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혼란할수록 무력감 높아져
서로에 의지처 되는 분위기 필요
종교공동체 등 연결의 장 마련을
요즘 우리 사회는 정치적 격변 속에서 불안과 혼란을 겪고 있다. 대통령 탄핵과 내란 혐의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민의 마음에 큰 동요가 일고 있으며, 사회적 갈등 또한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가장 깊이 살펴보아야 할 것은 서로를 지지하고 함께 안정을 이루는 길이다.
아이가 어머니의 부드러운 손길 속에서 자신이 보호받고 있다는 확신을 얻을 때, 그 마음에는 편안함과 신뢰가 자리 잡게 된다. 반대로, 부모의 잦은 다툼이나 경제적 어려움, 혹은 학대가 있는 환경에서는 아이가 불안과 스트레스 속에서 자라나기 쉽다.
어린아이는 감정을 스스로 다스리는 법을 배우기 전까지, 부모(혹은 양육자)가 그 감정을 받아주고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불안과 좌절을 어머니가 품어주고, 소화하여 다시 부드럽게 돌려주는 과정이 반복될 때, 아이는 세상은 안전한 곳이며, 자신은 존재만으로도 귀한 존재라는 믿음을 키워나간다.
그러나 이러한 심리적 안정은 단지 개인적인 경험에서만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사회적 환경과 깊이 연결돼 있으며, 안정된 공동체 속에서 더욱 단단해진다. 사회가 안정되고 신뢰가 두터우면 개인은 스스로를 지탱할 힘을 갖지만, 사회가 불안정해질수록 위축되거나 의존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기 쉽다.
정치적 혼란이 길어질수록 국민은 불안, 분노, 무력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자리를 잡는다. 사회적 신뢰가 무너지고, 공동체의 유대가 약해지면, 우리의 정신적 회복력도 함께 떨어지게 된다. 이런 감정이 계속될 때, 우리는 일상에서 기쁨을 찾기 어려워지고, 심리적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더해지며 생산성은 더 떨어질 수 있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개인과 사회가 함께 마음의 평온을 회복해 나가는 일이다.
개인은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건강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대화를 통해 나누거나, 글쓰기를 하면서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더불어, 우리 사회 전체가 서로를 보듬고 지지하며, 함께 걸어가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정신적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감싸 안고,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 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와 지역 사회는 이러한 지원이 필요한 이들이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종교·명상공동체나 지역 커뮤니티는 사람들과 연결하는 장을 마련하자.
부처님께서는 <자애의 경>에서 “모든 님은 행복하여지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고통을 바라지 않나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서로를 감싸는 따뜻한 울타리, 함께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대한민국은 더 안전한 쉼터가 될 수 있다. 작은 연등 하나를 밝히듯, 서로를 위한 온기를 더해 나아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