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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만다라] 박찬욱 밝은사람들연구소장
위로 누나만 다섯이었던 소년은 주변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자랐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기울어진 가세를 일으켜야 했기에 더욱더. 스스로의 부담감에 짓눌리던 청소년기에 만난 불교는 새로운 세계였다. 재수하며 동국대 불교학과를 지원하려고 했으나 주위의 반대로 한국외대 중국학과에 입학했고 졸업 후에는 대기업 무역상사에 입사했다. 그렇게 평탄한 인생을 살 것 같았다.하지만 그의 마음은 어딘가 허전했다. 수행을 하고 싶었다. 대학 때에도 불교와 요가, 힌두 등의 다양한 수행서적을 섭렵했던 그였다. 결국, 잘나가던 무역상사에 사표를 던지고 대한
신중일 기자11-20 18:21 -
“교사 인생 36년…매순간이 부처님 가피였죠”
1만3140일. 2월 28일자로 동국대 사범대학 부속 은석초등학교에서 퇴임하는 양형진 교장의 재직기간 일수다. 1988년 3월 은석초등학교에서 교사로 부임했던 그는 오롯이 36년 동안 은석초 한 곳에서 교편을 잡아 아이들을 가르쳤다. 퇴임을 앞둔 2월 20일 학교 교장실에서 양형진 교장을 만났다. 36년 교직생활의 소회를 묻자 양형진 교장은 “모든 순간들이 부처님 가피였다”고 술회하며 말머리를 풀었다.“입학 경쟁률이 높아서 어깨에 힘을 주며 근무하던 때도 있었고, 미달이 되어 전전긍긍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학교상황이 안 좋을 때는
신중일 기자2024-02-22 -
Interview Ceo / 어싱슈즈·수행화 보급 나선 홍재화 필맥스 대표
불교에서 걷기는 오래전부터 수행의 일환으로 자리 잡고 있다. 화두를 잡고 걸으며 참선하는 ‘행선(行禪)’, 위빠사나 알아차림 수행의 방편인 ‘경행(經行)’ 등이 그것이다. 불교경전 에서 ‘수행자는 걸어갈 때 나는 걷고 있다고 알아차릴 것’이라고 이를 정도다.걷기 명상, 행선, 경행에 필수적인 것은 바로 발의 상태. 위빠사나에서 맨발로 경행을 하는 것은 알아차림에 유리하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일상생활에서 쉽게 걷는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우리의 맨발과 비슷한 상태, 그리고 발이 최대한 자유롭게 움직일
노덕현 기자2023-11-09 -
100년 전법불사 이어가는 부루나 후예…“바로 선 청년 불자 양성, 제대로 된 전법을”
“수행자들이여, 인간의 이익과 번영과 행복을 위해 길을 떠나라. 둘이 가지 말고 홀로 가라. 처음도 아름답고 중간도 아름답고 마지막도 아름다우며 말과 내용을 갖춘 가르침을 설하라.”2500여 년 전, 부처님이 60여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전도선언’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부처님 가르침’은 그렇게 시작됐다. 부처님의 결심과 60명의 제자들에서 시작된 불사였다. 시대마다 그 시대의 부루나와 아난이 있어 오늘의 우리는 그 가르침으로 살고 있다. 시대마다 이름을 달리한 수많은 제자들이 있어 부처님의 ‘전도선언’은 유구한 역사와 함
글·사진=박재완 기자2023-05-24 -
잊혀진 佛母 발굴해 낸 ‘미술 평론 대부’…“미술 한류는 불교미술의 미래와 직결”
“미술로 감동과 영감을 주는 사회를 만드는 데 미술관이 앞장서겠습니다”지난 2월 25일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재임명된 윤범모 관장의 ‘새로운 3년 비전’이다. 국립미술관의 관장으로서 이 시대에 제시할 수 있는 비전으로 이만한 것이 없을 것 같다. 이 사회가 미술의 힘으로 감동과 영감을 받아 지속되는 사회가 된다면, 즉 문화의 가치가 사회의 원동력이 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훨씬 긍정적인 사회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평소 “한국미술의 역사 절반이 불교미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불교미술과 불교를 모르면 우리 문화의 전반을 이
대담=김주일 국장·정리=박재완 기자2022-05-08 -
'쟁점으로 살펴보는 현대 간화선' 펴낸 인경 스님
간화선은 화두를 참구하는 불교 전통의 선(禪) 수행방법이다. 전승돼 온 공안(公案)을 참구하는 것인데, ‘이뭣고’ ‘끽다거’ ‘부모미생전’ 등이 그것이다. 이 같은 선문답들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간화선은 어려운 것’ ‘스님들이 하는 수행법’이라는 인식도 적지 않다. 현대의 스님들은 이 같은 간화선을 대중화하고자 적지 않은 노력을 해왔다. 이 같은 시도는 일정부분 성과를 냈는데, 대표적인 것이 선(명상)과 심리학, 상담학을 접목하는 것이었다. 한국명상심리상담교육원 원장 인경 스님은 선과 심리·상담학을 접목한
신성민 기자2022-03-28 -
[특별인터뷰]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원경 스님
2002년 5월 11일 김천 직지사에서는 ‘월드컵 기념 주한외교사절 템플스테이’가 열렸다. 1박 2일 동안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핀란드, 호주, 헝가리를 비롯한 24개국 대사 부부 등 50명이 참여해 국내외적 관심을 모았다. 이는 ‘템플스테이’라는 명칭이 처음 사용된 것으로, 한국관광사에 큰 족적을 남긴 ‘템플스테이’의 시작이기도 하다.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관광콘텐츠로 자리잡은 ‘템플스테이’가 운영 20주년을 맞는다. 성년이 된 템플스테이의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원경 스님은 누구보다도 그 소회가 남달랐
신성민 기자2022-03-15 -
[특별인터뷰] 복지관장 20년 퇴임한 화평 스님
서울 광진노인종합복지관장 화평 스님이 20년간의 관장 소임을 내려놓고 산중으로 돌아간다. 2003년 5월, 복지관 개관과 동시에 관장으로 취임해 불철주야 달려온 화평 스님은 2월 24일 이취임식을 앞두고 마련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보살행을 실천하는 시간으로 하나의 수행과정이었다”고 지난 20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광진노인종합복지관은 개관 이후 꾸준히 어르신 교육과 문화생활 지원활동, 노인 일자리 사업 등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전문가들로부터 노인복지 지평 확대에 큰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르신뿐 아니라 세대통합에도 중
임은호 기자2022-02-25 -
“종합예술 영산재엔 희망 담겼죠”
영산재(靈山齋), 한국의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석가모니 부처님이 영취산에서 행한 설법인 영산회상을 현재 자리에 재현하는 불교 의례로, 법회를 통해 무주고혼을 천도하는 의미를 가진다. 불교를 대표하는 의례이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아는 불자들은 드물다. 하물며 일반 국민들은 영산재의 존재에 대해 알 리가 만무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영산재의 대중화와 홍보를 위해 나선 대학생들이 있다. 지난 5월부터 영산재 홍보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은 ‘영며들다’ 팀이다. 팀에는 서준영(23, 고려대 사학
신성민 기자2021-11-16 -
“사부대중 1만일 기도원력이 곧 불사”
“만일결사는 30년간 이어지는 기도입니다. 매일매일 기도와 나눔을 실천하는 불자 한사람 한사람이 자신을 변화시키고 주변을 바꾸고 나아가 사회를 바꾸는 씨앗이 되는 과정이지요. 결사에 동참하는 사부대중의 원력, 그 자체가 곧 이 세상을 불국토로 만드는 불사인 셈입니다.”용인 법륜사가 2014년 8월 17일 입재한 ‘붓다로 살자 운동 실천을 위한 만일결사’가 8월 8일 2500일 회향을 맞았다. 햇수로만 7년, 1만일 중 4분기의 첫 번째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코로나 팬데믹에도 흔들림 없이 결사를 이끌고 있는 주지 현암 스님은 “만일
송지희 기자2021-08-20 -
[특별인터뷰] 〈경불회 60년사〉 펴낸 경불회 동문들
한 단체가 60년이라는 시간을 오롯이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대학 동아리는 더욱, 종교 관련 동아리라면 더더욱. 실제, 2000년대 들어 대학 불교 동아리는 쇠퇴일로를 겪었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활동 중인 대학 불교 동아리는 약 60여 곳. 한때 120여 곳이 활동했던 것에 비하면 절반가량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환갑을 맞은 경북대 불교학생회도 부침이 있었다. 2010년 이후 소규모로 유지돼다2018년부터 동문과 지역불교계 등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제는 40여 명이 활동하게 됐다. 동문 지원의 중심에는 경북
글=신성민 기자·사진=박재완 기자2021-07-09 -
[특별인터뷰] 〈한국불교회화사〉 발간한 문명대 한국미술사연구소장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는 것은 어렵고 고되다. 누구나 갈 수 있으나 아무나 가지 못하는 그런 길이어서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한 점 흐트러짐 없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들을 세간에서 존경하는 이유도 새로 개척해나간 그 길이 후대에게는 이정표가 되기 때문이다. 문명대 한국미술사연구소장(동국대 명예교수)은 ‘불교미술’이라는 아무도 가지 않던 길을 묵묵히 걸어온 학자다. 그만큼 문 소장이 보인 연구 성과는 가히 방대하다. 불교미술 관련 저서만 50여 권, 논문만 300여 편에 달한다. 그는 수많은 이정표를 남겼고, 현
글=신성민 기자, 사진=박재완 기자2021-07-02 -
[인터뷰] 군포시립노인요양센터 원장 취임한 수안 스님
인간은 늙고 병들어 결국 죽는다. 태자였던 석가모니 부처님도 동서남북 네 곳의 성문 밖에서 ‘생로병사’의 광경을 목도하고 고뇌하다가 출가했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생사의 순환을 가장 피부로 느끼는 세대는 아무래도 노년의 어르신들이다. 늙고 병들어 가는 노년을 안정적이며 편안하게 보내는 것은 개인 인생을 마무리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군포시립노인요양센터 원장으로 6월 1일자로 취임한 수안 스님은 노인들의 편안한 노후를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6월 7일 원장실에서 만난 수안 스님은 취임
글=신성민 기자·사진=박재완 기자2021-06-14 -
[인터뷰] 〈종용록 강설〉 완간한 성본 스님
“선(禪)은 부처님의 마음이요, 교(敎)는 부처님의 말씀이다.” 서산 대사의 저서 〈선가귀감〉에 수록된 문구다. 이를 통해서 보면 불교는 부처님의 마음과 말씀을 통해 깨달아 스스로 부처가 되는 종교이다. 부처님의 마음과 말씀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단연 수행과 경전이다. 부처님의 말씀은 팔만사천법문이라 할 정도로 방대하다. 이 방대한 법문은 경전에 모두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논서부터 고승·조사들의 선어록까지 불법의 요체를 담아내고 있다. 모두 불교의 바른 가르침을 전하고 있기에 무엇 하나 허투루 볼 수 없다. 동국대 경주캠
글=신성민 기자·사진=박재완 기자2021-06-04 -
[특별인터뷰] ‘불교의 바닷길’ 기획한 윤리나 국립해양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기원전 6세기 석가모니 부처님이 창시한 불교는 중앙아시아와 중국을 거쳐 한반도로 전래된다. 전래된 시기는 삼국시대로 고구려가 가장 먼저 불교를 받아들였다. 사료에 따르면 고구려 소수림왕 2년(372년)에 전진왕 부견이 순도를 시켜 불상과 불경을 가져오라고 한 것이 한반도 불교의 시작이고, 교과서에 수록된 공식적인 역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역사를 살펴보면 모든 사상과 문물은 육로를 통해서만 교류·전래되지 않았다. 도리어 해상을 통한 전래가 더 빈번했다. 그럼에도 해상 불교 전래와 교류에 대해서는 평가가 인색하다. 이같은 해상 불교
대전=신성민 기자2021-04-10 -
[인터뷰]봉려관불교문화연구원장 혜달 스님
근대 제주불교 재건한 봉려관스님의 입적후 82년 지났지만생애·업적 조명 미흡한 수준2017년 왜곡된 주장 알게 된 후문헌자료·구술채록 등 본격화90여명 증언 확보해 교차 검증노스님과 사숙은 종종 혜달 스님을 앉혀두고 봉려관 스님의 이야기를 꺼냈다. 조선시대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형상에 의해 수많은 사찰들이 폐허가 되고 불교의 씨앗이 사라졌던 제주도, 이후 200여년간 지속된 암흑기의 제주불교를 다시 일으킨 비구니 봉려관.그는 엄혹했던 시기 여성의 몸으로 육지와 제주를 오가며 관음신앙에 의지해 불연의 씨앗을 지폈고 관음사를 비롯한 사찰
송지희 기자2021-03-25 -
[인터뷰]차인생 40여년 소장자료 기증한 박동춘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장
초의선사 다맥(茶脈) 5대 계승자1985년 응송스님에 전다게 받아‘초의차’ 전통, ‘동춘차’로 이어가박동춘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장이 초의선사(草衣禪師, 1786~1866) 관련 고문서 등 169건 364점을 국립광주박물관에 기증했다. 기증식을 하루 앞둔 1월 6일, 서울 운니동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에서 박 소장을 만났다. 맑고 청량한 ‘동춘차’ 한잔 앞에 두고 초의선사에서 범해, 원응, 응송 스님으로 이어진 다풍을 계승하며 40여년 간 오직 차문화 복원과 계승, 연구에 매진해 온 그 인생에 담긴 철학을 들었다. 1월 7일 소
송지희 기자2021-01-12 -
“부산시장, 소통·공감력 갖춘 민주적 인물 적격”
올해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박형준 동아대 교수의 ‘독주 체제’가 두드러졌다. 박 교수는 민주당 후보군과의 1대 1 가상대결에서도 모두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부산과 부산MBC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주)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 2~3일 18세 이상 부산시민 1007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서 ‘여야 후보를 모두 포함한 부산시장 적합도’는 국민의힘 박형준 교수가 26.5%로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박 교수가 후보군 중 유일하게 20%대 중·후반 지지율을 기록해, 다른 후보들을 오차범위 밖
대담·정리=김주일 편집국장, 사진=하성미 부산주재기자2021-01-07 -
“민족苦 해결 통일운동은 호국불교”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휴대전화 너머로 익숙한 노래 가사가 통화 연결음악으로 흘러나온다. 통화 연결음악으로도 통화의 주인공인 누구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 바로 조계종 원로의원 법타 스님이다. 법타 스님은 통일운동의 불모지였던 불교계에 ‘통일운동’의 불길을 당긴 불교계 1세대 통일운동가이다.평생을 수행자로서 통일운동에 매진해온 법타 스님이 이번에는 북한학 전문 연구자로 이름을 알렸다. 스님은 동국대 북한학과에서 ‘북한 조선불교도연맹 연구’로 올해 상반기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간 북한 종교 전반에 관련해 조선불
글=신성민 기자, 사진=박재완 기자2020-02-28 -
“난 평생 ‘東國人’… 항상 동국에 남겠다”
동국대 제 40대 이사장 법산 스님이 2월 17일 이사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법산 스님의 삶 속에서 ‘동국’이라는 단어는 가장 큰 지분을 갖는다. 15세에 남해 화방사서 출가한 스님은 마산대학(현 영남대) 재학 당시 서경수 동국대 교수와의 인연으로 동국대에 입학해 수학했다. 이후 6년 간의 대만 유학 생활을 마친 스님은 1986년 동국대 선학과 조교수에 부임한 이래 2010년 정년퇴임까지 25년간 동국대 교수로서 후학 양성에 매진했다.정년퇴임 후에도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로 선임돼 학교 발전에 기여했고, 지난해 6월 27일 제40대
대담=김주일 국장, 정리=신성민 기자2020-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