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향 설법·포교로 패러다임 전환을”

현대불교신문이 창간 26주년을 맞아 불교계 출·재가 오피니언 리더 100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불교계 변화’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9월 22일 출·재가전문가들을 초청해 온라인으로 언택트 대담을 진행했다. 대담 진행은 김주일 현대불교신문사 편집국장이 맡았으며, 대담자로는 해인사 승가대학 학감 법장 스님, 김응철 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교수, 박재현 신대승네트워크 소장이 참여했다.

불교 언론사상 처음으로 진행된 언택트 대담은 현대불교신문 유튜브 채널인 ‘스튜디오 공’에서도 만날 수 있다. 

현대불교신문사는 9월 22일 ‘코로나 이후 불교가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불교 언론 최초로 전문가 언택트 대담을 진행했다. 사진은 언택트 대담을 진행하는 본지 김주일 편집국장. 사진= 박재완 기자

본지 창간 26주년 설문조사를 보면 출가자와 재가자 모두 불교계 대응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방역적 대응 그 이상이 없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응철:  불교계 대응이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은 코로나19 정부지침을 잘 따랐다는 의미입니다. 이후 대국민 활동에서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코로나19가 1년 가까이 지나는 동안 돌이켜 보면 다소 소극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조계종 등 주요종단 차원에서 보여준 대국민 메시지가 없었습니다. 소위 ‘코로나 블루’를 극복할 수 있는 마음치유 등 방향 제시가 필요했고, 나아가 사회운동으로도 이어졌어야 했습니다. 사찰 일주문에 출입금지를 써 붙이고 산문폐쇄로 대응하는 것은 기존 신도와 참배객들을 못 오게 하는 조치에 불과했습니다.

 법장 스님: 제가 있는 해인사의 경우 초기에 산문폐쇄를 했지만 이후에는 신분 확인을 거쳐 어느 정도 개방도 했습니다. 토닥토닥 템플스테이와 같은 방법을 통해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은 이들을 위로하는 활동도 했습니다. 올해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수륙재와 관련 문화행사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사회운동까지 확산시키지 못했죠. 사찰 입장에서 보면 사찰 출입 제한은 정부 지침에 따라 이뤄진 것이고, 처음 겪는 일이라 어느 수준으로 통제가 이뤄져야 하는 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을 것입니다.

 박재현: 저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종교 역할이 모두 부족했다고 봅니다. 초기에 산문 폐쇄와 행사 연기 등을 통해 대응했는데, 사실 이는 종교가 추구하는 대중과 함께 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습니다. 코로나 확산 속에서도 사회적 약자 케어나 마음치유, 심리 방역 측면에서 많은 활동을 했어야 했다고 봅니다.

종교적으로 마음방역 등에 대한 기구 설치와 같은 대응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김응철: 현재 코로나19는 처음 겪어보는 대규모 전염병 발병 사례로 조계종을 비롯한 주요종단, 불교계가 당황했던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선 정부의 방역정책을 철저하게 준수한 것입니다. 이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상황인만큼 코로나19 회복을 위해 종교가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할 시기입니다.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이들이 있다면 전화나 E-메일로 상담을 하는 등 대중들과 소통해야 합니다. 예로부터 사찰은 어려운 이들을 구휼하는데 앞장섰습니다. 한국의 역사 속에서 불교가 국교가 되고 국난을 극복하는 원동력이 됐던 것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불교는 이에 대한 준비와 연구가 부족했다고 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불교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분야를 묻는 설문에서 출·재가 오피니언들이 가장 많이 꼽은 것은 바로 ‘포교 환경(53%)’입니다. 오피니언 리더들이 ‘포교 환경’을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분야라고 꼽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법장 스님: ‘언택트’로의 변화는 마치 거대한 파도와 같이 다가왔습니다. 이 같은 시대의 변화를 불교도 피해갈 수 없었던 겁니다. 포교환경 변화는 개인적으로 또 다른 기회라고 봅니다.

2017년 유학을 마치고 해인사에 왔을 때 유튜브로 해인사 승가대학 강좌와 홍보를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누가 보겠냐’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습니다. 콘텐츠마다 차이는 있지만 적게는 조회수 2만 명에서 많게는 10만 명까지 나옵니다. 부득이하게 언택트 포교 환경이 빠르게 도래했지만, 이 격변기를 잘 대응해 간다면 앞으로 불교의 미래는 밝을 것입니다.

 김응철: 포교에서 ‘법회와 설법’은 가장 대중적인 교화 방법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하여 대면법회라는 기존의 대중교화 방법은 실행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해인사와 같이 빠르게 대응하는 사찰도 있지만 영세한 사찰들과 신도들이 조직화되지 못한 사찰들은 포교환경이 나빠졌습니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 엄청난 타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아는 불교대학도 코로나19 기간 4곳이 폐쇄됐습니다. 그나마 한 곳은 온라인 교육을 진행해 상황은 좋은 편이지만 대부분의 사찰에서 불교대학을 폐쇄하고 있습니다. 주요 사찰이 유튜브 법회, 예불 중계 등으로 대응하지만 소형, 영세 사찰들은 대응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대면 온라인 법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출재가 온도 차가 있어 보입니다. 설문을 보면 온라인 법회가 늘었지만, 정작 참여하는 재가자는 적었습니다.

 법장 스님: 아직은 온라인 법회에 대해 대중들이 익숙하지 않은 듯합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변화에 대응해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재현: 재가자 오피니언 리더들의 법회 참여가 적은 것은 사찰에서의 오프라인 법회 참여가 적은 것과도 연관돼 보입니다. 달라진 시대에 맞는 법회가 필요합니다. 서울대 불교학생회 총동문회, 신대승네트워크 등에서는 재가자들이 새로운 형태의 법회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법사를 정해서 토론 형식으로 법회가 진행됩니다.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정하고 마중물 법문을 하고 토론을 합니다. 이러한 대면 법회들이 최근에는 비대면 온라인 법회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비대면 법회는 대면 법회와 비교해서 정서적 공감이 부족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돼야 합니다.

 김응철: 비대면 온라인 법회에서 가장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하는 것인 쌍방향, 즉 ‘법회에서 자기 의사가 표현이 가능하냐’입니다. 저도 중앙승가대 강의에서 라이브 톡으로 강연을 진행하는데 결국 소통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법회에서 쌍방향 소통 실현 여부는 앞으로 깊이 생각해볼 주제입니다. 방송으로 편집해 다시 송출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손이 많이 가는 작업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비대면 온라인 법회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면서 정착될 수 있을 겁니다.

요즘엔 학원 강좌도 온라인으로 많이 듣는데, 교리강좌 분야에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네요. 법회의 경우 스님들의 정서 전달이 되지 않으니 다소 힘들 것이라 봅니다.

 법장 스님: 해인사는 초반에 유튜브로 실시간 법회를 했을 때 카메라 앞에 스님들이 가만히 앉아서 진행했습니다. 너무 인간미도 떨어지고, 정서전달이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유명 유튜버들의 방송을 참조하여 한 번 더 변화된 형태로 접근을 했습니다. 실시간 댓글을 보며 중계하는 사회자 역할을 만들었습니다. 다양한 의견을 취합해 전달하여 소통하고 여기서 더 나아가 토크쇼 방식으로까지 진행하니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역시 쌍방향 소통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비대면에서 오는 정서전달에서의 온도차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겠네요.

 박재현:  저는 시간이 지나면 결국 대면 접촉을 통한 법회가 주된 방식으로 자리잡고, 비대면 방식은 보조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대면 접촉을 통한 법회도 한방향이 아닌 쌍방향 소통을 지향하는 형태로 변화가 필요합니다. 여기에서 비대면 온라인을 쌍방향 소통창구로 다시 활용하면 새로운 형태의 법회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비대면 신행활동에서 주력해야 할 분야’를 묻는 질문에서 출·재가 오피니언 리더들은 인식 차를 보였습니다. 출가자들은 ‘법회 온라인 중계’와 ‘명상·수행’을 주력분야로 꼽았지만, 재가자들은 ‘불교문화콘텐츠’와 ‘스님들의 법문’을 꼽았습니다. 이 같은 인식 차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요.

 박재현: 스님들은 법회의 온라인 중계에서 형식을, 재가자는 문화콘텐츠를 통해 내용의 변화를 이야기 한듯합니다. 재가자들이 말하는 것은 오프라인, 온라인을 떠나 법회의 법문을 비롯한 전반적인 콘텐츠가 시의적절해야 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시대 감각에 맞는 법회 콘텐츠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김응철: 인사동에서 스님들을 대상으로 스피치 교육을 한 적이 있는데 결국에는 설법의 성패도 ‘콘텐츠’로 귀결됐습니다. 재가자들과 스님은 바라보는 관점이 다릅니다. 재가자들은 의미있으면서 재미있고 유용한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또한 현실적이면서 시대적인 정서도 담겨져 있어야 합니다. 재가자들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부처님 가르침을 현실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같은 연구·개발은 한국불교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법장 스님:  출·재가자의 인식 차이라고 봅니다. 그동안 법회는 부처님 예경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해인사의 경우 최근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젊은 스님들이 노스님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같이 장난도 치면서 야단법석을 여는 것입니다. 반응은 매우 좋았습니다. 법사 스님은 본인의 삶, 수행을 법문에 녹여 젊은 스님들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함께 넣어 접근하니 법문 내용도 다양해지고 피드백도 늘어났습니다. 불교는 귄위의식을 먼저 버려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를 기회로 더욱 소통하고, 출가자와 재가자가 화합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재가자들은 ‘스님 법문’도 온라인에서의 주력분야로 꼽았는데요. 비대면 온라인 법회에서 설법에 대해 제언해주신다면.

 김응철: 설법에는 스토리텔링 설법도 있고 내러티브 설법도 있습니다. 부처님이 계실 때도 사리불 존자나 마하가섭 존자가 대신 설법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마하가섭 존자가 설법을 할 때는 부처님 말씀을 토시 하나도 빼지 않고 했습니다. 형식과 내용까지 그대로였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스님들도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그 이후에 이해 못하는 대중에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내러티브, 즉 설명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불교 설법은 부처님 법을 설명하는 것으로 진리의 문을 여는 것입니다. 1차 설법 후에는 2차 설법이 필요합니다. 1차 설법을 등한시 하고 2차 설법만 중요시하면 자기 이야기만 하는 것입니다. 1차 설법만 중요시하고 2차 설법이 없으면 대중들의 이해도와 호응은 줄어듭니다.

 

 박재현: 저는 상담 형식의 설법이 이뤄졌으면 합니다. 비대면 방식에서는 상담 형식으로 질문하고 답하는 게 가능합니다. 대규모 법회에서는 일방적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방식의 법회는 감흥도 없고 소통도 되지 않습니다. 법회 방식이 온라인이어도 그 속에서 감동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법장 스님:  해인사에서는 안거 법문의 경우 쌍방향 소통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를 중진 스님들이 2차로 풀어서 이야기를 나누고 온라인 채팅 등을 통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온라인 환경을 상황에 따라 대중 법회에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고 봅니다.

 김응철: 불교 경전에서도 부처님 설법 시 못 알아듣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들은 아난 존자나 사리불 존자에게 가서 2차적으로 설명을 들었습니다. 우리도 어른 스님들이 법문을 하면 해설을 해주는 2차 설법이 필요합니다. 온라인을 통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법회는 더욱 2차 설법과 이를 통한 대중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사찰 정기회원제, CMS 등의 도입에 대해 ‘매우 찬성·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도입의 필요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왜 지금까지 이 부분의 도입이 안 됐을까요?

 법장 스님: 불전 수입에서도 패러다임 변화를 고민해야 합니다. 중국에서는 노점에서 옥수수를 사먹어도 ‘알리 페이’로 결제합니다. 한국에서도 삼성 페이, 카카오 페이 등 다양한 전자화폐로 대부분 결제하는 시대입니다. 불교계서 도입이 늦는 것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박재현: 회원제나 멤버십 제도는 주인이라는 개념이 필요합니다. 그에 따른 권리와 의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불교는 사부대중이 중심이라고 하지만 재가 신도들은 사찰의 주요 의사 결정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도들이 참여하는 제도적 장치가 부족합니다. 사찰운영위원회가 있지만 형식적인 곳이 많습니다. 사찰 운영에서 신도들의 역할에 책임감을 부여합니다.

 김응철: 온라인 결제뿐만 아니라 카드 결제조차 안 되는 사찰이 많습니다. 이런 현상 이면에는 스님들의 무관심 이외에도 사찰 재정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습니다. 사찰 재정이 완전히 투명해지면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재정이 투명해져야 보시금을 내는 신도들도 이를 신뢰하고 신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내 절’이라는 마음을 심을 수 있도록 사찰을 운영해야 합니다.

 법장 스님:  해인사 승가대학의 경우 CMS 후원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후원회원이 800여 명을 넘는데 함께 등산, 축구를 하며 친목을 도모합니다. 매월 1회 정기 법회도 봉행하는데 호응이 좋습니다. 후원회의 자체적인 운영권도 후원회원들이 갖고 있습니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 관습을 버리고 변화할 때가 됐다고 봅니다.

 박재현: 정기회원제가 도입되지 않은 이유는 사찰의 소속감 문제와 함께 사찰 재정 구조 문제도 있습니다. 사찰 재정 구조는 불경, 기도, 재(齋)가 주로 이루고 있습니다. 정기적인 신도회비에 비해 기도 수입이 크다 보니 정기회비에 대해 집중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전통 방식뿐만 아니라 신도들의 안정적인 재원으로 운영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코로나 사태가 불교계에 던진 화두에 대해 출재가자들은 공히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불교적 가치 개발’을 꼽았습니다. 대담자들께서는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불교적 가치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법장 스님: 불교적 접근으로 본다면 연기법이 중요합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우리가 자초한 것을 돌려받는 과정입니다. 모두 인간이 만든 것이고 초래한 것입니다. 우리가 상생하고 화합하는 대승적인 실천 행동이 필요합니다. 연기법을 통한 실천, 그것이 현대적 불교 가치 실현이라고 봅니다.

 박재현: 사회적 가치와 불교적 가치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공정, 공유, 평등이 사회적 가치라고 보면 생명, 나눔, 돌봄이 불교적 가치라고 봅니다. 현재 코로나19는 생명 가치와도 연결이 됩니다. 사회적 약자들이 소외되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꾸기 위해서는 나눔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 생긴 사각지대에는 돌봄이 필요합니다.

 김응철: 연기적 관점으로 보고 행동하는 것이 ‘불교적 가치’의 실현입니다. 이는 불교의 5계 속에 다 들어있다고 봅니다. 생명을 존중하고 나눌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사회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소통과 화합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 불교적 가치의 핵심입니다.

코로나 시태가 불교계에 던진 화두를 묻는 질문에서도 출·재가자들은 소폭의 인식 차를 보였습니다. 출가자는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불교적 가치 개발’ 항목을 가장 많이 꼽았고, 재가자들은 ‘시대에 맞는 신행프로그램’을 제일 많이 꼽았습니다. 이 같은 인식 차의 이유는 무엇때문일까요? 그리고 재가자들이 요구하는 ‘시대에 맞는 신행프로그램’의 방향성을 제언주신다면요.

 법장 스님:  단순하게 수동적인 참여가 아니라 신도가 주도하는 능동적 참여의 신행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신도들이 주도하고 자신들이 꾸려나갈 수 있는 사찰 신행프로그램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박재현: 일상생활 속에서 불교가 실천됐으면 합니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 채식을 하는 것, 사회적 나눔과 돌봄에 나서는 것 등에 신행 프로그램을 접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신대승네트워크는 ‘무소유나눔페스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가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나누며, 나의 물건을 가져가는 이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줄이고 나누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어서 가능한 감사 인사인 것이죠.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하나의 신행프로그램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김응철:  두 분 말씀에 공감합니다. 체험 가능한 공감이 앞으로 신행프로그램의 방향입니다. 요즘 문화 치유명상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문화로 공감하고, 치유로 타인이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우며, 이 과정을 명상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최근 개인적인 체험 위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명상에 문화적인 기법을 더하고 타인의 어려움을 치유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 불교 포교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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