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결사 인도순례, 불교중흥 이끌 불사” 
​​​​​​​
3년 동안 준비, “기대 반 걱정 반”
“원불 모시고 순례… 처처가 도량”
청규와 수칙, 결사공동체 이끄는 힘

“상월선원 천막결사 시즌1이라면
인도순례는 시즌2의 하이라이트
모인 동력으로 시즌3 불사 추진”

호산 스님은…종진 스님을 은사로 1980년 수계(사미계)했으며, 상원사, 용문사 주지 및 제16·17대 중앙종회의원, 중앙종회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조계종 총무부장, 수국사 주지를 맡고 있다. 상월결사 총도감으로 이번 인도순례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호산 스님은…종진 스님을 은사로 1980년 수계(사미계)했으며, 상원사, 용문사 주지 및 제16·17대 중앙종회의원, 중앙종회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조계종 총무부장, 수국사 주지를 맡고 있다. 상월결사 총도감으로 이번 인도순례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상월결사 총도감 호산 스님(조계종 총무부장)은 결사의 시작을 함께한 스님이다. 2019년 11월 11일부터 2020년 2월 7일까지 위례신도시 천막법당에서 조계종 前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함께 동안거 용맹정진한 아홉 스님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천막결사 당시에는 지객 소임을 맡았던 호산 스님은 만행결사로 불사가 확장되며 순례 전반을 책임지는 총도감의 소임을 맡았다.

상월결사 자비순례(2020)·삼보사찰 천리순례(2021)·평화방생순례(2022)가 모두 성공적으로 회향할 수 있던 것은 총도감인 호산 스님의 역할이 컸다. 반대로 2월 9일 시작되는 상월결사 인도순례에 대한 책임감도 막중하다는 의미다. 

사실, 상월결사에게 부처님 성지가 허락되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2020년 11월 17일부터 12월 31일까지 예정됐던 ‘상월선원Ⅱ 만행결사’는 45일간 인도와 네팔의 부처님 성지인 녹야원·부다가야·룸비니 등을 도보로 순례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총 거리 1080km, 하루에 평균 30km를 걷는 대장정이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예기치 못한 복병으로 인도 만행결사는 국난극복·불교중흥 자비순례로 전환됐다. 이후에는 삼보사찰 천리순례, 평화방생순례로 이어졌다. 

“태화산 예비순례를 마치고도 코로나19가 풀리지 않았습니다. 당시 절반 정도의 거리를 순례해보자는 의견들이 나왔는데, 그렇게 시작된 것이 국난극복·불교중흥 자비순례였죠. 이후에는 불·법·승 삼보에 대한 소중함을 알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삼보사찰 천리순례가 기획된 것입니다. 이제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해소되고 부처님 성지에 갈 수 있게 됐습니다. 3년을 준비했지만 출발하는 날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낯선 환경 등이 걱정되지만, 순례가 기다려집니다. 기대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2월 9일부터 3월 23일까지 43일간 진행되는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조계종이 주최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이는 상월결사가 사단법인이 되고 종단 등록을 했기에 가능했다. 호산 스님은 조계종사에 길이 남을 수 있는 대작불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전 순례가 상월결사라는 하나의 결사공동체의 불사였지만, 이제는 조계종이 주최로 함께하는 불사가 됐습니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정진불사이자 포교불사이고, 한국불교 중흥을 이끌 불사입니다. 사찰 전각을 짓고 외연을 넓히는 하드웨어적인 불사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포교와 미래 인재 등 소프트웨어적인 불사가 더 이뤄져야 합니다. 포교를 위해, 불교 중흥을 위해, 사부대중이 일념으로 걷기 정진을 하는 것은 우리 종단사에 길이 남을 중대한 불사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3년여의 과정에 부침이 많았을 것 같다’는 질문에는 호산 스님은 곧바로 “어려움이 없다면 그것은 수행이 아니다”라는 답을 내놨다. 

“인도로 답사팀이 다녀왔는데 도로 사정이 매우 안 좋고, 치안 등 환경적으로도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것들이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려움이 있기에 이 순례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어려움이 없다면 그냥 힐링 여행일 뿐입니다. 순례 대중이 어려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를 어떻게 지혜롭게 극복하느냐는 것도 중요한 수행입니다. 혼자 걷는 것보다 원력을 가진 10명이, 10명보다는 100명의 대중이 더 힘이 납니다. 저는 상월결사 순례대중의 원력을 믿습니다.”

호산 스님은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이 이르는 곳곳이 모두 도량이고 수행처일 것임을 강조했다. 스님에 따르면 순례단은 ‘원불’을 모시고 인도로 출발하고, 43일의 순례기간동안 항상 ‘원불’이 선두로 순례가 진행되며 숙영지, 숙소마다 원불을 모시고 예불하며 108배를 하게 된다. 호산 스님은 “항상 부처님이 함께하시기 때문에 순례단이 가는 곳이 모두 도량”이라며 “순례 원불은 향후 상월선원 법당에 봉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상월결사 순례만의 청규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이번 인도순례에는 △스님은 행선 시 승복과 대가사를 수할 것 △행선 시 묵언 △참가자는 염송, 화두, 진언, 염불 등의 수행을 할 것 △휴식 시 낮은 목소리로 대화 △제공받은 공양물을 남지 않기 △마스크 항시 착용 △행선 시 휴대전화 금지 △대중 화합이 청규로 제시됐다. 

15개 조항의 생활수칙도 타이트하다. 행선 시 108염주를 항시 수지해야 하며, 매일 새벽 2시 기상 후 행선 출발은 새벽 3시에 이뤄진다. 아침 공양은 오전 7시, 점심 공양은 정오, 저녁 공양은 오후 6시로 정해졌다. 문란행위, 청규 상습 위반자에 대한 퇴방 조치 등도 명문화됐다. 

“천막결사부터 일련의 순례까지 모두 청규가 있는 것은 모두 회주 자승 스님의 영향입니다. 자승 스님께서는 ‘이 같은 결사는 금생에 한 번 있는 일이고, 스님 생활하면서도 한 번밖에 없는 경험’임을 강조하시며 ‘스스로에게 엄격한 수행이 순례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청규와 수칙들은 결사공동체가 함께 정진하기 위한 힘입니다.”

상월결사는 지난해 12월 사단법인화를 완료하면서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인도순례는 상월결사의 새로운 시즌이기도 하다. 

“상월선원 천막결사가 시즌1이라면 인도순례는 시즌2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순례를 통해 모인 동력으로 시즌3 불사들을 추진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시즌2가 원만 회향돼야 새로운 시즌3도 잘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번 순례에는 우리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도 있을 것이고 새로운 영감도 있을 것입니다. 순례가 끝나고 나면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목표가 보일 것 같습니다. 순례를 통해 문수의 지혜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40여 일 남은 순례 일정에 따라 호산 스님도 틈틈이 준비하기 시작했다. 인도 순례를 가는 비구니스님들이 주말이면 수국사를 찾아 하루 6시간 좌선과 2시간 행선을 하는데, 호산 스님도 참여하고 있다. 새벽 108배 수행도 빠지지 않고 있다. 

“세수 79살이 되시는 무상 스님도 인도 순례에 동참하십니다. 우리가 몸이 좀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은 정신의 문제입니다. 설사 수행을 하다가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꼭 걸어야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총도감으로서 순례단이 모두 무사하고 건강하게 마지막까지 회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원력이고 바람입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