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37 (수)

“준비한 것 잊었다” 성파 종정예하 즉석법문에 대중들 박수

조계종 제15대 종정 추대 법회 이모저모

간결·쉬운 취임법어 ‘눈길’
‘無遮의 리더십’ 세간 주목
대통령 추대법회 참석 처음
BBS·BTN, 유튜브 등서 중계

3월 30일 조계사에서 열린 제15대 종정예하 추대법회에서 종정으로 추대된 중봉성파 대종사가 법문을 설하고 있다.
3월 30일 조계사에서 열린 제15대 종정예하 추대법회에서 종정으로 추대된 중봉성파 대종사가 법문을 설하고 있다.

3월 30일 조계사에서 열린 조계종 제15대 종정예하 추대법회가 성료했다. 10년 만에 새로운 종정을 모시는 자리인 만큼 여법하게 봉행됐으며, 법회를 통해 중봉성파 대종사는 조계종 종정예하로 공식 추대됐다. 

즉석법문에 대중들 박수 갈채
이날 법회에서 가장 기대를 모았던 것은 새로운 종정 스님의 취임법어였다. 성파 종정예하의 법어는 법회를 앞두고 공개됐고, 행사 자료집에도 그대로 실렸다. 이 법어는 새 종정예하의 육성으로 발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불자와 법장을 봉정받은 성파 대종사는 “특별한 법문을 많이 준비했는데 통도사에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 싹 다 잊어버렸다”며 즉석에서 법어를 설했다. 대종사의 법어는 여지껏 알고 있는 큰스님들의 법어와는 달랐다.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조사 어록과 공안들을 인용하지 않았고, 일상적 언어로 간결하고 쉽게 법을 전했다. 

대종사는 법어에서 ‘호국불교’와 ‘초발심’을 화두로 꺼냈다. 호국불교는 이전의 총과 칼을 드는 개념이 아닌 ‘이 시대 불교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화두였다. ‘초발심’은 ‘새롭게 시작하자’는 대종사의 당부였다.   

대종사의 법어에 대중들은 세 차례에 걸쳐 박수로 호응했다. 특히 “봄이 와 꽃을 피웠지만 인간들의 마음은 왜 꽃을 못 피우는지. 이 세계의 얼어붙은 마음들을 따스하게 화합하는 기분으로 굴려서 웃음꽃이 피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불자의 임무와 책임”, “초발심으로 돌아가자. 이때까지 있던 것들을 싹 지워버리고 새로 전부 출발하면 전부 우리 마음과 우리 가정과 우리 사회와 우리 국가가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다”는 법어에 대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편안하게 이야기하듯 전한 법어에 세간은 중봉성파 대종사의 ‘부드러운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다. 근엄하고 다가서기 어려운 큰스님이 아닌 누구에게나 열린 ‘무차(無遮)의 선지식’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조계종은 3월 30일 조계사에서 제15대 종정예하 추대법회를 봉행했다.
조계종은 3월 30일 조계사에서 제15대 종정예하 추대법회를 봉행했다.

대통령 참석 최초…엄중 경호
이날 추대법회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참석했다. 종정예하 추대법회에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문 대통령은 추대 법회에 앞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성파 종정예하, 총무원장 원행 스님, 중앙종회 의장 정문 스님, 호계원장 보광 스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차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불교계 최고 어른인 종정예하 추대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화합과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기를 기원했다.

문 대통령은 “종정 예하께서 불교계의 화합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대통합을 이끌어 주시기를 바란다”며 “대통령직에서 퇴임하면 통도사 옆으로 가게 되어 가까운 이웃이 되는데 자주 찾아뵙고 가르침을 청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서 잊혀진 삶,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밝혔다.

이에 성파 종정예하는 ‘백리 길을 가는 사람은 구십 리를 반으로 여기며, 남은 십 리가 중요하다’는 뜻의 ‘행백리자반구십리(行百里子半九十里)’를 강조하며, “문 대통령이 임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종교계가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내외가 직접 조계사 법회에 참석한 만큼, 검문검색이 강화됐다. 스님과 신도, 취재진들이 법회 장소로 입장하기 위해서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종정 추대법회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법회에 앞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성파 종정예하와 총무원장 원행 스님 등을 예방하고 차담을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종정 추대법회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법회에 앞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성파 종정예하와 총무원장 원행 스님 등을 예방하고 차담을 가졌다.

생중계·영상 메시지 ‘눈길’
법회 중에는 여야 대표부터 정각회장,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대학생까지 각계각층의 영상 축하메시지가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중봉성파 대종사께서는 이판과 사판을 넘나드는 대자유인이자 자애로운 스승”이라고 찬탄했으며,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부처님의 크신 자비심과 중봉 성파 대종사의 깊은 공덕으로 대한민국을 더욱 평안하게 인도해주시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이원욱 국회 정각회장은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깃들어있는 불성을 바탕으로 상호존중과 화합의 불국토가 이 땅에 현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은석초등학교·동대부중·동대부고·동대부여고 학생들의 메시지도 이어졌다. 이들은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불교를 만들어주세요”, “세상을 비추는 소중한 불자가 되겠습니다”라며 성파 종정예하 추대를 축하했다. 

BBS불교방송과 BTN불교TV에서는 추대법회 현장을 생중계했다. 두 방송국 모두 유튜브를 통해서도 법회 현장을 전했으며, 1만 4~6000여 명이 시청하며 종정 추대를 축하했다. 시청자들은 채팅을 통해 축하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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