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15 (수)

[김영애 법사의 안심뜰] 내 마음 바뀔 때 운명도 변한다 

19. 내가 바뀌는 공부는 부처님생명을 회복하는 일 

참생명 회복이 내가 바뀌는 것
금강경, 문제 해결 지혜 생겨나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
김영애 문사수법회 법사

우리는 종종 ‘운명’이라는 단어 속에 스스로를 가둬 두고 지배받으며 사는 때가 있다. 자신의 한계나 상황을 운명이라 여기며, 그것이 이미 정해진 길이라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 말은 우리 삶 속에서 은연중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무언가를 바꾸려는 의지마저도 약하게 만들어서, 내 삶의 열쇠를 남에게 던져놓고 앞날이 어찌 될지를 묻기도 한다. 과거는 지금 내가 받는 걸 보면 알 수 있고, 앞날은 지금 내가 심는 걸 보면 알 수 있다고 하셨는데 말이다.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말을 하며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지는 법이므로 부처님께서는 점을 치지 말라 하셨다.

부처님 가르침은 언제나 인과에 밝게 하시고 연기를 잊지 않게 하신다. 이렇듯 운명론이 아닌 불교는 우리에게 늘 안심감을 준다. 삶의 열쇠는 남이 쥐고 있는 게 아니니 밖에서 찾지 말라고 주셨던 소중한 법문을 공부하며 법우님들과 나눴던 법담을 공유해 본다. 매일 아침 온라인(줌)에서 모여 공부하는 〈금강경법문〉 354쪽의 ‘운명 전환의 원리’에 대한 법담이다.

“불교는 내가 바뀌는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내가 바뀌어 부처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업행개조를 합니다. 중생인 줄 알았는데 지금 부처님 생명으로 살아갑니다. 곧 내 업을 바꾸어 갑니다. 중생업으로부터 보살업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나를 바꾸는 공부를 하는 것이 바로 바라밀입니다. 금강경을 읽음으로써 내가 바뀌는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를 읽고 현석(가명) 님께서 “‘우리는 모두 이어져 있다. 본래 부처님생명이다. 나라는 건 따로 없다’는 법문을 들어오다가 ‘나를 바꾸라’는 말씀을 들으면, 자칫 법문을 잘못 받아들이고 오히려 ‘아상을 강화할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없는데 나를 바꾸라는 얘기가 뭔지, 그럼 바꿀 내가 또 있다는 건지 혼동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라며 법담을 열어주셨다. 

부처님 공부를 해가는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한 주제이기에 이렇게 말씀드렸다. “법문을 듣고 나를 비추어 보며 닦여가는 문사수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에요. 항상 동사라는 걸 잊지 마세요. 법회에서 나의 참생명이 부처님생명임을 들어서 믿고 정진 모시며 사는 ‘문사수’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참회’가 아닐까 해요. 법문이 관념적이지 않고 삶에서 드러나 숨 쉬게 하는 건 참회예요. 본문에 나오는 ‘얼른 이 기회에 내가 바뀌어야 되겠구나’하는 게 바로 참회를 말씀하시는 거예요. 참회는 잘못한 것에 대한 반성[소참]으로만 그치지 않고 참생명으로 살겠습니다라고 하는 다짐과 선언이 들어가야 진정한 참회[대참]라고 배웠습니다. 부처님생명으로 살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얼른 ‘내가 바뀌어야 되겠다’는 게 바로 부처님생명으로 살겠다는 것이에요. 그러니 내가 바뀐다는 의미는 부처님생명으로 회복되는 거지, 나라는 아상이 강화되는 게 아니죠. 나의 참생명이 부처님생명이라는 믿음이 빠져 있고 참회가 빠져 있으면 말장난밖에 안 되고 관념적이 될 수 있겠죠.” 

법우님들에게 ‘나’가 남는 한 결국 윤회라는 법문도 전해드렸다. “지금 주체를 바꾼다는 하더라도 끊임없이 또 ‘나’가 남습니다. 내가 남은 상태에서 또 나를 바꾼다는 건 ‘좋은 윤회’하는 거라고 대표법사이신 여여 법사님께서 항상 짚어주십니다. 그래 봐야 결국 윤회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씀을 늘 감사히 새기는데요.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내가 바뀌어 간다는 의미는, 있지도 않은 가짜 나가 더 좋은 가짜 나로 바뀌는 게 아니에요. 본래 없는 나를 있다고 착각하는 그 망상이 걷어져서 부처님생명 자리로 회복되는 걸 내가 바뀐다고 얘기하시는 것이지, 끊임없는 가짜 나의 연속을 말씀하시는 게 아니에요.”고 말했다. 

선희(가명) 님도 깊이 공감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며칠 전에 거친 숫돌에 칼이 갈리는 것처럼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나를 지혜롭게 만든다는 지혜검을 말씀하셨잖아요. 오늘 356쪽, 시계의 톱니바퀴가 서로 맞물려서 반대 방향으로 도는 원리에 대한 말씀에서도, 반대로 도는 톱니바퀴가 상대에게 힘을 준다고 하시면서, ‘직장을 나가든, 회사를 경영하든, 식구끼리 살든, 세상을 살아가는 데 내게 거슬리는 사람이 바로 나에게 힘을 주는 사람입니다’ 하신 부분이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나에게 거슬리는 사람이 있을 때 ‘전생에 무슨 원수를 지어서 저 사람을 만났을까?’ 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니 그럴 땐 얼른 금강경을 읽으라고 하시는 한탑 스님의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금강경을 읽는 사람의 공덕이 매우 큰데, 금강경을 읽으니까 별안간에 어디서 복이 산더미처럼 굴러 들어온다는 게 아닙니다. 금강경을 읽으면 금강반야의 지혜가 드러나고, 문제의 연속인 인생에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발휘됩니다. 또한 지혜가 밝아지면 밝아질수록, 이 세상이 본래부터 불국토였고, 본래부터 나는 극락정토에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무엇을 새삼스럽게 구할 것이 있겠습니까?”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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