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37 (수)

[인터뷰] 군포시립노인요양센터 원장 취임한 수안 스님

“고령사회 요양·임종복지, 포교 방편”   

불교 복지 분야 꾸준히 활동
‘노인 연명치료’ 연구로 박사
전공인연…요양센터장 취임

출가초 투병하며 주경야독
“사회 환원 할 공부하라”는
은사 스님 조언, 복지 선택

​​​​​​​전국 본사 요양병원 건립해
요양 복지 인프라 확대해야

수안 스님은 …충북 보은 출생. 출가 전에는 건국대 국문학과를 다니며 문학소녀를 꿈꿨다. 당시 지도교수의 영향으로 국문학 석사과정에 들어갔으나 교수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후 ‘평생 죽지 않는 스승’을 찾았고 지리산 산청 대원사에서 행돈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출가 후에는 은사 스님이 “사회 환원할 수 있는 공부하라”는 조언에 따라 사회복지 분야에서 활동했다. 군포 매화종합사회복지관장, 구례군장애인복지관장, 거제 중증장애요양시설 반야원장, 수원 영통종합사회복지관장을 역임했고, 현재 군포시립노인요양센터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복지 일선에서 활동하면서도 학업을 이어가 동국대 불교대학원에서 불교사회복지학 석사를, 동국대 일반대학원에서 성운 스님(동국대 석좌교수)을 지도교수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 취득했다.
수안 스님은 …충북 보은 출생. 출가 전에는 건국대 국문학과를 다니며 문학소녀를 꿈꿨다. 당시 지도교수의 영향으로 국문학 석사과정에 들어갔으나 교수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후 ‘평생 죽지 않는 스승’을 찾았고 지리산 산청 대원사에서 행돈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출가 후에는 은사 스님이 “사회 환원할 수 있는 공부하라”는 조언에 따라 사회복지 분야에서 활동했다. 군포 매화종합사회복지관장, 구례군장애인복지관장, 거제 중증장애요양시설 반야원장, 수원 영통종합사회복지관장을 역임했고, 현재 군포시립노인요양센터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복지 일선에서 활동하면서도 학업을 이어가 동국대 불교대학원에서 불교사회복지학 석사를, 동국대 일반대학원에서 성운 스님(동국대 석좌교수)을 지도교수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 취득했다.

인간은 늙고 병들어 결국 죽는다. 태자였던 석가모니 부처님도 동서남북 네 곳의 성문 밖에서 ‘생로병사’의 광경을 목도하고 고뇌하다가 출가했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생사의 순환을 가장 피부로 느끼는 세대는 아무래도 노년의 어르신들이다. 늙고 병들어 가는 노년을 안정적이며 편안하게 보내는 것은 개인 인생을 마무리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군포시립노인요양센터 원장으로 6월 1일자로 취임한 수안 스님은 노인들의 편안한 노후를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6월 7일 원장실에서 만난 수안 스님은 취임 소감을 밝히며 말머리를 풀었다.  

연명치료 선호않을수록 행복
“여러 지역복지관과 장애인복지관 등의 운영해봤지만, 노인요양센터는 처음입니다. 하지만 노인 연명치료에 대해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관련 분야를 꾸준히 공부해왔습니다. 그 인연으로 군포시립노인요양센터 원장으로 취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지역 어르신들의 편안한 노후를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수안 스님은 출가 이후 꾸준하게 사회복지 분야에서 활동·공부한 불교 복지 전문가다. 현장과 이론이 겸비했다고 평가받는 것은 스님이 이력을 보면 할 수 있다. 수안 스님은 군포매화종합사회복지관장, 구례군 장애인복지관장, 거제 중증장애요양시설 반야원장, 수원 영통종합사회복지관장 등을 역임했으며, 동국대에서 사회복지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논문은 올해 초 ‘노인의 연명치료 선호도가 자아통합감에 미치는 영향: 죽음불안, 우울, 종교 및 경제적 수준의 조절효과’이다. 해당 논문은 경기 지역 사회복지시설 이용자 65세 이상 어르신 295명에 대한 연명치료 선호도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했다.

스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연명치료를 선호하지 않을수록 자아통합감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수명을 억지로 연장하지 않고 죽음을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것이 노인의 자아통합감 형성에 주요하다는 것이다.

“연명치료는 생명을 인위적으로 연장하는 치료입니다. 이런 치료는 대부분 회복이 어려운 상태에서 반복적이고 장기적인 치료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많은 의료비가 지출된다는 것인데, 노인뿐만 아니라 보호자·자녀에게도 경제적·심리적 부담이 됩니다.”

더불어 수안 스님은 노인이 자연스럽게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과 연명치료에 대한 시스템이 변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명치료에 대한 선택문제는 2018년도 연명의료결정법이 개정되면서 표면적으로는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연명치료를 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발생해요. 외국의 경우 치료에 대한 보조가 나옵니다. 경제적 문제가 있으니 연명치료를 받기란 쉽지 않죠. 이런 부분은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일 좋은 것은 노인들이 자기 삶의 만족도를 높여서 자아통합감이 이뤄지도록 하는 겁니다. 이럴 경우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죠.”

불교, 요양·임종복지에 관심을
수안 스님은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과 기고문 등에서 현대 노인에 맞는 웰다잉 교육과 전국 교구본사별 노인요양원·요양병원 설립 등을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노인복지·요양복지·임종복지 삼박자가 불교 포교 해법”이라는 것이다. 스님이 이 같이 주장하는 이유는 한 개인에 대한 불교적 임종케어는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까지 평안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고, 이는 포교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저는 전국교구본사 별로 요양원, 요양병원이 한 곳씩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요양원과 요양병원은 함께 가야 하거든요. 현재 요양병원은 개신교계가 장악하고 있죠. 지금은 집이 아닌 병원에서 죽는 게 일반적입니다. 의사의 사망선고가 있어야 해서죠. 그래서 노인들이 처음에는 요양원에 왔다가 요양병원으로 가게 됩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길게는 요양원에서 10년 정도 사시는 분도 있어요. 자기 집이 된 것입니다. 그런 분들은 요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고 싶어 합니다. 불교적 요양복지·임종케어가 잘 이뤄진다면 노인 분의 가족들도 불교를 좋게 볼 수밖에 없죠. ‘우리 부모님이 이렇게 존중받고 임종하시는 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불교가 가족들에게 전승될 수 있습니다. 제가 ‘노인복지·요양복지·임종복지’라는 삼박자 복지 포교를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제 평생 스승은 4명입니다
이내 수안 스님이 노인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스님은 “남의 일 같지 않아서”라고 짧고 굵게 답했다. 

“복지관에 10년 있었는데, 점차 일반종합복지관도 노인복지관이 되어가더군요. 그래서 평소 이 분들이 어른 대접을 받으면서 삶을 마무리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제 은사 스님과 부모님도 연배가 높으시고요. 주변 지인들이 비슷한 상황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큰 문제임을 체감했습니다.”

수안 스님이 출가해서 사회복지 분야에 매진하게 된 것은 은사 스님의 영향이 크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스님의 출가로 넘어갔다.

본래 수안 스님은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문학소녀’였다. 여기서 평생의 스승으로 모실 만한 교수님과 인연이 돼 학업을 이어가려고 했으나 갑작스럽게 세상을 떴다. 전공 교수의 갑작스러운 부재에도 석사학위를 마치고 한글학회에 입사했으나 모든 것이 허무했다. ‘죽지 않는 스승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하고 찾아보니 그런 스승은 부처님과 예수뿐이었다. 본래 불자 집안이었기에 부처님 제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고 지리산 산청 대원사에서 행돈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출가 전까지 자유롭게 살다가 갑작스레 시작한 출가 생활은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랬던 탓일까. 몸에 큰 병이 났다. 그럼에도 스님이 되기 위한 공부는 멈추지 않았다. 이런 근기를 본 은사 행돈 스님은 어느 날 스님을 불러 “탁자밥 먹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공부를 하라”고 충고했다. 은사의 충고에 고민을 거듭한 수안 스님은 ‘사회복지’ 분야에 매진하기로 결심한다.

동국대 불교대학원에서 불교사회복지학 석사를 받은 스님은 전국의 복지관에서 관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면서도 동국대 일반대학원에 진학해 성운 스님(동국대 석좌교수·삼천사 회주)을 지도교수로 모시고 박사학위를 틈틈이 준비했다. 낮에는 복지관장으로 복지 일선을 책임지고 밤에는 학업에 매진하는 것이 일상이었고, 지난해 박사 학위를 받게 됐다.

“제게는 평생의 스승이 네 분 계십니다. 대학 때 국문학을 가르쳐 주셨던 교수님, 저를 불문(佛門)으로 이끌어주신 부처님, 저의 은사 행돈 스님, 지도교수 성운 스님이죠. 훌륭한 스승에 누가 되지 않는 제자가 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살아야죠.”    

수안 스님은 불교 노인복지 분야 연구와 발전에 노력하려 한다. 우선, 새로 원장으로 부임한 군포시립노인요양센터를 ‘우리는 어르신 위해 존재한다’는 기조로 운영할 계획이다.

“제가 어느 기관에 가든 종사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서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우리를 위해서 애써주세요’라고 답해요. ‘어르신들을 위해 이렇게 좀 잘해주세요’라고 답하는 사람들은 없었어요.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어르신과 복지 수혜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르신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말미 수안 스님은 “임종케어 부분에서 종교성이 연결되지 않은 점이 안타까웠다”며 말을 이었다. “죽음과 불교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 지를 더 공부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관련 저서를 발간하거나 강연도 하고 싶고요. 꿈은 야무지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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