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대사회 현안에 대한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행보가 눈길을 끈다.사노위는 10월 17일, UN이 정한 세계빈곤퇴치의날을 맞아 파주 서울시립승화원 제1묘지 무연고사망자 추모의집에서 ‘1017 빈곤철폐의날, 무연고 사망자 합동 추모기도제’를 봉행했다. 홀로 죽음을 맞이하고 장례 치러 줄 사람마저 없는 무연고 사망자들을 위한 극락왕생 발원과 사회구조 변화의 과제를 알리기 위함이다.10월 18일에는 평택 SPC그룹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근무 중 사고로 숨진 20대 노동자의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세상은 다양하다. 다양하다 못해 극과 극을 달리는 이들이 서로 태연하게 부딪히며 살아가는 곳이 세상인 듯도 하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그렇게 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한 줄에 세우는 버릇이 있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그리고 취업까지 모두 한 줄로만 세운다.늘어세운 한 줄에서 일등을 하는 사람이 있고, 꼴찌를 하는 사람이 있다. 당연히 일등을 하는 사람이 사회에서 살아남기에 좀 더 유리하다. 그래서 내 자식이 그 줄에서 앞 등수를 차지하는 장한 인재이기를 응원한다.그런데 일등이 있는데 꼴찌가 없겠는가? 일등이 있으려면 반드시 꼴찌가 필
지난 10월 5일 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취임사에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 바로 세우기를 국민에게 제안했다. 진우 스님의 제안 이후 마애불 입불에 대한 여론들이 확산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관련 정부 부처와 지자체에서는 그간 현상 유지를 통한 보존·관리에 중점을 뒀지만, 진우 스님의 대국민 제안 이후에는 마애불 입불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경북도 소재 5개 본사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이런 상황에서 열암곡 마애불 입불 불사를 ‘대국민 원력불사’로 만들겠다는 조계종 제3
조계종 제18대 중앙종회의원 81명이 최종 확정됐다. 새롭게 구성된 18대 중앙종회는 11월 9일 출범할 예정이다. 중앙종회는 종단 입법기구이자 대의기구로서, 종무행정 및 종단 운영에 대한 제도적 토대를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37대 집행부가 새롭게 구상하고 있는 불교중흥 원력을 함께 이뤄나가기 위한 제도적 정비 등 향후 입법 활동에 대한 책임감이 무겁다. 시대적 변화에 발맞춘 제도 개선부터 종단 현실에 맞는 종법 실현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무엇보다 이번 중앙종회는 그 어떤 종회보다 화합의 기틀을 갖췄다. 직선직 의원을 선출
묘공당 대행 선사 열반 10주기를 맞이하여 한마음선원에서는 두 차례에 걸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2022년 6월17~18일 대행선연구원에서 ‘세계의 비구니 승가: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와 9월 23~25일 ‘뉴 노멀 시대 지구촌, 공생의 삶-마음, 과학, 종교’를 주제로 한마음과학원에서 주최한 국제학술대회가 그것이다. 필자는 대행 선사의 사상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그간 몇 편의 논문을 작성한 적이 있으므로 두 차례에 걸친 학술대회를 지켜보면서 대행선사 사상의 연구 방향성에 대하여 떠 오른 생각들이 있어서 이
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향한 기대감이 한국불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탈종교화 시대, 불자인구 감소와 출가자 급감 등 심각한 위기의식이 만연해 있던 불교계가, 진우 스님의 취임을 계기로 실질적인 해법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진우 스님이 종책공약으로 제시한 수많은 대안들은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바로 불교 본연의 가치를 되살리겠다는 것. 1700년 역사 속에서 한국불교를 이어온 본질적인 가르침을 현대사회에 맞게 변화시켜 중생과 함께하는 불교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우울증과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국민들
‘이 재킷을 사지마세요.“ 미국 의류브랜드인 ‘파타고니아’는 환경을 위해 자사옷을 사지 말라고 한다. 튼튼하고 오래 입는 옷을 통해 새로운 옷을 만드는데 드는 자원을 아끼자는 의미다. 파타고니아의 매출 1%는 환경단체를 후원하는데 사용된다. 이 파타고니아는 MZ세대로 일컬어지는 젊은세대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왜 그럴까? 바로 이들 세대가 ‘가치소비’(Meaning Out) 등 자아실현, 가치실현에 대해 높은 관심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사회에서는 MZ로 일컬어지는 새로운 세대에 대한 조명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에게 불교는
9월 25일 유명을 달리한 김성동 선생은 눈물이 많은 사람이었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 중 가장 눈물이 많았다. 이유는 대개 선친 때문이었다. 술자리에서 선친 김봉한 선생과 그 동지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날은 거의 어김없이 눈물을 쏟았는데, 문제는 우리가 만나 그분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는 것이다. 내가 선생과 만난 이유가 바로 그분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함이었으니 말이다.외로워서 우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양평 우벚고개 험한 산중에 살 때 그랬다. 나와 후배들이 긴 술자리에 지쳐 일어서려면 몇 번이나 붙잡다 못해
조계종을 향한 세간의 관심이 높다. 불교계 내부 여론은 이미 기대감으로 들썩이는 분위기다. 새롭게 출범한 조계종 제37대 집행부가 적극적인 소통의 장을 펼쳐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9월 28일 취임 첫날부터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광폭행보가 이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첫 공식일정은 청년세대 포교간담회다. 청년들과 점심공양을 함께하며 소탈한 대화를 이어갔다. 자칫 긴장할 수 있는 분위기를 편안하게 풀어내는 역할도 진우 스님이 자처했다. 농담과 웃음이 오가는 가운데, 젊은 세대 포교의 나아갈 방향과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시대적 변화에
조계종 행자교육원의 역사와 교육변화 등을 망라한 백서인 가 발간됐다. 1991년 8월 개원한 행자교육원의 30년 역사와 그 면면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는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단 내 기초 승가교육사를 정리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행자교육원은 조계종으로 출가한 모든 행자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첫 교육기관이다. 1991년 1기를 배출한 이래 2021년까지 61기가 행자교육원을 수료하고 사미·사미니가 돼 출가 수행자로서 첫 걸음을 내딛었다. 이곳을 거친 인원만 지난 30년 동안 9
10여 년 말사 주지를 살다가 큰 절 대중에 들어와서 몇 해 살다 보니 잡다한 근심 걱정들이 저절로 다 사라져 버렸다. 도둑 들까. 불날까. 손님 올까. 물난리 날까. 식구들 싸울까. 주지의 고민은 한도 끝도 없었다.출가자에게 ‘대중에 산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의미가 있는 말이다. 흔히 대중에 사는 것을 ‘시냇물에 나뭇잎 떠가듯 한다’고 하기도 한다. 그저 흐름에 몸을 맡겨서 거스름 없이 유연하게 더불어 함께하는 생활이다. 어쩌면 세상의 누구보다 강한 개성과 특별한 지향을 가진 사람들이 스님들이지만, 오직 구도를 위해 대중에 살면
조계종 종정예하 성파 대종사가 9월 21일 사상 처음으로 국회를 방문했다. 성파 대종사의 종정 취임 이후 산문 밖 대중설법 역시 이날이 처음이었다.이날 성파 대종사는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차담에서 여야 갈등에 매몰된 정치권에게 국민화합과 상생을 위한 행보를 걸어줄 것을 당부했다.국회 정각회 후반기 회장에 주호영 의원이 취임한 후 처음 봉행된 법회에 여야 불자 의원을 비롯해 국회 직원불자와 조계종 총무원 소임자 스님, 신도 등이 300석이 넘는 객석을 가득 채웠다.이날 성파 대종사는 불교는 호국정신으로 국난 위기 속에 큰 힘이 되어 왔
2018년 9월 28일 조계종은 전임 총무원장 사퇴와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제36대 집행부를 출범시켰다.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원행 스님의 앞에는 혼란에 빠진 사부대중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과제가 있었다. ‘안정과 화합’은 제36대 집행부의 화두가 됐다.이러한 가운데 제36대 총무원장으로서 원행 스님은 백만원력 결집불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화합과 혁신의 미래불교’를 서원하며 내건 백만원력 결집불사 아래 불자들은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백만원력 결집불사의 기치 아래 인도 부다가야 분황사 건립, 세종 광제사 및 전통문화체
신안군은 올해 1월 ‘신안 기독교체험관 건축설계 및 전시물 제작 설치’에 대한 공모를 진행하였다. 3월에는 해당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임자도의 기독교 역사와 상징성을 드러내는 기독교체험관을 건립하는 사업체를 선정했다. 뒤늦게 사실을 확인한 불교계는 종교편향 행정을 항의 하였으나 신안군 공식 입장은 예산이 이미 집행되어 사업 중지가 어렵다고 한다. 기독교체험관을 건립하는 것은 종교편향 행정이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독교 관광 마케팅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옹색한 변명을 하였다.신안군청이 기독교체험관을 건립하는 행정은 명백
서울 북악산 자락에 이색 사찰이 문을 열었다. 9월 19일 개원한 ‘무산선원(霧山禪院)’이다. 선원명에 나타났듯이 이시대 선지식이자 시조시인이었으며, 문화예술인들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한 前 신흥사 조실 무산 스님(1932~2018)을 기리는 공간이다. 북한산에서 내려오는 고즈넉한 계곡 옆 약 200평 공간에는 법당과 작은 강당인 요사채가 놓였다.작은 암자가 있던 이곳은 무산 스님의 제자 삼조 스님의 원력으로 반년간 리모델링 끝에 현대적이고 파격적으로 재탄생했다. 법당 외벽은 무산 스님이 생전에 남긴 그림이 담겼고 ‘파도’ ‘아득
불교문화가 곧 우리 전통문화라는 인식이 불교계에는 존재한다. 우리나라 국보와 보물의 상당수가 불교문화재임을 감안해보면 틀린 생각만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 눈을 돌려보면 불교는 사회와 괴리되어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회에 대한 기여도 측면에서 불교는 찾아오는 이들을 위한 종교에 머물러 있다. 이런 와중에 불교명상을 통한 사회기여는 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최근 불교상담개발원은 서울시와 함께 ‘늘봄’이라는 명상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심적으로 고통받는 공공기관 종사자들을 위한 마음쉼프로젝트 중 하나로 먼저 복지관
지구별의 긴 역사에서 수많은 ‘천재지변’이 있었다. 땅과 바다가 뒤바뀌는 대지진에서부터 화산 폭발, 대홍수, 긴 가뭄 등이 있었다. 지구별에 사는 중생들의 생존과 삶의 양식은 항상 이 천재지변에 좌우되곤 했다. 이 천재지변은 어찌 보면 지구 생명체의 자기 조직화 과정의 하나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 천재지변이 지금 ‘인재지변(人災地變)’으로 변하고 있다. 지금 지구 생명체는 지구별의 역사상 제일 위태로운 상태에 있는지도 모른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심각한 재해, 생명종의 급격한 감소, 새로운 바이러스의 창궐, 지구별의 생명체를 몰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가장 큰 업적은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미래불사에 사부대중 원력을 모아냈다는 데 있다. 취임 후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종교계는 물론 국가·사회적 재난상황이 장기화된 상황에서도, 조계종은 원행 스님의 확고한 원력과 신념에 기반해 종단 대작불사의 기틀을 다졌다. 제36대 집행부의 백만원력결집불사는 단순한 모연불사를 넘어, 불자 개개인의 서원과 정성을 차곡차곡 모아내는 토대였다. “백만 송이 서원의 꽃으로 사회의 절망과 고통을 희망과 행복으로 바꾸고자 했던 소승의
‘괴물 태풍’으로 불리며 온 국민을 긴장 속에 몰아넣었던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남기고 간 상처가 자못 크다.불자들이 우려했던 사찰 피해는 경미했으나 한반도 남쪽지대, 특히 경북 포항 일대는 시간당 최대 110.5mm의 폭우가 쏟아지며 직격탄을 맞았다. 포항제철소 일부가 침수되면서 용광로 가동이 중단될 만큼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용광로의 모든 가동을 중단한 것은 쇳물을 처음 뽑아낸 1973년 이후 49년 만에 처음이다.9월 7일 오전 기준, 포항에서만 9명이 숨졌고 실종과 부상까지 포함하면 전국에서 15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부처님께서 입멸 전 만족에 대해 설법하셨다. “수행자여, 욕심이 적으면 근심도 적다. 욕심이 많으면 구하는 것이 많으므로 번뇌도 크다. 고뇌를 벗어나려면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만족을 아는 것은 즐겁다. 만족을 모르는 사람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어도 마음 가난하며, 만족을 아는 사람은 가난한 듯하나 마음 부유하다. 이것을 소욕지족(少欲知足)이라고 한다.” 부처님의 만족론을 현대사회에 똑같이 적용하기는 어렵다. ‘지금·여기’의 현실은 끝없는 경쟁사회다. 인생의 성공이란 무엇인가. 도심을 배회하는 자본주의의 유령은 귓가에 와서 속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