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37 (수)

[기자칼럼] 불교라는 구슬, 어떻게 꿸까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스투파의 숲' 전시실 입구의 뮤지엄 샵. '스투파의 숲' 관련 굿즈들을 판매하고 있다. 제품 라인업이 매우 다채롭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스투파의 숲' 전시실 입구의 뮤지엄 샵. '스투파의 숲' 관련 굿즈들을 판매하고 있다. 제품 라인업이 매우 다채롭다.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이 불교계 언론사를 대상으로 특별전 ‘스투파의 숲’ 설명회를 가졌다. 특별전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대기하던 중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 ‘스투파의 숲’ 전시 굿즈들이었다. 

기획전시실 앞에 마련된 스토어에 들어가봤다. 전시 도록이나 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스투파의 숲 티라이트 홀더, 보리수꽃 컵캔들, 남인도 연꽃 넝쿨문양 전등갓, 향유를 담을 수 있는 굼바 보타닉 베이스 등 라인업이 화려했다. 

가장 인기가 좋은 굿즈 보배108염주. 자수정, 백수정 등 사용된 수공예품으로 10만원이라는 고가지만 불티나게 팔린다. 박물관을 찾은 날에도 일시품절이었다. 
가장 인기가 좋은 굿즈 보배108염주. 자수정, 백수정 등 사용된 수공예품으로 10만원이라는 고가지만 불티나게 팔린다. 박물관을 찾은 날에도 일시품절이었다. 

직원에게 가서 가장 인기품목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직원이 소개한 최고 인기 상품은 ‘스투파의 숲 보배 108염주’였다. 수행자의 성취와 성공을 기원하는 호안석 원석과 명료한 자각과 예술적 감각을 의미하는 자수정 원석, 정화를 상징하는 백수정 원석으로 제작된 티베트 형식의 108염주 가격은 무려 10만원. 그럼에도 가져다 놓기가 무섭게 관람객들이 구매해 간다고 한다. 설명회가 열린 날도 ‘일시품절’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옆에 있는 몇몇 미니 염주와 단주들도 품절된 것들이 상당수였다. 이쯤 되면, “굿즈 사러 박물관 간다”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왜 이리 인기가 좋냐”는 기자의 질문에 현장 직원은 이렇게 답했다. “제가 알기로는 전시 기획 초기부터 제품들을 선정했습니다. 108염주는 전부 수공예로 작업해 가격대가 있지만, 그럼에도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필자가 감탄한 것은 기획력이다. 전시와 함께 판매 굿즈를 연계 기획해낸 것과 단순한 불교용품점에 가면 흔하디흔한 108염주를 작품으로 기획·제작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만든 것이다. 108염주는 누구나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와 같이 누구나 구매하길 바라는 상품으로 만드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불교라는 구슬을 문화라는 실로 어떻게 꿰어낼 것인가. 이것이 불교계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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