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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서 칼럼] “장로 대통령, 종교갈등 부추기다”
올해 7월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 불교ㆍ개신교ㆍ가톨릭 등 3대 종교 지도자 300명을 대상으로 ‘정치와 종교’에 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종교편향적이었던 대통령으로 1위가 김영삼 대통령(42.7%), 2위는 이승만 대통령(30.0%)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스님 70.8%와 신부 48.9%가 김영삼 대통령을 꼽은 데 반해, 흥미롭게도 목사의 경우 8.9%만이 김영삼 대통령이라고 답한 반면 50%가 이승만 대통령을 꼽은 것을 보면 종교간 미묘한 정서적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되고 제일 먼저 한 일은 국민의 뜻을 위임받아 엄격히 집행하는 청와대라는 상징적인 공공장소에 목사를 초청하여 예배를 본 일이다. “당선되면 청와대에 찬송가가 울려 퍼지게 하겠다”던 개신
박광서 교수(서강대)2007-10-31 -
[박광서 칼럼] “공직자 종교 발언 삼가야”
종교인들 중에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특정종교 신자임을 나타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선진국에서는 공개적인 종교 표현을 상식에 어긋나는 일로 간주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노골적인 종교발언이 잦아 어색하고 불편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한다. 개인의 취향이라면 할 말이 없으나 그가 공직자 신분이라면 차원이 전혀 달라진다. 그런 행위는 국민들로부터 일시 위임받은 ‘세속적 권력’과 자신들이 믿는 ‘종교적 권위’를 동시에 이용하려는 위헌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농촌공사의 한 지사장이 자신의 명함 앞면에 ‘지사장 ○○○’, 뒷면에는 ‘○○교회, 장로 ○○○’라고 인쇄, 보기에 따라서는 장로임을 먼저 내세우는 명함으로 느껴져 타종교인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게 사용해 온 것으로 밝혀져 문제가
박광서 교수(서강대)2007-10-30 -
[박광서 칼럼] “종교로 인한 군 내 인권침해 없어야”
2004년 한 예비역 군종장교가 일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군대 내에서의 기도 강요 행위가 헌법 상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대광고 강의석군 사건으로 인해 종교의 자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진 바로 그해였기 때문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공식회의를 주재하는 지휘관이나 공식행사에 초대된 군종참모인 성직자가 특정종교의 기도를 강제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은 군대생활을 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얘기다. 아직도 지휘관의 종교가 문제가 되는 후진적 군대라는 아쉬움과 함께 군 내부의 문제를 일간지에서 공개적으로 다룰 만큼 어느새 언론의 자유가 많이 신장되었다는 사실 이 반갑기도 했다. 다행히도 그 기사가 나간 후 군에서 바로 사실 관계를 확인하여 전군에게 종교적 강제성이
박광서 교수(서강대)2007-10-24 -
[박광서 칼럼] “강의석씨 대광고에 승소”
지난 10월 5일 서울지방법원(민사90단독 배기열 부장판사)은 “대광고는 강의석씨에게 1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학교가 종교의식을 강요해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는 강씨의 주장을 받아들인 결과다. 2004년 6월 당시 대광고 학생회장이었던 강씨(현재 서울법대 3학년)가 단식농성과 1인시위를 통해 ‘예배선택권’을 달라며 학내 종교자유를 주장한지 3년 반, 그 후 2005년 10월 7일 대광고 재단과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지 꼭 2년만이다. “종교단체가 선교 목적으로 학교를 설립했다 하더라도 공교육 시스템 속의 학교로 존재하는 한 선교보다는 교육을 1차적 기능으로 삼아야 한다. 비록 학생들의 올바른 심성과 가치관을 심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도 종교에
박광서 교수(서강대)2007-10-17 -
[박광서 칼럼] 국내외 과도한 선교활동 제한 법제화 필요
두 명의 선교활동가의 희생과 함께 온 국민을 불안하게 했던 탈레반 피랍 사태가 종결되었다. 그런데 뒷맛이 씁쓸하고 마음이 착잡하다. 이 사건이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성격 때문이리라. 문제의 핵심은 기독교의 무분별한 해외선교, 정부의 미숙한 대처, 그리고 구상권 청구 논란 등 세 가지가 아닐까 싶다. 첫째, 개신교의 무모한 선교전략이다. ‘타문화와 타종교를 무시하고 파괴’하는 것을 선교성과로 자랑스럽게 내세워왔던 한국의 기독교 근본주의 전통이 이번 사태의 배경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개신교인들의 무례한 전도행태에 대해 그동안 경고음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가 그때마다 사회문제화 하지 못하고 관대했던 것이 오히려 내성을 키운 것 아니냐는 자조의 목소리도 있
박광서 교수(서강대 물리학과)2007-09-19 -
[박광서 칼럼] 국가사업 지원자격에 '종교제한' 없애야
“국가(예산 집행되는) 사업에 특정종교인만 지원할 수 있다니….” 수년 전 외교통상부의 산하기관인 국제협력단(KOICA)이 시행하는 해외봉사단 파견 지원사업에서 특정종교 성향의 비정부기구(NGO)들이 봉사단원 선발에 종교제한을 둬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국가와 종교 간의 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 사건으로, 부분적으로 시정이 되었다지만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이슈로 남아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NGO들은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해원협)를 결성하고, 자체 기준에 따라 선발한 봉사단원들에게 국내 사전훈련과 현지훈련을 실시하는데, 봉사단원 선발과정에서 ‘해원협’ 홈페이지에 ‘비전 있는 기독교인, 심신이 건강한 개신교 청장년 남녀’ 등으로 자격조건을 특정종교인으로 제한하는 공고를 냈던 것이 문
박광서 교수(서강대)2007-09-10 -
[박광서 칼럼] 공직 이용 특정종교 결합 시도 중단해야
공직 신분을 망각하고 특정종교에 편향됨으로써 국민화합을 저해하고 종교대립을 조장하는 사례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이미 살펴본 바 있는 이명박, 정장식, 문봉주의 경우와 같이 공직자가 종교계를 직접 찾아가 공직 신분을 과시하거나 지나친 종교 활동을 하는 경우가 그 첫 번째이다. 올해 1월 26일 안상수 인천시장이 ‘성시화운동 법인설립 감사예배’에서 한 발언도 이와 유사한 경우이다. 그는 “세계선교센터 건립 추진으로 인천은 전 세계에 파송한 1만6천여 명의 한국인 선교사들을 돕는 선교도시로 세계복음화의 관문이 될 것이며, 성시화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로 인천에 성시화운동본부가 설립된 것을 270만 인천시민과 함께 축하한다”고 말해, 인천시를 끌어들여 성시화운동을 축하하고
박광서 교수(서강대)2007-09-10 -
[박광서 칼럼] “공개적 종교활동 하려면 ‘공직’ 옷 벗고 해야”
2004년 이명박 서울시장, 정장식 포항시장에 이어 2005년 초에는 뉴욕의 문봉주 총영사가 공개적으로 기독경 강좌를 열어 공직자 신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했던 기억이 새롭다. 한국의 온누리교회 장로인 문 총영사는 그동안 국내에서는 물론 중국ㆍ뉴질랜드ㆍ워싱턴 DC 등 해외 근무지마다 기독경 강좌를 열어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뉴욕교포들을 상대로 언론에 대대적으로 광고를 내고 80달러의 수강료까지 받으며 2005년 1월 23일부터 8개월 동안 매주 ‘성경의 맥을 잡아라’란 주제로 공개강의를 하기로 해 물의를 빚은 것이다. 게다가 그는 부임 후 직원 개개인의 종교를 직접 묻고 매주 수요일 근무 시간 중인 오후 1시 30분부터 2시간가량 영사관 대회의실에서 개신교
박광서 교수(서강대)2007-09-10 -
[박광서 칼럼] '성시화운동' 등으로 사회분열 조장
{image1}2004년도는 강의석군의 ‘예배거부’ 사건과 이명박씨의 ‘서울시 봉헌’ 사건 외에도 사회적으로 유난히 종교문제가 계속 불거진 시기였다. 공과 사를 구분 못하고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종교갈등을 부추겼던 또 다른 대표적인 사례로는 정장식 당시 포항시장의 과도한 종교활동을 들 수 있다. 정 시장은 기독교인 기관장 모임인 ‘홀리 클럽(Holy Club)’ 활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도시의 기독교화를 목적으로 한 소위 ‘성시화(聖市化)운동’에 포항시 예산 1% 지원을 계획했다는 의혹 때문에 곤혹을 치렀다. 그는 2004년 5월 30일 1만5천여 명의 기독교인들이 참가한 ‘제1회 성시화운동 세계대회’의 명예준비위원장을 맡아 신앙간증을 통해 “포항을 거룩한 기독교 도시로
박광서 교수(서강대)2007-08-22 -
[종교자유칼럼] 서울이 하나님께 봉헌되다
그동안 본 칼럼이 독자들의 성원과 격려 속에 종교의 사회성을 공론화하기 시작한 지 벌써 반 년이 지나고 있다. 공적 영역 중 특히 교육현장에서의 강제적인 예배와 종교교육, 특정종교인 선별채용 등 위헌의 소지가 큰 문제점들을 집중적으로 드러내 보였다. ‘종교의 자유와 정교 분리’라는 헌법정신에 비추어 본 우리나라의 종교현상은 상당히 왜곡되어 있고, 선진국가로 나아가는 데 해결되어야 할 사회적 화두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병은 알아차린 순간 이미 반은 고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골칫거리인 ‘종교병’도 국민적 관심 속에 말끔히 나아 건강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될 것을 희망한다. 이번 회부터 다루고자 하는 것은 또 하나의 중요한 공적 영역의 문제들, 즉 공인(公人)의 종교ㆍ
박광서 교수(서강대)2007-08-17 -
[종교자유칼럼] 이명박 장로
대선의 계절이다. 한나라당의 용호상박도 구경거리이고, 소위 범여권의 지형변화도 관심거리다. 국가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고자 하는 염원이 있어서일 것이다. 그런데 가장 유력한 예비후보 중의 하나라는 이명박 장로에 대해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그의 종교와 관련된 행적에 관해서다. 하필이면 이 시점에 그 얘기냐고 할지 모르지만, 국민들에게 공인의 ‘정교분리’ 문제를 가장 생생하게 상기시켜 준 ‘서울시 봉헌’ 당사자인데다, 그가 그나마 국민의 소리에 진지하게 귀 기울이게 할 수 있는 때는 지금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명박씨는 2004년의 서울시 봉헌 사건 외에 지난해에도 부산의 한 광적인 개신교 행사에 보낸 축하 동영상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다. 2006년
박광서 교수(서강대 )2007-08-17 -
[박광서 칼럼] 정부의 관리감독 책임
우리 사회는 선진교육을 책임질 만한 인격적 자질과 인권 감수성을 갖춘 교사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소수 함량미달의 교사들 때문에 전체 교사들에 대한 신뢰감이 상실되고, 특히 교사 개인의 종교편향성과 인권의식 결여로 인해 학생들이 겪게 되는 고통은 이제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학교 내에서 종교 갈등과 인권침해를 없애고 질 높은 교육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리감독의 일차적 책임이 있는 학교장의 인권의식과 해결의지일 것이다. 사실 학교장의 의지만 확고하면 교육현장에서의 웬만한 종교인권 침해는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학내 종교 갈등은 문제의식이 부족한 학교장 스스로가 덮고 감추려는 경향 때문에 더 꼬이기도 한다. 더구나 학교장의 종교
박광서 교수2007-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