘키’(ki)는 ‘~의’ '~에서', ‘카루나’(karuna)는 ‘자비(慈悲)’의 ‘비’(悲), ‘호’(ho)는 '~다' 등 어미다. 쉽게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신 부처님께서 가피를 주셨다’로 풀이된다.
인도불자들은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라도 ‘바그봔 부다 키’(세존 부처님께서)를 선창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카루나 호’(가피를 주셨다)라고 화답한다.
순례단을 응원 나온 이들은 소식을 들어 순례단이 먼 거리를 걸은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함께 합송하는 ‘카르나 호’가 마치 응원 구호 같이 들린다. 순례 초반부에 만난 인도불자들은 ‘나모 붓다야’라며 ‘부처님께 귀의합니다’라고 조용히 말했다면 순례 후반부에서는 ‘카루나 호’를 합송하며 순례단이 힘을 내게 했다.
하리발단푸르에서 이 구호를 선창한 라모따르 바르띠에(15) 불자는 “(불가촉천민 이었던) 우리들에게는 순례단의 방문은 부처님이 다시 오신 것과 다름이 없다”며 “전날 숙영지에서 봉사한 마을주민들이 새벽에 우리 마을을 지나간다고 하여 모두 나와서 2시간 가량 기다렸다. 순례단이 지나가는 것을 보니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순례단 진오 스님은 “마을주민들이 마치 우리를 응원하듯이 함께 외치는 것을 보며 힘든줄도 모르고, 오늘 행선했다. 불자들이 함께 마음을 모으는게 바로 부처님 가피”라고 말했다.
순례단은 이날 베르흐와부터 데비푸르, 마후와를 거쳐 서드와푸르, 타루와 등의 마을을 거쳤다. 마후와의 라투믹 위드알레 초교에서는 불자 아이들이 학교 바닥에 그림을 그려 순례단에 공양을 올렸다. 특히 마후와에서는 데바루아 마을에서 만났던 마누스 쿠마르 고톰의 일가 친척인 수푸젠 라우 씨가 마중나왔다. 그는 마후와 초교 뒤 자택에 법당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의 불심을 증장시키고 있었다.
이에 회주 자승 스님은 직접 그에게 108염주를 걸어주고, 순례단 조장들이 학교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 단주 및 108염주를 전달하도록 했다.
수푸젠 라우 씨는 “와 주신 것 만으로도 감사한데, 이렇게 스님들께서 귀한 것을 주시니 너무나 감사하다. 법당 부처님 곁에 잘 간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순례단은 행선을 이어가 타루와에 도착했다. 마후와에서 먼저 타루와에 와 기다린 인도불자들이 꽃가루를 뿌리며 다시 ‘바그봔 부다 키 카루나 호!’를 연호하며 순례단을 맞이 했다.
한편,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은 3월 19일 약 24km를 행선하여 두가르푸르에서 숙영한다. 3월 20일에는 쉬라바스티에 도착하여 천불화현탑을 참배하고, 기원정사에서 인도순례 정진 회향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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