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09 (수)

이안 평론가의 'Media In Buddha' 53건의 기사가 있습니다.

  • [미디어 인 붓다] 53 영화 〈브이 포 벤데타〉

    [미디어 인 붓다] 53 영화 〈브이 포 벤데타〉

    한겨울 한밤중, 전시도 아니고 천재지변도 아닌 아주 평범하게 하루를 마감하려던 보통의 하루, 시민들이 국회 앞에 모여 밤을 지새우게 만드는 일, 완전무장한 군인들이 탱크를 몰고 국회에 난입해 국민들이 법을 세우라고 뽑은 국회의원들에게 총구를 겨누고 출입을 막는 일, 비상계엄령 때문이었다.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 행복을 약탈하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대통령의 계엄선포 담화문 하나로 군대가 저렇게 움직여지는 거

    이안 영화평론가
    2024-12-10
  • [미디어 인 붓다] 52. 경연 프로그램 〈스테이지 파이터〉

    [미디어 인 붓다] 52. 경연 프로그램 〈스테이지 파이터〉

    〈글래디에이터Ⅱ〉가 개봉되었다. 전편의 제작비 두 배를 웃도는 2억 1천만 달러를 들여 만든 〈글래디에이터Ⅱ〉는 박스오피스 1위이기는 하지만 전편의 흥행 기세만큼 대단하지는 않다. 대중들은 〈스파르타쿠스〉나 〈쿼바디스〉, 〈폼페이 최후의 날〉과 같은 헐리웃 영화들 덕분에 로마 제국 시대에 원형극장에서 목숨을 건 싸움판으로 대중들을 길들이는 정치를 보아왔다. 그 시절 사자나 호랑이 같은 맹수를 상대하든, 사람이 사람을 상대하든 싸움에 나서는 이들은 ‘검투사’였다. 그 검투사가 제국이 점령한 패전국의 전사였든, 시민의 자격을 얻지 못한

    이안 영화평론가
    2024-11-28
  • [미디어 인 붓다] 51. 영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미디어 인 붓다] 51. 영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지금이 딱 그 시기다. 수능 시기. 성당이나 교회, 무속도 저마다 합격 기원 기도를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입시철 기도의 스펙터클은 불교가 클리셰(의도된 힘이나 새로움이 없어진 진부한 상투구, 상투어)다. 이때가 되면 절에 가서 100일 불공이나 108배도 하고, 초도 켜고, 연등도 달고, 수능 기원 이름을 적어 기와도 올리고, 착 감기는 염주도 사서 입시생 팔목에 채워준다. 불자들은 당연히 드리는 정성이겠거니 하지만 불자 아닌 사람들도 그런다. 수능 기원 잘 들어주신다고 입소문 난 이름난 절, 영험하다는 불상 앞에서는 학부모들 무릎

    이안 영화평론가
    2024-11-11
  • [이안의 미디어 인 붓다] 50. 영화 〈전, 란(戰亂,Uprising)〉

    [이안의 미디어 인 붓다] 50. 영화 〈전, 란(戰亂,Uprising)〉

    절에 가서 본존불 앞에 닿으려면 여러 문을 지나게 된다. 그 문들은 속세에서 불국정토로 이르는 공간적 이동을 한 걸음 한 걸음 몸으로 먼저 느끼도록 이끈다. 문마다 뜻을 담은 현판이 걸려 있고, 그 문에서 넘어서야할 가르침이 형상화되어 글을 몰라도 보면서 깨닫게 한다. 여러 문을 지나 본당에 들어가는 마지막 문이 불이문(不二門)이다. 이곳을 통과해야 진리의 세계인 불국토에 들어갈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불이문은 부처와 중생이 다르지 않으며, 생과 사, 만남과 이별처럼 다르다고 여겼던 모든 것이 하나라는 불이(不二)를 깨우쳐야

    이안 영화평론가
    2024-10-29
  • [미디어 인 붓다]49. 다큐멘터리 영화 〈1980 사북〉

    [미디어 인 붓다]49. 다큐멘터리 영화 〈1980 사북〉

    ‘1980’이라는 숫자는 한국에서 특정한 역사적 환란이 벌어진 해를 가리키는 고유명사처럼 쓰인다. 지역 봉기와 계엄령과 민간인 학살과 군사정권과 독재의 시대. ‘사북’이라는 지역은 특정한 시대를 지난 사람들에게만 느닷없이 익숙하다. 그곳을 가보아서가 아니라, 그 지역 어떤 볼거리가 잘 알려져서가 아니라, 언제였던가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뉴스 때문에.그러니까 대중들에게 ‘1980 광주’라고 하면 아주 익숙한데 ‘1980 사북’은 그게 뭐였더라 잘 떠오르지 않는 막연한 조합처럼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시기, 이 지역을 화

    이안 영화평론가
    2024-10-15
  • [미디어 인 붓다] 48. 웹툰·창극·드라마 〈정년이〉

    [미디어 인 붓다] 48. 웹툰·창극·드라마 〈정년이〉

    12대 전국비구니 회장을 역임한 본각 스님은 ‘여성 수행의 의미와 가치’라는 논문에서 “석가모니에 의해 불교 교단이 만들어진 기원전 4세기경의 초기 불교에서는 남성과 동등하게 출가하는 여성 수행자가 있었고, 교단 내에서도 그 사람의 과거나 사회적 계층을 전혀 묻지 않고 남자 수행자와 평등하게 비구니로 자격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당시 사회적으로 성차별과 신분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교 수행에는 남녀가 평등했다는 것이다.영화 〈서편제〉에는 소리꾼 송화가 아버지와 장터를 지나갈 때 국극단이 공연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새로운 장르인 국극이

    이안 영화평론가
    2024-10-02
  • [미디어 인 붓다]47 . 영화 〈60만번의 트라이〉와 고시엔

    [미디어 인 붓다]47 . 영화 〈60만번의 트라이〉와 고시엔

    ‘공포의 외인구단’은 이현세 만화가 작품의 제목이었다. 한국만화명작 100선 가운데 1위인 이 만화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들의 매력과 그들이 온갖 역경을 이겨내는 서사가 주는 희망과 감동은 영화도 되고 드라마도 됐다. 이제는 주류도 아니고, 잘 나지도 못했고, 금수저 아니라 보통 수저도 타고 나지 못한 아웃사이더들이 모여 야구 하나로 꿈을 이룬다는 하나의 상징과도 같은 현상을 일컫는다. ‘공포의 외인구단’처럼 차별과 소외를 딛고 최고에 오르는 것은 워낙 기적같은 일이라서 만화나 영화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겠거니 했는데, 실제로 그

    이안 영화평론가
    2024-09-06
  • [미디어 인 붓다] 46. 안세영과 영화〈국가대표〉

    [미디어 인 붓다] 46. 안세영과 영화〈국가대표〉

    어릴 때는 절에 갈 때는 좀 무서웠다. 천왕문을 지나야했기 때문이다. 악기를 들고 있거나 창, 칼을 들고 눈 부리부리하게 뜬 천왕들 아래 발에 깔려 벌을 받고 있는 마귀들과 죄인들처럼 나도 벌을 받게 될까봐 조마조마했기 때문이다. 아이 수준에서도 뭐가 잘못인지는 알고,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도 안다. 없는 걸 탐내기도 하고, 누군가를 미워하기도 하고, 이따금 거짓말도 하고, 다투기도 한다. 그런 잘못 하나하나가 다 어른에게 밝혀져 꾸중을 듣거나 벌을 받는 건 아니고, 혼자 슬쩍 저지르고 감춰둔 채로 지나가게 되기도 했다. 그게

    이안 영화평론가
    2024-08-23
  • [미디어 인 붓다]45. 영화 〈퍼펙트 데이즈〉

    [미디어 인 붓다]45. 영화 〈퍼펙트 데이즈〉

    나라를 새로 세우는 큰일을 함께 한 이성계가 무학 대사 사이에 있었던 여러 일화 가운데 하나. 하루는 이성계가 무학 대사에게 “내 눈에는 대사가 돼지로 보입니다”라고 했더니 무학 대사는 태조 이성계에게 “제 눈에는 전하가 부처님으로 보입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노여워하거나 당황하라고 건넨 수작에 저런 답을 들은 이성계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니 무학 대사는 천역덕스럽게 “돼지 눈에 돼지가 보이고, 부처 눈에 부처가 보인다”고 답했다. 같은 것도 어떤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것, 그리고 같은 상황도 격에 따라 급이 달라

    이안 영화평론가
    2024-08-09
  • [미디어 인 붓다] 44. 영화 〈돌아오지 않는 해병〉

    [미디어 인 붓다] 44. 영화 〈돌아오지 않는 해병〉

    사람들은 그들이 귀신도 잡는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들이 이 나라 최고로 끈끈한 소속감으로 뭉친 집단이라고 한다. 바로 ‘해병대’다. 국방의 의무로 징병제가 의무지만, 어떻게든 그 의무를 면제받는 게 특권인 사회에서 일반 군대와는 차원이 다른 훈련과 고생을 감내해야 하는 그 해병대를 일부러 자원해서 가는 청년들이 꾸준히 있다는 것도 놀랍고, 곱게 키운 자식이 해병대에 가겠다는 걸 걱정은 숨기고 격려로 나라에 내어주는 부모들이 있다는 것도 놀랍다.우리가 일상에서 그들을 볼 일은 별로 없다. 그들의 부대는 바다와 육지를 아우르는 험한 곳

    이안 영화평론가
    2024-07-22
  • [이안의 Media In  Buddha]43. 창작극 〈만신: 페이퍼 샤먼〉

    [이안의 Media In Buddha]43. 창작극 〈만신: 페이퍼 샤먼〉

    아침저녁으로 예불과 더불어 울리는 불전의 사물 소리는 삼라만상을 위한 것이다. 이렇게 사물들을 울리는 까닭은 말과 글로 소통하는 사람만이 아닌 삼라만상 저마다에게 지극한 정성이 닿도록 하기 위해서다. 땅에 깃든 중생 가죽으로 만든 법고의 소리가, 물을 터로 사는 중생에게는 물고기 모양의 목어가, 하늘을 나는 중생에게는 구름 모양의 운판이, 이미 죽어 지옥불에서 고통 받는 중생에게는 용광로를 거쳐 두드려 만든 쇠로 만든 범종이 아침저녁으로 ‘소리’를 울려 제도의 발원을 전한다. 그렇다. 소리는 힘이 있다.국립창극단이 6월 26일부터

    이안 영화평론가
    2024-07-05
  • [미디어 인 붓다] 42. 연극

    [미디어 인 붓다] 42. 연극 <벚꽃동산>

    ‘무소유는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이라는 가르침으로 종교의 경계를 넘어 대중의 존경을 받은 법정스님이 원적하시면서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더는 출판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러자 생전에 출판된 책값이 오르고 올라 1976년 280원에 발간된 〈무소유〉 초판본이 100만원이 넘었고, 그 책을 소유했다는 자랑이 기사로 퍼져나가니 아무리 큰스님이라도 대중들 소유욕을 다스리긴 어렵거니 싶다.태생이 가난한 사람이 기를 쓰고 부자가 되려는 이야기, 드라마나 영화에서 파고 또 파도 마르지 않는 이야기의 샘이랄

    이안 영화평론가
    2024-06-21
  • [미디어 인 붓다] 41. 영화 〈송암동〉

    [미디어 인 붓다] 41. 영화 〈송암동〉

    5월, ‘계절의 여왕’ 딱 그 말처럼 덥지도 춥지도 않고 햇살 좋은 시절, 그래서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과 같은 모든 좋은 관계성의 날들이 다 들어있는 달. 딱 그런 5월의 어느 날이었다.광주시 외곽 한적한 마을 송암동, 사내아이들이 마을 어귀에 다리 아래 물가에 모여 놀고 있었다. 아이들은 편을 나눠 전쟁놀이를 하기로 했다. 한쪽은 국군, 다른 한쪽은 적군. 자기는 적군 하기 싫다는 아이에게 전재수 어린이가 아주 당차게 말했다. “나는 커서 군인이 되어 우리나라를 지킬 거야. 그러니까 우리 편이 국군할거야!” 그렇게 아이

    이안 영화평론가
    2024-06-11
  • [미디어 인 붓다] 40. 곤 사토시의 ‘퍼펙트 블루’ ‘천년여우’

    [미디어 인 붓다] 40. 곤 사토시의 ‘퍼펙트 블루’ ‘천년여우’

    한 기자회견 현장이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됐다. 생중계 현장에는 기자들이 벌떼같이 몰려들었다. 거칠 것 없는 막말과 폭로, 욕설과 눈물, 폭로 되는 사안의 당사자들끼리 주고받은 메신저 내용까지 까발리며 천문학적 액수의 돈을 두고 벌어지는 권력 다툼은 단박에 그 현장에 있던 기자들의 손을 거친 기사가 되기도 전에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뉴진스’라는 아이돌 그룹 하나를 두고 벌어진 천문학적 금액에 대한 서로의 권리를 주장하는 돌발적인 이 사태에서 논란의 당사자인 뉴진스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일주일 내내 TV는 아이돌을

    이안 영화평론가
    2024-05-22
  • [이안의 미디어 인 붓다]  39. 빌 모리슨 감독의 〈사건〉

    [이안의 미디어 인 붓다] 39. 빌 모리슨 감독의 〈사건〉

    마흔,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을 곧고 굳은 심지가 있어야 할 나이, 어른이 어른다워야 할 나이, 그러니 이 정도 살아냈으면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쉬이 흔들리지 말아야 어른일 것이다. 그런데 흔들리지 않는답시고 자신의 생각이나 경험만 고집하면 그것도 흉하다. 그런 사람들을 두고는 불혹이라 하지 않고 ‘꼰대’라고 한다. 사람만 그럴까? 사람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모든 것이 그럴 것이다. 영화로 보자면 창작자와 관객이 함께 만나는 행사인 영화제도 그렇다. 부산에는 부산국제영화제보다 더 오랜 영화제가 있다. 지난 4월 25일부터 30일까

    이안 영화평론가
    2024-05-03
  • [이안의 Media In Buddha] 38. 독립·예술영화의 시간

    [이안의 Media In Buddha] 38. 독립·예술영화의 시간

    영화관도 골라가는 시대, 전철역 근처나 사람 좀 들고나는 곳이면 영화관 하나씩은 있는 시대다. 영화관이 하나라도 스크린은 여럿인 복합상영관, 멀티플렉스. 그러면 그런 영화관에서 스크린 숫자만큼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장 흥행이 잘 되는 영화를 아무 때고 가도 볼 수 있게 같은 영화가 주르르,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는 있기는 한데 시간표가 평일 아침 첫 회 아니면 마지막 회, 그것도 아니면 한참 바쁜 낮 시간대에 퐁당퐁당.이렇게 스크린이 많은데도 또 어떤 영화는 예매 시작하자마자 매진이 되어 볼

    이안 영화평론가
    2024-04-22
  • [미디어 인 붓다] 37. 다큐멘터리 〈바람의 세월〉

    [미디어 인 붓다] 37. 다큐멘터리 〈바람의 세월〉

    지금도 선명한 장면이 있다. 별 생각 없이 틀어놓은 뉴스에 비친 바다. 방송 카메라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배가 기울고 있다고 했다. 수학여행 가는 학생들이 단체로 타고 있다고. ‘저런, 큰일이네, 아이들 참 무섭겠다. 부모들 걱정이 얼마나 클까’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렇게 다들 알게 된 상황이니 곧 구조가 되려니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전원 구조’라는 뉴스가 이어졌고, 수학여행 제대로 하긴 글렀으니 좀 억울하려니 정도로 생각했었다. 꼬박꼬박 세금 낸 보람도 느꼈다.아니었다. 오보란다. 어선들이 달려가고, 헬기가 떠있는 장면을

    이안 영화평론가
    2024-04-08
  • [미디어인 붓다] 36. SF영화 〈듄: 파트2〉

    [미디어인 붓다] 36. SF영화 〈듄: 파트2〉

    SF는 영어로 Science Fiction, 그러니까 과학에 대한 허구적 이야기를 지어내는 장르이고, 관습적으로는 ‘공상과학’이라고 번역하곤 한다. 그런데 사실 SF장르 안에 ‘공상’과 ‘과학’에 고르게 방점을 둔 작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령, 개봉 전부터 전 세계 흥행을 노린 〈듄: 파트2〉 같은 작품은 원작인 소설이나, 그 소설의 설정을 가져다가 만든 컴퓨터 게임이나 1984년에 데이비드 린치 감독이 연출했던 〈듄〉(이 영화를 당시에는 ‘사구’, 그러니까 ‘모래 언덕’이라고 소개됐던 작품)이나, 최근작까지 아무리 살펴봐도 설

    이안 영화평론가
    2024-03-25
  • [미디어 인 붓다] 35. 영화 〈파묘〉

    [미디어 인 붓다] 35. 영화 〈파묘〉

    학교 다닐 때, 소풍날이나 운동회에 비가 오면 아이들끼리 소곤대곤 했다. ‘우리 학교 처음 지을 때 땅을 파는데 피가 쏟아지더니 커다란 이무기 몸통을 잘랐대. 하루만 더 있으면 용이 되어 승천하려던 이무기였는데 그렇게 죽게 되면서 원한을 품고 저주를 내렸대. 그래서 소풍날이나 운동회 때마다 비가 오게 된 거래.’ 뭐 이런 이야기들.황당하지만 뭐, 아주 뜬금없는 이야기는 아니기도 하다. 근대적 학교는 갑자기 넓은 빈 터를 필요로 했고, 풍수를 오래 존중해온 문화권에서 좋은 땅은 이미 ‘명당’이라는 이름으로 도시에서는 이미 사람이 들어

    이안 영화평론가
    2024-03-11
  • [미디어 인 붓다] 34.불교고전영화 ,

    [미디어 인 붓다] 34.불교고전영화 <만다라>,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한국영화 100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가운데서 반드시 꼽히는 불교영화라면 특히 임권택 감독의 〈만다라〉(1981)와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이 꼽힌다. 임권택 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이 만든 〈만다라〉는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두 사람의 협업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작품으로 꼽힌다. 수행자로서 겪게 되는 번뇌와 만행의 과정에서 계율로 자신을 다스리려는 법운 스님(안성기 분)이 계율에 얽매이지 않고 무애한 해탈의 길을 구하는 지산 스님(전무송 분)과 맞닥뜨리며 품게 되는 고뇌를 영화는 법문이 아니라

    이안 영화평론가
    2024-02-22
  •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