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후원(後院)은 흔히 밥을 짓는 공양간과 같은 말로 통상 사용된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공양간이 부엌의 의미로 한정되는 데 비해, 후원은 대방·식당·곳간·장독·우물 등 식생활이 이루어지는 포괄적 개념이 들어가 있다. 출가수행자는 후원의 소임을 한 단계씩 거치며 정식 승려로 성장해 간다. 그런 연유로 후원은 수행자의 입체적 일상이 담길 뿐만 아니라 수행정진 및 통과의례로서 절집의 삶이 펼쳐지는 곳이다. 한국사찰의 후원문화에 반영된 수행자의 일상은,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 주목 받지 못한 승려들의 삶이 무형의 문화로서 얼마나 가
명상이라고 하면 뭔가 느리고 정적인 것, 현실의 삶과는 분리된 어떤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명상은 현실로부터 한 발자국 물러나게 하는 휴식의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국내 최다인 6개의 박사 학위 소지자, 한국연구재단 등재지에 180여 편의 논문을 게재한 열정적인 연구자인 동시에, 60여 권의 책을 펴낸 왕성한 저술가이기도 한 자현 스님이 가르치는 명상은 전혀 그런 명상이 아니다. 자현 스님의 명상은 현실의 삶을 관통하는 것이고, 어디까지나 그 삶을 잘 살기 위한 수단이다. 한마디로 말해 그 명상은 경쟁의 연속인 현실
등현 스님은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죽음을 체험하고 종교에 빠져들었다. 유가의 가르침과 도가의 가르침과 기독교의 가르침을 두루 섭렵하다가 결국 출가를 결심한다. 출가 후에도 스님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삶의 많은 의문들과 싸웠다. 하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굳게 의지하던 믿음까지 흔들렸다. 등현 스님은 당시를 이렇게 회고한다. “나에게 세 가지 보배가 무너졌다. 계율에 대한 의식이 무너지고, 괴로움의 진리가 무너지고, 항상 고요와 평온 속에 머무는 무심삼매가 무너졌다. 나는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스님은 뭔가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싶었
불국선사의 〈문수지남도찬(文殊指南圖讚)〉은 53선지식을 찾아 떠난 선재동자의 구도여행이 시와 그림으로 엮여있다. 〈문수지남도찬〉이 〈입법계품지남도(入法界品指南圖)〉 해설서로 새롭게 탄생됐다. 〈입법계품지남도〉해설서는 30여 년간 강원서 후학을 가르치며 전통경학을 연구한 강백 용학 스님이 해설한 책이다. 용학 스님은 해설서를 ‘역작’이라 불렀다. 이유는 시와 그림으로 명료하고 쉬울 뿐 아니라 선재동자가 만나는 선지식을 안내도처럼 표로 엮어 한자로 적어두었다. 글을 읽을 수 없는 사람조차도 그림을 보며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오랫
정봉무무 스님의 첫 소참 법문집이 나왔다. 이 책은 지리산 홍서원을 방문한 불자들에게 스님이 들려준 소참 법문을 엮은 것이다. 열댓 명이 둘러앉을 수 있는 공간에서 수많은 문답이 오가면서 정봉무무 스님은 붓다의 가르침을 단도직입으로 들려준다. 이미 불자들 사이에선 입에서 입으로 스님의 법문은 퍼져나간 상태였기에, 법문집이 너무 늦게 나왔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다. 스님의 법문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나’에 대한 집착을 끊는 것이다. 스님은 많은 이들이 ‘나’를 실재하는 것으로 착각하기에 많은 고통이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불교는 마음이 삶을 창조한다고 가르친다. 무신론인 불교는 신을 찾지 않는다. 오로지 나의 마음을 찾을 뿐이다. 삶의 주체가 마음이고 깨달음의 주체가 마음이라는 것이다. 곧 삶과 깨달음, 그리고 나와 마음은 별개의 존재가 아닌 하나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마음의 본성을 주제로 한 경전이 여래장 3부경(〈여래장경〉 〈부증불감경〉 〈승만경〉)이다. 여래장 사상은 인간은 본래 마음속에 여래가 될 가능성인 여래장(如來藏), 불성을 갖추고 있어서 모든 사람은 여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중심으로 하는 사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식론에서처럼 마음
선불교를 공부하는 이들은 선사들이 남긴 열반송(涅槃頌)을 접하게 된다. 열반송은 ‘죽음을 노래하는 한 편의 시’라고 할 수 있다. 삶을 마감하면서 살아있는 이들에게 남긴 마지막 언어인 셈이다. 그 속에는 한 인물의 전체 삶이 압축되어 있어서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우리가 열반송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모색해 볼 수 있다. 모두가 수긍하는 완벽한 정답은 없겠지만,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를 통해 나만의 답은 찾을 수 있다. 자신만의 답을
“불교의 핵심이자 행복 비결인 인과의 도리를 보다 많은 분들이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정성을 들였습니다. 인과는 ‘괴로움이 오면 반드시 그만큼의 즐거움이 오고야 만다’는 절대적 진리입니다. 그러므로 행복을 성취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은 다른 것이 없습니다. 미리 걱정하거나 예측하지 말고, 그저 모든 것을 부처님이 말씀한 연기법에 맡기며 진실하고 성실하게 살면 됩니다. 인과를 굳게 믿고, 스스로 마음을 평정하게 다스리며 대자유를 누리시기 바랍니다.”한국불교 제 1종단 조계종 행정수반인 동시에, 대표 리더인 진우 스님이
사진집 〈觀照(관조)〉는 수행자이면서 사진가로 한국 불교사에 한 획을 그은 관조(觀照) 스님(1943~2006)이 1975년부터 30여 년간 찍어온 20여만 점 가운데 불교 관련 사진 278점을 엄선해 담은 유고 사진집이다. 〈관조〉는 20여 권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필름카메라로만 작업한 사진들로 이루어졌고, 주로 소재별로 나뉘었던 전작들과 달리 한국 불교의 모든 소재를 총망라했다. 관조 스님의 사진은 오로지 대상과 바라보는 사람의 교감에 전적으로 의지한다. 빛을 통과한 대상들은 정사각형 또는 직사각형 프레임 속에서, 사진을 들여
〈선화(禪畵)와 선시(禪詩)〉의 김양수 화백은 삶의 근원을 찾아 수행하며 깨달음의 세계를 그리는 선화가(禪畵家)로 유명하다. 김양수 화백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내가 그림 속에 앉아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새도 되었다가, 소나무도 되었다가 때론 거대한 산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그의 그림은 삶을 꿰뚫고 있다. 이런 그에게 선시를 통해 선사들의 마음자리를 쫓아 여행할 기회가 주어졌다.민족사 출판사가 3년 전 기획한 ‘선화와 선시의 만남’이다. 선화와 선시라는 예술과 문학의 만남은 ‘선의 세계’를 훨씬 더 편안하게 다가가게 해
2010년 지리산 자락 경남 산청 남사마을로 낙향해 우리나라의 자연과 문화 현장을 꾸준히 화판에 옮긴 생활 산수화를 발표해온 이호신 화백. 그가 이번에는 오랜 세월 연구한 한글서예 이미지화 작업인 ‘한글 뜻그림’을 한 데 모은 책 〈화가의 한글사랑〉을 출간했다. 책에 나와 있는 ‘한글 뜻그림’이란 화가의 시각에서 한글서예를 표현한 ‘그림이면서 서예이고, 서예이면서 그림’인 새로운 예술양식이다.이는 한글이 지닌 조형성과 문장을 아름다운 시각예술로 표현한 것인데, 한글에 담긴 내용을 이미지로 극대화하고 시각적 공감을 자아내는 작업이다.
“만일 한정된 날짜에 공을 이루려면 마치 천 길 우물에 빠졌을 때 아침부터 저녁까지, 저녁부터 아침까지, 밤이나 낮이나 천 생각 만 생각이 오로지 다만 한낱 우물에서 나오려는 마음뿐이고 끝끝내 결코 다른 생각이 없는 것과 같이하여라. 진실로 이렇게 공부하기를 3일 혹은 5일 혹은 7일 하고도 깨치지 못한다면 서봉은 오늘 큰 망어를 범했으므로 영원히 혀를 뽑아 밭을 가는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고봉원묘 선사〉고봉원묘 선사의 말은 간화선 수행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어떤지를 알려주는 동시에 간화선이 얼마나 신속하게 핵심을 파고드는 수
저자의 말대로 불교라는 것은 어려운 범어나 한자로 새겨진 경전에만 깃들어 있지 않다. 삶 자체가 질문이자 화두인 것이다. 흔히 영화는 삶의 축소판이라고들 한다. 그러니 어느 영화인들 화두로 삼는 주제 하나 없는 영화가 어디 있으랴. 저자인 이안은 서울대서 미학을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서 영상문화이론과 영화학을 전공했다. 영화평론가, 대학에서 영화에 대해 가르치는 강사, 프로듀서, 프로그래머, 영화제 운영위원장…. 그를 수식할 수 있는 직업은 한 마디로 끝나지 않는다. 그만큼 삶에 대한 질문과 고민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20여 회 불교 성지순례 이끈 대연 스님인도 네팔 지역 성지순례 가이드북 펴내현지 자료 토대로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 부처님을 바로 알기 위한 첫걸음은 곧 부처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일이다. 부처님의 탄생에서 열반까지 불교성지순례를 위한 길라잡이 〈붓다의 향훈(香薰)을 따라서〉가 출간됐다. 1998년 첫 인도·네팔 불교성지순례 후 20여 회 이상 순례를 이끈 저자 대연스님은 성지순례 전문가로 통한다. 대연 스님은 책 머리에서 “불교 성지를 순례하는 일은 부처님의 생애를 이해하고 경전 배경을 알고 체험하는 일이며, 경전의 뜻을 더욱더
출가, 가족 및 세속과 이별 고하는 것전국 사찰에 스님이 줄고 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 영향이 크다. 조계종서 밝힌 사미·사미니 수계자 현황에 따르면 1999년 532명을 정점으로 해마다 출가자가 줄어들었다. 2010년 287명, 2015년 204명을 기록한 뒤 2016년부터 100명대로 떨어졌다. 2016년 157명, 2017년 151명. 이후 2020년 수계자는 131명으로 집계됐다. 1999년보다 75.3% 감소한 수치다. 전국에는 1만3000여명의 스님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 사찰에서 행자 교육을 받는 동안 중도
〈돈오입도요문론〉은 단숨에 깨달아(돈오, 頓悟) 부처님 세상인 행복한 삶으로 들어가는 (입도, 入道) 요긴한 방편(요문, 要門)을 제시하는 글(論)이란 뜻이다. 송광사 인월암에 주석하며 경전 번역과 교학에 진력한 원순 스님이 마조(馬祖, 709~788)스님의 제자 대주혜해(大株慧海)가 저술한 〈돈오입도요문 강설〉을 새롭게 펴냈다.원순 스님이 이 책을 강설하게 된 인연은 은사인 성철 스님 가르침을 쉬운 언어로 대중에게 설명하려는 의지에서 출발했다. 원순 스님은 “은사이신 성철 스님이 이 세상에 계실 때 육조단경 만큼이나 돈오입도요문을
‘얻으려면 먼저 주어라’ ‘채우려면 먼저 비워라’. 이 말은 곧 배려와 존중, 그리고 공존을 의미한다.이것이 바로 노자의 〈도덕경〉 핵심이다. 노자는 중국 고대의 사상가이며 도가의 시조이다. 〈도덕경〉은 춘추시대 말기에 노자가 난세를 피해 함곡관에 이르렀을 때 윤희가 도를 묻는데 대한 대답으로 적어준 책이라 전하나, 실제로는 전국시대 도가의 언설을 모아 한나라 초기에 편찬한 것으로 추측된다.내용은 우주간에 존재하는 일종의 이법을 도라하며, 무위의 치, 무위의 처세훈을 서술했다. 이러한 노자의 사상을 읽어낼 수만 있다면, 그 자체로
모두가 이미 답을 갖고 있다코칭 행위는 인간에 대한 믿음에 기반하여 이루어진다. 코칭은 모든 사람이 그 자체로 온전하고, 필요한 해답을 자신의 내부에 가지고 있으며, 창의적이라고 본다. 코칭 행위가 기반하는 인간에 대한 믿음은 불교가 기반하는 인간에 대한 믿음과 그 방향이 같다. 불교는 모든 사람이 불성(佛性), 즉 부처가 될 수 있는 가능성 혹은 성품이 있다고 믿는다. 인간의 마음은 본래 청정해서 부처의 성품을 가지고 있으나, 여러 가지 원인들에 의해 일시적으로 더러워져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수행을 통해 더러워져 있는
이 책은 6. 25동란 때 전소된 오대산 월정사 중창에 헌신한 만화선사의 생애와 삶에 대해 조명한 최초의 책이다.1부에서는 자현스님(중앙승가대 교수, 월정사 교무)이 ‘오대산을 지켜낸 선승, 만화희찬’이라는 제목으로, 오대산 월정사 중창주인 만화희찬 스님의 성장과 출가 과정, 출가한 이후의 수행과정, 노사(老師)인 한암선사 시봉, 한암선사 열반과정과 오대산 월정사 중창 등 생애와 업적, 수행 등에 대하여 사진과 함께 서술되어 있다.2부에서는 ‘오대산 중창과 만화희찬 선사’라는 주제로 논문 6편이 수록되어 있다. 동국대 김광식 교수의
올 7월 29일 만화선사 탄신 100주년을 기념해 2권의 책이 출간되었다. 한 권은 〈근대 오대산 삼대화상-한암·탄허·만화선사의 사집집〉과 오대산 월정사 중창주인 만화희찬 선사의 삶을 정리한 〈오대산을 지켜낸 선승, 만화희찬〉이다. 〈근대 오대산 삼대화상〉 사진집은 한암·탄허·만화 3대 고승의 생애와 삶, 가르침을 담은 영상 기록인 동시에 근대 오대산 산문(山門)의 생생한 역사이다. 또한 이 사진집 속에는 월정사 중창 불사 관련 사진, 근대 오대산 월정사 기록 사진 등 근현대 1세기 오대산 월정사의 전체를 아우르는 사진 자료들이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