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순례단 3월 9일 쿠시나가르 열반당에서 법회 봉행

회주 자승 스님이 직접 휘호한
'한국불교 중흥발원' 가사 공양
부처님 유훈 합송하며 재발원

눈물과 다짐 ‘환희 법석’ 봉행
순례단서 ‘전법행’ 발언 이어져
행선 689km, 역경 속 룸비니로

한국불교 중흥발원을 담은 금란가사를 부처님 열반상에 공양 올린 순례단이 순례의 의미를 되새기며 부처님 앞에서 다시 한번 발원하고 있다.
한국불교 중흥발원을 담은 금란가사를 부처님 열반상에 공양 올린 순례단이 순례의 의미를 되새기며 부처님 앞에서 다시 한번 발원하고 있다.

부처님께서 완전한 열반에 오른 쿠시나가르에서 순례단은 다시 한번 불제자로 불교중흥의 발원을 하며 의지를 다졌다. 뭇 중생에게 행복의 가르침을 전하고 열반하신 부처님께 순례단은 어떠한 물질적인 공양보다 중요한 불제자로서 그 길을 따라 행복을 전하겠다는 마음을 올렸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회주 자승)은 3월 9일 쿠시나가르 열반당에서 열반지 대법회를 봉행했다. 부처님 발자취를 따라 인도순례길에 오른지 29일차, 누적거리 총 689km, 인도 현지의 열악한 상황 속에서 결코 쉽지 않은 길이지만 순례단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 환희로움으로 가득찼다.

인간붓다로서 육신의 죽음 앞에 불제자들인 순례단은 부처님의 인간으로서의 마지막을 떠올리며 눈물도 흘렸지만, 그보다 이후 부처님 열반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며 다시 한번 전법 포교의 마음을 다잡았다.

이날 열반지 대법회는 부처님께 금란가사를 공양올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날 열반지 대법회는 부처님께 금란가사를 공양올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전날 마지막 목욕지인 카쿠타강변에 회주 자승 스님이 손을 씻자 법비를 내리신 부처님. 삼처전심 곽시쌍부처럼 2500여년이 흘러 부처님 열반지를 찾은 순례단에 마음을 전하셨다.
전날 마지막 목욕지인 카쿠타강변에 회주 자승 스님이 손을 씻자 법비를 내리신 부처님. 삼처전심 곽시쌍부처럼 2500여년이 흘러 부처님 열반지를 찾은 순례단에 마음을 전하셨다.

이날 법회는 부처님께 그 마음을 담은 가사를 올리는 열반당 참배로 시작됐다. 회주 자승 스님은 직접 ‘한국불교 중흥발원, 자승’을 쓴 금란가사를 부처님 열반상에 공양 올렸다.

정근 후 열반당 앞으로 자리를 옮긴 순례단은 부처님께서 남기신 유훈을 함께 낭독하며 부처님께 불교중흥의 대장정을 다시 시작함을 고했다.

‘여래는 육신이 아니라 깨달음의 지혜다. 육신은 여기서 죽더라도 깨달음의 지혜는 진리와 깨달음의 길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내가 열반한 후에는 그동안 설한 가르침이 곧 스승이 되어줄 것이다. 이 진리를 지켜 무슨 일에나 진리대로 행동하라. 수행자들은 저마다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기를 의지하라. 진리를 등불로 삼고, 진리를 의지하라. 함께 내 교법을 지키고 함께 배우며 함께 수행하고 부지런히 힘써 도의 기쁨을 함께 누려라.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라.’

한국에서 이운해 온 작은부처님을 안고 열반당으로 향하는 순례단
한국에서 이운해 온 작은부처님을 안고 열반당으로 향하는 순례단
이날 순례단은 1조부터 순서대로 회주 자승 스님의 '한국불교 중흥발원' 친필휘호가 쓰여진 금란가사를 이운했다. 
이날 순례단은 1조부터 순서대로 회주 자승 스님의 '한국불교 중흥발원' 친필휘호가 쓰여진 금란가사를 이운했다. 

순례단은 2500여 년 전 부처님의 열반 모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 유훈을 읊으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진오 스님의 대표낭독으로 발원문을 함께 낭독하며 부처님에게 불제자들의 마음을 다시 올렸다.

순례단은 “척박한 인도땅을 45년간 16200일간 두루 다니신 붓다시여! 2567년 전 입멸하시기까지 어느 곳을 다니시고, 대기설법 하셨으며, 교단이 어떻게 흥망성쇠 하였는지 우리는 28일간 보았다. 유적지만 남은 그 참담함에 가슴이 멍울졌다”며 “부족한 저희를 참회한다. 이곳 열반당에서 부처님 존안이 아닌 두 발바닥에 경배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순례단은 “부처님의 인간적인, 부모님 같은 유훈을 가슴깊이 새긴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온 순례단과 불자들은 먼 곳에 있더라도 부처님과 함께 심장 뛰기를 발원한다”며 “이 순례공덕으로 가난하고 어렵고, 힘든 사람을 돌보는 전환점이 되길 발원한다. 수행하고, 봉사하며, 생활불교, 자립불교, 세상에 이익을 주는 한국불교가 되길 발원한다”고 다짐했다.

인간붓다로서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리며 먹먹한 가슴을 뒤로, 전법포교를 다시 한번 발원하는 대법회가 열렸다.
인간붓다로서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리며 먹먹한 가슴을 뒤로, 전법포교를 다시 한번 발원하는 대법회가 열렸다.

순례단은 열반당을 비롯해 아난존자 스투파 등에 대한 안내와 함께 부처님 열반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대변인 종호 스님의 설명을 들었다. 부처님께서 당시 번성한 바이샬리나 왕국의 수도가 아닌 작은 곳이었던 쿠시나가르에서 열반에 드신 이유가 왕족 등 고위층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부처님 열반의 가르침을 접하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부분에서 순례단의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렸다.

종호 스님은 “부처님께서 완전한 열반으로 보이신 것은 법신은 상주한다는 것과 모든 중생들에게도 불성이 있고 행복하게 살수 있다는 것”이라며 “상월결사 인도순례를 통해 부처님의 말씀 행동을 어떻게 실천하느냐, 세상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열반의 의미”라고 했다.

불제자로서 부처님의 열반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 흐르는 눈물을 감출수 없었다. 하지만 이 눈물은 불교 중흥과 전법 포교를 위한 뜨거운 눈물로 바뀌었다.
사부대중으
사부대중은 모두 같은 마음으로 이날 눈물을 흘렸다. 애써 감정을 억누른 순례단원 모두 가슴에 불제자로서의 각오를 담은 눈물을 머금었다.

순례단에서는 이런 마음을 전법 포교로 잇자는 말이 이어졌다. 4조 조장 설암 스님은 “회주 스님과 서울에서의 공양시간에 이런 질문을 받았다. ‘타종교인이나 무종교인들 얼마나 불교와 인연을 맺어봤어?’ 이 질문에 당시 답을 못했다”며 “보드가야에서 회주 스님의 ‘참담한 현실에 보았다’는 말을 경책으로 삼고 정진하겠다. 먹물 옷이나 가사를 입어서 불자들에게 마음아프게 한 일은 없는지 되새겨보고, 한국불교가 인도의 화석화된 불교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총도감 호산 스님은 “부처님께서 완전한 열반을 드신 곳에서 다시 한번 전법과 포교의 의지를 다진다”며 “부처님께서 남기신 가르침에 따라 끊임없이 정진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인간붓다로서의 열반을 떠올리며 순례단은 먹먹한 마음을 지울수 없었지만 그 마음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불제자로서 전법 포교의 의지를 다졌다.
인간붓다로서의 열반을 떠올리며 순례단은 먹먹한 마음을 지울수 없었지만 그 마음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불제자로서 전법 포교의 의지를 다졌다.

 

이런 순례단에게 미얀마 가네시아로 스님은 부처님 사리가 담긴 성보를 회주 자승 스님에게 올렸다.
이런 순례단에게 미얀마 가네시아로 스님은 부처님 사리가 담긴 성보를 회주 자승 스님에게 올렸다.

이런 순례단에 대해 지난 카쿠타강에서 마중 나온 미얀마 가네시아로 스님은 부처님 사리와 가사 등을 순례단에 전했으며, 이에 회주 자승 스님은 순례단 장군죽비와 팔만대장경판을 선물했다.

한편, 이날 법회에는 한국 불자들도 대거 참여하여 마음을 모았다. 고운사 회주 호성 스님과 도선사 주지 태원 스님, 청계사 주지 성행 스님, 개운사 주지 보림 스님을 비롯한 각 사찰 신도들이 열반당 입구부터 순례단을 환영했다. 또 중앙승가대 총동문회 동문과 이영경 동국대 WISE캠퍼스 총장 및 관계자들, 동국대 일산병원 지도법사 능지 스님 및 의료진도 함께 했다.

이날 법회에 이어 모든 생명의 존귀한 가치를 알린 부처님 탄생 의미가 서린 룸비니와 인간으로서 석가모니 부처님의 향취가 남은 카필라바스투 등을 참배하고 부처님께서 금강경을 설하신 쉬라바스티 기원정사를 향해 행선을 이어간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