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터전, 순례단에 내준 수행공동체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이 인도 수행공동체의 도움으로 이들의 사원에서 숙영을 했다. 모든 종교의 진리를 존중하는 이들은 ‘순례단의 숙영으로 자신들의 사원이 한층 정화된 것 같다’며 순례단을 환영했다.
순례 18일차를 맞은 순례단은 그동안 인도 힌두교 사원을 일부 이용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아침공양 시간 잠시 머물렀을 뿐이다. 순례단이 인도의 사원에서 숙영을 비롯해 장시간 머문 것은 처음이다.
이날 순례단이 숙영한 곳은 케웨이 마을의 ‘라다 소아미 사트상 베아스’(RADHA SOAMI SATSANG BEAS)라는 곳으로 이는 우리말로 ‘영혼의 수레, 진리를 찾는 이들’이란 의미다. 수행공동체인 이들의 홈페이지에는 ‘모든 종교의 진리를 존중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1981년 창설된 이들 수행공동체는 1억 신이 있다는 인도 힌두교와 달리 유일신을 믿는다. 하지만 그 유일신의 이름도 없으며, 어떠한 상징물도 없다. 의식 또한 공동체 지도자가 단상 아래서 법문을 하고 진리 그 자체를 믿고 따른다.
순례단이 방문할 때 이들은 사원을 정비했다. 인도 힌두교 사원과 달리 개가 없고, 매우 청결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원 입구에는 육식과 술과 담배를 금한다는 표시가 있었고 이에 순례단은 이날 저녁공양을 야채로만 만든 음식들로 해결했다.
이들은 순례단의 방문에 대해 자신들이 추구하는 진리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간 것 같다며 반색했다.
사원 신도인 까미수르 빠스원 씨는 손자 손녀들과 함께 저녁예불시간에 사원을 다시 찾았다. 빠스원 씨는 “마음이 너무 행복하다. 우리 사원을 내준 것은 정말 좋은 생각이었다. 먼 나라에서 순례를 왔는데 이정도 작은 일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원을 한바퀴 둘러본 빠스원 씨는 마주치는 순례단원들마다 합장하고 인사했다.
사원 관리인인 세르완 쿠마르 씨는 “의식 당시에 순례단이 들어오셨는데, 조용히 들어와주셔서 우리들도 함께 조용하게 의식을 진행했다. 순례단이 와줘서 우리 사원이 한층 정화된 느낌”이라고 순례단을 지켜본 소감을 전했다.
이들에 대해 진오 스님은 “흔쾌히 자신들의 터전을 내준 이들에게 감사하다. 인도 내에서 소수지만 90개국에서 공동체가 있고, 구호 활동도 편다는 말을 듣고 많은 부분을 느끼게 됐다”며 이들의 따뜻한 환영에 화답을 보냈다.
순례단의 행보 하나 하나가 인도에서 인연을 만드는 과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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