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9일 - 환희로 시작된 인도순례
길을 떠난다는 것은 그동안 살아왔던 모습에서 벗어남을 의미한다. 길을 나서면 우리는 안혼한 안식처를 벗어나 툭 트인 세계로 나아간다.
우리는 인생에서 크고 작은 길을 떠난다. 태어나 살고 죽는 모든 여정이 바로 길이다. 그 일부나마 부처님이 거쳐간 길을 함께 해보는 것은 다시 없을 경험이다. 2월 9일 새벽 5시부터 조계사 앞마당은 환희에 젖어 있었다.
안온한 집에서 가족에게 작별인사를 건네고 상월결사 인도순례 고불법회가 진행되는 조계사로 가는 마음이 그러했다.
고불법회 이전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순례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함께 동거동락한 학우의 인도순례를 응원하기 위해 나온 대불련 법우들부터 스님을 보내는 신도들의 아련한 마음까지 모두 전해졌다.
멀리 양산에서 새벽 법회 법문을 위해 올라오신 종정 예하부터 전날부터 자리를 깔고 준비한 불자들까지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다. 상월결사를 이끄는 회주 자승 스님을 시작으로 순례단은 각오를 다시 다졌다.
순례를 떠나는 기자들에게는 한 사찰에서 신도들이 글을 보내기도 했다. 인도 현지에서 부처님 전에 올릴 봉투에는 건강과 안녕을 바라는 것과 몸은 함께하지 못하지만 마음으로 함께하겠다는 내용이 쓰여져 있었다. 부처님 제자로서 불교를 다시 살리겠다는 원력의 간절함과 순례단으로서의 책임감 그리고 그 원력 하에 모두가 하나라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40여분간의 짧은 고불법회를 뒤로 순례단은 길을 나섰다.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 내에는 낯선 곳으로 향하는 긴장도 다소 감돌았다.
순례단은 스님들은 승복을, 재가자는 법복을 입었다. 공항에서 봉은사 등 전국 사찰의 불자들이 마지막 배웅을 하러 나왔다. 순례 진행을 맡은 지원단과 대승투어의 인솔 아래 흐트러짐 없이 차분하게 모두 수속을 마쳤다.
대변인 종호 스님은 마지막 순례OT에서 모든 여정이 순례이며 수행의 과정임을 강조했다. 불교계 기자로서 불자들과 수많은 해외순례와 답사 등을 함께 했지만 그 어느때보다 질서가 정연했다.
인도까지 비행시간만 8시간 30분. 순례단이 탑승한 비행기는 에어인디아 비행기였다. 기내식은 인도 커리와 요거트 등으로 이뤄졌다. 스님들은 야채커리를 재가자들 일부는 닭고기커리로 식사를 진행했다. 긴 비행시간 동안 누구는 염주를 돌리며 정근을 했고 누구는 부처님 일대기를 담은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비행기는 중국 영공을 통과해 티베트 고원을 넘어 인도 뉴델리로 향했다. 신기하게도 구름 위로 머리를 내민 에베레스트를 우측에 끼고 인도 상공에 진입하자 기내에는 햇빛이 가득했다. 순례단의 앞에 부처님 광명이 비추는듯 했다.
순례단은 2월 10일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바라나시에 도착하여 사르나트로 향한다. 영불탑과 녹야원을 참배하고 11일 진행될 입재법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 [사설] 상월결사 인도순례에 거는 기대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 2일차, 사르나트서 불교중흥 염원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2일차, 자승 스님, 초전법륜지서 "차별없는 정진하자"
- 상월결사 인도순례 입재 … 21세기 전도선언 선포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 3일차, 갠지스강서 생사윤회 관하다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 4일차, 인도의 새벽에도 결기 이어지다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 5일차 韓‧印 불심, 부처의 길 함께 하다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 6일차, 석가족이 환대하다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 9일차, 그들이 새벽 고속도로 위를 걸은 까닭은?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 10일차, 불가촉천민에 희망 선사하다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11일차, 자승 스님 “훗날 이 인연으로 진리 불꽃 피워올리리”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12일차, 사부대중 마음 하나 “불교 중흥”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 16일차, 위대한 法王의 도시로 향하다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17일차, 영축산서 법화 가르침 잇다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18일차, 날란다대서 求法 원력을 다시 새기다
- 동국대, 날란다大 MOU… 공동 교육·연구 협력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19일차, 病魔 극복한 순례단 강렬한 의지 확인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20일차, ‘無差의 법’ 설한 곳 가다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21일차, 法燈明 가르침 따라 함께 정진하다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22일차, 반결제 맞이 '사진으로 보는 순례' -1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23일차, 반결제 맞이 ‘사진으로 보는 순례’ -2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29일차, 열반지서 ‘불교중흥’ 발원 공양 올리다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30일차, 가장 낮은 자세로, 한걸음씩 정진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 31일차, 부처님 탄생의미 새기며 행선하다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32일차, 이슬람 마을 ‘위대한 전법자’로 걷다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32일차, 佛緣맺기 열린법석, 화합 이끌다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34일차, 탄생지 룸비니서 불교 새출발 기원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35일차, 원력으로 초유의 ‘인도·네팔 순례길’ 뚫다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34일차, 자승 스님 “사부대중이여! 사회 속으로! 대중 속으로 떠나라”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38일차, 불교중흥 상징 ‘霜月부처님’ 한국 간다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42일차, 상월순례단, 印정부의 부처님 성지 인프라 개발 이끌다
- [상월결사 인도순례 일지]43일차, 순례단의 아름다운 변화 '가슴 뭉클한 감동, 전법 포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