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전속 신이한 이야기(48) 우바사나의 공덕

비뉴건국의 사람들은 대부분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지 못했으므로 그들에게는 ‘불(佛)·법(法)·승(僧)’을 섬기는 마음이 없었다. 그때 우바사나라고 하는 한 여인이 있었다.
어느 날, 일이 있어서 사위국에 갔다가 바사닉왕에게서 일을 다 끝마치고 신앙이 돈독한 우바새들에게서 부처님의 공덕을 듣고 부처님을 뵙고자 하여 기원으로 갔다. 부처님께서 그때 여러 대중들을 위하여 5계의 법을 말씀하시고 계셨다.
부처님의 설법을 들은 우바사나도 부처님에게 계를 청했고 5계를 받았다. 부처님께서 또 〈법구경〉을 주시면서 외우게 하셨으므로 우바사나는 한밤중까지 〈법구경〉을 외우고 있었다.
비사문천왕이 수천의 야차를 거느리고 남방의 비루륵차에게로 가려다가 경 외우는 소리를 듣고 찬탄했다.
“장하십니다. 누이여, 법요(法要)를 잘 말씀하십니다.”
우바사나는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공중에서 소리만 들릴 뿐 형상이 보이지 않습니다.”
비사문천왕이 대답했다.
“나는 귀왕(鬼王) 비사문천입니다. 법을 듣기 위해 공중에 머물러 있습니다.”
우바사나가 다시 물었다.
“당신은 하늘이고 나는 사람인데, 무엇 때문에 나를 누이라고 부르십니까?”
비사문천이 대답했다.
“부처님은 법왕이시고, 또한 인간과 천상의 어버이십니다. 같은 법의 소리이기 때문에 누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우바사나는 크게 기뻐했다. 그의 머슴은 언제나 숲으로 들어가서 땔나무를 해왔다. 뒷날 아침에 나무에 올라갔다가 멀리서 사리불과 목련과 5백의 비구가 숲에 있으면서 부지런히 참선하고 경 외우는 것을 보고 돌아와서 주인에게 말했다. 우바사나는 한량없이 기뻐하면서 머슴이 말했다.
“세존께서는 좋으신 말씀을 주인에게 말씀하실 터이니 다섯 가지 보시를 갖추어 베푸십시오. 지금 음식을 장만하십시오. 제가 아까 주인의 말씀이라 하고서 두 분 존자와 5백 명의 제자들을 청했으니, 오늘 오셔서 공양하실 것입니다.”

삽화=강병호
존자와 여러 비구들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자리에 나아가 앉자 예배를 하고 손수 물을 돌리고 갖가지 음식을 올리니 향기로운 맛이 두루 갖추어졌다. 사리불에게 말했다.
“저에게 아들 넷과 남편이 있습니다. 모두가 부처님 말씀을 알지 못해 제가 만약 삼보께 공양하거나 가난한 이들에게 보시하면 이내 시샘하고 성을 냅니다. 그러나 저는 신행을 닦고 보시하는 일을 그만두지 않았고 위축되지 않아 마침내 수다원을 이루었습니다.”
사리불이 말했다.
“매우 드문 일입니다. 세존께서는 해가 저물면 비건지림에 오실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돌아가겠습니다.”
우바사나는 스님들이 떠나간 뒤에 이내 필요한 것을 마련하여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여러 스님들이 묵고 있는 곳을 살펴보다가 어느 병든 스님이 굴 안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 그의 아픈 곳과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묻자, 스님이 대답했다.
“4대가 고르지 못해서 아주 큰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의원은 신선한 고깃국을 먹으라고 했습니다.”(〈마하승기율〉에서는 ‘비구에게 언제나 공양을 하거나 약을 먹게 하는 데는 고기를 쓴다.’라고 했다.)
우바사나가 말했다.
“다른 데서 구하지 마십시오. 제가 내일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은 15일이어서 국법으로 살생을 금하는 날이었다. 우바나사는 여기저기 알아보았으나 고깃국을 장만하지 못했다. 우바사나는 곧 사람들을 돌려보내고 고요한 방에서 스스로 목욕하고 자신의 넓적다리 안쪽의 살을 베어냈다. 그리고 모전으로 싸고 여러 약재들과 함게 달여서 국을 만들어 병든 비구에게 보냈다. 비구는 고깃굿을 먹자마자 병이 나았다. 우바사나의 남편이 이윽고 돌아와서 부인의 모습이 이상해 보여 물었다.
“당신은 왜 이리 안색이 좋지 않습니까?”
부인이 대답했다.
“제가 아팠습니다.”
남편은 곧 의원을 불러 부인을 살폈으나 알 수 없어 집안사람들을 다그쳐 물었다. 그러자 여종이 사실을 말했다. 그러자 남편은 밖으로 나가서 크게 부르짖었다.
“사문 석가의 제자가 사람 고기를 먹었다.”
부처님께서 그로 인해 “비구들은 부정한 고기는 먹어서는 안 된다.”라고 제정하셨다. 부인이 남편에게 말했다.
“나를 위해 부처님과 스님들을 여기로 청하셔서 공양을 베풀어 주십시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는 죽어버리겠습니다.”
남편은 아내를 위하여 숲으로 들어가서 부처님을 청했다.
“내일은 저의 집에서 공양하십시오.”
부처님께서는 스님들과 함께 자리에 나아가 앉으시고 물으셨다.
“우바사나는 어디에 있느냐?”
스님들이 대답했다.
“아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불러오너라.”
남편이 부인에게 말했다.
“당신의 스승께서 당신을 부르십니다.”
우바사나가 대답했다.
“아파서 일어날 수 없다 말씀하십시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가서 말하여 일어나게 하라.”
아난이 가서 “부처님께서 부르신다.”라고 하고 평상에 그를 싣고 부처님께 왔다. 우바사나가 부처님 앞에 섰다. 그러자 부처님의 광명이 그녀를 비추고 그녀의 상처가 씻은 듯이 나았다. 우바사나는 곧 일어나 부처님께서 예배했다. 부처님께서 그를 위하여 설법하시자 아나함의 도를 얻었다. (〈우바사나경〉에 나오며, 또 〈현우경〉에도 나온다.)
동국대역경원 발행 〈경률이상〉에서 발췌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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