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우아서 고팔간지까지 24km 행선, 총 617km 이동
부처님은 한 평생을 일관되게 깨달음의 길을 전하신 길 위의 스승이셨다.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은 여래라 할지라도 육체를 타고난 중생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마지막 하안거 장소인 바이샬리에서 부처님은 열반이 가까이 왔음을 알리시고, 수구초심(首丘初心)으로 고향 쪽을 향해 길을 떠난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회주 자승)은 3월 5일 사다우아에서 고팔간지까지 약 24km를 이 수구초심의 마음으로 걸었다. 고팔간지는 부처님 열반지인 쿠시나가르까지는 약 72km 떨어진 곳이다.
부처님께서 열반으로 나아간 길,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마음 아래 이날 발원문은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내 안에 항상하시는 부처님, 마음의 자유와 세상의 평화를 증명하시어 매순간 극락을 펼쳐주소서.” 발원문을 외운 순례단은 굳센 마음으로 새벽길을 헤치고 행선을 시작했다.
이날은 그동안 토사곽란으로 행선에 부분적으로만 참여했던 총도감 호산 스님(서울 수국사 주지)이 행선 전체 과정을 소화했다. ‘얼굴이 반쪽이 됐다’는 말이 저절로 떠오를 정도로 스님은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순례단 선두 앞에서 정진했다.
이날 행선 이후 호산 스님은 “이런 역경이 하나의 계기가 된 것 같다. 정신적으로는 더 단단해지고 맑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호산 스님은 천막결사부터 지금까지 3년 넘게 쭉 정진을 이어왔다. 하지만 스님도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어서 화장실에 갈 정도’라고 표현할 정도로 육체적으로는 매우 힘든 과정이었다. 그만큼 정신적으로는 단단해졌다.
스님은 힘든 상황에서도 영축산에 올랐고 대림정사에서는 유주무주고혼을 천도하기 위해 아픈 상황에서도 천도재를 집전했다. 스님은 “영축산에는 내 몸이 부서지더라도 꼭 올라서 법회에 참여하고 싶었다. 그 것이 계기가 됐다”며 “대림정사에서 천도재를 지낼 때도 죽을 힘을 다했다. 상월결사 전체 대중에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스님은 “아직 회복은 다 안됐지만 견딜만 하다. 느끼는 바가 색다르다”며 미소 지었다.
다리가 불편한 현조 스님은 행선에는 참여하지 못하지만 도량석 후 대중들을 깨우는 종송을 맡으며 대중을 돕고 있다.
발원문을 낭독하는 새벽예불 때나 마지막 구간에서는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회향자리에는 꼭 대중들과 함께 참여한다. 현조 스님(부산 보국사 주지)은 행선 후 지친 다른 비구니 스님들의 작은 짐들도 챙겨놓는 등 대중생활을 함께 하고 있다.
현조 스님은 “대중의 일원으로서 동참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며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하려고 한다. 이 대중을 바라만 보아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현조 스님은 공주 태화산에서 진행된 상월결사 예비순례부터 동참했다. 대구 동화사에서 서울 봉은사까지 걸었고, 이후 삼보사찰 천리순례에서는 수술로 인하여 참석하지 못했다. 수술 휴유증이 부담됨에도 이번 순례에 참석하여 정진하고 있다. 스님은 “공부하려고 온거지 놀러 온 것은 아니니”라며 담담하게 미소지었다.
5조 법본 스님(울산 무룡사 주지)은 “통도사 창원포교당 불사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이후 순례에 동참하게 됐다. 몸 건강히 두 발로 걸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걸음씩 부처님의 전법 포교를 생각하며 정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순례단은 이러한 마음을 바탕으로 한걸음씩 정진했다. 순례단이 향하는 길마다 많은 인도주민들이 나와 환영했다.
한편, 3월 4일 피로에 지친 순레단을 위한 대중공양이 들어왔다. 순례의 큰 장애였던 약한 텐트가 봉은사 신도인 이은재 건설공제조합 사장의 보시로 교체됐다.
특히 텐트 운송 비용에 파트나부터 3시간에 걸쳐 피자와 콜라, 에너지바 등도 함께 보시했다.
이는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 법주사 부주지 각운 스님, 장영욱 봉은사 종무실장 등이 함께 순례단에 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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