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0:52 (수)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21건의 기사가 있습니다.

  •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21.  잃는다는 것 : 오세영의 ‘10월’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21. 잃는다는 것 : 오세영의 ‘10월’

    모든 것이 떨어지고 흩어지는 낙과(落果)의 계절이다. 밤과 감도 떨어지고 까치밥만 홀로 남아 이별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기후 변화 때문인지 요즘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아니라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 말해야 한다고 한다. 그만큼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 겨울이 길어지고 있다. 유난히 덥고 길었던 여름이 끝나고 가을을 기다렸는데, 어느새 찬바람이 살을 파고든다. 그래도 아직은 가을이라 우기고 싶다. 온 산하를 붉게 물들인 단풍도 아직 보내지 않았으니까.“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 10월의 마지막 밤을.”이용

    이일야 전북불교대학 학장
    11-14 10:50
  •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20. 인드라망 : 조동화의 ‘나 하나 꽃 피어’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20. 인드라망 : 조동화의 ‘나 하나 꽃 피어’

    “너희들이 데모한다고 세상이 바뀔 것 같아?”대학 시절 어른들에게 자주 듣던 말이다. 학생 시위가 빈번했던 80년대 대학 캠퍼스엔 전경들이 쏘아 댄 최루 가스 냄새가 가실 날이 없었다. 독재 정권을 향한 학생들의 저항이 들불처럼 일어났던 시절이다. 이때 어른들은 너희가 아무리 데모한다고 해도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으니, 체제에 저항하지 말고 순응하면서 살라고 훈계했다. 거기에는 시위하다가 다치거나 인생이 망가질 것을 염려하는 부모의 마음 또한 담겨 있었다. 자식 또래인 박종철, 이한열 열사의 사망을 경험한 세대가 아니던가.그런데 1

    이일야 전북불교대학 학장
    10-31 10:27
  •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9. 나눔[布施]이란? : 안도현의 ‘연탄 한 장’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9. 나눔[布施]이란? : 안도현의 ‘연탄 한 장’

    군대 시절의 일이다. 상병을 달고 설레는 마음으로 며칠 후 가게 될 첫 휴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선임병에게 잘못 맞는 바람에 눈 주위가 시퍼렇게 멍이 들고 말았다. 아픈 것은 둘째 치고 이 모습을 보면 아버님이 얼마나 가슴 아파할까를 생각하니, 이런 상태로는 도저히 휴가를 나갈 수 없었다. 그때 한 동기가 취사장에서 달걀 하나를 얻어 와 눈 주위를 문질러 보라고 주는 것이었다. 무슨 효과가 있겠냐 싶었지만, 속는 셈 치고 탄약고 보초를 설 때마다 살살 문질러 보았다. 한 이틀쯤 지나고 거울을 보는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멍

    이일야 전북불교대학 학장
    10-17 16:00
  •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8. 오직 마음[唯識]뿐인가? : 이생진의 ‘술에 취한 바다’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8. 오직 마음[唯識]뿐인가? : 이생진의 ‘술에 취한 바다’

    미술이나 문학, 음악 등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 유독 술을 좋아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알코올이 창작 활동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는 등 적지 않은 도움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작가들의 낭만적 감성을 끌어내는 데 이만한 것도 없다. 술을 빌려 글을 쓰고 그림 또한 ‘주력(酒力)’으로 그린다는 이야기도 농담처럼 자주 오르내린다. 일반인이 술 마시고 떠들면 주정(酒酊)이 되지만, 술에 취한 시인의 말은 ‘아포리즘(aphorism)’, 즉 잠언이 된다. 그래서인지 술과 관련된 시나 명언도 적지 않다. 어느 주점 벽에서 발견한 글

    이일야 전북불교대학 학장
    09-26 10:49
  •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7. 좋은 벗[善友] : 정호승의 ‘벗에게 부탁함’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7. 좋은 벗[善友] : 정호승의 ‘벗에게 부탁함’

    요즘 청소년들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 욕설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 생각이다. 언젠가 EBS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에게 욕하지 않고 대화해 보라는 주문을 한 적이 있다. 대부분 대화가 이어지지 않고 자꾸 끊겼으며, 욕 없이 말하는 것을 모두 힘들어했다. 자신도 모르게 욕이 불쑥 튀어나오는 아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 실험을 통해 학생들은 평소 자신이 얼마나 욕을 많이 하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우리는 지금 욕이 난무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셈이다.이처럼 청소년들 사이에 욕설이 일상화된 것은 어른들에게 보고 배웠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일야 전북불교대학 학장
    09-12 10:31
  •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6. 방하착(放下著) : 도종환의 ‘단풍 드는 날’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6. 방하착(放下著) : 도종환의 ‘단풍 드는 날’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버스를 타기 위해 터미널에 가면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하면서 돈을 빌리는 사람이 있었다. 대개는 거짓인 줄 알면서도 적선한다는 마음으로 돈을 주곤 했다. 내가 돈을 줬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또다시 빌리려다 겸연쩍어 도망가는 웃지 못할 상황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일도 참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자신을 한없이 낮춰야만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경우야 다르지만, 출가한 사문(沙門)이 탁발하는 일도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이 역시 자신을 낮추지 않으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문을 가리켜 ‘걸사

    이일야 전북불교대학 학장
    08-29 10:26
  •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5. 잘 간다[善逝]는 것 : 천상병의 ‘귀천’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5. 잘 간다[善逝]는 것 : 천상병의 ‘귀천’

    얼마 전 암 투병 중인 벗에게서 전화가 왔다. 밤하늘의 별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울컥했지만, 꾹 참았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늙고 병들며 죽는 것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유한한 실존 앞에서 누군가는 절망하고 삶이 무의미하다 말하지만, 그 안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이들도 있다. 종교 역시 삶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 문제를 제기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종교를 으뜸가는[宗] 가르침[敎]이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부처님도 생로병사라는 인간의 실존에 문제의식을

    이일야 전북불교대학 학장
    08-15 10:02
  •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4.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 한강의 ‘괜찮아’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4.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 한강의 ‘괜찮아’

    언젠가 KBS 프로그램 ‘인간극장’에서 산속에서 양봉하는 부부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들은 꿀을 전혀 따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숲속에서 새 우는 소리가 마치 “괜찮다고!” 위로하는 것처럼 들려, 당시의 위기를 잘 넘겼다고 한다. 그때부터였다. 뒷산에 산책하러 갈 때마다 새소리가 정말로 “괜찮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두가 힘들어하던 시절 새소리를 녹음해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회 시간에 들려주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새가 괜찮다고 하니, 다 같이 힘내서 위기를 잘 극복하자는 취지였다. 법회에 참여

    이일야 전북불교대학 학장
    07-25 10:55
  •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3. 화엄(華嚴) : 김춘수의 ‘꽃’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3. 화엄(華嚴) : 김춘수의 ‘꽃’

    “나는 너에게 어떤 의미가 되리 / 지워지지 않는 의미가 되리.”가수 박강성이 부른 노래 ‘장난감 병정’의 마지막 구절이다. 지난날의 아픈 기억 때문에 사랑하는 연인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움직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장난감 병정에 비유한 노래다. 가수는 맺어지지 못한 인연이지만, 그녀에게 지워지지 않는 의미로 남고 싶은 바람을 노래에 담아 부르고 있다. 누군가에게 잊히고 싶지 않은 마음이 참으로 짠하게 다가오는 곡이다.어디 연인 사이에만 그러겠는가. 상대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기억되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이 아닐까 싶다

    이일야 전북불교대학 학장
    07-11 10:48
  •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2. 김광섭의 ‘저녁에’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2. 김광섭의 ‘저녁에’

    사람 일이라는 게 참으로 알 수 없는 것 같다. 자식이 성공해서 매스컴에 자주 나온다고 좋아했는데, 오히려 과거에 저지른 부모의 잘못이 드러나 곤욕을 치르니 말이다. 그러고 보면,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명심보감〉에서도 “사람이 살다 보면 어느 곳에서 서로 만날지 모르니, 원수를 맺지 말라[人生何處不相逢 讐怨莫結].”고 했다. 비록 전래동화지만 흥부는 부러진 제비 다리를 고쳐 준 작은 친절로 큰 부자가 됐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생이다.얼마 전 우연히 김광섭 시인의 ‘저녁에’를 읽게

    이일야 전북불교대학 학장
    06-27 10:42
  •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1. 류근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1. 류근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지난해까지 한 교계 신문에 ‘가요, 불교를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2년 동안 연재했다. 대중가요 속에서 불교적 의미를 찾아 소개하고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인문학의 근본 물음을 오늘의 시선에서 성찰하는 내용이었다. 소재만 다를 뿐 지금 쓰고 있는 ‘시, 불교를 만나다’와 같은 문제의식을 지닌 글이다. 당시 류근 시인이 쓰고 김광석이 곡을 만들어 노래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쓰다가 그만둔 적이 있다. 얼마 전 KBS ‘아침마당’에서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해 전국 스님 노래자랑을 열었는데, 수안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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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13 10:36
  •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0. 구상의 ‘우음(偶吟) 2장’

    [이일야의 시, 불교를 만나다] 10. 구상의 ‘우음(偶吟) 2장’

    “한약업에 종사하면서 세상의 병든 이들, 누구보다 불행한 사람들에게 거둔 이윤이기에 자신을 위해 써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회자되고 있는 김장하 선생의 말이다.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도 재상영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온갖 부조리와 모순으로 가득한 현실이지만, 한 어른이 우리 사회에 ‘그래도 살 만한 세상’이라는 따뜻한 기운을 주고 있다. 특히 그는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의 정신적 스승으로 알려져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문형배 재판관은 어려운 학창 시절 김 선생의 장학금을 받고 무사히 학업을 마칠 수

    이일야 전북불교대학 학장
    05-30 10:04
  • [이일야의 詩, 불교를 만나다]  9. 김소월의 ‘진달래꽃’

    [이일야의 詩, 불교를 만나다] 9. 김소월의 ‘진달래꽃’

    아름다운 이별“눈물이 흘러 이별인 걸 알았어/ 힘없이 돌아서던 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만큼 너도 슬프다는 걸 알아/ 하지만 견뎌야 해/ 추억이 아름답도록”김건모가 부른 ‘아름다운 이별’이란 노래의 가사다. 이별이 슬프다는 건 알지만, 우리가 사랑했던 추억이 아름답도록 아픔을 참고 견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노래 제목처럼 이별이 정말 아름다울 수 있을까? 노래는 아름다울지 몰라도 실제 이별은 그렇지 않다. 그저 아프고 또 아플 뿐이다. 애써 잊으려 노력하다 눈물이 나오기도 한다. 가수 역시 “한동안 난 가끔 울 것만 같아”라고

    이일야 전북불교대학장
    05-16 15:39
  • [이일야의 詩, 불교를 만나다] 8. 박노해의 ‘회향’

    [이일야의 詩, 불교를 만나다] 8. 박노해의 ‘회향’

    부처님이 위대한 이유해마다 부처님오신날이 다가오면 봉축위원회에서 봉축표어를 발표한다. 올해는 ‘세상에 평안을, 마음에 자비를(Peaceful World, Compassionate Mind)’이 선정됐다. 세상을 조화롭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화와 안정을 찾고, 자비로운 마음을 키워야 한다는 취지라 한다.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어지러운 시절 때문인지 ‘세상에 평안을’이라는 글귀가 더욱 마음에 와닿았다. 그리고 탄핵 찬성과 반대 두 진영으로 갈라져 대립과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오늘날 ‘마음에 자비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이일야 전북불교대학 학장
    05-01 15:29
  • [이일야의 詩, 불교를 만나다] 7. 나태주의 ‘바람 부는 날’

    [이일야의 詩, 불교를 만나다] 7. 나태주의 ‘바람 부는 날’

    한 사람이 한사람이다언젠가 한 학인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불교가 뭐냐는 질문을 지인에게 받았는데, 대답을 못 해 난감했다는 것이었다. 적지 않은 시간 절에 다니고 불교대학에 입학해 공부했어도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런 질문을 받을 때 한마디로 말할 수 있는 모범답안 같은 것이 없는지 물었다. 그래야 좀 더 쉽게 전법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아마 많은 불자들이 공감하는 문제일 것이다.실제 ‘불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사람에 따라 답변도 매우 다양하다. 누군가는 나쁜 짓 하지 않고(諸惡

    이일야/ 전북불교대학장
    04-11 12:50
  • [이일야의 詩, 불교를 만나다] 6. 윤동주의 ‘서시’

    [이일야의 詩, 불교를 만나다] 6. 윤동주의 ‘서시’

    부끄러움이란?글을 쓰기 위해 영화 〈동주〉를 다시 보았다. 2016년 개봉한 이래 몇 차례 반복해서 볼 만큼 울림을 준 작품이었다. 넷플릭스에 들어가니 이런 문구가 눈에 띄었다.“펜을 든 동주와 총을 든 몽규. 비극의 시대를 살아가는 둘의 방식은 달랐지만 같았다. 동주는 시를 통해 아파했고, 몽규는 행동으로 저항했다. 일제강점기, 평생을 함께한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빛나는 청춘들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영화의 핵심 내용을 소개하는 멋진 문장이었다. 일제강점기라는 지옥 같은 시대를 살면서 몽규는 총을 들어 저항했고 동주는 시를 쓰

    이일야 전북불교대학장
    03-31 15:23
  • [이일야의 詩, 불교를 만나다] 5. 박인환의 ‘세월이 가면’

    [이일야의 詩, 불교를 만나다] 5. 박인환의 ‘세월이 가면’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2004년 EBS에서 제작한 〈명동백작〉이라는 작품을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기억을 확인하기 위해 검색했더니 ‘우리나라 문화 예술의 꽃을 피웠던 명동시대를 재조명하는 드라마’라는 홍보 문구가 눈에 띄었다. 오상순과 박인환, 김수영 등 당대 문학계를 이끌었던 작가와 명동, 선술집 등의 분위기가 어우러져 낭만적인 느낌을 주는 드라마였다. 배우 정보석이 내레이터로 참여하여 시대적 상황과 명동이라는 공간의 다양한 풍경을 전해주었다. 드라마에서 오늘의 주인공 박인환 시인은 아내와 대화를 나누다 문득 이런 말을 한

    이일야 전북불교대학장
    03-14 10:53
  • [이일야의 詩, 불교를 만나다] 4. 연기(緣起)적 시점으로 세상을 노래하다

    [이일야의 詩, 불교를 만나다] 4. 연기(緣起)적 시점으로 세상을 노래하다

    연기의 진리가 작동하는 세계그동안 부처님의 가르침을 좀 더 쉽게 전하겠다는 작은 소명의식을 가지고 나름 노력해온 것 같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어려워서 이해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불교에서 사용되는 용어는 대부분 한자로 되어있어서 처음 접하는 이들에겐 낯설고 어렵게 느껴진다. 사찰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는 좋지만 교리는 이해가 안 된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부처님은 가장 쉬운 언어로 대중에서 전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오히려 어려운 불교로 변질된 것 같다. 오늘날 사람들은 쉬우면서도 삶의 의미

    이일야 전북불교대학장
    02-28 17:25
  • [이일야의 詩, 불교를 만나다] 3. 초심(初心),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마음

    [이일야의 詩, 불교를 만나다] 3. 초심(初心),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마음

    새해는 새로운 서원을 세우기 좋은 시기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서원을 세운 가장 첫 마음을 기억해야 한다. 언제나 새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날마다 서원의 깊이는 깊어진다. 정채봉 시인은 ‘영롱한’ 첫 마음으로 늘 새로운 삶을 살길 권한다. 2025년 한해는 발심, 휴식, 정진의 균형이 갖춰진 한 해가 되길 바래본다.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연말이 되면 사람들은 마지막 해넘이와 첫 해돋이를 보기 위해 명소를 찾아 떠난다. 지는 해를 보면서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롭게 출발하고 싶은 것이다. 누군가는 떠오르

    이일야 전북불교대학 학장
    02-14 10:18
  • [이일야의 詩, 불교를 만나다] 2. 사람과 사람, ‘맹구우목’의 因緣

    [이일야의 詩, 불교를 만나다] 2. 사람과 사람, ‘맹구우목’의 因緣

    사람이 온다는 건몇 해 전 tvN에서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된 적이 있다. 재미도 있고 요즘 젊은 세대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엿볼 수 있을 것 같아 본방사수를 하였다. 특히 욜로(YOLO)로 상징되는 그들의 생각에 공감이 많이 되었다. 그들은 정체불명의 미래에 투자하기보다 지금 당장의 행복이 중요하다고 외친다. ‘인생은 단 한 번뿐(You only live once)’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내 집 마련이나 노후 대비를 하느라 현재의 삶을 즐기지 못하는 기성세대와는 분명 많이 달랐다. 무엇이 옳다고 단

    이일야 전북불교대학 학장
    01-2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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