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9일 파르사부터 엄어와까지 29km 행선
11일 차를 맞은 순례단의 외형은 인도인들처럼 검게 타고, 바짝 말라갔다. 초췌한 모습이지만 그 내면에서는 신심의 불길이 더욱 활활 타올랐다.
2월 19일 상월결사 인도순례단(회주 자승)은 파르사 마을을 출발해 마자울리, 싱하커드, 차르키와를 거쳐 엄어와까지 행선을 진행했다.
매일 새벽 2시부터 20여 km를 8시간 이상을 걷고 텐트 하나에 의지해 풍찬노숙하는 상황은 순례단의 육체적인 피로를 높이고 있다.
회주 자승 스님부터 감기 기운이 있었는가 하면, 총도감 호산 스님도 감기몸살로 매우 안좋은 상황에서 순례를 이어갔다.
허리와 무릎이 안좋은 선지 스님, 관절이 아픈 현조 스님 등도 순례를 꿋꿋이 이어갔다.
순례단이 걸은 길은 29km로 뿌연 안개와 매연이 뒤섞인 스모그 속에서 진행됐다. 길은 험난했고, 마지막 마을에서는 다들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순례지원단이 지친 순례단 상황을 고려해 4~5km마다 휴식을 취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김명숙 의료팀장은 "정확한 진료가 어렵기 때문에 원인미상의 증상을 보이는 분들도 계시다. 의료봉사가 진행될 보드가야에서는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스스로 몸을 가누기 힘든 분들도 함께 계속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시다"고 말했다.
3조 조장 법원 스님은 "체력적으로 고갈이 되어 힘들어하는 대중들도 있고, 발의 물집도 걷는데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다"며 "하지만 불퇴전의 신심으로 극복해 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2조 본오 스님은 매일 한차례씩 작은부처님을 이운하기로 하고, 18일 5km에 이어 19일 2km를 이운했다.
열암곡 도감인 본오 스님은 "부처님이 자꾸 나를 앞으로 밀어주는 것 같다. 그저 수행자로서 근본으로 돌아가 하루하루 정진하다 보면 불교 중흥이라는 것도 우리 눈앞에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순례단은 힘찬 발걸음을 쉼없이 이어가며 순례 공덕으로 불법이 널리 퍼지길 발원했다. 어느덧 순례 회향에 다가온 순간 엄어와에서는 수많은 마을주민들이 나와 순례단을 환영했다. 마을과 마을을 다니며 전법에 나선 부처님을 따르는 길. 오늘도 신심과 원력으로 한걸음씩 정진해 나가고 있다.
한편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이 2월 19일 공개한 순례단 의료 현황에 따르면 총 치료건수는 61건으로 감기 설사 등 투약 24건, 발물집 37건이다. 최근에는 기온이 현지 기온이 오르며 땀띠와 습진 등 피부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순례단의 어려움에도 순례단은 의료팀을 중심으로 2월 21일 동국대 경주병원 의료진과 함께 마하보디대탑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의료봉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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