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달리는 평화누리길 자전거를 타고 6월의 신록 속으로 들어갑니다. 행자(行者)의 자전거는 경기도 파주 금촌역에서 오전 8시에 출발합니다. 긴 가뭄에 목이 타는 6월입니다. 신록은 때가 되어 저토록 푸른데 호국보훈의 달을 기리는 행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애국가를 잘 모르고, 60여 년 전 이 땅에 전쟁이 있었다는 사실도 잘 모른다고 합니다. 소위 김일성 주체사상을 신봉하던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된 정치권에서는 뒤늦게 ‘색깔론’이니 ‘메카시즘’이니 떠들고 있습니다. 선종(禪宗)에 ‘부모로부터 태어나기 전 나의 참모습은 무엇인가?’ 라는 화두가 있습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6월에는 ‘내가 태어나기 전 이 나라의 참 모습은 어떤 것인가?’ 라는 생각도
5월 그리고 축제 생각만으로도 푸른 기운이 차오릅니다. 짙을 대로 짙어 가는 연둣빛 숲 속 산사에서 축제를 열었습니다. 올해로 아홉 번째를 맞은 ‘마곡사 신록축제’입니다. ‘춘마곡(春麻谷)’이라는 수식어가 아니어도 태화산 계곡의 봄은 싱싱하게 물이 올라 찬란하기 그지없습니다. 그 찬란한 풍경의 중심을 장엄하는 천년고찰 마곡사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5월 20일 일요일 아침, 어느새 공용주차장엔 차가 가득하고 임시주차장으로 차들이 몰립니다. 바쁜 일이 전혀 없는데도 절로 향하는 발걸음에 속도가 붙습니다. 사람들이 많으니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길가에서는 지역 농산물들이 눈길을 잡아당기고 엿장수의 가위소리는 신바람을 타고 박자를 몰아갑니다. ‘마곡사 문을 열다’를 주제로 열리는
만행을 떠나며 길을 떠납니다. ‘기룬 님’을 찾아 가는 만행(萬行)입니다. ‘기룬 님’은 나의 님, 당신의 님, 우리 모두의 님 입니다. 이생에서 반드시 만나야 할 님 입니다. 일찍이 만해(萬海) 선사께서 “기룬 것은 다 님이다”라고 말한 바로 그 님을 찾아 천 갈래 만 굽이 길을 갑니다. 만행이라고 하여 무작정 발길 닿는 대로 떠도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방황일 뿐입니다. 만행은 분명한 목적이 있어야 하고 선명한 행로를 밟아야 합니다. 보고 느끼는 그 모든 것을 ‘님의 손길’ ‘님의 숨결’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만행입니다. 중생의 고뇌가 끝이 없어 여래의 서원이 무량하고, 중생이 병고에 시달리므로 보살도 아픈 것이라 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고뇌에 차 있어 님도 고뇌의 불덩이를 이고 서 있을 것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