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1일 보드가야 분황사서 아쉬운 이별
회자정리라고 했던가. 새드푸르 마을에서부터 순례단을 따라온 불연에 회주 자승 스님이 이름까지 붙여준 강아지 ‘순례’가 보드가야 분황사에서 순례단과 작별했다.
2월 21일 순례단이 행선 회향지인 보드가야 분황사에 도착하자 '순례'가 반갑게 꼬리치며 마중나왔다.
순례는 2월 20일 보드가야 도착을 앞두고 번잡한 도심 상황을 고려, 지원차량에 태워 미리 보드가야 분황사에 도착하여 순례단을 기다렸다.
순례단의 선두에서 호법신장처럼 앞장섰던 순례는 분황사가 제집인냥 신나게 뛰어놀았다. 처음 만날 때보다 순례단의 보살핌으로 건강을 되찾은 순례는 어느새 부쩍 자란 모습이었다.
당초 결정한 대로 순례는 분황사에서 키우기로 결정했다. 생명을 살린다는 취지에서 순례를 보살폈지만 이번 인도순례가 수행의 여정이기에 분황사서 맡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여 일간의 인연에 회주 자승 스님과 보살핀 덕조 스님, 그리고 가장 즐겁게 놀아준 오심 스님 등 많은 스님들이 아쉬워 했다. 스님들은 헤어지며 수행자로 다시 태어나라며 순례의 내생을 축원했다.
헤어지는 자리에서 일부 스님들은 덕조 스님에게 인도에 순례보러 다시 찾아오라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회주 자승 스님으로부터 순례를 건네 받은 분황사 주지 붓다팔라 스님은 “순례단을 따라온 귀한 인연으로 분황사에서 잘 키우겠다. 한국과 인도불심을 상징하는 동물로 건강하게 보살피겠다”고 말했다.
순례단이 길을 떠나고, 덕조 스님은 한동안은 걸음을 떼지 못했고, 순례를 안고 부처님 전에 내려놓았다. 다시 만날 그날을 기약하며 스님은 길을 떠났고, 순례는 부처님 앞에서 편안한 듯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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