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4일 아산서 ‘환수유산博’ 개관
소장자가 믿을 만한 기탁처 역할
환수유산 활용한 청소년 교육 실시
5월 24일 오전 10시, 이순신 장군 묘소가 있는 충남 아산 음봉면에서 ‘환수문화유산기념박물관’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에 앞서 박물관 개관에 노력한 인사들이 모여 고유제를 봉행했다.
“16개국 21곳의 문화 의병이 결집하여 존귀한 역사를 품고 미래세대의 디딤돌이 되기 위해 터전을 마련했습니다.”(고유제 제문 중)
문화유산회복재단은 고구려 수막새, 9세기 신라 여래불상, 고려 문신 경휘의 묘지, 우암 송시열의 송자대전 목판, 조선시대 문수보살도 등 그동안 외국에서 환수한 문화유산 200여 점과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조경남의 산서집, 1800년대 인구조사 자료인 경북 봉화의 호적단자, 일제강점기 문화유산 피해 자료 등 1000여 점을 소개하는 ‘환수문화유산기념박물관’을 5월 24일 개관했다.
박물관은 △환수유산전시실 △한국 문화유산이 소개된 외국 소장기관 도록 도서실 △정규홍 자료실 △국외문화유산 홍보실 △국제협력관 △특별전시실 등으로 구성됐다.
문화유산회복재단이 환수한 문화유산을 기념하기 위해 박물관을 설립한 이유는 외국에 있는 문화유산의 환수에 있어 소장기관(인)이 믿고 기증·기탁할 공간의 필요성과 가치 활용 때문이다. 실제로 국외에 있는 문화유산 중에 민간 소장이 많이 있으나, 과거와 달리 소장인의 세대교체 과정에서 유물이 헛되이 취급되어 버려지거나 은닉, 사장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미국 등 몇몇 동포 소장가의 사망으로 환수 협의를 진행하던 중요 유물이 흩어지고 추적이 불가하게 된 사례는 박물관 설립을 빠르게 진행하게 한 계기가 됐다.
또한 가치 활용에 있어 청소년 교육은 세대적 연결과 가치 확산에 중요한 요소이다. 공유와 공감을 위해 구경 위주의 기존 박물관과 달리 환수기념박물관은 오감으로 실감하고 체험함으로 이해를 돕고 감수성을 높이고자 구성했다.
문화유산회복재단은 지난 2022년부터 ‘교실로 찾아가는 문화유산 실감교육’을 실시했고 그 만족도가 90%가 넘었다. 하지만 교실 수업의 한계로 ‘더 많이, 더 오래, 더 재미난 이야기를 해 달라’는 요구에 부응할 수 없었다. 이에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놀이터 같은 박물관’으로 꾸몄다. 박물관에는 전통놀이인 윷놀이, 사방치기 등 다양한 놀거리도 마련됐다.
박물관의 또 다른 특징은 전시대, 책장, 책상 등을 친환경 종이 소재인 허니콤으로 제작했다는 점이다. 그림 등의 전시에 있어서도 가볍고 변형이 용이한 허니콤은 자원의 활용도를 높이는데도 매우 유용하다.
환수문화유산기념박물관은 ‘국제적인 활동’을 목표로 한다. 국제박물관협의회(ICOM)에 가입 전 세계 피해 문화유산의 원상회복을 촉구하고 저개발국가의 환수를 지원하고자 한다. 축적한 환수 활동의 성과를 세계적으로 공유·확장하는 국제적인 네트워크의 장이자 활동 공간으로서 ‘첫 사례’가 바로 ‘환수문화유산기념박물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