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사찰도 홍보해야 산다

2015년 9월 웹어워드 코리아 최우수상을 수상한 봉은사 홈페이지, 반응형 웹으로 모바일 등 기기변환에 맞춰 자동 변환된다.

 

사찰홍보! 교회홍보와는 달리 다수의 사람들에게 어색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말이다. 아마도 산중불교라는 고정관념이 깊기 때문일 것이다. 사찰은 산중에 은둔한다는 인식이 있기에 사찰을 홍보한다는 생각은 거리감을 만든다. 혹자는 심지어 사찰이 홍보를 하는 것이 점잖지 않은 짓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도시포교에 사활이 걸린 한국불교의 상황에는 걸맞지 않는 시대착오적 사고다.

젊은 불자층 참여 중요한 시대
sns, 웹 활용 홍보 필요성 높아
소식 외 다양한 콘텐츠 담아야

현대사회에서 홍보는 조직의 사활이 걸린 과제다. 사찰의 본분은 포교이며, 포교에 사찰의 명운이 달려있다. 이는 사찰재정과 전법교화의 측면을 아우르는 의미다. 사찰재정의 측면은 포교가 되지 않으면 신도를 모을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사찰의 재정이 어려워져 존폐의 위기에 놓이는 상황을 지칭한다. 그리고 전법교화의 측면은 사람들에게 사찰의 존재를 알려야 그들이 사찰을 찾고 붓다의 가르침을 접하게 되는 전법교화가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을 지칭한다. 이 측면에서 홍보는 포교의 첫걸음이다.

사찰의 홍보방법은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한 가지는 ‘유형적·직접적 방법’으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홈페이지, 인터넷 카페, SNS 등의 홍보와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소식지, 전단지, 현수막, 포스터 등의 홍보가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무형적·간접적 방법’으로 지역사회 활동을 통한 사찰의 평판과 인지도를 제고하는 홍보이다.

먼저 유형적·직접적 홍보 방법부터 살펴보자. 홈페이지는 온라인 기반의 사찰 홍보를 생각할 때 흔히 가장 먼저 생각하는 방법이다. 현대인들은 어떤 단체나 조직에 대해 궁금하면 인터넷을 검색한다. 이때 가장 정확하면서도 많은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곳이 홈페이지다. 그렇기 때문에 사찰의 홈페이지는 검색자가 궁금해 하는 정보를 충분히 담고 있어야 한다. 사찰의 법회 종류와 시간, 주지 스님의 이력, 사찰의 역사, 사찰의 전각 소개로부터 불교교리와 불교상식, 그리고 신행활동 및 봉사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가 구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홈페이지의 구성에 있어서는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정보의 업데이트가 중요하다. 사찰의 홈페이지는 불교의 전통미를 세련된 현대미로 승화시켜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사찰 측의 불교에 대한 전문성과 홈페이지 제작자 측의 전문성이 조화를 이루어야 가능한 일이기에 양측의 의견이 아우러질 수 있도록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홈페이지의 외형을 담보한다면 정보의 업데이트(update)는 홈페이지의 내용을 담보한다. 사람들은 사찰의 정보가 궁금해서 홈페이지를 방문했다가 때때로 실망하고는 한다. 홈페이지가 방치되어서 수년전 정보만 올라와 있고 자유게시판에는 상업성 글로 도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홈페이지는 방문자에게 정보에 대한 실망을 넘어서 사찰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정보의 업데이트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선 외부 전문 업체에 맡기거나 사찰 내에 능력을 갖춘 전담인력이 있어야 한다. 전자의 경우 제작비와 관리비가, 후자의 경우 고정 인건비가 들어가야만 한다. 사찰의 입장에서는 그 비용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사찰의 이런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홍보 방법이 인터넷 카페다.

인터넷 카페는 홈페이지와는 달리 전문기술이 없어도 개설과 관리가 용이하다. 누구나 쉽게 온라인에서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인터넷 카페는 화면의 기본구조와 콘텐츠의 기본배정이 규격화되어 제공되기 때문에 운영자는 그때그때 정보만 업데이트 해주면 된다. 혹자는 인터넷 카페가 홈페이지보다 시각적 아름다움과 정보의 전달 측면에서 부족하다고 지적할 수도 있지만, 제작과 관리의 비용을 감안한다면 사찰 홍보에 상당히 유용한 방법임이 분명하다.

홈페이지와 인터넷 카페 이외에 페이스북(facebook), 인스타그램(instagram), 유튜브(youtube) 등 SNS를 병행하면 온라인 홍보의 효과를 보다 극대화할 수 있다. 다만 SNS(Social Network Service) 홍보는 신도 특히 젊은 층의 개별적 참여가 중요하므로 그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과제다.

아무리 인터넷 시대라고 할지라도 신도의 상당수가 온라인 미디어에 익숙지 않은 연령대임을 감안하면 사찰 홍보에서 오프라인 기반의 방법은 여전히 간과할 수 없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사찰의 소식지인 사보(寺報)다.

사보는 사찰 내의 소식지이자 사찰 외의 홍보지다. 좋은 사보는 사찰 내 신도로 하여금 일체감과 소속감, 자긍심을 갖게 하여서 사찰의 일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만든다. 또한 좋은 사보는 사찰 외의 비불자와 비신도들에게 사찰을 안내하여 이끄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보의 기획에 있어서 신도를 위한 소식뿐만 아니라 비불자·비신도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사가 게재되어야 한다. 불교교리, 불교상식, 불교경전, 불교문화, 불교인물 등이 그러하다. 더불어 사찰의 행사 소식은 신도와 비신도 모두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사보 발행의 현실을 돌이켜보면, 답습적인 유인물로 여겨져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의 개선을 위해서는 아이디어 창출과 자료 수집부터 원고 작성, 편집, 교정, 인쇄, 배포 그리고 평가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 투자가 있어야 한다. 예산 확보 이외에도 많은 시간과 다양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 중 사보의 질을 담보하는 핵심은 콘텐츠와 디자인이다. 우선 사보의 콘텐츠에는 사찰의 이념과 비전, 사찰의 행사와 교육, 경전의 문구와 해설, 스님의 법문과 동정, 법회의 안내, 포교 활동, 재정의 운용, 신도의 신행수기와 문예, 신도의 애경사와 동정, 봉사활동, 이외 일반 문화와 교양 등이 해당된다.

그리고 사보의 디자인은 콘텐츠를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한다. 읽는 시대에서 보는 시대로 변화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디자인의 역할은 뒷받침 그 이상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사보의 내용(콘텐츠)를 읽기 전에 디자인을 보고 읽을지 말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사보의 레이아웃(layout)은 전문적이고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데 눈길을 먼저 끌 수 있도록 작성해야 한다. 독자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사진과 일러스트는 필수적이며 문안이 많을 때는 발문이 효과적이다. 사보는 그저 줄만을 짜 맞추고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내용을 알기 쉽고 읽기 편하게 하는 제2의 글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서체 또한 사보의 전체 느낌을 좌우하는 디자인임을 유념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목과 본문 그리고 발문에 따른 서체의 크기, 간격, 행간, 색채 등을 선택함에 있어서 적절해야 한다. 제목의 서체는 눈에 잘 띄도록 하고, 본문의 서체는 읽기 쉽고 피로감이 적게 하고, 발문의 서체는 제목보다는 약하되 본문보다는 강하게 해야 한다. 더불어 여러 가지 서체를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것은 가독성과 안정감을 저해함도 유의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전단지 홍보를 살펴보자. 주로 개신교인들이 교회 홍보를 위하여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배포해서인지, 불자들은 전단지 홍보를 불교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단지 홍보의 목적을 정확히 이해하면 이런 인식은 바뀌게 될 것이다. 흔히 종교단체의 전단지 홍보를 신도를 확보하고자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는 한다. 물론 종교단체도 그런 생각으로 전단지 배포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런 목적은 불교적으로 여법(如法)하지 못하다. 사찰의 전단지 홍보는 전법(傳法)의 수단이어야 한다. 신도를 모으기 위하여 전단지를 뿌리는 단순한 호객 행위가 아니라 한 장의 전단지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아 전하는 순수한 전법이어야 하는 것이다. 전단지가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불교와 불법(佛法)에 대한 호감을 갖게 하고 그로 인하여 사찰을 찾도록 인도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전단지에는 사찰의 소개와 법회 안내 등 홍보성 글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위안과 감동을 주어 회심(回心)을 유발할 수 있는 경전의 글들이 담겨야 한다. 이를 위해선 글귀의 선정에 있어서 대중의 고민과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이밖에 현수막과 포스터도 사찰 홍보 특히 산사음악회 등의 일회성 행사나 불교대학 신입생 모집 등의 정기성 행사의 홍보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 현수막과 포스터가 정례적으로 반복되어 거치되거나 부착되면 지역주민들은 그 행사의 존재를 자연스럽게 인지하고 수용한다. 그만큼 사찰의 존재감이 부각되는 것이다.

이제 무형적·간접적 홍보 방법을 간략하게나마 살펴보자. 이 방법을 달리 말하면 ‘입소문’이다. 눈에 보이는 홍보 매체가 없고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사찰을 홍보하지도 않지만, 사찰이 지역 내에서 열심히 활동하여 지역주민들의 긍정적 평가를 받음으로써 사찰의 인지도가 제고되는 방법이다.

이와 같은 무형적·간접적 관점은 홍보의 영어 표현인 PR에서 보다 분명히 드러난다. PR은 Public Relation의 약자다. 즉 대중과의 관계맺음이 홍보인 것이다. 사찰이 봉사활동, 복지활동, 행사참여 등을 능동적, 주체적 그리고 적극적으로 함으로써 지역사회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찰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입소문으로 퍼지고 지역주민들이 친밀감과 호감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찰 홍보가 사찰 광고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찰 홍보와 사찰 광고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요점만 이야기하면, ‘홍보=저를 알아주세요!’인 반면에 ‘광고=저를 사주세요!’다. 사찰 홍보는 교화를 위한 전법이지만 사찰 광고는 자칫 영리를 위한 매불(賣佛)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찰은 양자의 차이를 분명히 알고 광고가 아닌 홍보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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