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코끼리도 스님들을 공경하다
⑥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옛날에 초복덕(超福德)이라는 국왕이 있었다. 나라에 죽어야 할 큰 죄를 지은 사람이 있었지만, 왕은 성품이 인자해 그를 죽이고 싶지 않았다. 이때 지혜가 많은 신하가 ‘걱정 마십시오. 대왕님이 살생의 죄를 짓지 않게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지혜의 힘으로 죄인을 술에 취한 사나운 코끼리에게 끌고 갔다. 술 취한 코끼리는 죄인을 들어 올려 공중에서 땅바닥에 내려치려 했다. 그러나 죄인의 붉은옷을 보고는 가사라고 생각해 내려놓으며 참회하고 슬피 울며, 그 사람을 존경하며 우러러보았다. 대신은 이 광경을 보고 왕에게 말했고 왕은 놀라 기뻐 찬탄하며, 전국에 영을 내려 삼보를 더욱 공경하게 하고 살생을 금했다. 선남자야, 그 취한 코끼리는 비록 축생의 몸을 받았지만, 가사를 공경하고 악업을 짓지 않았다. 그런데 미래 세상의 포악한 왕과 바라문 등은 온갖 악업을 지음이 술 취한 코끼리보다 더하며 … 내 제자들에 대해 공경하지 않을 뿐 아니라 고문하며 감옥에 가두거나 그 목숨을 끊게 한다. 이것은 삼세의 모든 부처님에게 큰 죄를 범하며 선근을 불태우는 것으로, 지혜로운 사람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반드시 무간지옥에 나느니라.
⑦또 선남자야, 미래 세상의 부처님 국토에 사는 포악한 왕과 재관, 거사들은 후세의 과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 그리하여 모든 스님에게 주는 의복, 음식 등 갖가지 필수품을 빼앗아 계율을 깨트린 악행 비구나 속세의 사업을 경영하는 자들에게 돌려주어 공동으로 쓰게 하거나 혹은 혼자서 쓴다. 따라서 국토를 보호하는 하늘, 신 등은 삼보를 믿고 공경하는 이들로 하여금, 그 포악한 왕과 사문, 바라문 등에 대해 성을 낸 연유로, 그들은 오래지 않아 몸이 못쓰게 되며 … 목숨을 마친 뒤에는 반드시 무간지옥에 나느니라.”
이렇게 해서 제36호부터 게재한 십악업(十惡業)의 ⑥과 ⑦을 끝내며, 다시 ⑧에서부터 ⑩의 내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⑧또 선남자야, 미래 세상의 부처님 국토에 사는 포악한 왕 등은, 후세의 과보를 두려워하지 않아 나의 법에 의해 출가한 이로서 총명하고 법을 많이 듣고 말이 원만하며 삼승의 법에 통하여 능히 전하며 유정들을 이롭게 하는 것을 보면, 법사를 괴롭히며 바른 법을 방해한다. 이러한 인연으로 일체 선신들의 분노를 사며 몸이 못쓰게 되며 … 무간지옥에 나느니라.
⑨또 선남자야, 미래 세상의 이 부처님 국토에 사는 포악한 왕 등은 선근이 미약하며 과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스님들에게 보시로 주는 물건, 즉 사사(舍寺), 농장, 하인, 축생, 재보, 꽃· 과일나무 등은 덕을 갖추고 수행하는 비구들이 수용해야 하거늘, 저들이 강한 세력으로 빼앗아 자기와 남을 위해 쓴다. … 저들은 목숨을 마친 뒤에는 반드시 무간지옥에 나느니라.
⑩또 선남자야, 미래 세상의 포악한 왕과 권속 등은 신심이 없으며 아첨하고 어리석으면서 총명하다는 교만한 마음을 품고, 악한 벗을 따라 행하며 성인의 법에 대해 의심을 품고, 후세의 괴로운 과보를 두려워 않는다. … 나의 법을 믿어 받들지 않고 탑과 절을 부수며 비구들을 구박하며 마치 종처럼 부린다. … 이들은 하천한 사람의 몸도 얻기 어렵거늘, 이승의 보리를 증득할 수 있겠느냐? 그런 이는 자타를 해치어 부처님도 구제하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이가 기름 짜는 업을 하는데, 낱낱의 씨에 벌레가 생겼고 바퀴로 누르면 기름이 흘러나온다. 보아라, 그 사람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생명을 죽였겠는가? 또 이 사람이 열 개의 바퀴로 계속 짠다면 하루에 짠 기름은 수천 섬이 될 것이요, 그렇게 천 년을 짠다고 하면, 그가 죽인 생명은 얼마이며 그 죄는 또 얼마나 크겠는가?
지장보살마하살은 사뢰었다. ‘매우 많습니다. 그는 무수한 생명을 죽일 것이며, 그 죄는 헤아릴 수 없어 셈으로 비유할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또, 선남자야, 어떤 이가 재물을 위해, 열 개의 유곽을 두며 하나하나에 천 명의 음녀(淫女)를 두고 사람을 유혹해 정사(情事)를 행했다고 하자. 이렇게 천 년을 하면, 그 죄는 셀 수 없을 것이다. 앞에서 말한 열 개의 바퀴로 기름 짜는 사람의 죄도, 이 한 유곽에서 지은 죄밖에 되지 않느니라. 또 선남자야, 어떤 이가 재물을 얻으려, 열 개의 술집을 두고 낱낱의 술집에 천 명의 술꾼을 청해 마시고 즐기기를 밤낮 계속했다고 하자. 이렇게 천 년을 했다면, 앞의 열 개의 유곽이 지은 죄도 이 한 술집에서 지은 죄밖에 되지 않느니라. 또한 선남자야, 어떤 이가 재물을 위해 열 개의 도살장을 두고, 낱낱의 도살장에서 하루에 소, 염소, 사슴, 닭, 돼지 등 천 마리의 생명을 죽인다고 하자. 이렇게 천 년을 계속하면 그 죄를 헤아릴 수 없어 앞에 말한 열 개 술집의 죄도 이 한 도살장밖에 되지 않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기름 짜는 열 개 바퀴의 죄는 저 하나의 유곽에서 짓는 죄와 같고, 저 열 개의 유곽에서 짓는 죄는 저 하나의 술집에서 짓는 죄와 같으며, 저 열 개의 술집에서 짓는 죄는 저 하나의 도살장에서 짓는 죄와 같고, 저 열 개의 도살장에서 짓는 죄는 포악한 왕과 그들이 짓는 죄와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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