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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애 법사의 안심뜰] 염불정진으로 ‘佛恩’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 부부는 법회 커플이다. 법회에서 만나 공부하며 눈이 맞아, 적지 않은 나이에 결혼하고신혼여행을 떠난 첫날밤 두 가지 약속을 했다. 공양, 정진, 회향하는 삶을 살자고. 그리고 방방곡곡에 전법원을 개설하자고. 이 약속의 공통점은 모두 ‘은혜를 잊지 않는 삶’이다. 문사수법회를 만난지 올해로 30년. 일산신도시 조성현장의 업무로 법회가 우선이 되지 못했던 몇 년간의 삶에서 법회가 최우선 순위가 된 계기가 있었다. 1998년 어느 날 여행길에서, 해남 대흥사 방사에 짐을 풀고 저녁예불 전에 돌아올 요량으로 두륜산에 올랐다. 그러다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12-13 -
[김영애 법사의 안심뜰] 내 마음 마주할 때 진정한 자유 다가선다
요즘 법회에서는 매주 20대들과의 만남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맞닥뜨린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가고자 마음을 내고 자신의 시간을 낼 줄 아는 멋진 청년들과의 만남이 즐겁다. 내가 법회를 만났던 바로 그 나이 스물넷. 그들과 법당에 앉아 있다 보면 법회 문을 두드리고 법당에서 절하고 법문 듣던 스물넷의 내가 떠오른다. 얼마나 해야 할 게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20대인가? 요즘 20대는 높아진 등록금과 생활비로 인해 학업과 아르바이트 사이에서 정말 분주하게 살아가는 친구들이 많다. 그런 와중에도 자신의 시간을 내서 법당을 찾아와 마음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11-29 -
[김영애 법사의 안심뜰] 울타리 사라지면 온 우주가 ‘나’
지난 주에 법당을 처음 찾은 20대 청년분들과 하루 종일 즐거운 시간을 가지면서 그들의 소구점과 눈높이에 맞추어 공간에 대한 이름을 지어보았다. 20대들의 힙한 놀이터 ‘템플스카!’. 스카는 ‘스터디카페’의 줄임말이다. 부처님 계신 공간에서 예불도 모시고 공양도 하고 책도 보고 글도 쓰며 편안한 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일주일 만에 다시 이곳을 찾은 스물다섯 살의 청년은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모르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비단 이 청년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나의 일과 사업,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11-15 -
[김영애 법사의 안심뜰] 본래 생명인 부처님생명을 드러낼 뿐
오늘 새로이 태어난 생명이다. 지금 이 순간도 새롭게 태어나지고 있다. 고정된 실체로서의 내가 있고 네가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새롭게 만나고 너를 새롭게 만나는 시간. 그때가 바로 ‘태어나는 순간’이 아닐까! 내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고 살려주시는 은혜 속에 있다는 걸 ‘숨’을 통해 가장 먼저 느낀다. 지금 이 순간, 코를 통해 숨이 나가고 들어오는 것보다 더한 기적이 있을까? 숨이 막히지 않고 몸을 돌고 나가고, 햇빛을 받고 땅을 디디며 이렇게 존재하는 자체가 수많은 공급이 이뤄진 인연화합의 결과다. 그 살려짐의 결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11-01 -
[김영애 법사의 안심뜰] 지혜의 눈 밝히면 세상도 밝아진다
직장 내 갈등은 누구에게나 일어나기 쉬운 문제다. 하지만 그 갈등을 어떻게 바라보고,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우리 삶은 크게 달라진다. 아침마다 여럿이 온라인에서 금강경법문을 공부하며 나눈 법담 중 직장에서 겪는 갈등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킨 이야기를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영석(가명) 님은 다년간 함께 일해온 한 직원과 소통이 어려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직원은 항상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며,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이로 인해 다른 직원들까지 힘들어하며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 영석 님은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10-21 -
[김영애 법사의 안심뜰] 내 마음 바뀔 때 운명도 변한다
우리는 종종 ‘운명’이라는 단어 속에 스스로를 가둬 두고 지배받으며 사는 때가 있다. 자신의 한계나 상황을 운명이라 여기며, 그것이 이미 정해진 길이라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 말은 우리 삶 속에서 은연중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무언가를 바꾸려는 의지마저도 약하게 만들어서, 내 삶의 열쇠를 남에게 던져놓고 앞날이 어찌 될지를 묻기도 한다. 과거는 지금 내가 받는 걸 보면 알 수 있고, 앞날은 지금 내가 심는 걸 보면 알 수 있다고 하셨는데 말이다.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말을 하며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10-07 -
[김영애 법사의 안심뜰] 염불, 독화살 뽑는 ‘구원의 지름길’
아침마다 온라인에서 하는 한탑 스님의 〈금강경법문〉 시즌5 70일차 공부날에 나눈 법담이다. 247쪽, “내가 지은 것은 반드시 나에게 돌아오고, 짓지 않은 것은 내 앞에 돌아오지 않습니다. 복이든 화든 반드시 내가 받아야 할 것이 올 뿐입니다”에서 경희(가명) 님이 “내가 받아야 할 것이 올 뿐이라는 법문을 들었을 때 종이에 써서 붙여놓고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자꾸 잊어버리고는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났지? 하는데, 이제는 ‘올 것이 왔구나. 내가 지은 업의 결과가 왔구나’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것 같아요”라고 하자,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09-13 -
[김영애 법사의 안심뜰] 즉시 부처님을 만나는 길, 염불!
정진은 ‘부처님생명으로 살겠습니다’하는 선언이다. 부모님으로 오신 부처님, 남편으로 오신 부처님, 자식으로 오신 부처님을 몰라뵙기 일쑤다. 어떤 날은 몸을 일으키기도 힘겹지만, 일어나서 밥을 하고 찌개 끓이고 반찬 준비해서 아침상을 차려놓았는데, 한 술도 뜨지 않고 나가면 그렇게 속이 상할 수가 없다. 늦었다고 그냥 나가는 아이의 뒷꼭지에 대고 한마디 하려는 순간!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 떠오른다.한 숟갈이라도 뜨고 가라시는 엄마 말씀에 ‘늦어서 안 된다’며 교복을 입고 매몰차게 뛰어나가던 여고 시절의 내 모습이 오버랩된다. ‘뿌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08-30 -
[김영애 법사의 안심뜰] 대가 바라지 않고 베푸는 마음
부처님 가르침의 으뜸은 ‘보시’다. 〈금강경〉에서도 가장 크게 배우는 것은 상에 머물지 않는 ‘무주상보시’인데, 주고 나서도 주었다는 생색을 내거나, 대가를 바라는 마음을 갖지 않는 것이다. 아침마다 온라인에서 함께하는 한탑 스님의 〈금강경법문〉 윤독시간에 정희님(가명)이 보시를 함에 있어 어려움을 토로했다. |“129페이지에 ‘생각으로 헤아리기 시작하면 나가 생기게 되고, 나가 생기면 너가 생기니 너와 나의 대립이 있는 상대 세계에 머물게 될 뿐입니다. 좀 더 나은 내가 모자란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준다면 이는 상에 머무는 보시이기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08-19 -
[김영애의 안심뜰] 삶의 뿌리를 내려야 잘 산다
필자는 어려서부터 엄마 따라 절에 다니길 좋아했고, 대학생이 되어서는 불교동아리에 들어갔다.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두 동아리가 방 하나를 같이 사용했는데, 워킹테이블에 의자를 놓고 둘러앉아 법회를 모셨다. ‘불교동아리이면 최소한 절은 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에, 2학년이 되었을 때 회장을 맡으며 동아리방을 법당으로 꾸몄다. 여학교였던 지라 옆학교 법우들의 도움을 받아 시장에서 스티로폼과 장판을 짊어지고 와서 바닥을 깔았다. 인근 절의 스님께 “저희 동아리방에 부처님을 모시고 싶습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불단과 불상을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07-26 -
[김영애의 안심뜰] 나는 나를 뭐로 보고 있나?
책을 읽다가 문득 예전에 보았던 극락과 지옥의 젓가락 그림이 떠올랐다. 극락과 지옥 모두 집도 옷도 음식도 같고, 1m나 되는 긴 젓가락으로 밥을 먹어야 하는 규칙도 같은데, 똑같은 진수성찬의 밥상에서 지옥의 사람들은 피골이 상접한 채 굶주림에 쓰러져가는 반면, 극락의 사람들은 건강한 얼굴빛으로 서로를 챙기며 즐겁게 식사하는 그림이다. 지옥의 사람들은 긴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자기 입에 넣으려고 팔을 굽히고 목을 길게 빼지만 음식을 입에 넣을 수가 없다. 남의 젓가락 끝에 달린 음식을 먹으려다가 싸움이 벌어지고, 1미터의 젓가락은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07-12 -
[김영애의 안심뜰] 어렵고 복잡할 땐 무조건 ‘나무아미타불’
아침마다 줌에서 공부하는 한탑 스님의 〈금강경법문〉 시즌4가 110여 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시즌5가 시작되는 7월까지 잠시 개인 정진 시간을 갖고 있다. 4년째 이어져 오는 공부지만 이번 시즌4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진솔하였기에 각자의 소감을 법공양에 올렸다. 직장동료와의 갈등, 시댁과의 갈등, 부부간의 갈등 등 다양하게 펼쳐지는 일상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며 법문에 의지해온 도반들의 법공양이 귀해 지면을 통해 회향하고자 한다.지선(가명) 님은 〈금강경법문〉 책을 통해 태어나서 처음 금강경을 공부해본 것이었는데, ‘합장’이 가장 기억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06-28 -
[김영애의 안심뜰] 내마음 항복 받는 기도
4년째 아침마다 온라인 줌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탑 스님의 473쪽에 ‘그럼 기도는 무엇입니까? 기도는 내 마음을 항복 받는 것입니다’를 읽으며 경미님(가명)은 “저는 기도를 해본 적이 많지 않아요. 예전에 어떤 이가 매일 새벽 교회에 가서 기도를 한다길래 무슨 기도를 하냐고 물었더니, 자식들 잘 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한대요. 그러고는 낮에 옆집 밭에서 주인 몰래 고추랑 가지를 따오는 모습을 보며, ‘아니, 교회 다니는 사람이 그러면 되겠냐?’고 하니, ‘새벽에 교회 가서 기도하면 되니까 그래도 된다’는 거예요. 그때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06-14 -
[김영애의 안심뜰] 상대를 바꾸려고 에너지 허비 말자
“오늘 우리는 새로이 태어났고, 지금 이 순간도 새로이 태어나고 있습니다. 나라는 존재가 고정돼 있어서 밥을 먹고 책을 읽고, 108배를 하고 금강경을 공부하는 게 아닙니다. 세상의 모든 인연 조건들이 화합되어서 매순간 변화하며, ‘지금 이 순간 이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는 결과를 ‘나’라고 이름할 뿐입니다. 우리는 계속 변화하고 있고, 변화는 세상이 우리를 살려주고 있는 증거입니다.”늘 그렇듯이 그날도 이 같은 멘트와 함께 공부자리에 오신 모든 분들을 찬탄하며 합장례로 아침 공부를 시작했다.수현님(가명)은 ‘마음에 너무나 못마땅한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06-03 -
[김영애의 안심뜰] 사고로 알게 된 남편의 진심, 문제는 나였다
부모님과 스승님, 자녀에 대한 사랑과 은혜를 떠올리며 한 번 더 마음을 쓰게 되는 가정의 달 5월이다. 인간관계에서 자신의 입장만을 고수하면 어려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아침마다 공부하는 한탑 스님의 〈금강경법문〉 235페이지에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계산이 있으니 남편과 아내 사이에 울타리가 생긴다’는 대목을 읽으며 남편과의 입장이 달라서 힘들었던 민지(가명)님이 법담을 시작했다.“저를 많이 아껴주시던 시아버님께서 병환으로 갑자기 돌아가시자, 남편은 어머님이 돌아가실까봐 두려움에 떨며 모든 걸 어머니 중심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05-07 -
[김영애의 안심뜰] 아상 없어지면 업장 소멸된다
4월 18일 아침에는 온라인으로 한탑 스님의 〈금강경법문〉 225쪽 ‘반야의 광명’을 함께 낭독하며 법담을 나누었는데, 현주(가명)님이 법문 들은 소회를 이렇게 나누어 주었다.“‘업장은 나 스스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아상과 같은 말이기 때문에, 금강경을 읽어서 아상이 없어지면 업장은 당연히 소멸될 수밖에 없습니다’라는 법문이 마음에 많이 와닿았어요. 금강경을 만나기 이전에 저는 저와 연결된 거의 모든 인간관계에서 많이 불편하고, 불안하고, 두려움이 컸어요. 사람들이 다 나를 무시하는 것 같고, 아주 얕잡아보는 것 같았죠. 그래서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04-19 -
[김영애의 안심뜰] ‘내 잣대’ 아닌 ‘생명’으로 만납시다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아침 6시에 온라인 줌을 통해 도반들을 만났다. 코로나19 시기 시작된 온라인 윤독법회가 어느덧 4년째를 맞고 있다. 1부 30분간은 108배를 모시고, 2부 30분간은 한탑 스님의 〈금강경법문〉 책자를 함께 윤독하며 법담을 나눈다. SNS에서 다양한 인연을 맺고, 그분들의 고민을 들어드리면서 부처님의 지혜법문을 공유해야겠다는 원력이 더욱 다져졌다. 종교가 없거나 막연하게 불교에 호의를 가진 분들과 108배를 통해 공부의 연을 맺고, 자연스럽게 금강경 공부로 인례를 했다.어느 날 〈금강경법문〉 공부를 마친 후에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04-05 -
[김영애의 안심뜰] 인정받고 싶은 마음, 그것도 욕심이다
아침마다 온라인 줌(ZOOM)으로 함께 을 공부 중인 민희(가명)님은 사건이 있던 그날 밤부터 마음이 주체할 수 없이 아팠는데, 다음날 마침 온라인으로 하는 100일간의 108배와 공부 안내를 보고는 ‘나를 위한 공부구나’ 싶어 동참하게 되었다고 한다. 정말 인생은 타이밍이다! 법문을 읽다가 마음에 와 닿는 구절에선 울컥하며 말을 잇지 못하고, 아픈 상처가 떠오를 땐 한동안 울먹이던 그녀가 그날의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저는 형제가 저 혼자뿐이에요. 자라면서 형제 없이 모든 걸 혼자 결정해오다 보니까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03-25 -
[김영애의 안심뜰] 자녀의 진로, 간섭 말고 진실한 응원을
금융업에서 30여 년간 종사해온 연숙 씨에게는 20대 중반의 딸이 있다. 서울에서 자취하며 대학을 졸업하고 호텔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안고 취업을 준비 중인데, 그 딸의 진로를 고민하며 연숙 씨에게 전화가 걸려왔다.“혹시 주위에 호텔 쪽 근무하는 분 아세요? 저희 딸이 이번에 A, B 호텔 직원채용에 응시했는데 두 곳 모두 합격했어요. A호텔은 3성급인데 정규직이고, B호텔은 5성급이지만 계약직이에요. 아무래도 정규직이 급여도 높고 안정적이니 3성급이어도 저는 A호텔을 갔으면 하는데, 딸은 5성급 B호텔로 가겠다고 하네요. 비록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03-11 -
[김영애의 안심뜰] 오래 하되 진실하게 염불하세요
짓지 않고 받기를 바라거나 짓고도 받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바로 어리석음이다. 내가 지은 것이 나에게 돌아오는 것임을 알아야 지혜롭게 살 수 있다. 반갑지 않은 일이 닥쳤다 해도 그것은 하늘이 벌을 주려는 것도 아니고, 혹은 조상님들의 묫자리가 나빠서도 아니다. 지난날에 몸과 말과 생각으로 지은 업이 모두 씨앗이 되어 오늘의 열매를 맺게 한 것이다. 스스로 지은 게 나타난 것이니 원망하는 마음 갖지 말고 내 마음을 바꾸어야 한다는 법문을 듣는다.부처님께서는 〈금강경〉에서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무릇 있는 바 상은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2024-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