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상월정신 실천할 때”
상월선원 만행결사 총도감 호산 스님

회주 스님 앞장서는 모습에 감복
대중 함께하는 결사로 지속 전개
템플·봉사·신행모임 등 생활화

위례 상월선원에서 무문 정진한 아홉 스님 중 한명인 상월선원 만행결사 총도감 호산 스님은 “상월선원 천막결사에 들어갈 때는 그 한철에 인생을 걸자는 각오로 임했다. 짧은 3개월이지만 안에서 치열하게 정진하고, 바깥에서는 10만 명에 달하는 사부대중이 야단법석을 펴면서 함께 정진했다”며 “이러한 경험의 공유가 불교중흥에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호산 스님은 천막결사에 이어 현재 총도감을 맡고 있는 만행결사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스님은 “밖에 나와보니 코로나 상황이 심각했다. 우리가 국민들이 어려운 이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하는 고민 속에 어른이신 회주 자승 스님께서 다시 방향을 잡아주셨다”며 “대중들에게 어떤 법문을 말로 하는 것 보다 직접 몸으로 보여주고, 그 감동을 전하는 것이 바로 상월결사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종교인구 감소와 출가자 급감 등 불교가 직면한 문제는 산적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흥의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직접 움직여야만 한다”며 “행선이 수행문화의 변화를 지향하는 방안이기도 하지만, 움직이고 적극적인 불교라는 대전환의 상징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상월선원 만행결사의 자비순례와 천리순례를 통해 대중이 함께하며 또 다른 원력을 세웠다고 전했다.

스님은 “순례 과정에서 20대와 70대가, 승속이, 남녀가 함께 걸었다. 힘든 과정이라 혼자였다면 포기했을 순간에도 서로 격려하며 이겨낼 수 있었다. 이러한 함께하는 과정 속에서 원동력을 만들어 가고 있다”며 “옛날 결사는 소수의 사람들로도 이뤄낼 수 있었지만 현대사회에서의 결사는 함께하는 범위가 넓어져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 스님은 “순례 과정에서 수많은 마을 주민들이 나와 순례단을 반기고 응원해주는 것을 보며 한국불교의 희망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상월선원 만행결사에서 대중을 이끌어주는 회주 자승 스님의 모습 자체가 하나의 힘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불자들이 정말 힘든 상황이 와도 부처님이 계시니까 신심으로 극복하듯이, 이 결사에는 불교계 지도자인 어른 스님들이 끌어주는 것이 엄청난 힘이 되고 있다”며 “특히 회주 스님은 고통스러워도 몸이 아파도 한 번도 응급차를 타지 않고, 직접 순례 앞에서 앞장서셨다. 실천에 나서는 어른 스님의 존재 자체로 모든 것이 이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호산 스님은 수국사에서 상월청년회를 조직하고, 상월묵언템플스테이를 여는 등 상월결사 정신의 발현을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스님은 이에 대해 “시간을 허투루 보내면 상월결사가 그저 작은 움직임으로만 남을 수 있다는 마음이다. 상월묵언템플스테이 등 현대인들도 하루만이라도 정진하며 그 간절했던 마음을 같이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스님의 원력으로 상월청년회 회원들은 천리순례에도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스님은 “이번 삼보사찰 천리순례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인 사자평에도 상월청년회 청년회원 16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이 직접 회비를 모아서 왔다는 말에 감동을 받았다”며 “청년회원들의 열정에 지원하지 않을 수 없었고, 함께 결사를 하고 있다는 것으로 더욱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상월결사는 불자 한 명 한 명에게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하면 된다. 더욱 친절하고 적극적으로 다가가면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신심과 원력을 갖고 우리 함께 해봅시다.”

“상월결사는 4차 산업시기의

불교 확산의 새로운 기폭제”

황순일 동국대 서울캠퍼스 불교대학장

상월선원 천막결사가 명산대찰에 안주했던 한국불교가 도심포교로 눈을 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면, 만행결사 자비순례는 코로나19로 아파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출가와 재가가 하나 되는 계기가 되었고, 만행결사 삼보순례는 한반도에서 지역화한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결사는 1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추진될 때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코로나19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상월결사는 중단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의 변화에 따라 상월결사 또한 국내적으로, 국제적으로 새로운 활동을 모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상월결사를 계기로 소극적인 불교에서 적극적인 불교로, 재가와 출가가 나누어진 불교에서 재가와 출가가 함께하는 불교로 나아가야 합니다. 4차 산업 시대에 현대적인 과학교육을 받은 신세대들을 불교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특히 도시에서 전법포교에 나서야 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재 봉은사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미산원정대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행결사 삼보순례는 1회성으로 끝나면 안 됩니다. 이번 순례코스를 따라 순례길이 개발되고 한국의 불자들이 적극적으로 순례에 참여하게 되면 지역과 사찰이 하나가 되고 지역문화와 불교가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지역사찰이 지역관청과 함께 개발할 수 있는 귀중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순례코스를 따라 순례길이 개발되고 한국의 불자들이 적극적으로 순례에 참여하게 되면 지역과 사찰이 하나가 되고 지역문화와 불교가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지역사찰이 지역관청과 함께 개발할 수 있는 귀중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상월결사는 도심포교, 움직이는 불교, 함께하는 불교로 한국불교가 대전환을 이루는 계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상월결사를 통해 한국불교의 도도한 흐름이 이렇게 변화해 간다면 상월결사를 한국불교의 현대적 결집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상월결사가 중단없이 진행되어서 한국불교가 현대사회에 맞게 변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만들어지고 이를 통해서 한국불교가 중흥하고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운동으로 전개키 위한

캐치프레이즈도 필요하다”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불교계에서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발전의 길을 모색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는 ‘결사(結社)’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월결사는 정체되어 있는 현대 한국불교에 전법교화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상월선원에서의 동안거 결사는 정체된 선정삼매에 매몰되기 보다는 지혜삼매로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동참할 수 있는 새로운 전법교화 환경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상월결사는 동화사에서 봉은사까지 511Km 순례, 삼보사찰 천리길 423 Km 순례 등으로 이어지면서 길 위에서 전법교화에 앞장서신 부처님의 걸음을 체험하였습니다. 상월결사 순례는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화합과 자비의 걷기명상으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상월결사의 수행과 순례를 사회적으로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일회성이 아닌 앞으로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합니다.

상월결사가 승가의 전법교화 원력과 재가불자의 포교활동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우리사회 구성원들이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합니다. 특정 사찰에서만 시행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전국 사찰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상월결사의 이념과 방향을 사회운동으로 확산시키려는 노력이 요구됩니다.

현재의 상월결사에 대한 홍보는 결사라는 활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상월선원 천막결사, 삼보사찰 천리순례 등의 표현에는 지향점이나 이념, 결사의 목표 등과 관련된 메시지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상월선원이 완공된 이후에도 상월결사의 정신이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보통사람들이 쉽게 수용할 수 있는 사회운동으로 확산시키고 메시지, 슬로건, 행동지침 등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상월결사를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국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합니다. 많은 불자들이 상월결사에 동참한 스님 및 재가불자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결사정신을 받아들이고 이를 확산시킬 수 있는 통로가 중요합니다.

종단내외의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면서 시작된 상월결사가 상월선원 건립, 새로운 수행문화 조성, 출재가가 함께하는 수행환경 정착 등과 같은 남은 과제들을 원만무애하게 성취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패러다임의 변화 시도로 평가

불교 집단 지성 양성 장 돼야”

석길암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부 교수

부처님은 정각을 성취하신 후 열반에 드시기까지 일생 동안 전법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으셨습니다. 당신을 찾아온 이들도 적지 않았을 것은 당연하지만, 전법선언에서도 보듯이, 부처님의 전법은 찾아온 자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데 그 진면목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중생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중생을 찾아가는 것, 그것에 부처님의 삶과 불자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지목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월결사는 한국 불교의 역사에서 보면 다양한 측면에서 평가가 가능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이 ‘중생을 찾아가는 불교’를 선언하고, 그 구체적인 방향을 행동으로서 앞서가는 데 가장 중요한 특징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또 많은 불교역사의 수많은 결사들이 주로 수행에 초점을 두었던 것과 달리 ‘수행을 출발점으로 하는 전법’에 대한 지향을 가장 중요한 당면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도 역시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불교가 침체되어 있던 현실을 초래한 원인을 지목하고 해법으로서 도심불교, 찾아가는 불교를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대변화를 좇아가는 한국불교가 아니라, 시대변화에 부응하면서 시대변화를 이끄는 불교가 되어야 한다는 일종의 한국불교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상월결사가 당면하고 있는 과제는 그대로 한국불교가 당면하고 있는 과제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프레임의 전환, 방향성의 전환이 현실의 불교에 적용되고 정착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선언보다 훨씬 더 구체적인 방법론적 접근 역시 필요합니다.

도심에서 이루어진 천막결사와 ‘만행결사 자비순례’와 ‘삼보사찰 108 천리순례’는 그 원력의 방향성을 더욱 굳건히 하고, 사회적 외연을 확장해가는 과정입니다. ‘수미산원정대’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같은 공감대의 확장 그리고 외연의 확장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시민들의 문제’ ‘사회 문제’ ‘환경문제’ 등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부닥치는 당면의 현실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충분한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불교적 차원의 집단지성을 현실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