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7일은 부처님 출가절이다. 한 나라의 왕자로서 남 부러울 것 없는 삶을 뒤로 하고 진리를 체득하기 위해 ‘위대한 포기’를 시작한 날. 그 뒤로 불교는 전 세계로 뻗어나갔지만 1700년 역사의 한국불교는 출가자 급감이라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속세와의 연을 끊어야 한다든지 또는 난해한 교리 공부와 수행이라는 인식이 출가를 더 멀게만 느끼게 하는 건 아닐까. 이에 본지와 조계종 미래본부는 출가를 더 현실적이고 대중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공동기획 ‘출가를 말하다’를 두 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두 번째 순서로 한날한시에 출가한
3월 17일은 부처님 출가절이다. 한 나라의 왕자로서 남 부러울 것 없는 삶을 뒤로 하고 진리를 체득하기 위해 ‘위대한 포기’를 시작한 날. 그 뒤로 불교는 전 세계로 뻗어나갔지만 1700년 역사의 한국불교는 출가자 급감이라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속세와의 연을 끊어야 한다든지 또는 난해한 교리 공부와 수행이라는 인식이 출가를 더 멀게만 느끼게 하는 건 아닐까. 이에 본지와 조계종 미래본부는 출가를 더 현실적이고 대중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공동기획 ‘출가를 말하다’를 두 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첫 순서로 고등학생 제자들에게 불교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같은 반 학부모로 만난 여섯 명의 엄마들이 모여 모임을 결성했다. 우리는 주기적으로 만나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며 자녀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했다.시간을 정해 각자의 전공을 살려 품앗이 교육을 하기도 하고, 주말이나 방학 때는 함께 견학이나 체험활동을 다니며 친분을 쌓았다. 서로 성격은 다르지만 조금씩 배려하고 양보한 덕분에 의견 조율이나 화합이 잘 이루어졌다. 이는 곧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좋은 밑거름이 되었다.그러던 어느 날 모임에서 두 엄마가 아이들 교육 방향성을 놓고 의견
어머니가 돌아가신 다음날, 아버지가 장례식장에 나타났다. 집을 나간 뒤 몇 년 만에 찾아온 아버지를 본 순간 언니는 “엄마가 누구 때문에 이 고생을 하다가 떠났는데,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여길 와! 이렇게 된 건 다 당신 때문이야. 당장 나가~!”라고 소리쳤다.언니는 아버지에게 삿대질을 해가며 악을 썼다. 허망하게 어머니를 떠나보낸 슬픔과 원망이 모두 아버지에게로 쏟아졌다. 나 역시 갑자기 찾아온 아버지가 조금도 달갑지 않았다.내가 어린 시절, 아버지는 술과 노름에 빠져 지냈다. 노름으로 돈을 잃은 날이면 어김없이 술에 잔뜩 취해서
안녕하십니까. 현재 ○○대학교 불교동아리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입니다. 동아리 회장으로 동아리를 꾸려가며 생겼던 갈등을 불교의 관점으로 해결하고 조율해 나갔던 경험을 들려드리고자 합니다.동아리 화합을 위해 행사를 진행할 때 입을 옷을 구매하고자 하려하는데 갈등이 생긴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동아리 단체티를 사려고 하는데 두 친구가 다른 의견을 가져 첨예한 갈등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친구는 여름에 잘 입을 수 있게 통기성이 뛰어난 기능성 티를 하자고 주장했고, 다른 친구는 사계절 안에 잘 받쳐 입기 좋은 면티로 하자고 주
우리집 작은며느리는 성품이 바르고 참한 사람이다. 성격이 활달하고 급한 나와 달리, 며느리는 내성적이고 차분한 성정을 지녔다. 나는 며느리와 도란도란 어울리며 좋은 고부사이로 지내고 싶어 여러모로 노력을 기울였다.처음에는 나의 바람대로 며느리 역시 내게 살갑게 대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명절날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며느리와 작은 갈등이 생긴 후부터 조금씩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나는 음식을 만드는 며느리를 보고 우리집에서 해오던 방식대로 만드는 게 좋겠다고 알려주었다. 그런데 며느리는 요즘은 다들 이렇게 한다면서
‘소통의 부재(不在)’는 ‘갈등’이라는 말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상호간에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면 마음속에서 오해와 미움이 잡풀처럼 자라나 갈등을 불러오고, 종국에는 관계를 단절시키고야 만다.어느 날부턴가 아내는 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를 보면 잘 다녀왔느냐는 말 대신, 인상을 찌푸린 채 한숨부터 내쉬곤 했다. 아직 중학생인 딸아이가 성인처럼 짙게 화장을 한 것이 못마땅했던 것이다. 그래서 늘 외모를 꾸밀 시간에 학업에나 집중하라며 꾸짖어댔다.딸아이는 아내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행동했다. 아내가 무엇을 물어보아도 늘
다섯 봉우리가 연꽃무늬를 만든다는 강원도 오대산은 불교 문수신앙의 성지다. 〈삼국유사〉에는 자장 율사가 중국 우타이산(五臺山)에서 수행하던 중 신라에도 문수보살이 머무는 성지가 있으니 찾아보라는 계시를 받았고, 그 성지가 강원도 오대산이라는 기록이 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동대 만월산(滿月山)에는 1만 관세음보살, 남대 기린산(麒麟山)에는 8대 보살과 1만 지장보살, 서대 장령산(長嶺山)에는 무량수여래(아미타불)와 1만 대세지보살, 북대 상왕산(象王山)에는 석가여래와 500 아라한, 중앙 풍로산(風爐山)에는 비로자나불과 1만 문
오피니언 논설위원들2024년부터 오피니언 지면을 확대함에 따라 논설위원 칼럼을 불교계 현안을 다루는 ‘현불논단’과 세간의 현안에 대한 불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세간과 출세간’으로 나눠 운영한다. 이에 따라 논설위원들도 대거 확대했다. ‘현불논단’ 신임 논설위원인 명법 스님은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미학과에서 석·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해인사 국일암으로 출가한 스님은 현재 각 교육기관 등서 미학과 명상, 불교교리를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선종과 송대 사대부의 예술정신〉 〈미국부처님은 몇 살입니까?〉 〈미술관에 간 붓다〉
한국불교 중흥과 미래 불교의 희망을 위해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가 출범한 이래 첫 결실로 탄생한 영산대학교 불교동아리. 창립 당시 등록한 회원이 64명이었다. 2023년 9월 4일 개강 이후 9월 16일까지 단 12일 만에 이룬 성과다. 늦여름 뜨거운 햇볕 아래 캠퍼스 건물을 다니며 전법활동을 펼친 지도법사 덕현 스님의 얼굴은 빨갛게 익었지만 마음은 설렘과 환희심으로 가득했다. 밀짚모자 쓰고 캠퍼스로 간 비구니스님영산대학교 캠퍼스에 음료수 가판대가 설치됐다. 동아리 회원 모집 현수막 아래 전단지도 가득 쌓였다. 제품 영업 현장 같
현재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KBUF, 대불련)에는 18개 지부, 129개 지회(가등록 지회 제외)가 등록돼 활동하고 있다. 각 대학 지도법사, 지도교수, 학생들의 원력으로 불법 홍포에 매진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운영 기반 마련과 회원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교학생회 활성화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불황에도 호황을 누리는 곳이 있듯, 대학생 전법·포교가 위기라지만 그 가운데도 잘되는 불교학생회가 있기 마련이다. 선후배 간 관계가 돈독하고, 활발한 전법 활동이 이뤄지는 곳, 바로 ‘한양대 불교학생회’다.한양대 불교학생회(이하 한불
박재영 전 인하대 불교학생회장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얻었다. 늘 과거에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지만 집착을 내려놓으니 모든 순간이 새롭게 다가왔다. 삶의 원동력이 되어준 소중한 인연들 덕분이었다. “챙겨주는 선배님들, 아끼고 사랑하는 동기들과 후배들까지. 제가 후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항상 힘이 돼 줍니다. 인생의 도반들을 만날 수 있었던 불교학생회에 감사합니다.”인하대는 인천 지역 대학 가운데 불교학생회가 있는 유일한 곳이다. 1970년에 설립된 인하대 불교학생회는 53년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경북대 불교학생회(경불회)는 1960년에 결성된 유서 깊은 불교 동아리다. 63년간 불교계 안팎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고, 올해 상반기 한국불교대학생불교연합회 최우수지회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현우 전 경북대 불교학생회장이 꼽은 모범적인 경불회 활동의 가장 큰 비결은 바로 ‘동문 선배들의 관심과 지원’이다. 동문 선배들은 경불회 운영비나 활동비에 모자람이 없도록 물심양면 도왔고, 불교학생회 구성원들이 다방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줬다.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매학기 2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수여했으며, 삶에 대한 풍부한 경
1973년 창립돼 50여 년의 전통을 지닌 성신여대 불교학생회(이하 성불회). 성불회를 지금껏 지탱해온 근간에는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학생들이 있었다. 시키지 않아도 구성원들과 함께할 프로그램을 척척 만들었고, 너나 할 것 없이 신입회원 모집에 앞장섰다. 진심으로 동아리를 생각하는 열정과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모습들이다. 2023년 성불회 지도법사를 맡은 시현 스님도 현재 임원진 학생들의 적극성을 높이 샀다. 스님은 그저 곁에서 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안정적인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울 뿐, 성불회를 주체
“불교가 딱딱하고 어렵다고 느껴져 불교학생회 가입을 주저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이 같은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선 명상이나 템플스테이처럼 친근한 불교문화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흔히 ‘불교’라고 하면 ‘할머니의 종교’라는 선입견이 많다. 교리는 배울수록 난해하고, 깨달음은 잡히지 않는 신기루와 같이 가물거린다. 그렇기에 김현효 공주대 불교학생회 지도교수는 부담 없이 휴식을 즐기고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는 실제적 체험활동에 주목했다. 단 한 번의 경험이 가져다준 편안함은 일상이 지칠 때마다 불교를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 때문
대전대 불교학생회 ‘유심회’의 신년 목표는 해외성지 순례다. 불교 성지를 방문해 식견을 넓히고, 불교가 가진 사회적 역할을 일깨우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상훈 대전대 불교학생회 지도교수는 학생들이 해외성지 순례를 통해 진정한 이타행을 체득하고, 몸소 실천하길 기원했다.“자기 수행은 물론 보살행을 함께 하는 불교가 ‘현대불교’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 모두를 복되게 하려는 수행과 그 목적인 이타행을 우리 학생들이 대학 시절에 익히도록 하는 게 대학생 전법의 중요한 목표가 돼야 합니다.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어 주고 함께한다면 부처님 세
“대학생 전법 불사가 불교학생회 신설에만 집중돼선 안 됩니다. 신설도 물론 필요하지만 현재 각 지역 거점에서 운영 중인 불교학생회가 더 잘 유지·발전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우선 과제입니다.”진주 경상국립대 불교학생회 지도법사 담산 스님이 대학생 전법 불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각 지역 거점 불교학생회의 어려움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질 높은 대학생 전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인구 절벽시대로, 각 대학 신입생 수가 급감하면서 지방 소규모 사립대학이 통합 또는 폐교의 위기에
“대학생 전법은 한국불교의 생존 문제와 직결됩니다. 사찰에 가보면 나이든 신도들은 있지만, 젊은 세대를 볼 수 없습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10~20년 뒤에는 정말 문제가 큽니다. 한국불교 생존을 생각하며 전법포교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이는 지난해 11월 29일 원적에 든 해봉당 자승 대종사가 그해 8월 24일 열린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 예비워크숍’에서 발표한 인사말 중 일부다. 자승 대종사가 “대학생 전법이 한국불교의 생존 문제”라고 경고한 것은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노정된 미래이기 때문이다. 이는 통계적 수치와도 맞
이에 本誌(본지) 은 감히 우리 역사와 생활 속에 부처님의 威光(위광)을 전달하는 使命(사명)을 自擔(자담)하고 나선다. 이로써 조국의 발전이 기초할 정신적 基盤(기반)과 動力(동력)을 공여하기를 기도하며 前進(전진)하는 민족사의 方向(방향)과 底力(저력)을 부여함에 보탬이 되기를 기약한다.-1974년 11월 월간 창간호 창간사발행인 광덕 스님 ‘순수불교선언’ 중에서-무려 반세기 전이다. 월간 이 사바세계에 뛰어든 날. 50년 전 광덕 스님은 월간 을 창간하며 그 존재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세
VISION Ⅰ 확 달라진 서체로 읽기 편하게2024년 〈현대불교〉 본문체는 조선일보가 2020년 창간 100주년을 기념해 배포한 조선일보 전용 서체 ‘조선일보명조’를 적용합니다. 2007년 배포한 기존 서체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기존 명조체를 계승하되 획을 단순화해 현대적 미감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현대불교〉는 독자 여러분께서 새로운 서체에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대중화된 서체를 선택했습니다. 또한 기사 제목에는 기존 서체와 많은 차이를 보이는 ‘조선굵은명조’를 적용했습니다. 이 서체는 정통 명조체 느낌에 조형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