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정 도선 스님, 2월 9일 첫 종정교시 하달
행정공백보다 소급취소 등 선의 피해 우려
“중앙종회 결의에 따라 최소한 행정업무만”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이사 자격 보류요청도
법화종 종정 도선 스님이 종정 교시를 발표하고 “총무원장 당선인 거암 스님에 대한 임명을 현재 소송 중인 직무집행정지가처분 결정시까지 보류한다”는 입장을 종단 주요기관에 하달했다. 현재 거암 스님은 형사처벌 전과이력과 이중승적 경력으로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소송이 접수된 상태다. 종정 교시에 따라 거암 스님의 종단 대내외 대표자로서의 활동은 일체 보류된다. 종정 도선 스님은 이후 혼란 가능성을 우려해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도 종단 방침을 전달하고 이사 활동 보류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화종 13대 종정 도선 스님은 2월 9일 교시를 발표하고 “총무원장 당선인 스님은 법적인 증명이 끝나 정식 임명을 받을 때까지 최소한의 행정업무만 볼 것이며, 대내외 종헌종법의 종단 대표자로서의 활동은 일체 보류한다”고 공표했다. 교시는 종정예경실을 통해 총무원과 원로회, 중앙종회, 각 지역 교구에 하달됐다.
이번 종정교시는 제20대 총무원장 선거를 통해 거암 스님이 당선됐음에도 여러 자격 논란으로 종단이 여전히 혼란스럽고, 총무원 측이 종정 스님의 총무원장 임명보류 결정에도 취임식을 강행하는 등으로 추가적인 혼란이 예상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총무원장 행정의 공백보다 임명 이후 이뤄질 행정의 소급취소 가능성과 이에 따른 처분 회복 불능에 대한 선의의 피해가 더욱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시에 따르면 총무원장 당선인과 인수 준비 중인 총무원 임시 임원 및 사무직원들은 직무집행정지가처분 결정시까지 최소한의 종단 업무(경리업무, 청사관리, 교구민원, 공문접수)만 담당한다.
이는 2월 4일 제103차 중앙종회회의 의결사항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며, 원로원·중앙종회·각 교구종무원에 대해서도 제20대 총무원장이 정식 임명될 때까지 이를 양지할 것을 당부했다. 교시 위반시에는 종정 교시 위반에 따른 처벌 및 중앙종회 차원의 대응도 예고했다.
종정 도선 스님은 교시에서 “한국 불교계의 한 축이었던 우리 대한불교법화종이 오늘날 부패와 혼란으로 쇠락해지면서, 지치고 실망한 종도들과 사암들이 떠나고 나니 자정할 수 있는 마지막 절벽에 이르렀다”며 “더 이상 이 종단이 비참해지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으니 종정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분명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종단 주요 소임을 맡은 스님들에게 하교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특히 총무원과 중앙종회와 각 교구중무원, 원로 스님들에게 현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도선 스님은 “중앙종회의장 스님을 비롯한 중앙종회의원 스님들은 종도들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의 본분을 잊지 말라”며 “또 총무원의 최소 행정을 감시하여 공백 행정에 대한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전국 각 교구종무원장 스님들에게 △중앙행정의 공백을 참작해 보다 치밀한 교구행정으로 종도들의 불편을 줄일 것 △종단에 대해 종도들이 관심을 가지고 뜻을 낼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으며, 원로 스님들에게는 “종도들의 눈을 밝혀 바른길로 이끌어주시고 종단이 파화합의 길로 가지 않도록 옳고 그름을 가려 옳음에 대한 인지를 주지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총무원장 당선자 거암 스님에 대해서는 “종단의 혼란이 길어지지 않기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지혜로운 것인지를 애종심을 갖고 헤아려보라”며 “사문으로서의 자존에 부끄럽지 않게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종정 도선 스님은 “법화일승의 가치를 잊지 않고 깨끗한 종단으로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가느다란 지팡이 하나의 힘으로는 부족하다”며 “온 종도들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니 부디 남의 일이라 생각지 말고 뜻을 모아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내부적인 혼란이 정상화될 때까지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이사 활동 보류도 요청됐다. 종정예경실은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원행 스님과 사무처 등에 ‘법화종 회원 종단 이사활동 보류’ 요청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종정교시가 첨부된 해당 공문에는 종헌종법에 따른 종정 임명이 이뤄지지 않아 현재 법화종 총무원장이 공백 상태이며, 이에 정식 총무원장이 임명될 때까지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이사활동을 잠정 보류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문 접수시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2월 18일 예정된 총회 및 이사회에 앞서 총무원장 당선자 거암 스님의 법화종 이사 자격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다음은 종정 교시 전문.
종정교시
선대 조사와 종정, 원로, 대덕 스님들의 공덕으로 한국 불교계의 한 축이었던 우리 대한불교법화종이 오늘날은 부패와 혼란으로 쇠락해져 있습니다. 부패와 혼란에 지치고 실망한 종도들과 사암들이 떠나고 나니 자정할 수 있는 마지막 절벽에 이르렀습니다.
더 이상 이 종단이 비참해지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으니 종정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분명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종단 주요 소임을 맡은 스님들에게 하교하는 바입니다.
총무원장 당선인 스님은 본인에 대한 자격 검증에 관례를 들어 행하지 말고 법적인 증명이 끝나 정식 임명을 받을 때까지 최소한의 행정업무만 볼 것이며 대내외 종헌종법의 종단 대표자로서의 활동은 일체 보류합니다.
종단의 혼란이 길어지지 않기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지혜로운 것인지를 애종심을 갖고 헤아려보십시오. 사문으로서의 자존에 부끄럽지 않게 하길 바랍니다.
중앙종회의장 스님을 비롯한 중앙종회의원 스님들은 종도들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의 본분을 잊지 말 것이며 총무원의 최소 행정을 감시하여 공백 행정에 대한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협조해주길 바랍니다.
전국 각 교구종무원장 스님들은 중앙행정의 공백을 참작하여 보다 치밀한 교구행정으로 종도들의 불편을 줄여주길 바랍니다. 또한 종단에 대해 종도들이 관심을 가지고 뜻을 낼 수 있도록 적극협조해주길 바랍니다.
원로 대덕스님들께서는 종도들의 눈을 밝혀 바른길로 이끌어주시고 종단이 파화합의 길로 가지 않도록 옳고 그름을 가려 옳음에 대한 인지를 주지시켜주십시오.
법화일승의 가치를 잊지 않고 과거의 영화를 찾아 깨끗한 종단으로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 가느다란 지팡이 하나의 힘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제는 온 종도들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합니다.
이는 온 종도들의 발심에서 시작될지니 부디 남의 일이라 생각지 말고 뜻을 모아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불기 2565년 2월 9일
대한불교법화종 종 정 도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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