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37 (수)

[문화, 불교를 입다] ‘K-컬쳐’ 전성시대… 이젠 불교로 선도하자

음악·웹툰·요리 등서 ‘K 열풍’
MZ세대 약진, 韓문화 발전 요인
불교 기반한 콘텐츠들 ‘인기몰이’
韓불교의 창의적 콘텐츠 고민을

지난해 12월 7일부터 올해 3월 6일까지 진행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조선의 승려 장인’의 마지막 전시물. 원봉안처를 모르는 박물관 소장 불상들을 활용해 현대시각미술가 빠키(vakki)가 전시공간을 꾸몄다. “불상과 어우러진 공간 전체가 하나의 만다라와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7일부터 올해 3월 6일까지 진행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조선의 승려 장인’의 마지막 전시물. 원봉안처를 모르는 박물관 소장 불상들을 활용해 현대시각미술가 빠키(vakki)가 전시공간을 꾸몄다. “불상과 어우러진 공간 전체가 하나의 만다라와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 선도하는 K-문화
바야흐로 ‘K-문화(Curture)’ 전성시대다. 보이그룹 BTS를 필두로 한국의 아이돌 그룹들은 세계 팝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OTT플랫폼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일으켰고, ‘킹덤’은 ‘K-좀비물’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 심지어 ‘킹덤’에서 등장한 갓과 호미는 해외쇼핑몰에서 판매가 되고 있을 정도로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였다. 

한국의 웹툰 플랫폼들은 세계 만화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실제 2004년 설립된 ‘네이버 웹툰’은 세계 75만 명의 작가와 82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웹툰 플랫폼이 됐다. 만화왕국 일본의 웹툰 시장은 한국의 ‘네이버 웹툰’과 ‘다음 카카오페이지’가 1, 2위를 독식하고 있다. 

‘K-문화’의 확장은 시장의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문화 콘텐츠 산업 수출액이 약 12조 원으로, 2018년 대비 8% 이상 증가했으며 한국 주요 수출 품목 중 12위였다. 또한 ‘K-문화’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10조 원 이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전통서 개성 찾는 MZ세대
‘힙(HIP)’함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약진도 한국 문화 발전을 이끌었다. 그들은 유행에 민감하면서도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과 감각을 고수한다. 그렇기에 MZ세대 트렌드에는 한국 전통문화가 한 축을 담당한다. 

MZ세대는 특별한 날 한복을 입고 고궁에 가거나 ‘범이 내려온다’ 같은 퓨전국악에 열광한다. 전통 문화가 접목된 유니크한 굿즈(Goods)를 사기 위해서 박물관 뮤지엄샵을 방문하기도 한다. 

어느 세대보다 환경문제에 민감한 MZ세대는 먹거리와 여가에 있어서도 환경을 생각한다. 실제, MZ세대는 ‘비건’에 대한 관심이 많다. 단순히 음식뿐만 아니라 뷰티, 패션, 여가 생활 등에서도 ‘비건’을 추구한다. 네이버 예약을 통해 사찰음식전문점 ‘발우공양’의 예약이 늘어난 것은 이에 대한 방증이다. 최근에는 사찰에서 명상하며 근처 쓰레기를 줍고, 자연을 만나는 ‘클린 절패킹’ 실험도 한 하이킹 아티스트에 의해 시도된 바 있다.

‘K-문화’ 속 불교문화
약진하는 ‘K-문화’ 속 불교문화는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몇몇 사례들에서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대표적인 것이 국보 반가사유상(78, 83호)이다. “국보 반가사유상을 브랜드화 하겠다”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11월 전용 전시공간인 ‘사유의 방’을 조성했다. 미디어 아트와 독특한 전시실 구조는 명상 공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이는 일방적인 지식만을 전달하던 기존 박물관 전시에서 획기적인 변화로, 개인의 경험과 체험을 중요시 하는 MZ세대에게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개관한지 약 6개월 동안 25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반가사유상 브랜드 사업은 가상공간으로도 확대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10월 한국형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가상박물관을 구축하고 월드맵 ‘힐링동산(feat.국립중앙박물관 반가사유상)’이라는 이름으로 공개했다. 개관 4일만에 전 세계 95만 명이 ‘힐링동산’에 방문했으며, 이중 93%가 해외 방문자였다. 

굿즈계의 레전드가 된 국립중앙박물관의 반가사유상 피규어는 ‘MZ세대 반가사유상 열풍’의 시발점이었다. 특히 BTS멤버 RM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지며, 반가사유상 피규어는 입고하기가 무섭게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웹툰 시장에서도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를 필두로 불교를 소재로 하거나 불교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작품들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여성이 서사 구조를 이끌어가는 여성 서사 장르에서 불교적 작품들이 강세다. 

불교계 바깥에서는 불교를 원형으로 한 여러 문화콘텐츠들이 생산되고 있지만, 정작 원천 소스가 무궁무진한 불교계에서는 이 같은 콘텐츠 제작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문화콘텐츠 개발은 앞으로 불교가 이끌어야 할 분야다. 단순히 유행을 쫓는 것이 아니라 불교의 사상과 정신, 요체를 바르게 전할 수 있는 유무형의 문화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포교이자 전법이기 때문이다. 

이는 ‘문화를 통한 호국’을 강조했던 조계종 종정예하 중봉성파 대종사의 종정 취임 법문에서도 잘 나타난다. 중봉성파 대종사는 “우리 불교는 옛날부터 건축을 비롯해 조각, 미술과 생활문화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문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좋지만, 뿌리 깊은 우리 역사와 문화를 잘 지키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설했다. 

종정예하의 법문처럼 민족문화에 대한 미래지향적 계승·발전은 한국불교계가 가지는 화두이자 숙제이다. 이는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세방화(世方化 , glocalizatio)’의 개념과 궤를 같이 한다. 한국적 정체성을 유지하며 세계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재진 동명대 글로벌콘텐츠학과 교수는 “K-문화 전성시대에 동아시아 문화의 보고를 담고 있는 불교문화는 다양한 원천소스를 지니고 있다”면서 “‘세방화’의 의미가 불교문화의 활용에 적용될 수 있다면 세계문화계에서 불교문화의 가치는 더욱 빛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K-문화, 이젠 불교가 나서서 주도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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