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結社 새 패러다임 제시…화두 던졌다”

 

상월결사가 제시하고 실천한 새로운 결사방식은 매순간 세간의 관심을 모았고 한국불교에 화두를 던지는 계기가 됐다. 이에 지난 1년 간 불교학자 등 지성들이 저마다 조명한 상월선원 결사의 의미 가운데 눈에 띄는 발언들을 정리했다.

 한국불교 한 획 긋는 사건 

중앙승가대 교수 자현 스님은 “상월선원은 탈종교화가 가속화되는 시점에 역동적인 모습을 통해 이 시대 불교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상월선원 천막결사에는 고려시대 지눌의 수선사 결사 정신이 온축돼 있으며, 만행결사 역시 붓다가 강조한 순례의 정신과 연결돼 있음을 강조했다.

자현 스님은 “한국불교가 영향력을 잃어가는 것은 불교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운용하는 승려의 문제일 수 있다”며 “지눌의 개창 이후 약 170여년 만에 송광사는 동방제일도량이라는 최고 존칭으로 불리게 됐다. 이는 지눌이 추구한 수행과 청정성의 회복이 고려불교에 강력한 족적을 남겼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스님은 “천막결사라는 최소를 통한 청정과 무문관이라는 치열한 수행은 지눌과 지공을 결합하는 최상의 가치를 도심 속에서 구현함으로써 현대불교의 한 획을 긋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승가·재가 상호보완구조 제시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는 상월결사에 대해 “‘앉은 불교에서 움직이는 불교로, 침체된 불교에서 활기찬 불교로, 소극적불교에서 적극적 불교로 변화시켰다”며 “’미래불교는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불교’라는 상월결사의 신념은 시대적 변화와 요구에 불교가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변화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황 교수는 상월선원 천막결사에 대해 “승가와 재가가 상호보완적 구조를 보여준 사례”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한국불교 재가자는 큰 사찰의 선원에는 접근할 수 없었고, 출가자는 수행을 위해 안거 기간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 고립시켰으나, 상월선원 천막결사는 이를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숲속에서 고립된 수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에서 모두가 함께하며 수행하는 야단법석을 지향한 것 자체가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이며, 모두가 함께하고 모두가 함께 즐기는 수행이야말로 새로운 시대가 지향하는 밝고 건강한 수행문화”라고 평가했다.

 법고창신의 결사운동 

조기룡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는 “상월결사가 회주 자승 스님이 지난 2011년 총무원장 재직 당시 시행했던 ‘자성과 쇄신결사 운동’에서부터 태동됐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자성과 쇄신결사는 당시 불교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며, 상월결사 역시 한국불교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며 고착화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라는 설명이다. 특히 조 교수는 “상월결사가 역대 전통결사와 같은 배경을 하지만 그 방법을 정적인 것에서 동적인 것으로 변화시켰다”며 “이는 옛 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법고창신의 결사운동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평화·통일순례로 확장 제안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상월결사의 확장성에 대해 제언했다. 김 교수는 “기존의 결사가 승가 중심이었다면, 현재의 상월결사는 대중 속으로, 세상 속으로 들어가려는 출·재가가 함께하는 결사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만행결사 자비순례가 향후 통일·평화순례로 확장되는 등 현실을 반영해 신계사와 장안사, 유점사, 표훈사를 순례하는 금강산 만행결사와 고성서 파주까지 250km에 이르는 DMZ평화순례를 제안했다.

 수행문화 흐름 바꾼 계기 

김성규 한국교수불자연합회장은 “상월선원은 한국불교 흐름을 바꾸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상월선원의 천막결사는 부처님 안거이고, 만행결사는 안거를 마치고 수행자들이 유행하며 전법하고 수행하는 모습에 기인한다”며 “나아가 상월결사는 4차산업혁명시대 불교가 어떻게 콘텐츠를 개발할지를 계속 고민하게 해 실질적인 변화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구법순례자 혜초 스님 연상 

이병두 前 문화체육관광부 종무관은 “상월선원 결사는 외부를 탓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를 돌아보고 부처님 제자로 살아가겠다는 원력을 낸 일대 사건”이라며 “불교의 흐름을 바꾸려는 이번 결사가 우리가 변해야 한다는 자기혁명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은 불꽃 하나가 세상을 태우기도 세상을 밝히기도 한다”고 강조한 이 前 종무관은 “자비순례의 작은 불씨가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를 출발할 때 모두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 수 있지만 500km의 대장정을 마치면 대다수가 같은 생을 갖게 될 것으로 본다”며 “동참자 한 명 한 명이 자신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도반과 문중, 종단, 한국불교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해본다”고 강조했다.

 사부대중 함께한 ‘진짜 결사’ 

최응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은 “이번 만행결사를 지켜보며 개인적으로 〈왕오천축국전〉을 쓴 구법승 혜초 스님과 〈삼국유사〉를 집필자 일연 스님을 떠올렸다. 두 스님 모두 구법 순례를 통해 세상을 접했고 이를 저서로 기술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불교중흥, 국난극복을 위한 자비순례도 일종의 구법행으로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개인 변화 모여 한국불교로 확산 

석길암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는 “결사(結社)는 ‘동일한 서원을 세우고 그 서원을 성취하는 데 동참하는 것’ 혹은 ‘동일한 서원을 세우고 그 서원을 성취하기 위해 모인 수행자들의 공동체’를 말한다”며 “그렇게 보면 불교 집안의 결사에 대중결사가 아닌 것이 또 어디에 있으며, 대중이 동참하지 않고서 결사의 원력을 성취한 경우 또한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상월선원은 그야말로 사부대중 모두가 진심으로 함께했던 결사”라고 평가했다.

이어 석 교수는 “상월결사는 ‘나는 불자로서 제대로 살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했으며, 이 같은 고민들은 개인의 발심과 변화를 일으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 교수는 “상월결사를 바라보는 불자들이 이를 느끼고 변화한다면 궁극에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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