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국에 비사라는 귀신이 있었다. 그는 성품이 포악해서 날마다 수십 명씩 백성들을 죽였다. 사람들이 모여서 말했다. “이 나라를 피하여 멀리 다른 나라로 갑시다.” 귀신이 사람들의 마음을 알고 그 사람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이곳을 떠나지 못할 것이다. 다른 나라로 간다 해도 끝내 나의 손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대들이 자진해서 날마다 한 사람씩 바친다면 너희들을 괴롭히지 않겠다.” 이때부터 발기국 사람들은 날마다 돌아가며 한 사람씩을 그 귀신에게 제물로 바쳤다. 귀신이 잡아먹은 사람의 유골이 계곡에 쌓여갔다. 그때 선각이라는 장자가 거기에 살고 있었는데 재물이 넉넉하고 보물이 많았었다. 그에겐 나우라라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그의 차례가 되어 하나뿐인 아들을 재물로 바쳐야 했다. 부모
부처님께서 사위성의 남쪽 대림이라는 읍에 계셨다. 장사꾼이 여덟 마리의 소를 몰고 북방 구치국에 도착했으며, 또 어느 한 장사꾼이 함께 진흙 개펄 안에서 소를 치고 있었다. 그때 리차가 용녀(龍女) 하나를 잡아서 코를 뚫어 끌고 갔다. 장사꾼은 그것을 보고 이내 인자한 마음을 일으켜 리차에게 물었다. “당신은 그를 끌고 가서 무엇을 하려 하십니까?” “나는 죽여서 먹으려 하오.” 장사꾼이 말했다. “죽이지 마십시오. 내가 당신에게 소 한 마리를 줄 터이니 바꾸어 가지시고 그를 놓아주십시오.” 붙잡은 이가 놓아주려 하지 않으므로 점차 올라가서 여덟 마리를 다 주겠다고 하자 그제야 말했다. “그렇다면 놓아주리다.” 리차는 여덟 마리를 소를 얻은 뒤 용녀를 놓아주었다. 이때 장사꾼은 다시 생
가섭불 당시 이야기다. 옛날 다수읍에 어는 바라문이 있었다. 그는 왕의 태사로 나라 안에서 첫째였다. 그에게는 대만이라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용모가 수려했다. 그리고 호희라는 한 옹기장이가 있었다. 대만과는 어릴 적부터 친한 사이여서 마음으로 서로가 공경하며 생각하는 터였다. 옹기장이는 정진이 용맹스러웠고 인자하고 효성스러워 그의 부모가 모두 장님이었으나 공양에 모자람이 없었다. 옹기장이이기는 하였으나 일부러 땅을 파지 않았고 허물어진 담장이나 무너진 언덕의 흙만으로 그릇을 만들었다. 만약 그릇을 사겠다는 이가 있으면 보리, 깨, 콩 등의 곡식만 받고 그릇을 팔았으며, 애초부터 값을 흥정하지 않았을 뿐더러 금과 은, 재물과 비단들은 받도 않았고 곡식만을 가져다 공양할 뿐이었다. 가섭불께서 계신 정사는
비뉴건국의 사람들은 대부분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지 못했으므로 그들에게는 ‘불(佛)·법(法)·승(僧)’을 섬기는 마음이 없었다. 그때 우바사나라고 하는 한 여인이 있었다. 어느 날, 일이 있어서 사위국에 갔다가 바사닉왕에게서 일을 다 끝마치고 신앙이 돈독한 우바새들에게서 부처님의 공덕을 듣고 부처님을 뵙고자 하여 기원으로 갔다. 부처님께서 그때 여러 대중들을 위하여 5계의 법을 말씀하시고 계셨다. 부처님의 설법을 들은 우바사나도 부처님에게 계를 청했고 5계를 받았다. 부처님께서 또 〈법구경〉을 주시면서 외우게 하셨으므로 우바사나는 한밤중까지 〈법구경〉을 외우고 있었다. 비사문천왕이 수천의 야차를 거느리고 남방의 비루륵차에게로 가려다가 경 외우는 소리를 듣고 찬탄했다. “장하십니다. 누이여, 법요
옛날 수제가라는 한 장자가 있었다. 그의 창고는 금과 은 보배로 가득했고, 남종과 여종이 줄을 이루어서 모자란 바가 없었다. 어느 날, 흰 수건 하나를 못가에 걸어두었는데 하늘에서 바람이 불어와 수건이 국왕의 정전 앞으로 날아갔다. 왕은 여러 신하들에게 점을 치게 하며 그 까닭을 묻자 신하들이 말했다. “나라가 장차 흥성하려 하여 하늘에서 흰 수건을 내리신 것입니다.” 신하 수제가가 잠자코 말이 없자 왕은 물었다. “경은 어찌 말이 없는가?” 수제가는 대답했다. “감히 왕을 속일 수 없어서입니다. 그것은 신의 집에서 몸을 닦는 수건으로 못가에 걸어둔 것이었는데 바람이 일어서 정전 앞에 날아 온 것입니다.” 그로부터 며칠 후에 아홉 가지 색으로 된 수레바퀴만 한 꽃이 또 하늘에서 바람이 일어나
건타시리 국왕의 태자는 영화(榮華)에 뜻이 없어 호사(豪奢)를 버리고 깊은 산으로 들어가 살고 있었다. 그때에 깊은 골짜기에는 한 마리 굶주린 범이 있었다. 새끼 일곱 마리를 낳은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눈까지 내려서 어미 범은 새기를 품고 사흘이 지나도록 먹이를 구할 수 없었다. 새끼가 얼어 죽을까 걱정스러워 배고픔을 참고 새끼를 보호하고 있는데 눈이 그치지 않았다. 어미와 새끼는 모두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었다. 어미는 너무도 굶주린 나머지 새끼를 잡아먹으려 했다. 이때 여러 신선들이 말했다. “누가 몸을 버려서 저들을 구제하겠는가?” 신선들의 말을 들은 태자가 말했다. “제가 하겠습니다.” 낭떠러지 끝으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어미 범이 새기를 품은 채 눈에 덮여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사위국에 두 장사꾼이 있었다. 한 사람이 생각했다. ‘부처님의 몸은 한 길 여섯 자로서 빛이 나고, 정수리에는 육계(肉?)가 있고, 목덜미에는 일광(日光)을 지고 있으니, 이루 말할 수 없이 훌륭하시다. 부처님은 마치 제왕 같고, 사문은 마치 충신 같다. 부처님께서 밝은 법을 설하시면 사문은 그 법을 외워 널리 펴니, 부처님께서는 가히 밝으시고 높은 어른이시다.’ 부처님께서 그의 뜻을 아시고 그를 자세히 보시니, 그 사람의 마음과 뜻이 즐거운 것이 마치 보배를 얻은 것과 같았다. 또 한 장사꾼이 생각했다. ‘부처님이란 마치 소와 같고, 제자는 마치 수레와 같다. 그 소가 수레를 동서남북으로 끌고 다니는 것처럼, 부처님도 그러하다.’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나쁜 생각이 있으므로 반드시 재앙을 얻게
옛날 병사왕에게 한 대신이 있었는데, 잘못이 있어 왕은 그 대신을 남쪽으로 귀양을 보냈다. 천 리나 떨어진 그곳은 본래부터 사람이 살지 않아서 곡식도 자라지 않는 땅이었다. 그런데 그 대신이 이르자 샘물이 흘렀고 곡식이 저절로 익었다. 사방의 여러 나라에서 굶주리고 추위에 떨던 이들이 이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했고, 대신은 오는 이들에게 논밭을 나누어 주어 살아갈 수 있게 해주었다. 얼마 되지 않아 그 땅은 한 나라를 이룰 만큼의 사람들이 살게 되었다. 하지만 그 땅에는아직 왕이 없었다. 어느 날, 장로들이 모여 의논을 했다. 한 장로가 말했다. “나라에 임금이 없는 것은 몸에 머리가 없는 것과 같지 않습니까?” 다른 장로들도 같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장로들은 대신을 왕으로 모시자고 의견을 모았다
부연국에 보달이라는 왕이 있었는데, 부처님의 법을 받들어 언제나 치우치거나 그릇됨이 없었고, 항상 자비스러운 마음으로 어리석은 백성들이 3존을 모르는 것을 가엾게 여겼으며, 항상 재계(齋戒)할 적에는 높은 누관에 올라서 보다가 뒤로 돌아서 반드시 머리를 조아리고 예배를 했다. 나라 안의 신하와 백성들은 왕의 이러한 것을 괴이하게 여기어 다 함께 의논했다. “왕은 만백성의 어른으로 계시며 멀고 가까운 이가 공경하고 승복하며, 왕위에 오르게 되면 백성이 복종할 것인데, 무엇을 청하고 바람이 있기에 위의를 욕되게 하면서 머리를 땅에 대며 절을 하실까?” 신하들은 간하려 했으나 감히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관민 수천과 함께 궁을 나오는데 얼마 오지 않아서 한 도인을 만났다. 왕이 연에서 내려와 예배하니 그
사위국에 남달이라는 왕이 있었다. 토지가 비옥하고 백성들은 온순하면서 믿음이 있었으며, 임금과 신하며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도로써 이끌었다. 후왕이 즉위하자, 법과 풍속이 차츰 가벼워지고 정치와 행이 평등하지 않았으며, 왕은 백성들에게 가혹하게 굴고 죄 없는 이를 멋대로 베었으므로, 바른 것은 어지럽혀지고 재앙이 응하여 비는 제때 내리지 않아 오곡이 익지 않았으며, 서로 요괴한 짓을 하여 마침내는 거칠고 잔악해졌으며, 왕은 위험과 망할 것을 두려워하여 사악한 도를 가르치는 5백의 외도들을 받들어 섬겼다. 또 요망한 신을 섬기는 풍조가 번졌고, 백성들은 다투어서 나쁜 짓을 했다. 강한 자는 약한 자를 업신여기고 서로가 서로를 다치게 하고 죽였고, 남의 재산을 빼앗고 도리를 따르지 않았으며, 남의 부녀자
옛날 마천라국에 일난이라는 왕이 있었다. 세간의 무상함을 깨닫고서 영화와 즐거움을 버렸다. 그리고 법복 한 벌과 발우 하나, 그리고 사문의 계율을 받아 신림에 들었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이미 그는 도를 얻어 신통을 지니게 되었다. 가까운 숲에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져 멀리서 그곳을 바라보니 숲속에 깊은 구덩이가 보였다. 그 구덩이엔 사냥꾼과 까마귀 한 마리와 뱀 한 마리가 함께 빠져 있었다. 사냥꾼이 사슴을 쫓아 달리다가 그 구덩이 속으로 떨어졌는데, 그때 까마귀 한 마리와 뱀 한 마리가 함께 떨어져서 몸을 온통 다친 것이다. 모두는 울부짖으며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일난왕이 그 모습을 모두 보고 한 걸음에 구덩이로 달려가 그들을 구했다. 목숨을 건진 그들은 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희들
과거에 시비라는 왕이 있었다. 왕은 크게 정진하여 일체 중생 보기를 마치 어머니가 아들을 사랑하듯 했다. 세간에는 부처님께서 계시지 않았으므로, 석제환인이 죽으려 할 때에 생각하기를 ‘어디에 온갖 지혜 지닌 사람이 계시는 것일까?’ 하고 곳곳으로 다니며 물어보았으나 의심을 끊을 수가 없었으므로 근심 걱정하며 앉아 있자, 뛰어난 변화사(變化師)인 비수갈마천이 물었다. “무엇 때문에 근심 걱정하십니까?” 석제환인이 대답했다. “나는 온갖 지혜 지닌 사람을 구하고 있으나 만날 수 없기 때문에 근심 걱정한다.” 비수갈마는 말했다. “보살로서 보시, 지계, 선정, 지혜를 지닌 이가 계신데, 오래지 않아서 부처님이 되실 것입니다.” 제석이 물었다. “누구신가?” 비수갈마가 대답했다. “바로 우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