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서)질문자3(女) 스님, 저는 제가 체험한 걸 좀 얘기할까 싶어서요. 얼마 전에 이렇게 공부를 하고 나가다 보니까 집의 부엌에 개미가 참 많았어요. 그런데 일을 하다 보면 개미가 물에 씻겨 가기도 하고 죽기도 하고 그러는지라, 마음이 참 아프더라고요. ‘아휴, 개미야. 부디 네가 살 데서 살아 다오. 여기서 살지 말고 네가 살 곳에서 살아야지 왜 여기서 사느냐.’ 하는 마음으로 언제나 부엌에 들어가면서 일을 했었거든요.그랬는데 제가 가게 가서 일을 하다가 어느 날 저도 모르게 ‘아휴! 개미야.’ 하는 마음이 되더라고
벌써 날씨는 가을 날씨로 변했습니다. 우리가 살아나갈 때 쳇바퀴 돌듯 찰나찰나 변해서 돌아가듯이 말입니다.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인간이 정신계는 무시하고 물질계만 집착하여 물질 50%만 넣고 굴리려니까 맞지 않습니다. 정신계의 50%와 물질계의 50%가 맞먹어서 같이 작용을 해야만이 100%가 되는 이치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바깥에서 끄달리고, 바깥으로 이름을 찾고, 바깥으로 형상을 찾고, 바깥으로 허공을 보고 모든 것을 허무하다고 하고 이렇게 나가시니까 50%는 감추어져서 100%가 같이 돌아가지 못하는 이치가 됩니다. 그러니
내가 죽은 이름 없는 이름이여질문 : 저희 집에 대행 큰스님께서 법회 중에 읊으신 “내가 죽은 이름 없는 이름이여. 나와 남이 두루 같이 죽은 이름 없는 이름이여. 나와 남이 두루 나투는 이름 없는 이름이여. 해산봉은 화산 터져 두루 불이 이름 없는 이름이여.” 이런 게송이 액자로 걸려 있습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시는 공부의 세 단계를 말씀하신 것이라 여겨지긴 하지만 그 뜻을 좀 더 자세히 알려 주시면 공부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답변 : “내가 죽은 이름 없는 이름이여.” 첫 번에 이랬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 이것은 바로 내가
(지난 호에 이어서)질문자3(남) 스님, 조금 전에 말씀하셨는데, 여기 공동 묘지에 묻혀져 있던 그런 많은 영령(英靈)들이 큰스님과는 어떤 인연이었기에 그런 좋은 인연이 되셨는지요. 한 말씀 일러 주십시오.큰스님 인연이 별다르게 따로 없는 겁니다. 바람결같이 스쳐 가는 인연. 허허허. 우리 모두가 바람결같이 스쳐 가는 인연들입니다. 이게 생시도 아니요 꿈도 아니요, 꿈도 아니요 생시도 아닙니다. 생시와 꿈과 둘이 아닙니다. 이것이 모두 바람결같이 돌아가고 찰나 찰나에 만남이 있는 것이 그대로 인연입니다. 그래서 어쩌다가 보니까, 이
여러분께서 8월 추석을 지내셨습니다. 8월 추석을 지내신 뜻을 우리가 한 번쯤은 음미해 봐야 한다고 봅니다. 어떤 분이든지 밥 먹지 않고 사는 사람 없고, 옷 입지 않고 사는 사람 없고, 물 안 먹고 사는 사람 없고, 불 쓰지 않고 사는 사람 없고, 땅 딛고 다니지 않는 사람 없습니다. 그리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공기를 마시지 않고 사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그런고로 우리가 8월 추석이라고 하는 것은 일 년 내내 농사를 지어서 우리가 첫 곡식으로 밥을 지어서 놓든 떡을 해서 놓든 무엇을 해서 놓든, 일체제불의 마음과 더불어
어떤 맘으로 주인공을 찾아야 하나요질문 : 누구나 자기의 삶이 더 힘들다고 생각하겠지만, 저 또한 갚아야 할 빚 때문에 매일 힘든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대행 스님의 모습과 법문을 대하면서 지친 마음을 애써 다독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는 게 답답하기만 하고 어느 날 주인공에 맡기라는 말 또한 너무 공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럴 때는 어떤 마음으로 주인공을 찾아야 하는지요.답변 : 첫째는 무조건 ‘네가 있다는 것을 네가 증명하는 거다.’ 하고서 관하는 거고, 둘째는 가정살이 돌아가는 것 전부 ‘그놈이 하는 거니까.
여러분이 공부하시려고 모두 이렇게 한자리에, 항상 같이 앉아 주시는데 한편 감사하게도 생각이 듭니다. 남들은 그렇게 기복으로 자꾸 나가는데, 자기 가짜 면목을 찾으려고 애를 쓰지 않고 진짜 면목을 찾으려고 애를 쓰는 이런 여러분의 그 마음이 얼마나 갸륵한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눈물까지 쨀끔 나옵니다. 하하하…. 감사해서요.여러분, 테레비에서 ‘임진왜란’ 하는 걸 보시죠? 그랬을 때에 서산 대사 대목이며 일본에서 온 스님의 대목 보셨죠? 물로써 군사를 죽이는 거와 또 물이 치켜 올라가게끔 서산 대사가 던진 문제요. 그거 보셨죠? 또는
항상 여러분과 같이 공생(共生)·공용(共用)·공체(共體)·공식화(共食化)하고 있고 한자리를 하고 있지만 그 한자리를 하고 있는 까닭에, 여러분은 여러분이고 나는 나로서 서로 헤어졌다가 만나고 만나고 헤어지고, 오늘도 한 장소에서 또 이렇게 만난 것을 너무나 기쁘게 생각합니다.그런데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려고 이렇게 분잡하게 다니고 있는지 잘 아십니까? 지금은 세계적으로나 만방에 다 도제 양성(道弟養成)이 시급한 시대라고 봅니다. 타력 신앙으로써 기복으로만 맹종하고 항상 그렇게 나아가기만 하는 사람이라면 광대무변한 인간의 도리 또는
질문 마음공부를 나름대로 하고 있는데 진전이 없는 것 같아서 답답합니다. 어리석은 질문인 줄 알지만 뭔가 좀 탁 깨달을 수 있는 묘법은 없는 것일까요?답변 옛날 얘기 하나 할까요? 옛날에 어떤 사람이 공부를 하러 절로 들어갔는데요, 절에 인제 선지식들이 계신 데는 모두 선사님들이죠. 그래 인제 공부를 하시는데 거기 들어간 사람들은, 지금 강원에 가는 사람들은 학인들이고, 모두 그 뒤를 따라서 가는 사람들은, 즉 말하자면 선을 공부하는 스님네들이죠. 근데 스님네들이 한 다섯이서 떡 들어가니깐 “여기는 들어오지 못하는데 어떻게 들어오느
“기우제를 지내려면 음식을 많이 차려 놓고 지내면 됩니다.” 하고 나라에다 고했습니다, 힌두교에서. 그래서 나라에서 그것을 허락을 했습니다. 근데 이쪽에선 이 스님네들한테 청해 올 때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정반댑니다. 한쪽은 청해 올라갔고 한쪽은 청해 올 때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랬는데 바란 것은 아닙니다. 역시 비가 오고 비가 안 오고 간에 그건 부처님께서 다 알아서 하는 일이고 진리이니까 그러겠지마는 그 제자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분별을 못 하고한 발짝 떼 놓지도 못한다면그건 병신이고 목석
여러분이 이렇게 이 도량에 와서 공부 아닌 공부를 하시느라고 애를 쓰시는 것을 볼 때 감개무량합니다. 하지만 우리 공부하는 자세가…, 이런 말이 있죠. “서까래의 공덕으로 아버님 전 뼈를 빌리고 어머님 전 살을 빌려 이 내 일신 태어나니 공이로세, 공이로세, 공이로다.” 하는 그런 얘기가 있습니다. 공이라는 그 뜻을 생각해 볼 때 여러분이 공이라는 이치만 알았지, 우리가 지금 생활하는 그 자체가, 항상 말씀드렸듯이 한 발짝 떼 놓으면 고정된 관념이 없고 고정된 걸음이 없고 고정되게 보는 것도 없어서 그저 쉴 사이 없이 돌아가는 인생
질문 한 철 목숨 걸고 공부해서 자유인이 돼 보자고 다짐했건만 천방지축 날뛰는 제 마음 하나 다스리기가 여간 쉽지가 않습니다. 주인공 자리에 관하면서 가고는 있지만 진전이 없는 것 같아 답답하기도 하고요. 이 날뛰는 몸과 마음을 잘 길들이고 싶은데 좀 구체적인 방법은 없을까요?답변 옛날에는 자기를 다스리고 길들이기 위해서 소나 코끼리를 가지고 비유를 해서 방편을 썼는데, 나는 항상 여러분들한테 직결되게끔 방편을 썼습니다. 그 방편은 여러분들이 여러분들한테 “첫째, 자갈을 물어라. 둘째, 많은 식량을 욕심내지 마라. 그래서 아무거나
얘기를 하려니까 항상 기초적인 문제에 관한 건을 얘기를 아니 해 드릴 수가 없어요. 이 중에 처음 오신 분들도 있지만 항상 들어도 요것을 가지가지로, 그 한생각에 여러 가지로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요 믿는다는 것이 생각에 의해 틀어져서 둘이 될 수가 있고, 또 때에 따라선 하나가 될 수 있고 그러는 연관성이 있거든요, 믿는다는 것도.요건 얘기하고 넘어가야 할 일이기 때문에 얘기를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때에 따라서 박카스를 여기 놨다 하면 우리는 반드시 이 박카스를 아무 소리 없이 먹는 것입니다. 상대와 상대가 있을 때는 이게
허공을 걷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요질문 대행 스님의 법문집 제목도 ‘허공을 걷는 길’인데 허공을 걷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요.답변 우리가 한마음으로써 점프를 해서 뛰는 것이 허공을 걷는 건데, 지금 여기서 계단을 밟지 않고 오는 것도 허공을 걸어서 온 거예요. 그래서 “길에서 길 아닌 길을 찾아라.” 그리고 또 “뜰 앞의 잣나무니라.” 한 것도 우리가 둘 아닌 도리에서 어느 거든지 둘 아니게 모두가 공생이면서 공심이면서…, 그 뜻이 거기에 다 담겨 있는 겁니다. 그런데 말만 배웠지, 이론만 알았지 도무지 실천에 들어가질 않으니까 그
아주 오랜 시간 남모르게 나눔을 실천해온 불자가 있었다. 언젠가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된 어느 기자가 이를 신문에 크게 보도하였다. 기사를 접한 사람들은 귀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에 많은 감동을 했는데, 뜻밖의 상황이 일어났다. 그분이 크게 화를 내면서 한번만 더 사람들에게 알리면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이와 같은 미담을 널리 알리는 것은 기부 문화의 확대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권장할만한 일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분은 오히려 크게 화를 내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6바라밀 가운데 첫 번째 실천 덕목은 내가 가
여러분 앞에 어저께도 얘기했지만 우리는 일거삼득으로서, 예전에 무(無)의 법, 유(有)의 법 이것을 따로따로 배우면서 나중에 무루와 유루를 한데 합쳐서 법화경으로 설했던 부처님의 그 뜻을 가만히 여러분이 생각을 해 보세요. 지금 유의 법과 마음의 무의 법 그걸 합쳐 가지고 지금 여러분이 사용하는 생활이 어떠한 것인가? 그 생활 자체가 바로 법화경이라, 응? 그러니 이거를 공간을 두고, 이게 마디는 있으나 속에 통하는 것은, 각각 이게 막아져 있는 게 아니라 다 똑같이 통해져 있으면서 거죽으로 이름만 마디가 세 매듭이 있는 거나 똑같
우리가 말입니다, 그 모든 믿음과 패기가 없고 용맹정진이 없다면 항상 방황하게 됩니다. 한 걸음을 떼도 무겁고 좀 더 인내성 있게 떼어 놔야 할 거고, 생각을 해도 좀 무겁게 하면서 종종걸음을 걷지 않도록 하고, 한 걸음을 떼어 놔도 백 걸음 못지않게 뛸 수 있는 그런 믿음과 패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그전에도 항상 말씀드렸지만 오늘 다시 한번 반복해서 얘기해 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가 대나무와 같이 마디마디는 있습니다마는 속은 속대로 같이 통해 있고 거죽은 거죽대로 같이 붙어 있습니다. 이런 거나 진배없는 전체 이 한 몸을 우리가
질문 : 선원에서 마음공부를 하다 보니 처음에는 환희심이 나고 체험도 되는 것 같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은 미지근해서 변화도 못 느끼고, 제가 공부가 돼 가고 있는 건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뭔가 좀 빨리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답변 : 그 마음을 공부하는 데 너무 이렇게 서둘지 마세요. 바빠서 서두르면 사람이 좀 뭐라고 할까요. 좀 방황이 되죠. 그러니깐 방황하지 마시고 어떤 거든지, 우리가 똥을 누든지 잠을 자든지 뭐, 밥을 먹든지 누구하고 만나든지, 보든지 듣든지 하여간에 일거수일투족 다, 생각을 안 하든지 하든지,
… 퍼뜩퍼뜩 자기가 작용하는 데서 그 물리가 터져야 하니까요. 이 세상 살아나가는 게 전부야. 전부 자기 마음으로써 작용하는 데에, 그 속에 다 있다니까, 일체 만법이.그리고 애들한테도 가르치면서, 내가 항상 얘기하지만 자기 소유물로 생각하지 말고 내 자식이라는 게 영원하다는 것도 생각하지 말고, 잘못된 게 있으면 항상 인의롭게 부드럽게, 말할 때는 그렇게 하고, 모든 것은 거기에다 맡겨 놓고….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은 뿌리를 길러 주는 것이 사랑이지, 그냥 겉으로 말하고 야단치고 온통 분란을 일으키고 그렇게 해서 가출하게 만들고
여기서 공부하시는 분들은 좀 더 마음으로 음미해 가면서 ‘자기의 맛’으로서의 맛을 알 수 있게끔 노력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부처님께서도 말씀하시기를 항상 겉으로 돌아가는, 기복으로 돌아가는 분들은 부처님의 속을 알 수가 없고 남의 속을 알 수가 없고, 하다못해 애들의 속까지도 몰라. 부부로 살면서도 자기 남편의 속을 모르고 자기 자식의 속을 몰라. 어떠한 일이 있다 할지라도 내가 그 자식이 돼 봐 주는, 내가 자식이 돼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여유를 가지고서 안으로 굴려 보는 그런 마음을 가지시고, 또 남편이 어떡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