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 오시는가
내가 가고 있는가

어느새 님은 내가 되고
나는 님이 되었네

슬픔은 사라지고
걱정도 사라졌네

옳고 그름도 비켜서고
죽고 살고도 상관할 바 아니네

햇살이 어둠을 업고
고요함이 가득하네

 

까잘만, 싸이말루이 따쉬

머리 장식이 뿔처럼 생겼고, 손에는 북을 들었다. 기도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샤먼일 가능성이 있다. 반대편 다리 달린 동그라미는 무엇일까? 태양일까? 달일까? 달은 대체로 초승달이나 반달 모양으로 그려서 쉽게 구분된다. 이 그림은 태양이라고 생각된다.

태양이라 하더라도 특이하다. 태양의 빛살을 표현하지 않았고, 태양에 두 다리가 있다. 다리 달린 태양이 날마다 우리 곁으로 가까이 다가와 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표현했을 것이다. 태양은 태양신이 되었다.

샤먼의 기도는 어떠했을까? 아마도 처음에는 기도하는 사람도 있고, 기도를 들어주는 이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점점 기도하는 나도 없고, 기도의 대상도 없어지면서, 둘이 하나 되어 모든 사람들의 염원을 녹여 안은 고요함이 가득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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