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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과 출세간] 클릭을 넘어 관계로
K-POP의 글로벌 인기가 더 이상 음악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있다. 최근 개봉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 같은 작품은 단순한 아이돌 서사를 넘어, 팬덤과 판타지 세계를 접목한 확장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 아이돌은 현실 속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추지만, 웹툰 속에서는 초월적 존재와 싸우는 헌터로 다시 태어난다. 음악 산업과 스토리텔링의 결합이 어떻게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웹툰 산업이 세계적으로 각광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공한 웹툰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오피니언이화행 교수 / 동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10-03 09:36 -
[현불논단] 서원, 우리 삶을 바꾸는 지름길
불자라면, 그리고 불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부처님은 어떤 분이고, 어떻게 하면 부처님을 따라 우리도 부처가 될 수 있을까”란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이 그러한 질문을 멈췄다면, 혹여 오랫동안 놓치고 있었다면, 불자로서 자신의 삶이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다시 한번 질문을 던졌으면 좋겠다. 불자들은 경전과 스님들을 통해서 부처님을 만나고, 그의 가르침을 듣는다. 그러나 막상 부처님처럼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다. 보살문명품에 등장하는 대화에서도 이러한 이야기가 나온다. 문수 보살이 물었다.
오피니언석길암 교수 / 동국대 WISE캠퍼스 불교학부10-03 09:34 -
[현불논단] 삼재팔난 시대 불교는 무엇을 해야 하나
세간에서 회자되는 삼재(三災)는 자연재해인 화재, 수재, 풍재를 말한다. 재난 중 국가적 차원에서 발생하는 것들은 ‘대삼재’라고 하고 지역적 차원에서 발생하는 것들은 ‘소삼재’라고 한다. 소삼재에는 먹을 것이 부족해지는 ‘기근재’,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확산되는 ‘질역재’, 그리고 극렬한 갈등이나 전쟁이 발발하는 ‘도병재(刀兵災)’ 등이 있다. 이러한 재난으로 발생하는 고통에는 천재지변으로 일어나는 ‘의천고’, 사회 구성원이나 지도자의 문제로 발생되는 ‘의외고’, 내적인 정신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의내고’ 등도 있다. 최근 지구촌은
오피니언김응철 교수 / 중앙승가대09-26 13:30 -
[만당 스님을 추모하며] 나의 종주, 만당 스님
종단과 사회 발전을 위해 한평생 정진해 오신 만당 스님의 열반이 마치 어제 같은데, 벌써 2재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스님의 인자한 모습과 법문하시던 음성은 여전히 생생하고, 그 깊은 가르침은 가슴속에 여전히 울립니다. 생사일여(生死一如)라지만, 곁에서 더욱 배우고 따르지 못한 아쉬움과 죄송함에 스님이 사무치게 그립습니다.스님은 제게 법우 이상의 존재였습니다. 형님 같고, 벗 같은 스님을 저는 ‘종주(宗主)’라 불렀고, 그렇게 평생을 마음속 의지처로 모셨습니다. 스님께 배운 자비심과 공심, 청정한 수행자의 모습은 저를 지탱하는 근간이
오피니언조계종 총무원 호법부장 도심 스님07-17 10:40 -
[세간과 출세간] 나이듦을 마주하며…
졸업한 지 50년 만에 처음으로 중학교 동창회를 다녀왔다. 멀리 경주까지 KTX를 타고. 서울역을 출발한 고속열차가 동대구역을 지나 신경주역에 가까워지자 오랫동안 억눌러왔던 향수가 한꺼번에 부풀어 올랐다. 이름도 얼굴도 가물가물한 중학교 시절 친구들을 만나면 무슨 말부터 해야 할까, 같이 짝꿍을 했던 친구들의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 등등. 어느새 내 마음은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요동치고 있었다. 시내 외곽의 분황사를 지나 행사장인 ‘더 K 호텔’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언젠가 들어 본듯한 이름들을 불러대는 소리로 이미 왁자지껄 시끌벅
오피니언허남결/ 동국대 불교학부 명예교수06-20 10:00 -
[세간과 출세간] 혁신은 수행이다
혁신은 누구에게나 낯설고, 낯섦은 본능적인 두려움을 낳는다. 그것이 개인을 넘어 조직의 차원에 이를 때, 변화는 늘 긴장과 저항을 동반한다. 그래서 혁신은 새로운 기술이나 전략이 아니라, 조직 내부에 흐르는 ‘의식’의 전환에서 출발해야 한다. 오늘날처럼 빠르게 재편되는 시대에서 혁신을 거부하는 조직은 곧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다.리더십의 역할은 이 지점에서 중요해진다. 구성원 모두가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해도, 실제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는 일은 대개 리더의 몫이다. 리더가 앞서 걸으며 조직의 방향을 제시하며 저항을 껴안고
오피니언이화행 교수/ 동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06-13 10:00 -
[현불논단] 디지털 시대, ‘법재<法財>’가 진짜 자산
지난 4월 국내 최대 통신기업인 SK텔레콤이 대규모 해킹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해킹으로 유출된 정보는 무려 2300만 명의 휴대폰 인증 정보로, 사실상 국민 절반 가까이의 실명 기반 디지털 신원이 노출된 셈이다. 휴대폰 인증 정보는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다. 오늘날 그것은 곧 개인의 삶을 입증하는 ‘디지털 주민등록증’이며, ‘전자 도장’이기도 하다. 그런 정보가 유출되었다는 사실은 디지털 사회가 지닌 불안정성과 허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이번 사건은 단지 기업 보안의 문제를 넘어, 우리가 ‘나의 것’이라 믿고 살아온 것들
오피니언성제 박준석 정사/ 위덕대 불교문화학과 교수06-13 09:57 -
[세간과 출세간] 우린 왜 ‘환수유산박물관’을 만들었나
5월 24일 오전 10시, 이순신 장군 묘소가 있는 충남 아산 음봉면에서 ‘환수문화유산기념박물관’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에 앞서 박물관 개관에 노력한 인사들이 모여 고유제를 봉행했다. “16개국 21곳의 문화 의병이 결집하여 존귀한 역사를 품고 미래세대의 디딤돌이 되기 위해 터전을 마련했습니다.”(고유제 제문 중)문화유산회복재단은 고구려 수막새, 9세기 신라 여래불상, 고려 문신 경휘의 묘지, 우암 송시열의 송자대전 목판, 조선시대 문수보살도 등 그동안 외국에서 환수한 문화유산 200여 점과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조경남의 산서집,
오피니언이상근/ (재)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06-06 13:58 -
[현불논단] 새 정부, 불교 전통서 공존 가치 배우길
장미대선으로 불린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를 통해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는 새 정부는 막 발걸음을 떼고 역사의 여정을 시작했다. “우리를 갈라놓은 혐오와 대결 위에 공존과 화해, 연대의 다리를 놓고”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사는 최근 우리 사회가 걸어온 길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혐오와 대결을 지양하고, 공존과 화해 그리고 연대의 다리를 놓겠다는 다짐은 그래서 더욱 반갑다.대한민국은 임시정부를 시작으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100년의 시간동안 경제적으로도, 정치·사회적으로도 숨 가쁜 성장의 길을
오피니언석길암 교수 / 동국대 WISE캠퍼스 불교학부06-06 13:56 -
[세간과 출세간] 산불과 장애인 재난 환경
4월은 장애인의 달이다. 장애인에게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달이지만 장애인들이 처한 취약한 사회적 환경에는 관심이 높지 않다.얼마 전 발생한 영남 지역 산불은 장애인과 노인 등 취약계층에게 사회·경제적으로 더 큰 피해를 주어 빈곤을 가중시킬 수 있다. 재난의 빈곤화는 예상치 못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취약계층에게 더 집중된 큰 피해로 나타난다. 반지하 주택, 저지대나 산림 주변 주택 등은 재난 발생 시 직접적인 피해를 입기 쉬우며, 방재 인프라가 미흡한 지역에 거주하는 장애인은 폭우, 태풍, 산사태, 산불 등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
오피니언최명숙/ 보리수아래 대표04-14 09:53 -
[현불논단] 너와 나, 모두 도움 되는 대화를
지난해부터 얼마 전까지 한국사회는 큰 홍역을 앓았다. 대통령이 계엄령을 내렸고, 이에 군경은 국회 장악을 시도했으나 시민들이 이를 가로 막았다. 야당과 일부 여당 국회의원들은 담장을 넘어 국회의사당으로 진입해 비상국회를 열고 계엄을 해제했다. 이후에도 계엄과 탄핵 관련 여론이 첨예하게 맞물리면서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반쪽이 났다. 그렇게 123일이 지났고, 헌법재판관들의 선고로 4월 4일 11시 22분 윤석열 대통령은 파면됐다. 이제 그는 일반인으로 돌아가 그와 부하들이 일으킨 행위에 관한 재판을 받게 됐다. 한국에서 벌어진 일련의
오피니언무상 법현 스님/ 열린선원장, 보국사 주지04-14 09:48 -
[세간과 출세간] ‘대마도 한국문화원’이 필요하다
지난 3월 25일 일본 대마도에 다녀왔다. 일정 중에 눈에 띄는 기념석이 대마도박물관에 있었다. ‘성신지교린(誠信之交隣)’, 외교는 신의를 기본으로 성심성의를 가지고 이웃과 같이 서로 교류하는 것으로 시냇물이 바닷물을 이루는 것같이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대마도 유학자인 아메노모리 호슈(1668∼1755)가 이라는 책 속에서 강조했다. 1592년 발발한 임진왜란, 소위 7년 전쟁으로 조선과 왜국은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 틈에 끼인 대마도는 그야말로 살길이 막막했다. 대마도 번주는 조선과의 화친을 위해 국왕 문서
오피니언이상근/ (재)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04-07 20:06 -
[현불논단] 자연은 지금 법문 중
요즘 들어 뉴스에서 산불 소식을 자주 접한다. 한국은 물론, 미국과 캐나다, 유럽, 아시아 곳곳이 불타고 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올해 봄이 너무 일찍 왔다”, “날씨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하지만 이건 단지 계절 탓이 아니다. 기후학자들은 이미 경고해 왔다. 산업화 이후 지구 평균기온이 1.2도 상승했고, 지금 같은 속도라면 2030년엔 1.5도를 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지구는 회복력을 잃고, 되돌릴 수 없는 파국의 문턱을 넘게 된다.이건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그 징조를 겪고 있다. 폭
오피니언성제 박준석 정사/ 위덕대 불교문화학과 교수04-07 20:06 -
[세간과 출세간] 사회적 연대는 치유의 힘
요즘 우리 사회는 정치적 격변 속에서 불안과 혼란을 겪고 있다. 대통령 탄핵과 내란 혐의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민의 마음에 큰 동요가 일고 있으며, 사회적 갈등 또한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가장 깊이 살펴보아야 할 것은 서로를 지지하고 함께 안정을 이루는 길이다. 아이가 어머니의 부드러운 손길 속에서 자신이 보호받고 있다는 확신을 얻을 때, 그 마음에는 편안함과 신뢰가 자리 잡게 된다. 반대로, 부모의 잦은 다툼이나 경제적 어려움, 혹은 학대가 있는 환경에서는 아이가 불안과 스트레스 속에서 자라나기 쉽다.어린아이는
오피니언효록 스님/ 다르마심리상담명상센터 대표03-28 10:55 -
[현불논단] 산감(山監)을 기다리며
전국의 산지에서 발생한 산불에 제16교구본사이자 천년고찰인 고운사가 소실됐다. 고운사뿐만이 아니었다. 전국적으로 확산된 산불에 의성 운람사도 전각이 전소됐고, 그 외에도 경북과 경남의 산불 확산 지역에 위치한 여러 전통사찰들이 여전히 산불로 인한 재난 위기에 처해 있다. 산불이 사찰을 전소시킨 사례는 역사 기록에도 자주 등장한다. 다만 화재로 인한 소실 기록의 대부분은 조선시대에 집중돼 있다. 신라시대나 고려시대에도 사찰이 화재로 인해 소실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유독 조선시대 사찰의 기록에 화재로 인한 재난 기록이 많다.
오피니언석길암 교수 / 동국대 WISE캠퍼스 불교학부03-28 10:55 -
[현불논단] 바른 앎이 바른 삶을 보장한다
SNS에 퍼지는 명언(?)이 있다. 세상에 진짜 없는 것 세 가지는? 첫째 ‘공짜’, 둘째 ‘비밀’, 셋째 ‘정답’이란다. 얼핏 고개가 끄떡여진다. 그러나 현자들의 앎은 상식과는 달라 보인다. 첫째, 공짜 없다? 누구나 수긍할 경험적 법칙이며, 윤리와 도덕의 근간이다. 하지만 양자역학자는 아니란다. 세상은 정말로 공짜란다. 정해진 바 없는 것이 실상 진리이기에, 상상하는 무엇이든 가능하단다. 일체유심조이기에 화엄 세계는 그림의 떡이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공짜라고 불교는 말한다. 공짜라면 선악이 무슨 소용인가? 아니다. 윤
오피니언지승도 교수/한국항공대 소프트웨어학과03-21 10:49 -
[세간과 출세간] 트럼프 2기 상호주의 결과는 ‘공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하 트럼프)이 취임하고 2개월의 시간이 지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여러 정책의 후폭풍이 매우 거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트럼프의 정책 기조는 미국 우선주의이다.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는 동맹국과의 전통적인 협력 관계도 재고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한다. 이러한 입장은 주로 외교와 경제 분야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전쟁을 종결시키려는 트럼프의 개입은 상당히 노골적이다. 특히 우크라이나를 향하는 트럼프의 시선은 탐욕의 화신처럼 보인다. 정상회담에서 보기 드
오피니언박수호 교수/ 중앙승가대 불교사회학부03-21 10:28 -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햇살은 곱고 바람은 살갑다. 덩달아 우리들의 가슴은 울렁거리고. 바야흐로 봄이 왔다는 소리다. 더 보탤 말도 더 뺄 말도 없다. 나에게 봄은 언제나 단문의 감탄사인 ‘좋다’였다. 아무런 선택의 여지도 없이 군대나 갈 수밖에 없었던 1980년의 이른 봄 단 한 번만을 빼고는. 봄이어서 더없이 좋은 나날들이다.일주일에 두어 번 광화문에서 타거나 내리는 광역버스를 이용한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사거리를 오가는 행인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여간 솔솔하지 않다. 사람들의 표정이나 옷차림에서 그날 날씨나 기분, 세상 돌아가는 낌새를 고스란히 엿
오피니언허남결 동국대 불교학부 명예교수03-14 10:28 -
[현불논단] 청년불자들 결혼 문제에 관심을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에서 우리 사회의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자 보건복지부와 협력하여 ‘나는 절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12년부터 시작되었는데 초기에는 매년 약 50여건의 신청자만 있었는데 최근에는 전화문의가 1600여건, 이메일 접수는 500여건으로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그 동안 불교계에서는 청년들의 결혼문제에 크게 주목하지 않았으나 일부사찰에서 칠석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사례가 있다. 충북 옥천 대성사에서는 지역 교육청 및 군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선남선녀 인연 맺기 백일기도를 봉행하면서
오피니언김응철 교수/ 중앙승가대03-14 10:25 -
[현불논단] 신념과 정견
출가를 지향하는 불교라고 해도 현실의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 불교의 출가자들은 세속적 가치보다 영원불변한 진리를 추구하며, 불교 신도 또한 현실에서 살아가나 열반이라는 목표를 추구한다. 그 영향으로 불교를 믿는 이들은 세상의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정치적 견해 등에 기계적 중립을 지향한다.20세기 후반 수평적 정권 교체 이후 우리 사회는 좌우 진영의 정치적 대결로 인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전 시대까지는 국토분단과 민족 상쟁의 결과 반공을 앞세운 전체주의적 사고가 우리 사회를
오피니언이성운 교수/동방문화대학원대학03-07 1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