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 봉은사서 진우 스님 재예방
목례 비판에 합장‧삼배하고 “부족” 언급
‘종교편향’ 지적에 또 성경 언급, 이번엔?
기독교 편향적 발언으로 비판받고 있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다시 불교계를 찾는다. 10월 21일 서울 봉은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재예방하기로 한 것. 9월 22일 진우 스님을, 10월 4일 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를 예방한 데 이어 세 번째다.
그는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 “기독교 정신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9월 22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한 때는 이례적으로 합장 대신 목례를 하고 “제 마음을 다해 인사드린 것”이라고 해명해 기본적인 예우조차 갖추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그의 기독교 편향적 발언이 “헌법이 보장하는 정교분리 원칙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을 심각한 분열로 몰아넣을 수 있는 위험한 행태”라고 지적하며 공개 사과와 당 차원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불교계의 강한 비판에 직면한 그는 추석 연휴 기간인 10월 4일 통도사를 찾아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을 예방하고 합장과 삼배를 했다. 목례로 “마음을 다했다”던 그가 성명 발표 9일 만에 태도를 바꾼 것이다.
장 대표는 이날 기자들이 중앙종회 성명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제가 여러 가지 부족한 점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의힘과 정치권에서 불교계의 목소리를 더 잘 담아내고, 불교계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을 잘 살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더 잘 살피고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그는 중앙종회의 성명에는 공식적으로 답하지 않은 채, 불교계에 다각도로 ‘비공식 사과’의 제스처를 보내온 것으로 전해진다. 10월 15일 열린 조계종 중앙종회 연석회의에서 조계종 총무부장 성웅 스님은 “장동혁 대표가 충분한 사과 의사를 전해 왔다”며 “10월 21일 오후 총무원장 스님을 예방해 직접 사과할 예정이며, 이후 중앙종회의장 스님과 종교편향특별위원장 선광 스님에게도 별도 사과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부족한 점들이 있었다”던 장동혁 대표는 10월 18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10분간 면회한 뒤 페이스북에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우자”는 글을 게시했다.
장 대표의 면회가 적절했는지 여부는 차치하고서라도, 그는 당 대표 자격으로 또 다시 ‘성경’을 거론했다. 종정 스님을 예방한 지 불과 2주 만에 벌어진 일이다.
기독교 역사에서 면벌부는 ‘형식적 참회로 구원을 살 수 있다’는 교리의 타락을 상징했다. 장 대표의 진정성 없는 사과와 잇따른 불교계 방문에 면벌부가 겹쳐 보이는 것은, 비판 여론에 떠밀려 ‘예방’이라는 형식을 보이면서도 여전히 그의 말에는 특정 종교의 언어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헌법 제20조는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명시한다. 정치적 사안에 대한 종교적 신념을 끊임없이 발화하고 있는 장동혁 대표가 세 번째 불교계 방문에서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