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푸르부터 마하라즈간지 거쳐 브랫터와까지 26km 행선

무슬림·불자마을 극명한 대조
'이교도 불연맺기' 방향 제시해
사회 이롭게 하는 종교로 변화

인욕으로 냉대 이겨낸 순례단
지역사회에 거치며 희망 선사

순례단이 3월 12일 행선한 마하라즈간지 외곽지역은 무슬림 지역으로 지금까지 행선해온 힌두교 지역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 지역을 회주 자승 스님을 필두로 순례단이 전법의 의지를 갖고 행선하고 있다.
순례단이 3월 12일 행선한 마하라즈간지 외곽지역은 무슬림 지역으로 지금까지 행선해온 힌두교 지역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 지역을 회주 자승 스님을 필두로 순례단이 전법의 의지를 갖고 행선하고 있다.

이국땅에 불법을 전하기위해 원력을 세운 전법자들은 수많은 난관을 뚫어야 했다. 관습과 제도, 낯선 이에 대한 냉대는 물론 각종 박해에도 맞서야 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애는 이교도의 공격이었다. 2500여년이 지난 지금, 불교는 세계종교가 되었지만, 부처님 당시에는 신흥종교였으며, 수많은 이교도의 냉대 속에 순교의 정신 없이는 전법 포교가 불가능했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은 3월 12일 하르푸르부터 지역거점도시인 마하라즈간지를 거쳐 네팔 국경 근처인 브렛터와까지 26km를 행선했다.

인도에서 힌두교도들은 오렌지색 천과 깃발을, 이슬람교도들은 녹색 천과 깃발을 집마다 건다. 지붕이나 창틀색, 머플러 등이 녹색이면 십중 팔구는 무슬림이다. 이들은 순례단에게 환호조차 하지 않는다. 그저 팔짱을 끼고 바라본다. 인도경찰들은 순례단이 이슬람지역에 들어서면 오가는 청년들이 탄 오토바이들을 모두 세우고, 시동까지 끄게 한다. 만일의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마하라즈간지 외곽의 이슬람 지역을 회주 자승 스님을 비롯한 순례단이 합장하고 행선하고 있다.  
인도에서 힌두교도들은 오렌지색 천과 깃발을, 이슬람교도들은 녹색 천과 깃발을 집마다 건다. 지붕이나 창틀색, 머플러 등이 녹색이면 십중 팔구는 무슬림이다. 이들은 순례단에게 환호조차 하지 않는다. 그저 팔짱을 끼고 바라본다. 인도경찰들은 순례단이 이슬람지역에 들어서면 오가는 청년들이 탄 오토바이들을 모두 세우고, 시동까지 끄게 한다. 만일의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마하라즈간지 외곽의 이슬람 지역을 회주 자승 스님을 비롯한 순례단이 합장하고 행선하고 있다.  
이날 행선의 중후반부는 이슬람지역을 관통하여 진행됐다. 많은 무슬림들은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의 행선을 지켜보았다.
이날 행선의 중후반부는 이슬람지역을 관통하여 진행됐다. 많은 무슬림들은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의 행선을 지켜보았다.

이날 순례단이 거쳐간 마하라즈간지(Maharajganj)의 간지(ganj)는 고대 페르시아에서 ‘보배로운 곳’을 의미하는 이슬람 용어로 그만큼 이 곳은 그만큼 인도 내에서도 이슬람 문화가 많이 남은 곳이다. 2021년 인도 센서스 조사에 따르면 마하라즈간지의 주바울리 지역의 경우 무슬림이 35%가 넘어갈 정도다.

종교 갈등은 사회 분열까지 초래한다. 이들은 힌두 민족주의에 기반을 둔 현 인도정권에 특히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여기에 순례단이 행선을 하고 있는 우프라테스주의 경우 힌두교도들과 이슬람교도들이 아요디아 사원의 소유권을 두고 충돌하여 2000여 명 사망의 유혈사태가 발생하는 등 갈등이 심각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행선 중에는 간혹 불자들을 만날 수 있다. 두번째 휴식장소인 바르와 비디야파티 마을에서 본인의 집 마당을 제공한 불자 삼부 프라사드 씨(65)가 스님들에게 예를 올리고 있다. 스님들은 이들의 머리를 만져주는 축원을 했다.
행선 중에는 간혹 불자들을 만날 수 있다. 두번째 휴식장소인 바르와 비디야파티 마을에서 본인의 집 마당을 제공한 불자 삼부 프라사드 씨(65)가 스님들에게 예를 올리고 있다. 스님들은 이들의 머리를 만져주는 축원을 했다.
반대로 힌두교도 지역에서는 불교에 대한 우호적인 의사를 확인할 수 있다. 결혼식 중 신랑과 하객들이 모두 나와 순례단에게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반대로 힌두교도 지역에서는 불교에 대한 우호적인 의사를 확인할 수 있다. 결혼식 중 신랑과 하객들이 모두 나와 순례단에게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이날 안내를 맡은 마하라즈간지 경찰들은 순례단 스님들에게 지화를 공양 올렸다. 직접 종이를 접어 만든 지화를 받은 스님들은 행선 끝까지 지화를 들거나 가사에 꽂고 행선했다. 거점 도시인 마하라즈간지에는 많은 한국 브랜드를 접할 수 있었다. 우측으로 삼성 간판이 보인다.
이날 안내를 맡은 마하라즈간지 경찰들은 순례단 스님들에게 지화를 공양 올렸다. 직접 종이를 접어 만든 지화를 받은 스님들은 행선 끝까지 지화를 들거나 가사에 꽂고 행선했다. 거점 도시인 마하라즈간지에는 많은 한국 브랜드를 접할 수 있었다. 우측으로 삼성 간판이 보인다.
회주 자승 스님을 비롯한 순례단이 마하라즈간지로 행선을 이어가고 있다. 순례단은 수행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인도 수교 50주년 기념 사절 역할도 맡고 있다. LG간판을 뒤로 행선을 이어가고 있는 순례단.   
회주 자승 스님을 비롯한 순례단이 마하라즈간지로 행선을 이어가고 있다. 순례단은 수행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인도 수교 50주년 기념 사절 역할도 맡고 있다. LG간판을 뒤로 행선을 이어가고 있는 순례단.   

 

중동지역에서 발호한 이슬람 세력은 북인도를 통하여 동남아시아까지 진출했고 고대 북인도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 왕조 시기 같은 지역에 근간을 둔 불교는 더 많은 박해를 받아, 결국 불교가 인도에서 쇠락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이슬람 국가로 독립한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동파키스탄)와 달리 인도 내에서 비교적 무슬림 비중이 높지만, 힌두교 지배를 받는 이 지역은 종교 갈등이 상시로 일어나는 상황이다.

우프라테스주에서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의 행선을 두고 불교에 우호적인 힌두교도들의 열화 같은 환대와 반대로 차갑게 바라보는 이슬람교도들의 시선이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했다.

이런 와중에서도 순례단은 회주 자승 스님이 3월 10일 세마라에서 108원력문을 공개하며 밝힌 ‘순교의 마음으로 전법해야 한다’는 말처럼, 이슬람 지역을 전법의 마음 하나로 꿋꿋하게 걸었다.

마하가즈간지 외곽의 이슬람 지역을 통과한 후 순례단 제정 스님과 탄호 스님이 불교 전법에 대하여 담소를 나누던 중 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마하가즈간지 외곽의 이슬람 지역을 통과한 후 순례단 제정 스님과 탄호 스님이 불교 전법에 대하여 담소를 나누던 중 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불교는 어떤 종족, 어떤 종교인들도 결코 부정하거나 차별하지 않는다. 우리 집단만 제일이라는 독선과 자만은 불교 역사 속에 없다. 이교도의 땅에 가 500명의 우바이 우바새가 500사찰을 건립하는 부루나 존자처럼 순례단은 이들의 종교 조차 존중하며 합장한 채로 불연을 맺는 걸음을 이어갔다.

이런 순례단에게는 마치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전법 포교의 방향을 알려주듯 환대가 이어졌다. 두 종교의 갈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도 소수인 불자로의 정체성을 지니고 정진하는 이들은 순례단에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마하라즈간즈를 벗어나 바가파르(Bagapar)에서는 마을주민이 모두 나와 순례단을 환영했다. 마을 전체인구 1500명이 모두 불자라는 이들은 순례단을 보고 “이 시골마을까지 불자들이 찾아오셔서 너무나 감사하다. 불자로서 자부심이 생기고 환희롭다”고 했다.

순례단은 이슬람 지역을 벗어나자 불자들의 환대를 받았다. 불자인 바가파르 마을 주민들이 대거 나와 박수를 치며 순례단을 환영했다. 1500명 마을 주민 모두가 불자라는 이들은 25년 전 부처님 가르침에 감화되어 개종했다고 한다.
순례단은 이슬람 지역을 벗어나자 불자들의 환대를 받았다. 불자인 바가파르 마을 주민들이 대거 나와 박수를 치며 순례단을 환영했다. 1500명 마을 주민 모두가 불자라는 이들은 25년 전 부처님 가르침에 감화되어 개종했다고 한다.
순례단이 도착하기 전 손자와 함께 순례단을 기다리는 발데브 프라사드 고탐 씨. 뒤로 마을 주민들이 함께 만든 불교 법당이 보인다.
순례단이 도착하기 전 손자와 함께 순례단을 기다리는 발데브 프라사드 고탐 씨. 뒤로 마을 주민들이 함께 만든 불교 법당이 보인다.

불교기 머플러를 한 손자를 안고 나온 발데브 프라사드 고탐 씨(65)는 “이 마을 사람들은 25년 전 평등을 주창한 암베르카르 박사의 사상에 감화되어 힌두교도에서 모두 불교도로 개종했다”며 “부처님 탄생지도 가까울뿐더러, 무엇보다 부처님 외가가 가깝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교를 믿게 됐다. 마을 사람들의 구심점이 생겼고, 서로 도와가며 마을을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바가파르에서 3km 가량 떨어진 숙영지 브렛터와에서도 불자들이 대거 마중 나왔다. 석가족과 혼인동맹 관계였던 부처님의 외가부족 콜리족이라는 이들은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이 가족과 같다고 반겼다. 이들은 어려운 마을 상황에서도 수도를 정비하고, 천을 마련해 숙영지에 그늘을 만들어 제공했다.

숙영지인 브렛터와에서는 마을주민들이 대거 나와 순례단을 환영했다. 이들은 스스로 콜리족이라며 부처님의 외가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며 순례단의 행선을 격려했다.
숙영지인 브렛터와에서는 마을주민들이 대거 나와 순례단을 환영했다. 이들은 스스로 콜리족이라며 부처님의 외가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며 순례단의 행선을 격려했다.

동생과 함께 숙영지를 찾은 수닐 쿠마르(35) 씨는 “여기서 콜리족 중심지였던 인도 람그람(네팔 람그람과 위치 논란 중)까지는 7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며 “한국과 인도의 교류협력 강화가 불교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그 영향으로 우리 마을도 더욱 발전됐으면 한다”고 기대를 표했다.

이에 대해 3조 조장 법원 스님은 “회주 스님이 얘기 했듯 사회가 필요로 하는 종교가 되는 것이 바로 전법이자 포교”라며 “열악한 환경에 처한 이들에게 필요로 하는 것을 주는 실천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가령 튀르키예 지진 피해 극복만 하더라도 우리 불자들이 모금은 많이 하지만, 가서 구호활동을 하고, 재난당한 이들을 직접적으로 돕는 일은 이웃종교에 비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까지 불자들 한명 한명이 마음을 더 내어 실천할 때 불교 중흥이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3월 11일에는 사띠야 프라카스 미스라 지방판사가 숙영지까지 행선했다. 이 정성에 회주 자승 스님이 팔만대장경판과 108염주, 단주를 전달하며 불연을 맺었다. 이 판사는 3월 12일까지 함께 동행했다.
3월 11일에는 사띠야 프라카스 미스라 지방판사가 숙영지까지 행선했다. 이 정성에 회주 자승 스님이 팔만대장경판과 108염주, 단주를 전달하며 불연을 맺었다. 이 판사는 3월 12일까지 함께 동행했다.
3월 11일 저녁예불 이후 순례단 혜장 스님이 아이들과 함께 해맑게 웃고 있다.
3월 11일 저녁예불 이후 순례단 혜장 스님이 아이들과 함께 해맑게 웃고 있다. 이날 순례단 스님들은 지역 주민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불연맺기에 나섰다.

한편,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은 3월 13일 콜리족의 집성촌인 코리야까지 26km를 행선하며, 이후 14일 네팔로 입국하여 룸비니에서 기원법회를 갖는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은 '첫째도 포교, 둘째도 포교, 셋째도 포교'란 정신 하에 부처님 탄생지를 향해 정진한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은 오늘도 전법포교의 원력하게 한발 한발 정진하고 있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은 오늘도 전법포교의 원력하에 한발 한발 정진하고 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