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아!네가 주인이다네가 태양이다맑게 자라다오밝게 자라다오욕망에 눈이 흐린 어른들이너의 맑은 눈을 보는 것만으로너의 밝은 웃음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우리의 부끄러움을 알게 하여라우리의 희망, 태양 소년아,너는 우리의 주인공 바양울기, 바가오이고르바가오이고르 지역으로 들어가면, 갈 때마다 신세를 지는 유목민 가족이 있다. 전체 가족 수가 십여 명이 넘는 대가족이다. 그곳에 두 번을 갔는데, 모두 겨울이었다. 평소에도 ‘여기가 도로다’라고 도로가 딱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나마 눈이 덮여 있어서 길을 찾아 들어가기가 매우 어려웠다
두 팔을 활짝 펴서아리랑 춤을 춘다둥글게 둥글게마음을 모아서두둥실 떠오르는고운 님을 향하여독수리 날개로노래하고 춤을 춘다슬픔도 기쁨도 하나로 얼싸안고미래로 가자고 아리랑 춤을 춘다 까잘만, 싸이말루이 따쉬산맥을 넘고 국경을 넘어 아주 멀리 떨어져 살아도, 얼굴 생김새가 비슷하고 풍속이 비슷한 사람들이 있다면, 같은 민족이거나 민족은 다르더라도 같은 문화권에 살았던 사람들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춤을 추는 모습이 비슷하다면, 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춤이라는 것은 대체적으로 그 민족의 특성이 잘 반영된 모습으로 춤추기 때문
손가락이세 개네 개, 다섯 개그저께는온통 깜깜한 밤하늘오늘은 별이 총총한 밤하늘손가락이 세 개든 네 개든손가락 쫙 펴고,하늘 향해 기도하는 사람들그분들 은혜로지금우리가 있을까 까잘만, 싸이말루이 따쉬싸이말루이 따쉬의 특징적인 암각화다. 큰 반달 모자 같은 것을 머리에 쓰고, 손에 북을 들고 있는 사람들은 샤먼일 가능성이 있다. 그들은 손가락이 세 개나 네 개다. 보통 사람과 다른 특별한 신분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 같다.두 팔을 위로 들어 올린 사람은 샤먼의 도움으로 기도하는 사람인 듯하다. 이 사람의 머리 위에 있는 반원형 안의
사람들이 제단에서 춤을 춘다태양도 내려와 함께 춤을 춘다둘이 하나가 되었다제사, 기도, 소원 성취그런 말은 다 잊어버렸고춤을 출 뿐이다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신(神)이 태어난다 까잘만, 싸이말루이 따쉬제사를 지내고 춤을 추며 축제를 열고 있는 그림이라고 생각된다. 특이한 점은 태양이 땅에 내려와서 사람들과 함께 춤을 추고 있는 듯 보인다. 위와 아래를 구분하는 중간 선(線)이 그어져 있고, 거기에도 태양이 있다.위쪽의 태양은 사람이 태양을 손으로 들고 있는 것인지, 태양이 태양을 들고 있는 것인지, 어떻게 생각하든 재미있다. 태양이 태
태양의 햇살을 그렸을까?산양의 뿔을 멋지게 그린 것일까?그냥 재미삼아 아무렇게나 그렸을까?재미삼아 그리기에는 좀 철학적이다멀리서 보면 꽃처럼 보이기도 하겠다그럴 거다.산양도 되고, 태양도 되고,꽃이야 당연히 되겠지그럼 만다라네 까잘만, 싸이말루이 따쉬이 그림은 대충 지나치듯 보면 알기 어렵다. 그림 안에 산양이 있는지도 모를 수 있다. 나도 처음 봤을 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꽃을 재미나게 그렸나 보다’라고 생각했다. 한참 동안 자세히 보았더니, 그 그림 안에 산양이 있는 것이 보였다. 또 산양의 뿔, 주둥이, 다리 등이 주변의
님이 오시는가내가 가고 있는가어느새 님은 내가 되고나는 님이 되었네슬픔은 사라지고걱정도 사라졌네옳고 그름도 비켜서고죽고 살고도 상관할 바 아니네햇살이 어둠을 업고고요함이 가득하네 까잘만, 싸이말루이 따쉬머리 장식이 뿔처럼 생겼고, 손에는 북을 들었다. 기도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샤먼일 가능성이 있다. 반대편 다리 달린 동그라미는 무엇일까? 태양일까? 달일까? 달은 대체로 초승달이나 반달 모양으로 그려서 쉽게 구분된다. 이 그림은 태양이라고 생각된다.태양이라 하더라도 특이하다. 태양의 빛살을 표현하지 않았고, 태양에 두 다리
파미르는 파가 많아서 파미르일 거다파밭에 지도가 한 장 그려져 있다우선 산이나 강을 그려서 중심을 잡고해가 뜨고 지는 방향을 그려 넣고큰 어른이 사는 곳사냥하기 좋은 곳그리고 우리 동네도 표시해 놓는다그런데 진짜 지도일까?상징적 의미일까?누가 암호를 풀 수 있을까? 까잘만, 싸이말루이 따쉬싸이말루이 따쉬에는 지도처럼 생긴 암각화가 많다. 이런 암각화에는 우선 높은 산이나 깊은 골 그리고 강을 기본적으로 그려 넣고, 길도 표시하고, 동물이 많은 곳, 사람들이 사는 곳, 또는 부족들의 상징 기호 같은 것도 표현하였다. 꼭 지도처럼 생겼
깃발 꼬리 어이~ 여러분들~~!내가 누군지 알겠는가?잘 모른다고?멋있는 발톱을 보고도 모른단 말인가?이빨까지 보여 줄 필요는 없겠지?꼬리도 멋있잖아~~!허, 허, 허, 허~~~까잘만, 싸이말루이 따쉬꼬리가 깃발처럼 펄럭거린다. 바람이 뒤에서 불었을까? 좋은 일이 있어서 꼬리 끝을 ‘다다닥’ 흔들다 보니, 꼬리가 깃발이 되었을까? 꼬리를 잘못 그렸는지 유별나게 그렸는지는 모르지만 독특하다. 또 눈에 띠는 것은 이 동물의 발톱이다. 발톱을 길고 무섭게 그렸다. 어지간해서는 저 발톱 앞에 나설 만한 상대가 없을 것만 같다. 그런데 이빨은
두 개의 태양 가자한눈팔지 말고똑바로 가자두 개의 태양이우리를 지켜준다지혜와 진리의 태양자비와 사랑의 태양가자영원의 하늘로어서어서 가자 까잘만, 싸이말루이 따쉬하늘로 올라가는 ‘하늘마차’ 그림이다. 이 그림이 돋보이는 이유는, 두 개의 태양이 곁에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하나의 태양이 새겨진 것을 보았다. 그런데 일곱 개의 태양을 찾았고, 세 개의 태양, 다섯 개의 태양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두 개의 태양은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사진도 대충 찍고 탁본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다시 가서 자세히 들여다봤
태양의 얼굴일까?하늘의 소리를 전하는제사장의 지팡이일까?땅을 울리고하늘을 감동시키는그들의 염원일까? 까잘만, 싸이말루이 따쉬양쪽의 둥근 고리를 연결한 긴 막대기 모양의 암각화다. 싸이말루이 따쉬에는 이런 고리 모양의 그림이 많다. 특히 이 그림은 둥근 고리 안에 3개의 알맹이가 들어있는 귀한 그림이다. 내가 본 바로는 유일하다. 윗부분을 특별하게 장식한 것으로 보아 위아래를 구분 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른 고리 그림들은 둥근 고리를 양쪽으로 연결했는데, 이 그림은 고리 안에 알맹이를 표현해서 이 암각화만의 고유한 성격을 잘 보여주고
우리 집 바둑이가 늑대와 싸운다날렵한 바둑이가 늑대 눈탱이를먼저 물었다늑대는 발톱도 크고 이빨도 무섭다그래도, 바둑이 꼬리를 봐라전혀 기가 죽지 않았다싸움은 안 봐도 알겠다늑대가 꼬리 내리고내빼고 말았을 거다까잘만, 싸이말루이 따쉬암각화는 돌이나 금속의 뾰족한 끝을 이용하여 긋거나 쪼아서 외곽선을 만들고, 갈거나 쪼아 파내거나 하는 몇 가지 방법으로 완성한다. 청동기가 나오기 이전에는 주로 돌을 이용하여 암각화를 새겼기 때문에 윤곽선이 굵고 투박하다. 그러나 투박한 가운데에서도 각 사물이 지니는 성격과 특징을 정확하게 표현하였다.
제사장 비는 사람이다춤추는 사람이다 온갖 목숨들을 위해 내 마음을 비우는 사람이다텅 빈 마음으로 세상 잘되라고 춤추는 사람이다 하늘 닮은 옷을 입어 하늘을 감동시키고땅 만큼 넓은 옷으로 땅을 울리지만중생 향한 간절함에 나는 끝내 없는 사람이다. 깔박다시, 알타이공화국러시아, 알타이공화국 깔박다시에는 중요한 암각화가 많다. 특히, 샤먼(제사장) 그림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샤먼을 나타내는 그림이 많기도 하지만, 크기도 크고, 독특한 그림도 몇 점 있다. 더군다나, 20여명의 제사장이 한 장소에 등장하는 곳은 아마, 전 세계에서
절에서 쓰는 卍자가 여기에 있다니믿어지지 않을 만큼 놀랍다어떤 뜻으로 새겼을까?영원한 생명의 상징일까?무엇이면 어떻고 누가 쓰면 어떤가?卍자가 있든 없든서로 돕고, 사랑하며 살아가면될 것이다 까잘만, 싸이말루이 따쉬암각화 순례를 같이 갔던, 비구니 스님이 산에서 내려오면서 절 卍자를 봤다고 하는 것이다. 암각화 군락지 맨 끝 지점에서 봤다고 하였다. 그 비구니 스님의 평소의 언행으로 미뤄볼 때, 중요한 뭔가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날은 시간이 없어서 다음 날 내가 직접 올라가 보았다. 영락없는 卍자였다. 놀랍고 반가웠다
우리 집 설계도 아버지, 할아버지할아버지 위의 할아버지큰 할머니 유훈(遺訓) 따라대대로 살아 온 집출입구는 남쪽으로안쪽에는 방 2칸중앙에는 비워둬서 하늘빛을 들이고성스럽게 기도하며 따뜻하게 난로 피고하늘 기운 가득하고 자비가 넘치는 집후손에게 물려줄 위대한 우리 집 집의 설계도를 그린 것 같다. 구조는 간단하다. 출입구가 표시되어 있고, 집의 중앙, 그리고 뒤쪽에 안방이 2개 그려져 있다. 집과 함께 그 옆에 산양과 큰 고리 지팡이를 2개씩 그렸다. 숫자로는 두 개씩이지만, 숫자를 넘어서는 다른 뜻이 있을
시작이 있으면끝맺음도 있다.마지막 순간에도최선을 다한다.주는 자받는 자둘 다 완전하다.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알마티, 쿨자바스이말을 탄 사냥꾼과 큰 산양이 정면으로 만났다. 산양은 급한 순간을 만나 두발을 앞쪽으로 쭉 뻗어서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화살을 피할 틈도 없다. 하지만,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자세를 똑바로 세우고, 마지막 순간을 당당하게 맞이하고 있다. 사냥꾼도 자만심이나 방심함 없이 최선을 다한다.유리한 자리에 있다고 해서 마음이 넘치면 안 된다. 진지한 자세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불리하고 패배할 위기를 맞이했더라
하늘이 땅에 내렸다춥고 배고픈 사람들 불쌍히 여겨성품 순한 사슴으로 땅에 내렸다눈에 잘 띄라고 화려한 뿔을 달았고줄만 던지면 쉽게 잡혀 주었다피와 살은 배고픔을 채워주었고부드러운 가죽은 추위를 막아 주었다구멍뼈는 악기가 되어 삶을 위로하였고정강이뼈는 아이들의 장난감이 되었다종래에는 큰 뿔을 날개 삼아넓적부리 새가되어 하늘에 올랐다뭇 생명들의 애달픈 염원을 안고다시 또 내려올 하늘이 되었다아… 하늘 사슴이여 바양울기, 슈베트하이르항타왕복드 성산(聖山)이 멀리 보이는 신비로운 곳에 ‘하늘사슴’ 암각화가 있다. ‘하늘사슴’이라는 이름은
참 당당하다부족한 구석이 하나도 없다시비분별 내려놓으니모두가 완전하다 이 암각화를 누가 그렸을까? 얼마나 멋진 삶을 살았던 사람일까?그림을 한껏 멋지게 그리면서도, 절제하는 마음을 놓치지 않았다. 절제하였어도 그림의 뜻이 작아지지 않았다. 단순한 형태로서 완전하고 충분하다.두 뿔을 주저함 없이 곧장, 높게 뽑았지만 넘치지 않았고, 건너편의 ‘인생길’ 또한, 한 획으로 마무리 하였다. 둘 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으면서 제멋을 충분히 살렸다.우리 삶에서도 이런 멋진 순간들이 있기를 바란다.
기도하는 사람들 손가락이세 개네 개, 다섯 개그저께는온통 깜깜한 밤하늘오늘은 별이 총총한 밤하늘손가락이 세 개든 네 개든손가락 쫙 펴고,하늘 향해 기도하는 사람들그 분들 은혜로지금우리가 있을까 *까잘만, 싸이말루이 따쉬싸이말루이 따쉬의 특징적인 암각화다. 큰 반달 모자 같은 것을 머리에 쓰고, 손에 북을 들고 있는 사람들은 샤먼일 가능성이 있다. 그들은 손가락이 3개나 4개다. 보통사람과 다른, 특별한 신분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 같다.샤먼의 옆에 있는, 두 팔을 위로 들어 올린 사람은 샤먼의 도움으로 기도하는 사람인 듯하다. 이
영웅의 전설스스로 영웅이 있었다우리의 시작이 되어 주었다우리의 밥이 되어주고바람막이가 되어 주었다우리의 눈물이고사랑이 되어 주었다우리의 방향이고돌아갈 집이 되어 주었다밤하늘의 별이 되고전설이 되어 주었다 알타이, 깔박다쉬러시아, 알타이 공화국 깔박다쉬 유적의 중앙 제단(祭壇)에 있다. 제단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곳에서 제기(祭器)로 쓰였을 법한 그릇들과 유물들이 몇 점 출토되었기 때문이다. 제단의 주인공은 전사(戰士)들이다. 신을 섬기는 제단에 남자들이 복수로 모셔져 있는 것은 매우 독특하다. 이들을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르니, 적당
바퀴로 오신 태양신(神) 태양신이 땅으로 내려 오셨네여덟 개 바퀴살은완전함의 표상이네바퀴살을 두 개 가진동생들을 대동하고빛이 필요한 곳지혜가 필요한 곳에빠짐없이 비추려고땅으로 내려 오셨네 *까잘만, 싸이말루이 따쉬태양은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신(神)의 역할을 한다.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 완전 무상(無償)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태양을 의지해서 살아간다. 예나 지금이나 한 없이 고마운 존재다. 아주 오랜 옛날, 고대인들에게는 고마움을 넘어, 절대적인 경외(敬畏)의 대상이 되었다. 신(神)이 되었다. 자연스럽게 제물을 바치며 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