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까지 여러분 앞에 두서없으나마 한마디 한마디 이렇게 해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종합해서 여러분이 잘 생각해 보신다면 일체 생활에 하나도 빠짐없이 여러분이 그렇게 하고 계신 겁니다. 항상 제가 “놔라, 놔라! 놓으시오, 놓으시오, 놓으십시오! 모든 건 주인공에다 일임해서 놓으시고 무조건 그렇게 하십시오. 왜 못 믿습니까? 자기를 수억겁 전부터 이끌어서 몸을 바꿔 가면서, 모습을 바꿔 가면서 이렇게 이끌어 온 그 주인공, 근본 자리를 왜 못 믿습니까?” 하고 여러분 앞에 항상 말씀드렸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으로부터 이 세상이
몸, 입, 뜻으로 짓는 말과 동작과 생각, 그리고 그로부터 생겨나는 인과를업(業)이라고 한다. 석가모니께서는 중생이 의지와 실천 대신 어떤 상황에 대한 노력도 하지 않고 숙명이니 운명이니 하는 말로 업의 핑계를 삼으려할 때, 업력이란 서로 주고받는 인연화합(因緣和合)과 상의상관(相依相關)의 관계에서, 마음의 주체의지에 의해 그 강약이 나타난다고 일깨우셨다. 특히, 행위에 결과로서의 업은 자연법칙적인 인과만이 아니라 인간사회의 윤리성에 직결된다고 가르치셨다. 업이란 선악을 짓는 것이고, 그 행위의 결과가 과보다. 업장으로 이어지는 과
여러분, 오늘 오계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마음공부를 증득하지 못하고 오계를 방편으로만 설하고 방편으로만 받는다면 그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이 둘이 아니며 둘이 아닌 까닭에 부처님의 온 누리의 그 뜻이 한 찰나에 서리니, 오계를 받은 분들은 앞으로 더 오계를 받을 필요가 없고, 첫째는 악한 병고에 휘달리지 않을 것이고 두 번째, 모든 이 한마음으로서 돌아가는 그 공부에 게으르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이 여우 꼬랑지라도 봐 줘야 물리가 터지고 충전이 되듯 우리가 산 뜻이 그대로, 전력과 자력과 통신력
한국인에게 할로윈은 슬픔의 축제가 됐다.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로 159명의 안타까운 청춘이 목숨을 잃었고 334명은 부상을 입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 현장을 담은 사진을 보면 가슴이 내려앉는다.통계로 집계된 사망자 수는 159명이지만 그들과 관련된 가족과 친구의 수는 헤아릴 수 없다. 일순간 가족과 친구들은 ‘살아남은 자’가 되고 그들의 삶은 끝없이 이어질 상실의 과제를 감당하고 있다. 그들은 여전히 참사가 났던 그 순간에 멈춰있고 하루를 왜 살아야 하는지 물으며 견디고 있다. 이태원 참사
마음공부로 세상이 바뀔까요질문 지금 시대는 크고 작은 삶의 사건, 사고들 속에서 마음 중심이 없으면 정말 살아나가기 힘든 시대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음공부가 중요한 거 같긴 한데 우리가 이 마음공부를 한다고 해서 정말 세상도 바뀔 수 있을까요? 답변 이 마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이 마음이 말입니다, 여러분이 마음 한 생각 내서 악으로 가느냐 또는 마음 한 생각 잘해서 영생을 하느냐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이 공부하는 것도 여러분이 지금 요 내 몸 안에서 이탈을 하고 또 내 가정에서 참 점프해서 나갈 수 있는, 그
불교를 두고 어려워하는 오랜 물음 가운데 하나로 ‘무아’와 ‘윤회’의 문제가 있다. 무아(無我)란 모든 존재는 인연에 따라 생겼다가 사라질 뿐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그리고 윤회(輪廻)는 중생이 삶을 다하면 사는 동안 지은 업에 따라서 다른 세상에 태어난다는 믿음이다. 아니, 무아라면 나 자신이 없다는 건데 지은 모든 업을 지고 다시 태어난다는 건 나라는 것이 여전히 집요하고 굳건히 있다는 것이니 가르침끼리 서로 모순이 아닐까? 이 물음은 불심이 부족하거나 공부가 얕아서 생기는 의심만도 아니고, 불교의 가르침을
관절염(arthritis)이라는 단어는 지금부터 약 2400년 전인 기원전 400년에 히포크라테스에 처음 기술되었다. 물론 그는 어떤 형태의 관절염인지는 언급하지 않았고, 당시 기록에 의하면 나쁜 액성물질(류마)에 통증이 발생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류마티스관절염은 아주 오래된 인간의 질병 중 하나임을 역사 기록을 통해 추측해볼 수 있다.류마티스관절염의 정의류마티스관절염은 우리 몸속의 면역에 이상이 생겨, 자신을 지키는 역할을 하는 백혈구가 본인의 관절을 공격해서 손, 발을 포함한 온몸의 관절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분, 이렇게 같이 한자리를 하게 된 것을 참, 끝 간 데 없이 간다 할지라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이 한마음 자리에 조금도 에누리 없이, 미래도 과거도 없는 오늘에 한자리를 하게 되는 도리, 또 한자리에서 굴리는 도리, 또는 그 멋진 자유권을 가진 한자리의 도리, 이런 걸 가르치기 위해서 십 년 이십 년 삼십 년을, 내가 그렇게 걸어온 그 길, 문패도 번지수도 없이 걸어온 그 길 말고도 시간과 공간을 따지고 드는 이 현실 세계에서 근 삼십 년 동안이나 이렇게 여러분하고 씨름을 했습니다.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조금도 마다
바람이 분다. 가을빛을 실은 나뭇잎들이 폭설처럼 쏟아져 내린다. 헐거워진 나뭇가지 사이로 빛마저 부서져 흩어진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른 바람의 기척에도 나무는 서둘러 단풍잎을 떨쳐낸다. 단풍잎이 떨어진 바닥에는 손바닥 우주가 태어나고 있다. 〈벽암록〉 27장, 어떤 스님이 운문(雲門) 스님에게 물었다.“나뭇가지가 마르고 잎이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요(樹凋葉落時如何)?”“가을바람에 완전히 드러났느니라(體露金風).”운문 스님은 무엇이 완전히 드러났다고 대답했을까? 혹시, 누군가 욕심, 성냄, 어리석음 같은 오욕의 잎들이 다 떨어져 본체
무더운 여름이었다. 상담실로 찾아온 영이 씨(가명)의 눈가는 땀인지 눈물인지 구분이 안되는 물기로 가득했고, 멍한 표정으로 한동안 의자에 앉아있었다. 시원한 물을 담아 건네자 컵을 들고선 울기 시작했다. 영이 씨는 흐느끼며 “오늘은 죽어버리라고 소리를 질렀어요”라고 했다. 영이 씨가 “나가 죽어! 제발 나가죽어버려!”라는 모진 말을 쏟아낸 대상은 바로 영이 씨의 아버지였다.영이 씨의 아버지는 익명의 알코올중독자회 (Alcoholics Anonymous, AA)에서 단주를 실천하고 있었다. 6개월 동안 단주하다 영이 씨가 상담실을 방
(어느 스님께서 성불했느냐고 물으매 말씀하심) 석존이 계실 당시에도 석존의 제자나 석존이 어디 가시면 돌팔매질을 하고 머리를 깨뜨리고 제자를 죽이기까지 했답니다. 그것은 너무 질투가 심하다 보니깐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는 모르고 알고 이것을 논의할 때가 못 됩니다. 또 우리가 잘나고 못나고 이걸 따지기 이전에 모두가 둘이 아님을 안다면 그 또한 나인 것을 왜 질투가 생기는 겁니까? 여자고 남자고 우리 한 집안의 가족이라고 한다면 누구라도, 저 딸이든 이 아들이든 한가족입니다. 누구라도 좀 더 잘해서 잘되기를 바라는 어버이의 마음은
많은 사람들이 압박하는 사이에서 홀로 몰리던 사람이 아주 절박한 표정으로 달려 나와 나누어주며 동참을 호소하는 이런 유인물을 받았다.“고통을 주는 존재는 누구든 사라질 수 있어요. 남자만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는 존재는 누구든 사라질 수 있습니다.절대 남자만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남자가 다 사라지고 나면 여자에게 고통을 주는 여자가 사라질 겁니다. 여자에게 고통을 주는 여자가 사라지면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인간이 사라질 겁니다.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인간이 사라지면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동물이 사라질 겁니다.
공부에 진전이 없어 답답합니다질문 인간으로 태어나서 금생에 이 마음을 꼭 깨치고 가야겠다고 서원하고 공부해 나가고 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진전이 없어 답답하기만 합니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답변 여러분이 염불하시는 데도 내 마음이, 한마음이 즉 관세음이고 지장이고 독성이고 산신이고 용왕이고, 이렇게 일체가 내 한마음에 들었다고 돼 있죠? 그 한마음에서 그 이름이 나가는 거고 한마음에서 씀씀이가 다 가락대로 차원대로 나가죠. 왜 내가 이런 소릴 하냐 하면, 여러분은 말로만 ‘내가 관세음이고, 내가 부처고, 내가 지장이고, 이 마
우리가 대의적으로 따져 볼 때는 항상 한마음 도리로서 돌아가지만, 또 너 나가 있듯이, 여러분한테 항상 말씀해 드리죠. 여기 오늘 처음 오신 분도 있고 듣지 못했던 분들도 있고, 그래서 여러분이 납득할 만한 기초적인 문제, 자기 자신을 먼저 믿고 알아야 한다는 그 사실, 항상 말씀해 드리지만 그래도 오늘 잠깐 또 얘기하겠습니다. 여러분이 다 아시는 바와 마찬가지로 부처님께서는 제일 처음에 사성제를 설했습니다. 고집멸도 사제법은 여러분 다 잘 아시리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자기가 물리가 터지고 지혜를 얻고자 하는 분, 자기가 자기를 먼
중학생 A는 마른 몸에 얼굴이 하얗고 눈이 큰 여학생이었다. 묻는 질문에 대답할 때마다 힘이 없는 목소리로 아주 짧게 말을 하고선 고개를 푹 숙였다.A가 상담을 위해 찾아온 이유는 커터(cutter)이기 때문이다. 가는 팔과 허벅지 그리고 손목에는 커터칼과 연필로 그은 상처가 있었고 흉터 위에 반복해서 그은 상흔은 꽤 짙었다. 처음 상담소를 찾았을 때 A의 엄마는 화를 억누르는 목소리로 “도대체 알 수가 없다”고 했다. 큰 키에 다부진 모습의 엄마는 딸과는 대조적으로 목소리가 컸고, 진하게 그린 아이라인이 인상을 더욱 강해 보이게
108배를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108이라는 숫자가 얼마나 고약한 지를 30배를 해도 1/3이 안되고, 50배를 해도 절반이 안 되고, 100번을 엎드렸다 일어나도 아직 남아있는 그 어려움을. 마라톤도 그렇다. 출발이 좋아도 계속 1위가 아니고, 10㎞를 달려도 1/4이 안되고, 20㎞를 달려도 절반이 안되고, 겨우겨우 40㎞를 달려도 막판 스퍼트로 순위가 바뀌는 아슬아슬한 경지. 수행을 하듯 자신과 길 사이에 어떤 화두를 끝까지 잡아야만 이룰 수 있는 완주의 길. 거기서 메달을 딴다는 것은 화두를 깨우치는 것과도 같은 수행의
어찌하여 뜨거운 햇살은 화살처럼 나의 온몸으로 날아와 박히는가. 화살이 꽂힌 자리마다 불붙은 아픔이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삶과 죽음에 관한 해답을 찾지 못한 고뇌가 얼마나 깊었으면 찔린 자국마다 진물이 흐르고, 정신이 영글지 못한 고통이 얼마나 컸으면 내려앉은 딱지마다 고름이 배어 나오는가. 그러다가 바람이 소슬하게 불어오면 집을 떠나고 싶어진다. 높은 산을 올라 유유히 떠도는 흰 구름에게 햇살로 쏘인 상흔을 펼쳐 보이고 싶다. 아니면 깊은 산속 암자에 숨어들어 무릎이 닳도록 절을 하고 싶다. 출가(出家)하고 싶다는 뜻이다. 티베트
여러분과 더불어 또 만났군요. 항시 같이 돌아가는 이치를 여러분은 잘 아시리라고 믿습니다. 여러분이 여러분 자체를 아신다면 역대 조사들과 더불어 나도 거기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지난번에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 하고 나가다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얘길 해 드렸더라면 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거 한 가지만 남지 무슨 소릴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생사도 둘이 아니다 하는 뜻을 몸으로써 실감하고 체험해 봐야 된다는 걸 아실 것입니다. 그것은 왜냐하면 우리 생활이 과학일 수도 있고 우리 한
죽는다는 것은질문 요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대행 스님의 법문을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꾸 죽어야 한다고 하시는데 어떻게 해야 제대로 죽는 것인지요.답변 우리가 “첫째도 죽어야 하고” 했습니다. 일체를 놔라! 맡겨 놔라! 어디다 놓느냐. 내가 있으니깐 바로 상대가 있는 것처럼 내가 있으니깐 일체가 있고 천지와도 직결돼 있으니 여러분의 마음속에는 자가발전소가 있는 거와 같은 겁니다, 밝은 자가발전소. 그래서 여러분의 자가발전소는 이쪽에서 전력을 끌어오면 발전소에서는 줄어들거나 늘어나거나 하지도 않고 이쪽에서 끌어오는 대로 자동적으로
세상은 우리만 고통스러운 게 아니라 천차만별의 사생이 다 그렇죠. 어떠한 곤충이라도 그렇고, 날아다니는 짐승도 그렇고, 물에서 노는 생물도 그렇고 일체 생물이 다 그렇듯이 고통스러운 것은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동물이라고 볼 수 있겠죠. 최고의 동물인 우리가 어떻게 해야만이 벗어날 수 있는가. 항상 이런 말을 하는데요, 과거는 현실에 나오고 현실에 살아가는 건 미래에 나오듯이 우리가 이렇게 선원에 다닌다고 해서 과거가 없어지거나 그러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을 공부하는 데에 따라서 그 업보가 없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