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0일 사부대중 기자간담회…엄어와에서 카파시아까지 22km 행선

조계종 포교원장 범해 스님이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들을 대표해 이번 상월결사 인도순례의 여정이 한국과 인도 양국의 불교중흥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했다.
조계종 포교원장 범해 스님이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들을 대표해 이번 상월결사 인도순례의 여정이 한국과 인도 양국의 불교중흥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했다.

부처님 성도지를 눈 앞에 둔 2월 20일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의 사부대중은 불교중흥을 위한 원력을 다시 드높였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회주 자승)은 2월 20일 숙영지인 카파시아 마을 학교에서 순례단 사부대중을 대표한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순례단원으로 전 일정에 참여하고 있는 조계종 포교원장 범해 스님, 비구니 스님조인 6조 조장 묘수 스님, 주윤식 중앙신도회장, 성계순 불자가 사부대중을 대표해 참석했다.

이들은 순례단 대중을 대표해 인도에서 확인한 불교 중흥의 희망이 한국에서도 다시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인도주민들이 잠을 자는 새벽 3시에도 마을주민들이 나와 순례단에게 꽃을 공양 올렸다. 인도내 불심으로도 엿볼 수 있는 이들의 정성이 순례단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있다.
인도주민들이 잠을 자는 새벽 3시에도 마을주민들이 나와 순례단에게 꽃을 공양 올렸다. 인도내 불심으로도 엿볼 수 있는 이들의 정성이 순례단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있다.
2월 20일 순례에는 순례단 선두에 인도 전통타악기를 든 인도주민들이 인도전통가락을 수시간 동안 연주하며 순례단에게 힘을 불어넣어줬다. 이들은 순례단이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마을 어귀에서 순례단을 기다렸다.
2월 20일 순례에는 순례단 선두에 인도 전통타악기를 든 인도주민들이 인도전통가락을 수시간 동안 연주하며 순례단에게 힘을 불어넣어줬다. 이들은 순례단이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마을 어귀에서 순례단을 기다렸다.

인도 순례는 ‘환희’의 여정

순례단이 그동안 행선한 거리는 276km, 1167km의 1/4 지점에 불과하지만 전체 일정 중 가장 어려운 구간에 속한다. 그만큼 순례단에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지만 순례단의 마음은 달랐다.

비구 스님들을 대표해 포교원장 범해 스님은 “이번 인도 순례가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환희심으로 임하고 있다”고 순례단의 상황에 대해 말했다.

특히 스님은 “순례를 하면서 연도에 인도분들이 한국 스님들이 정진하는 모습에 꽃공양을 올리고 동참하는 것을 보았다. 결사정신이 인도에도 퍼져 불교가 새롭게 꽃피우는 것을 기대한다”고 바람을 털어놨다.

회주 자승 스님을 필두로 순례단이 방문하는 마을마다 합장을 하고 스님들의 행선에 공경을 표하는 인도주민들을 볼 수 있다. 인도 내에서도 가난한 지역인 이 곳에서 성직자들이 마을을 찾아다니며 이들에게 축원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회주 자승 스님을 필두로 순례단이 방문하는 마을마다 합장을 하고 스님들의 행선에 공경을 표하는 인도주민들을 볼 수 있다. 인도 내에서도 가난한 지역인 이 곳에서 성직자들이 마을을 찾아다니며 이들에게 축원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비구니 스님들을 대표해 묘수 스님은 회주 자승 스님과 순례단에 감사를 표했다. 묘수 스님은 “이 여정에 비구니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순례를 하면서 누구나에게나 불성이 있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며 “특히 바라나시에서 보드가야로 가면서 이 인도 주민들에게도 불심이 있음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바새를 대표해 주윤식 중앙신도회장은 “사부대중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잘 이겨내고 있다. 가는 곳곳마다 예상치 못한 환대를 받으며 환희심이 나고 있다”며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가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순례 회향지에서는 인도주민들이 꽃공양을 올리고 인도전통음악을 신명나게 연주했다.
순례 회향지에서는 인도주민들이 꽃공양을 올리고 인도전통음악을 신명나게 연주했다.

우바이를 대표해 성계순 불자는 “인도순례를 준비하며 정한 목표가 인도에서는 바뀌었다. 작은 아이가 합장을 하는 것을 보며 불심을 느꼈다”며 “인도사람들에게 그동안 눌려있던 불성이 ‘순례’라는 계기로 다시 일어나는 것 같다. 모든 과정이 행복하고 환희심이 난다”고 했다.

이날 대표로 나온 대중들 중 그동안 인도 성지순례를 경험한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이번 순례에서 느끼고 있었다.

카파시아 마을이 있는 가야(gaya) 지역은 건기로 강이 메마르고 길에는 흙먼지가 가득했다. 단단한 땅과 먼지가 수북히 쌓여 언제 발이 빠질지 모르는 길에서 스님이 행선을 진행하고 있다.
카파시아 마을이 있는 가야(gaya) 지역은 건기로 강이 메마르고 길에는 흙먼지가 가득했다. 단단한 땅과 먼지가 수북히 쌓여 언제 발이 빠질지 모르는 길에서 스님이 행선을 진행하고 있다.
뭇 중생의 마음 속 티끌을 지우기 위해 순례단은 걷고 또 걷고 있다. 가사와 신발에 티끌이 묻는 것보다 더 큰 원이 있기에 오늘도 정진한다.
뭇 중생의 마음 속 티끌을 지우기 위해 순례단은 걷고 또 걷고 있다. 가사에 티끌이 묻는 것보다 더 큰 원이 있기에 오늘도 정진한다.

“한국불교 변화 계기 되길”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인도에서의 불교 중흥 희망 뿐만 아니라 한국불교 변화의 희망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묘수 스님은 상대적으로 풍족한 한국불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스님은 “이 곳에 와서 누추한 곳에서도 꽃 한송이를 법당에 올리는 그 마음이 느껴져 눈물이 났다. 부처님에 대한 마음은 큰 보시나 귀한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올리는 그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범해 스님은 '줄탁동시'처럼 인도의 불교 중흥이 한국의 불교 중흥과 함께 협응할 것이라 기대를 표했다.

스님은 “힌두교가 굳건한 인도에서 마을과 마을을 지나며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불교를 알렸다. K문화가 대세인 것처럼, 한국의 불교문화가 인도에 접목되고 활성화되면 상월결사의 불교중흥 취지에도 맞다고 생각한다”며 “순례에 앞서 종정 예하께서 ‘상구보리 하화중생’을 말씀하셨다. 불교가 대중 속으로 다가가지 못한 것을 참회하고, 대중 속에서 함께 이루어 갈 때 불교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순례단은 뭇생명의 무명을 밝히기 위해 모든이들이 잠든 시간 행선을 시작한다. 
순례단은 뭇생명의 무명을 밝히기 위해 모든이들이 잠든 시간 행선을 시작한다. 

끝으로 범해 스님은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을 대표해 “회주 자승 스님의 말씀처럼 한국불자들이 순례의 참 의미를 충분히 아셨으면 좋겠다. 종단에서도 이 숭고한 의미를 인식하고 더욱 극대화 시켜야 한다. 108명의 인도성지순례가 아닌 한국불교 전체의 순례로 한발 한발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한편,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은 2월 20일 엄어와 마을에서 더다파, 마라하를 지나 카파시아 마을까지 22km 구간에서 행선을 진행했다. 이날 순례에서도 인도 마을주민들이 새벽부터 나와 순례단에 꽃을 전달하고 타악기를 연주하며 순례단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행선하는 스님들의 발에 입을 맞추며 공경을 표하는 인도불자부터 새벽부터 꽃공양을 올리고, 수시간 동안 타악기를 연주하며 순례단에게 힘을 불어 넣어준 주민들까지 한국불자들과 인도주민들이 불제자로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순례 회향지에서는 21일 세계평화기원법회에 앞서 미리 도착한 봉정암 주지 본원 스님을 비롯해 무산선원 스님과 한국불자 30여 명이 환영에 나와 순례단의 피로를 가시게 했다.

한국에서 온 스님과 포옹하는 순례단 선지 스님. 순례단의 여정이 불교중흥을 위한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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