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37 (수)

“계엄도 하나님 계획” 장동혁 국힘 대표, 불교계 온다

9월 22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예방
대표 당선 후 교회 찾아 지지 호소
“기독교 정신 위 세워진 대한민국”
선거법 위반 목사 구속에 “종교탄압”
‘종교편향 근절’ 불교계 메시지 주목

지난 9월 14일 부산 세계로교회를 찾아 예배에 참석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사진 출처=국민의힘 홈페이지.
지난 9월 14일 부산 세계로교회를 찾아 예배에 참석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사진 출처=국민의힘 홈페이지.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 “기독교정신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월 22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한다. 당 대표 선출 27일 만이다.

장동혁 대표는 국회의원이던 올해 2월 22일, 대전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이번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 “하나님이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당 대표 선출 후인 9월 14일에는 부산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세계로교회 손현보 담임목사는 올해 초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세이브코리아’의 대표로, 6.3 대선과 4.2 부산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9월 9일 구속됐다. 정 대표는 이날 “손 목사 구속은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모든 종교인에 대한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하나님께 대적하고, 하나님의 종에 대적하는 행위는 하나님께서 심판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9월14일 부산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해 발언하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사진 출처=국민의힘 홈페이지.
9월14일 부산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해 발언하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사진 출처=국민의힘 홈페이지.

이이어 9월 16일에는 개신교 단체들을 연이어 예방하고 “기독교 정신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이 바로 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종혁 한국교회총연합회장은 “국민의힘과 지난 정부의 경우 무속‧사이비종교와 결탁한 점, 군사독재의 아픔을 기억하는 국민 앞에 군대를 동원해 통치하겠다는 발상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역시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이른바 ‘계몽령’에 대해 “말의 유희”라고 비판하며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으로부터 강을 건너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장동혁 대표가 ‘개신교 편향적’이라는 당내 우려에도 이 같은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극우 개신교 세력을 중심으로 한 강성 지지층의 결집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치 지도자가 공개석상에서 특정 종교 신앙을 거듭 언급하는 것은 종교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특히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 청문회장에서 국회의원이 성경을 꺼내 낭독하고,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기념관 내에서 예배를 보게 하는 등 정치인과 공직자들의 종교편향 인식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 대표인 그의 발언은 더욱 우려스럽다.

정치 지도자의 언어는 사회적 책임을 동반한다. 종교적 세계관을 정치의 언어로 끌어오는 일부 정치인들의 행보에 대해, 그간 종교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직자 종교편향 근절을 촉구해 온 불교계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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