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전도선언과 함께 생사의 도시 바라나시를 지나 람나가르로
부처님이 처음 설법한 사르나트 녹야원의 다메크 스투파 맞은 편에는 다마라지카 스투파의 주춧돌 자리가 있다. 다마라지카 스투파는 부처님이 처음 설법을 행한 자리를 기념한 탑으로 다메크 스투파보다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젠 흔적만 남아 있다. 이 탑이 허물어진 이유는 허망하다. 1794년 바라나시 권력자가 본인의 집을 짓기 위해서 이 탑을 허물어 벽돌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당시 부처님 사리가 발견됐는데, 이를 갠지스 강에 버린 것이다. 불자로서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러한 연유로 갠지스강을 건너는 것은 부처님 여정을 따라가는 하나가 된다.
갠지스강변의 바라나시는 흔히 죽음과 삶이 공존하는 도시라고 한다. 힌두교도들이 죽으면 화장되고 싶은 곳이면서도 강변에서 아이의 탄생을 축하하고, 건강과 내세의 축복을 위한 의식을 치루기도 하는 곳이다.
불자들에게는 이러한 축복의 의미 외에도 좀 더 특별한 의미가 바로 위의 부처님 사리에 대한 설화다. 부처님 사리가 바로 강물을 타고 맞은편 둔치에 흘러갔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순례단은 2월 11일 사르나트 녹야원을 출발해 6km 거리를 걸어 갠지스강 선착장에 도착했다.
사르나트 녹야원에서 갠지스강으로 향하는 순례에서는 인도의 모든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특유의 경적소리가 쉴새 없이 들리고, 사람과 개, 소, 먼지들이 함께 순례단 행선을 함께 했다. 여러 사원을 거치자 이제껏 본적 없는 허름한 헛간들이 모인 빈민가도 나타났다. 어딘가 길러온 물로 머리를 감는 아이부터 쓰레기장을 뒤지는 여성들까지 다양했다.
도착한 강변에는 일생의 소원인 갠지스강을 찾아 떠오르는 해와 지는 해를 바라보며 ‘어머니의 강’과의 만나는 의식을 치루는 이들로 가득했다. 아이의 탄생을 축하하며 강물에 아이의 몸을 담그는 어머니, 사후 좀 더 나은 삶을 기원하며 목욕하는 나이든 이, 가족을 화장하기 위해 모인 이들 등 생노병사가 갠지스 강변에 모두 담겨 있었다.
윤회의 흐름이 갠지스 강물과 같다고 보면 순례단의 도강은 강물을 거슬러 중생의 윤회를 끊는 깨달음의 수행과 같았다.
출발과 함께 인도인의 생활에서 화장터를 지나고, 수많은 가트를 지나면서 순례단은 사문유관 당시의 생로병사를 한자리에서 지켜봤다. 시간의 흐름은 갠지스강과 같았다. 순례단을 태운 배는 어느덧 강변에 도달했다.
순례단은 배로 10km를 건너 도달한 람나가르의 바라나시 수운선착장에서 회향의식을 진행했다. 어머니의 강으로 불리는 갠지스 강변에서는 어느덧 해가 저물고 있었다.
한편, 순례단은 2월 12일 새벽 3시(한국시간 아침 6시 30분) 마타나, 도흐리, 무라후아를 거쳐 카코리야 까지 약 24km 구간에서 행선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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