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부처님의 일곱 걸음을 걷게 한 연꽃에는 많은 의미와 설법이 깃들어 있다. 연꽃만 바라보고 있어도 한걸음 걷는 것이다. 서방정토에서는 만물이 연꽃에서 태어난다. 사바에서 서방을 꿈꾸며 사는 우리에게 연꽃이 핀 오늘은 서방에 태어난 날이다. 서방에서 날려 온 꽃씨들이 법당 마당에 꽃을 피웠다. 그리고 서방에서 다시 보게 될 연꽃 뒤로는 사바의 연등이 걸려있다. 연꽃이 핀 오늘, 서방과 사바가 멀지 않다.
코로나도 악천후도 부처님오신날을 찬탄하며 국난극복을 염원하는 불자들의 원력을 꺽지 못했다. 2년만에 열린 연등회서 불자들은 조계사 일대서 연등을 들고 거리에 나섰고, 언택트로 연결된 전국불자들은 한마음으로 함께 했다.
오늘 이 자리연등 불빛 아래 선 우리는그 옛날 4월의 동산에 있었으리그 무엇으로든 그 자리에 있었으리그래서 오늘 여기다시 만났으리그 옛날 함께 들었던천상천하유아독존 삼계개고아당안지일곱 걸음 떼시며오시던 부처님 발자국 소리다시 듣고 싶어연등 밝히고 만났으리앞 못 보는 우리눈 뜨게 하시고힘겨운 세상 살펴주신 그 말씀다시 듣고 싶어손에 손 연등 들었으리오늘은 그 옛날부처님 오신 날부처님 오시는 소리부처님 말씀 다시 듣는 날
또 다시 눈이다. 1월 12일 오후부터 서울에 내린 대설에 조계사 사부대중이 제설 울력에 나섰다. 스님은 도량에 하얗게 내린 눈을 치우며 마음의 번뇌도 쓸어낸다.
코로나19의 힘겨움 속에서도 새로운 한 해가 또 밝았다. 전 인류의 위기 속에서 밝은 신축년 새해, 우리에게는 그 무엇보다 코로나19를 극복할 ‘지혜’가 필요하다. 강원도 양양 휴휴암 지혜관세음보살 뒤로 신축년을 밝히는 붉은 해가 떠오르고 동해용왕과 남순동자가 보살의 지혜를 기다린다. 붉은 해가 어둠을 밝히듯 신축년 새해는 지혜관세음보살의 가피가 우리의 힘겨운 시절을 밝혀주기를 합장으로 기원한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2월 3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서는 수험생 학부모들이 부처님 전에 수능수험생의 고득점과 원만회향을 희망하는 촛불공양과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처음 치러지는 수능인 만큼 기도현장의 모습도 예년과 달랐다. 법당에 들어갈 수 없는 대중은 대웅전 마당에 모여 방역수칙 속에서 기도에 동참했고, 촛불공양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질서 있게 진행됐다. 쌀쌀한 날씨와 다시 심각해진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수능수험생을 생각하는 모정불심의 간절한 마음은 변함없이 이어졌다.
불기 2563년, 오늘은 좋은 날이다. 온종일 찬불가를 부르고 온종일 오색연등속에서 부처님께 귀의한 사부대중과 함께 한다. 한가지 말과 한가지 생각으로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심을 기뻐하고 찬탄하는 오늘, 부처님이 남기고 가신 말씀이 있어 우리는 또 희망을 이어간다.부처님의 이름과 부처님의 가르침이 더 많은 곳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질 수 있기를 한마음으로 발원하는 오늘, 말과 글이 서로 다른 여러 나라에서 많은 대중이 모였지만 오늘의 말과 글은 한 가지 생각도 한 가지이다.손마다 손수 만든 연등을 들고 오늘만큼은 부처님만 생각
부처님이 오신 날(불기 2563년)을 기리는 연등회(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가 5월 4일부터 5일까지 동국대와 종로 일원에서 열렸다. 4일 열린 어울림한마당과 연등행렬, 회향한마당은 화창한 봄 날씨 속에 국내외 사부대중이 참여해 축제를 열었다.1만여 명이 참여한 어울림마당에서는 1000여 명의 연희단원들이 지난 1년간 준비한 봉축율동을 선보였다. 이어서 열린 연등법회에서는 사부대중이 ‘마음愛 자비를! 세상愛 평화를!’이라는 봉축표어를 되새기며 화합과 평화의 주체로 거듭날 것을 다짐했다.저녁 7시부터 이어진 연등행렬에서는 거리에 나
전 세계 주한 외교대사 부인들이 사찰음식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4월 18일 서울 안국동 사찰음식체험관에서 마련한 초청행사에서다. 유럽연합을 비롯해 벨기에, 브라질, 이집트 등 18개국 주한 외교대사 부인들과 강난희 서울시장 부인 등은 이날 동원 스님의 지도 아래 쑥 인절미와 더덕찹쌀구이, 봄동 겉절이 만들기를 체험했다. 행사에서 각국 대사 부인들은 스님의 사찰음식 조리과정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담고, 서로 기념촬영을 하며 한국불교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2019년 새해 첫 범종소리가 어둠을 두드린다. 우리 모두 고단했기에 오늘의 종소리는 하나하나 특별한 뜻을 품었다.다시 고단해야 할지라도 우리는 또 새아침을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종소리가 어둠을 물리고 나면 새아침이다.범종소리 시방에 울려 퍼지듯 올 한 해는 더욱 불심으로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서원한다. 한국불교 1번지 조계사 종루에서 새해 새아침을 맞는다.
가을이 깊어간다. 단청은 불전을 장엄하고, 단풍은 사바를 장엄한다. 어느 것이 단청이고 어느 것이 단풍인가? 깊어가는 가을 속에 단청과 단풍이 마주하고 있다. 사진은 10월 25일 경기도 양평군 용문사 산령각 단청과 마주한 가을 단풍 모습.
모진 추위를 작은 꽃잎으로 밀어내며 봄을 불러오는 매화는 봄소식의 전령이다. 양산 통도사의 홍매화도 그 전령 중 하나다. 그 이름은 ‘자장매’다. 통도사를 세운 자장율사의 이름에서 왔다. 지계의 상징인 자장 스님의 이름과 절개의 상징인 매화 향기가 봄을 알려온다는 것에 온갖 의미를 가져다 붙여도 좋으리라. 봄이라는 계절엔 늘 많은 모색과 다짐이 있기 때문이다. 겨울잠을 깨운다는 경칩날(3.6), 통도사 영각 앞 자장매는 어김없이 봄을 피워내고 있다. 그리고 봄을 기다린 대중이 그 봄소식을 마중 나간다. 좀 더 오랫동안 그 소식 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