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전법 성패, 불교 미래 좌우한다

노인층 많은 불자 연령 구조
쳥년 세대 ‘무종교인’ 확대돼
대학생, 세대포교의 연결고리
‘미래 불교 인재 양성’ 의미도
지금 전법 안하면 불교 ‘枯死’
자승 대종사 전법 원력 유지인
‘대학생 전법’ 범불교적 동참을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가 2023년 8월 6일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개최한 '영 부디스트 캠프'에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참석해 대학생 불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가 2023년 8월 6일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개최한 '영 부디스트 캠프'에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참석해 대학생 불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대학생 전법은 한국불교의 생존 문제와 직결됩니다. 사찰에 가보면 나이든 신도들은 있지만, 젊은 세대를 볼 수 없습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10~20년 뒤에는 정말 문제가 큽니다. 한국불교 생존을 생각하며 전법포교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는 지난해 11월 29일 원적에 든 해봉당 자승 대종사가 그해 8월 24일 열린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 예비워크숍’에서 발표한 인사말 중 일부다. 

자승 대종사가 “대학생 전법이 한국불교의 생존 문제”라고 경고한 것은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노정된 미래이기 때문이다. 이는 통계적 수치와도 맞물린다. 

초고령화 직격 예상되는 불교 
2015년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센서스 조사에서 종교를 가진 국민 가운데 10대 이하(356만3208명)는 개신교가 60.1%로 가장 높았으며 불교 20.7%, 가톨릭 17.9%였다. 20대(209만3394명)는 개신교 50.2%, 불교 27.3%, 가톨릭 20.9%였고, 30대(281만9434명)는 개신교 48.3%, 불교 30.2%, 가톨릭 20.0%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2015년 발간한 〈한국인의 종교-1984~2014〉에서도 10~30대 불교 인구는 크게 반등되지 못했다. 도리어 2004~2014년, 30대 불자 인구 분포는 21%에서 11%로 줄었다.
최근 상황은 무종교인의 비율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한국리서치가 2023년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8~29세의 종교 인구 비율은 불교는 8%였고, 개신교는 15%, 가톨릭은 6%였다. 69%의 청년들은 ‘무종교’라고 응답했다. 

여론기관의 종교인식조사에서 호감도는 불교가 항상 1위를 차지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불교가 가진 전통·자연유산을 거부감 없이 향유하는 것에 그친다. 실제로 불교에 귀의해 신도가 되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현재 문제가 되는 초고령화의 직격탄은 한국사회보다 한국불교가 먼저 맞을 수 있다. 이범수 동국대 생사문화산업학과 교수는 2016년 <불교평론> 겨울호 특집에 발표한 ‘불자 노령화에 따른 교단적 대안 모색’에서 2035년 불교인구의 고령화율을 36.3%로 내다봤다. 이는 당시 통계청이 예상한 2025년 한국사회 고령화율 29.4%보다 7%나 높았다. 

이 교수는 “2025년까지 젊은 재가자가 유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2035년에는 고령화율이 54%에 달하는 승가와 비슷해질 수 있다” 경고했다.

대학생 전법은 미래 인재에 투자
사실 한국불교의 신도 연령 구조가 역피라미드 형태가 된 것은 한국불교 스스로가 가져온 자충수다. 이를 알려면 어린이·청소년 포교사를 되짚어봐야 한다. 

한국불교는 1923년 중앙포교소인 각황사(현재 조계사)에 ‘각황일요불교학교’를 개설하며 어린이·청소년 포교를 시작했다. 이후 전국 사찰과 포교소에는 일요불교학교가 봇물처럼 개설됐고, 한때 그 수가 4000곳에 달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해방 후 6·25전쟁 등을 거치며 일요불교학교는 자취를 감추다가 1960년대 들어와서 다시 어린이포교가 시작됐다. 1960~70년대에는 청소년교화연합회 등 여려 어린이청소년 단체가 창립되며 한국불교의 어린이청소년 포교는 양과 질적인 면에서 새로운 전기를 맡았다. 

1980년대는 어린이·청소년법회의 전성시대였다. 어린이법회 교재 <연꽃>이 창간되고 어린이교사대학이 창설되며 법회는 더욱 체계·전문화됐다. 1980년대 말에는 어린이·청소년법회 수가 전국 600여 곳에 달했고, 여기에 참여한 인원도 6만여 명에 달한다. 이 같이 성공적인 전법이 가능했던 것은 1960~70년대 중·고등학교 불교학생회와 대학생불교연합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청년불자들이 1980년대 어린이법회 지도교사로 대거 참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0년대 한국불교는 어린이·청소년 등 세대 포교에 손을 놓았고, 전법·포교 방법도 시대를 따라가지 못했다. 

그나마 2000년대 들어서 잃어버린 10년을 복원하기 위한 여러 종책들이 시행됐지만, 앞선 공백들의 메워지지는 못했다. 

이상의 한국불교 어린이·청소년 포교사를 살펴보면, 중요한 전환점은 두 가지다. 전법·포교 선지식의 원력 발원과 청년불자들의 포교현장 활동이다. 특히 대학생 불자들의 역할이 세대포교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우수하게 교육되고 조직화된 대학생 불자들은 사회로 진출해서는 불자 인재로서 활동할 것이고, 결혼해 가정을 꾸리게 되면 불교 세대 전승의 뿌리가 된다. 또한 선배 불자로서 각종 불교학생회 지도와 후배를 이끄는 멘토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대학생 불자는 세대 포교 복원을 위한 중요한 ‘연결고리’다. 

대학생 전법 원력 ‘불씨’ 이어가야
2023년 한국불교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 자승 대종사가 이끌었던 상월결사는 지난해 인도순례 이후 대학생 전법을 지상과제로 삼고 그해 7월 6일 대학생 전법위원회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9월 5~6일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열린 워크숍에서는 400여 사부대중이 결집해 대학생 전법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11월 11일에는 사부대중 결집대회를 열어 대학생 전법기금 151억여 원을 모연하기도 했다. 대학생 전법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이뤄진 것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영산대, 경상국립대 등에서 불교동아리가 창립되거나 재창립되는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It takes a village to raise a child)”는 아프리카의 속담은 양육에 대한 문제뿐만 아니라 인재 육성에도 해당되는 명제다. 상월결사 대학생 전법위원회라는 ‘동기부여’는 지도법사의 ‘발심’으로 이어졌고, 불자 교수와 지역불교계의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는 대학생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에 맞는 방편으로 불교가 다가야 한다. 그 방안은 다양할 것이다. 불교가 대학생들의 아지트나 플랫폼이 되거나(이상훈), 불교를 쉽고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 등을 제공(유정현)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자존감을 고취하고 인스타그램 등에 성취감을 드러내는 사진과 글을 올리는 것을 좋아하는 현 세대에 특성에 맞는 방안을 활용하는 것(연담 스님)도 좋다. 이제 전법의 길로 나설 때다. 

신중일 기자 motp79@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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