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0:52 (수)

공일 스님의 ‘BT시대, 불교로 읽다’ 21건의 기사가 있습니다.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21. 단제 선사 황벽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21. 단제 선사 황벽

    바이오테크닉은 색법 위주로 흐르는 것이라 인식하기 쉽다. 그러나 옛 선사들의 기연(機緣)을 곰곰이 읽다 보면 색법과 심법이 둘이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오늘 우리 뺨에 누군가의 손바닥 자국이 남는다면 우리는 그 순간 반대편 뺨도 돌려 대는 아량이 생길 것이다. 우리 눈의 허물이 벗겨지면 실상의 진면목 앞에 거짓은 사라지고 올바른 것들이 드러날 것이다. 여전히 우리는 두 눈을 가지고 있기에 일척안(一隻眼)이 되지 못한 것은 아닌가? 기묘한 신기술에 현혹돼 헛된 꿈을 꾸면서!〈벽암록〉 11칙에 의하면, 황벽은 부처와 조사의 커다란

    공일 스님/ 봉은사 포교국장
    10-31 10:02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20. 수식관의 호흡수행

    과학지상주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나노 테크닉과 양자 역학이 보여 주는 경이로움, 인공지능의 발달 단계가 초래할 신세계의 모습, 이러한 과학 기술의 양상은 위기감과 불안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일말의 공포감이 느껴진다. 삶 자체가 위험하여, 두려움 없는 ‘무유공포’로 인도하는 ‘원리전도몽상’의 선언이 과연 무색한 것은 아닐까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이럴 때일수록 원천적 수행으로 돌아가는 것이 상책이다. 초기불전에서 소박하게 제시되는 수식관의 호흡수행은 ‘정신을 오로지하여 안반(安般)을 생각하는 것’으로 규정된다. 구체적으로는

    공일 스님/ 봉은사 포교국장
    09-26 13:22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9.우리 시대의 생태 위기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9.우리 시대의 생태 위기

    2025년 무더운 여름이 지속되고 있다. 역대 최고의 기록들이 잇따라 갱신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한반도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전 지구적인 현상이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가뭄과 홍수, 대형 화재와 폭염, 기온 상승과 더불어 야기되는 해수면의 상승 등은 기후 변화 단계를 넘어, 기후 위기를 직접 체감하게 하고 있다. 이 기후 위기의 국면들은 생태계의 교란과 위기로 이어진다. 생태란 생명체들의 다양한 모양과 상태를 뜻하는 ‘ecology’의 번역이다. 이 말은 중심을 뜻하는 ‘core’를 에워싼 ‘envelope’에 대한 이론

    공일 스님/ 봉은사 포교국장
    08-29 09:55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8. 트랜스휴머니즘 시대에 대하여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8. 트랜스휴머니즘 시대에 대하여

    종교의 가르침도 대중의 구미에 맞게 쉽고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대세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를 따르기 전에 선행돼야 하는 문제가 있다. 진리에 대한 검증이 다수결의 문제인가를 검토해야 한다. 참된 이치인 진리의 속성이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어야 하는 것인가? 재미를 추구하는 마음의 바탕은 자극을 원하는 번뇌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심법에 속하는 번뇌는 색법의 몸에서는 질병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도 전래의 유가행파 수행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진 은 이 딜레마에 직면해 다음과 같이 표명한다. 끝이 없는 위대한

    공일 스님/ 봉은사 포교국장
    07-18 10:06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7. 사위설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7. 사위설

    근대 우리 불교를 부흥시킨 경허 선사의 삶은 감동적이다. 그는 참선곡(參禪曲)에서 ‘돌장승이 아이 낳는 그때’에 가르침을 주겠다며 참된 선 수행의 경지로 우리를 초대한다. ‘홀연히 생각하니 도시 몽중’이라는 첫 구절은 우리네 삶이 여전히 미몽에 갇혀 있음을 일깨우고 있다. 깨닫기 전까지는 여전히 업식으로 가려진 무명의 삶! 이는 꿈속 같은 삶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의식에는 여러 층위가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과 비교되는 이러한 인식의 바탕에는 인도식 사유방식이 도사리고 있다. 에 의하면,

    공일 스님/ 봉은사 포교국장
    06-27 10:09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6.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6. <치선병비요경>

    〈치선병비요법(治禪病秘要法)〉에는 ‘심란한 병을 치료하는 72가지 방법(治阿練若 亂心病 七十二種法)’이 수록되어 있다. 원전에 따른 고증에 근거해 아란야에서 발생한 사건 중에서 채택한 내용이다. 독특한 전개를 보여 주는 이 불전은 유송(劉宋)으로 알려진 북량(北쏐)의 황족 안양후(安陽侯) 저거경성(沮渠京聲)에 의해 455년 역경되었다. 좌선을 바탕으로 수식관을 행하여 마음의 어지러움을 치료하는 구체적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치병을 위해 몸을 따뜻하게 하는 약의 복용(治病服煖身藥)’은 우리시대의 난맥상에 적용하기 좋다.

    공일 스님/ 봉은사 포교국장
    05-30 11:05
  •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5. 여래의 오분법신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5. 여래의 오분법신

    오온(五蘊)은 모두 공하다.

    공일 스님/ 봉은사 포교국장
    04-14 11:09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4. 음식과 인간 이해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4. 음식과 인간 이해

    인간은 스스로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한 견해를 기술로 접목시키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고대 인도대륙의 인간 이해는 음식이라는 물질로 이루어진 존재를 설명하는 식소성아(食所成我)로부터 출발하였다. 이런 이해 방식의 장점은 주변 환경에 대한 이해로 시작하기에 관찰과 사유력을 발달시킨다. 하지만 추상의 오류로 빠지기 쉽다는 한계가 있다. 추상적 사고의 귀결로 브라만교 전통은 궁극적 실체를 아트만으로 제시한 것이다. 오장설(五藏說)에 대한 안티테제로 등장한 것이 오온설(五蘊說)이다. 태양족의 후예임을 자부하신 석존의 오온(五蘊, paca

    공일 스님/ 봉은사 포교국장
    03-21 10:38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3. 사물 사이 질서를 바라보다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3. 사물 사이 질서를 바라보다

    석가모니 부처님 재세 시, 인간은 어떻게 이해됐을까? 부처님 당시는 중기 우파니샤드 시대에 속한다. 우파니샤드 시대에는 오묘(奧)한 뜻(義)을 교시하는 오의서(奧義書)와 아란야(森林) 수행과 연관된 삼림서(森林書)를 통하여 인간은 자신에 대한 이해를 확장해 나가고 있었다. 이들 문헌들은 지고한 절대에 대한 인식을 밝힘으로써 무지를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파니샤드는 인간의 본질을 다섯 가지 층으로 이루어졌다고 이해하였다. 피상적 속성으로부터 시작하여 내밀한 본질에 이르는 다섯 겹의 인간의 실체는 어떠한가? 이는 오장설(五藏說)

    공일 스님/ 봉은사 포교국장
    02-07 11:01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2.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공교명(工巧明)’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2.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공교명(工巧明)’

    바이오테크놀로지를 불교로 읽어보려 한 것이 벌써 12번째가 되었다. 한 고비를 정리하며 숨고르기를 할 때이다. 변명이라면, 바이오테크놀로지의 화려함과 장밋빛 미래를 어설프게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합리화라면, 물질만능 시대의 휘황찬 영광의 뒤안길을 파헤치며 정작 살펴야할 본질은 무엇인지 생각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대관세찰(大觀細察)의 균형있는 시각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현대 과학기술에 대한 성찰로 과학만능의 신화가 합당한 것인지 점검하였다. 정작 연장치료, 성적자기결정권, 안락사, 생명복제 등 첨예한 문제는 다루지 못한

    공일 스님/ 봉은사 포교국장
    01-06 11:06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1. 생명에 대한 단상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1. 생명에 대한 단상

    늘 연말이 되면 한해를 마감한다는 정서가 애처로웠으나, 이번 겨울은 특별하다. 이러저러한 일들이 세상을 시끄럽게 하여 아주 유난스럽다. 이 별스런 정서는 석존에 대한 마음조차 흔든다. 석존 그분과 우리 사이를 이어주는 다르마의 핵심은 생명이다. 진즉에 나는 생명이란 삶의 명령, 즉 살아감에 대한 명령으로 이해하기로 했다. 단지 이 한 송이 꽃이 어디에 피어날 것인지 알 수 있을까?그 꽃이 떨어지는 곳을 알 수 있다면, 뿌리의 본질을 바로 이해할 수 있다.만약 그렇지 않다면, 잎을 따거나 가지를 찾으려 하지 말라. (只如此一株花 向什

    공일 스님
    2024-12-06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0. 자가면역질환에 대하여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10. 자가면역질환에 대하여

    평안을 꿈꾸었는데 도달한 곳은 이에 상반되는 곳이라면? 우리 시대의 단면이 이와 비슷하다. 평화와 질서의 이름으로 전란이 일어난다. 사회질서 유지의 기능이 오작동하는 것이다. 건강을 위한 노력들이 질병을 불러오고 있다. 일종의 기능항진으로 인한 역기능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증상들은 자가면역질환(自家免疫疾患, Autoimmune disease)으로 검토 가능하다. 이 질환은 병원균이나 이물질로부터 자신의 몸을 지켜주어야 할 면역세포가 자신을 공격하는 증상들이다. 자가면역의 오작동은 모든 장기와 조직에 나타난다. 전신성 증상을 보이는

    공일 스님
    2024-11-08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9. 항상성의 개념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9. 항상성의 개념

    유별난 여름의 무더운 날씨가 지나면 서늘한 바람이 불고, 겨울이 되면 추위가 유난을 떨 것이다. 여름의 더위와 겨울의 추위 사이를 오가며 삶을 살아가는 것은 신비에 속한다. 환경에 대한 적응력인 항상성(恒常性, Homeostasis)이 생명현상을 가능하게 한다. 개체 자신의 상태를 최적화하여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다. 개체적 생명을 넘어서 지구적 차원에서도 이 항상성은 추론된다. 내년에도 새로운 가지가 돋아나리니, 소란스런 봄바람의 수고로움은 끝내 멈추지 않으리.(明年更有新條在 惱亂春風卒未休, 〈선문염송〉, H76, 165a12)계

    공일 스님
    2024-10-07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8. 혁신적인 기술에 대하여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8. 혁신적인 기술에 대하여

    종교는 그 속성상 전통을 지향한다. 이러한 이유로 종교는 기존의 세계관에 위배되는 새로운 질서에 대하여 우려의 입장을 보인다. 종교계는 신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도입되는 현실에 대하여 일종의 불안감을 표현한다. 하지만 이는 보편적 기준을 검토하려는 노력이지 새로운 세계관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행의 전통을 자랑하는 한반도의 불교는 오히려 혁신적 모습을 보인다. 선사들의 가르침에 따라 기존의 것들을 넘어서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설봉 의존(雪峰義存) 화상은 〈선문염송〉의 786칙을 통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세계가 한 자 넓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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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8-30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7. 아토피 증후군에 대하여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7. 아토피 증후군에 대하여

    아토피 환자들의 부모 세대는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주택개량, 토지개간, 혼분식 장려 등으로 삶을 개선하였다. 그 결과 각종 조미료와 방부제, 세탁제, 살충제 등의 화학물질에 과도하게 노출되었다. 부모들은 큰 문제가 없었으나, 태아 수준에서 오염물질에 노출된 개체들은 성장기를 거치며 각종 아토피성 질병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 ‘아토피(atopy)’라는 용어는 부정의 의미인 ‘a’와 일정한 영역을 뜻하는 ‘topos’가 결합돼 ‘atopy’라는 개념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아토피라는 용어는 특정한 위상 공간(topos) 또는 특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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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19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6. 알레르기와 사회병리현상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6. 알레르기와 사회병리현상

    생명에 대한 기술 즉 바이오테크놀로지의 지향점은 의료현실에서 활용된다. 생명기술의 정점은 최종적으로 무병과 장수를 약속하며 의학과 진료 분야에서 꽃피우는 것이 상례이다. 생명기술은 과학기술과 상보적으로 발을 맞추어 진행하고 있으나 그 바탕은 생명의 속성을 검토하고 있다. 티끌이 하나 일어나니 모든 대지를 거둬들이고, 꽃 한 송이가 피니 온 세계가 열린다.(一塵大地收 一花開世界起)- T48, 159a11불교는 색법보다 심법에 집중하듯, 생명을 중심에 두고 있는 바이오 분야는 기술로 단순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우주라는 꽃

    공일 스님/ 봉은사 포교국장
    2024-06-21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5. 의료기술에 대하여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5. 의료기술에 대하여

    현대과학에서 생명을 다루는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소위 바이오테크놀로지(BT)는 최첨단 분야에 해당하며 제행무상을 실감하게 한다. 그러나 이 기술의 최종 적용은 욕망과 연결되며 의술과 진료의 합성어인 의료와 직결된다. 그만큼 의료현장은 생명을 중심에 두고 질병의 문제를 대면하고 있다. 의학 분야에서는 정상에서 벗어난 상태를 질병으로 규정한다. 해부생리학은 의학의 기초로서, 해부학은 정상적 형태를 학습하는 분야이며, 생리학은 해부학적 형태가 지니는 올바른 기능을 탐구하는 것이다. 여기에 이상이 발생한 것은 병리학 과목에

    공일 스님/ 봉은사 포교국장
    2024-05-22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4. 동물 천도에 대한 단상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4. 동물 천도에 대한 단상

    무문혜개(無門慧開, 1183~1260)가 심혈을 기울인 (無門關)의 두 번째 공안은 ‘백장야호’(百丈野狐)이다. 뒷동산 바위굴에서 찾아낸 여우의 시체를 거두어 준다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인과(因果)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태도를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인과에 대한 불락(不落)과 불매(不昧) 사이의 거리를 확인시킨 사건이다. 다른 맥락으로 이 공안을 활용한다면, 동물천도를 통한 생태적 시각의 회복이라 할 수 있다. 황벽(黃蘗)으로부터 뺨을 맞은 백장(百丈)은 다음과 같은 ‘한번 구른 말(一轉語)’을 한다.“달마의 수염은

    공일 스님/ 봉은사 포교국장
    2024-04-22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3. ‘안티에이징’이라는 허상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3. ‘안티에이징’이라는 허상

    현대국가의 이념이 복지를 목표로 할 때 우리 사회는 보건과 장수에 대한 찬가로 무성했다. 100세 시대를 노래하며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한 혜택을 누릴 것이라 기대감에 부푼 것이다. 실제로 국가 행정체계에서 보건사회부의 명칭이 보건복지부로 바뀐 것을 본다면, 복지의 이념이 보건에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 복지(福祉)라는 문자는 한 사람(一)의 입(口)을 만족시키는 정도의 밭(田)을 바라보는(示) 것(福)이거나 분수를 알아 멈추는(止) 행위를 가르치는(示) 것(祉)과 관련이 있다. 이처럼 복지의 원뜻은 동양적 또는 불교적 사고방식이 상당

    공일 스님/ 봉은사 포교국장
    2024-03-18
  •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2. 생명복제, 기술 아닌 욕망

    [ 바이오테크놀로지, 불교로 읽다] 2. 생명복제, 기술 아닌 욕망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참된 가치를 구현하기 어려운 시대이다. 진짜와 모조품을 구분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모방된 가상의 물건들이 진본을 능가하는 시대가 되었다. 만고에 푸른 연못에 비친 달, 두세 번 건져봐야 거짓인 줄 알게 되리.(萬古碧潭空界月 再三撈벀始應知) -대혜 종고(1089~1163)연못 위에 비친 달그림자가 아무리 아름다워도 진짜 달이 아니라는 대혜 종고 선사의 게송은 모조품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참된 것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많은 것이 복사되고 복제되는 우리 시대에 곰곰이 새겨볼 내용이다. 우리 시대의

    공일 스님/ 봉은사 포교국장
    202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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