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봐둬라 지도다
잘 봐둬라 지도다
  • 일감
  • 승인 2020.09.1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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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미르는 파가 많아서 파미르일 거다
파밭에 지도가 한 장 그려져 있다

우선 산이나 강을 그려서 중심을 잡고
해가 뜨고 지는 방향을 그려 넣고

큰 어른이 사는 곳
사냥하기 좋은 곳
그리고 우리 동네도 표시해 놓는다

그런데 진짜 지도일까?
상징적 의미일까?
누가 암호를 풀 수 있을까?

 

까잘만, 싸이말루이 따쉬

싸이말루이 따쉬에는 지도처럼 생긴 암각화가 많다. 이런 암각화에는 우선 높은 산이나 깊은 골 그리고 강을 기본적으로 그려 넣고, 길도 표시하고, 동물이 많은 곳, 사람들이 사는 곳, 또는 부족들의 상징 기호 같은 것도 표현하였다. 꼭 지도처럼 생겼다. 그런데 지도가 되려면 다른 사람과 통하는 통일적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기준을 찾기가 어렵다. 제각각이다. 숫자도 너무 많다. 어쩌면 지도가 아닌 다른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곳은 부족의 성지(聖地) 같은 곳이라서 일생에 꼭 한 번은 방문해야 하는 소원이나 의무가 있었다든지 말이다. 만약 그렇다면, 아주 먼 곳에 살지만 여기에 꼭 다녀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 사람들은 몇 날 며칠을, 아니 몇 달이 걸려서 여기에 도착했을 수 있다. 이왕 나선 길이니 온 가족을 대동했을 수도 있고, 가족이 이동하면서 필요한 물건들도 다 가져왔을 것이니, 결국은 삶의 모든 것이 이동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곳에 도착하는 일이 삶의 모든 것을 대변할 만큼 중요한 일이라면, 그 과정을 기념하거나 기록으로 남겨 두고 싶었을 것이다. 만약 그럴 가능성을 열어 놓고 생각해 보면, 이집 저집이 사정이 같을 것이고, 기념하는 숫자가 많아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교통이 발달한 요즘에도 여행을 가거나 하면 작은 일도 사진을 찍어 기념하는데, 그때는 지금보다 이동이 훨씬 어려운 시절이니 더 소중한 마음으로 역사를 기록했을 것 같다.

*파미르 -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의 국경에 위치하는 고원이다. 현재도 고갯마루에는 야생 파가 자생하고 있다. 달마 대사가 고향으로 돌아갈 때 총령(蔥嶺) 고개를 넘어가는데, 파가 많은 파미르 어디쯤을 넘은 듯하다. 총(蔥)은 파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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