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파시아 마을서 성도지 보드가야까지 22km 행선

순례단이 보드가야 입구로 들어서자 한국에서 온 불자들과 인도주민들이 준비한 꽃을 뿌리며 원만회향을 기원하고 있다.
순례단이 보드가야 입구로 들어서자 한국에서 온 불자들과 인도주민들이 준비한 꽃을 뿌리며 원만회향을 기원하고 있다.

“우리의 걸음은 신행 원력의 희망으로 삼아 가슴에 부처님을 모시겠나이다. 내 안에 항상하시는 부처님, 마음의 자유와 세상의 평화를 증명하시어 매순간 극락을 펼쳐주소서.”

생명존중의 기치를 높이 들고 인류의 행복과 평화, 불교 중흥을 위해 부처님 나라 인도에서 정진하고 있는 상월결사 인도순례단(회주 자승)이 2월 21일 부처님 깨달음의 성지 ‘부다가야’에 도달했다. 역경을 뒤로 이날 부다가야 행선에서는 걷는 걸음 걸음마다 꽃비가 내려 순례단의 행보를 장엄했다.

마하보디사원 인근부터는 회주 자승 스님이 직접 작은부처님을 이운했다. 그 길에 인도주민들이 나와 꽃을 뿌렸다.
마하보디사원 인근부터는 회주 자승 스님이 직접 작은부처님을 이운했다. 그 길에 인도주민들이 나와 꽃을 뿌렸다.

인도순례단은 인도마을마다 불연을 맺고 인도불교의 희망을 선사하고 있는 한편, 한국에서는 새로운 불교중흥의 구심점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순례단을 위해 서울 조계사(주지 지현)에서 이날 순례단의 원만회향을 응원하는 100명의 응원단을 구성해 보드가야 입구부터 순례단을 맞이했다.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은 “저도 순례단과 함께 부처님이 걸은 길을 걷고 싶었는데 걷지 못했다. 그 마음들을 모아 대신 걸어주셔서 너무나 고맙다”며 “한국에서도 불교가 살아있음을 함께 느끼고 있다. 아직 많은 여정이 남아 있는 만큼 건강하게 무사히 원만회향하시길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회주 자승 스님은 대탑 금강좌를 참배하며 꽃을 다시 불자들에게 회향했다.
회주 자승 스님은 대탑 금강좌를 참배하며 꽃을 다시 불자들에게 회향했다.
금강좌를 참배하기 위해 감실로 들어온 회주 자승 스님. 
금강좌를 참배하기 위해 감실로 들어온 회주 자승 스님. 

신도들을 대표해 이승현 조계사 신도회장도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이 곳에 한국불교의 중심이 도착했다는 것은 너무나 뜻깊고 가슴이 벅찬 일”이라며 “상월결사를 통해 한국불교가 일어나고 세계 속으로도 널리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인도순례단의 보드가야 입성 전에는 동국대 건학위원회 위원장 돈관 스님과 BBS불교방송 이사장을 맡고 있는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 등 교계 주요인사들도 순례단을 예방하고 이날 응원도 진행했다.

순례단은 보리수나무 아래로 자리를 옮겨 화엄경 법성게를 봉독하고 108배를 진행했다.
순례단은 보리수나무 아래로 자리를 옮겨 화엄경 법성게를 봉독하고 108배를 진행했다.

60여 명의 응원단을 구성해 보드가야를 찾은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은 “저희는 차를 타고 왔는데도 이렇게 힘든데 오랜시간 길을 걸은 순례단은 어떨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긴 여정을 걸어왔지만, 앞으로도 30일이 남았고, 그들의 힘듦을 알기에 더욱 가슴이 아리다”고 말했다. 이어 덕문 스님은 “부처님 근본사상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으로 걷고 계신 순례단에게 지극한 공경의 예를 표하며 환영한다. 이날을 계기로 한국불교가 달라지고 새로운 시작의 초석을 쌓아야 한다. 결사정신이 흩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불자들의 환영을 받아 더욱 발걸음을 재촉한 순례단은 인도주민들의 꽃비도 함께 받으며 보드가야 마하보디사원 내에 들어섰다.

수미산을 상징하는 중앙탑의 금강좌를 참배하기 위해 회주 자승 스님은 작은부처님을 직접 이운하여 그 곳으로 향했다. 금강좌를 참배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선 불자들을 위해 회주 자승 스님은 작은부처님이 받은 꽃을 회향하며 그들을 축원했다. 

이어 순례단은 회주 스님을 중심으로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화엄경> 법성게를 봉독하고, 108배를 올렸으며, 대탑 남서편의 부처님이 고행을 끝낸 무찰린다 연못과 아소카왕 석주를 사원을 한바퀴 참배했다. 순례단은 보드가야 한국사찰 분황사를 방문, 점심공양과 함께 분황사 불사에 힘을 보탰다.

부처님 성도지에서 발원하며 감격의 눈물을 보이는 순례단 오심 스님
부처님 성도지에서 발원하며 감격의 눈물을 보이는 순례단 오심 스님
마하보디사원 사찰관리인인 디난난드 스님과 회주 자승 스님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마하보디사원 사찰관리인인 디난난드 스님과 회주 자승 스님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보드가야 사찰관리인인 디난난드 스님은 “한국에서 많은 스님들이 오셔서 세계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기도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내일 기원법회에서 더 많은 이들의 마음이 모아졌으면 한다. 이러한 마음이 세계 곳곳에 퍼져나가길 함께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순례단의 인도에서의 행보와 함께 한국에서도 이에 맞춰 함께 정진하는 자리도 눈길을 끈다. 2월 9일 상월결사 인도순례 원만회향 기원법회에 입재한 서울 봉은사(주지 원명)는 2월 22일 11시 특별법회도 개최한다. 이 법회에서는 인도 현지 고불식 영상이 상영되며, 순례단의 발원문과 같은 발원문을 신도들이 낭독한다. 또 순례단이 매일 올리는 108배를 함께 봉은사 법왕루에서 진행해 마음을 모은다.

회주 자승 스님이 마하보디사원을 참배하고 있다.
회주 자승 스님이 마하보디사원을 참배하고 있다.
마하보디사원을 나와 다시 행선하는 순례단의 모습
마하보디사원을 나와 다시 행선하는 순례단의 모습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은 “머나먼 인도에서 정진하고 있는 순례단을 위해 한국불자들의 마음을 모을 계획”이라며 “불교중흥으로 이어지는 날까지 함께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은 2월 22일 부다가야 마하보디대탑 아래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등이 참석하는 세계평화기원대법회를 봉행한다. 이 대법회에서는 튀르키예와 우크라이나 등 지진과 전쟁 피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등 세계평화 기원기도를 비롯해 <화엄경> 봉독이 진행된다.

분황사로 향하는 길에는 인도주민들이 꽃을 뿌려 꽃길을 만들었다.
보드가야 분황사 대웅보전으로 향하는 회주 자승 스님과 순례단
보드가야 분황사 대웅보전으로 향하는 회주 자승 스님과 순례단
순례단이 분황사에 보셔진 부처님 앞에서 이날 순례 회향을 고하고 있다.
순례단이 분황사에 보셔진 부처님 앞에서 이날 순례 회향을 고하고 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