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15 (수)

[동네약국 사용설명서] 16. 파스 고르는 법

성분과 통증 위치 따라 파스 선택해야 

“파스는 어디 있어요?”
“파스는 저 진열장에서 골라보시죠.”
“어떤 파스가 제일 좋아요?”
“어디가 어떻게 불편하신데요?”
“허리가 아파요.”
“갑자기, 아니면 좀 오래된 통증인가요?”
“잘 모르겠는데요. 뭐가 제일 좋으냐니까요?”
“허리 통증이면 넓은 습포제류가 좋은데….”
“(듣지 않음) 이게 제일 좋아요? 흰색 말고 살색은 없어요? 큰 거 싫은데. 냄새 안 나고, 효과 빠르고, 크기 적당하고, 제일 싼 걸로 주세요.”
“그럼 이 제품 어떠실까요?”
“아, 그냥 케토톱 주세요. 광고 많이 하더라.”

익숙한 전개다. 허탈하다. 약국의 30개가 넘는 파스 중 고객에게 적합한 제품을 선정해 떠올린 고민이 자본주의 마케팅 앞에서 무기력해지는 순간이다. 사실 그래도 된다. 케토톱은 좋은 제품이다. 

케토톱은 케토프로펜이라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주성분으로 한 파스로 통증을 일으키는 물질의 생성을 막아서 효과를 낸다. 얇고 신축성이 좋아 신체 어느 부위에도 무난하게 사용 가능하며, 효과 역시 뛰어나 오랜 시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제품이 됐다. 

광고를 많이 하더라도 실제 제품 효과가 좋지 않으면 그 제품의 수명은 오래가지 못한다. 외모가 수려하고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도 겉만 번지르르하고 내면이 그렇지 못하면 주변에 사람이 모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반면 외모가 훌륭한 사람이 내면까지 갈고 닦은 선사라면 그 매력으로 꽃에 나비가 꼬이듯 주변에 사람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케토톱도 그런 제품이다. 하지만 더 좋은 선택이 있을 수 있다. 

오늘은 약국에서 파스를 고르는 방법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기준은 성분에 따라 파스를 고르는 것이다. 파스는 주성분에 따라 크게 NSAID 계열의 소염진통제 파스와 한방 파스로 나눌 수 있고, 첨가제의 종류에 따라 시원한 쿨파스와 따뜻한 핫파스(고추 파스)로 나눌 수 있다. 

NSAID 계열 소염진통제는 디클로페낙, 케토프로펜, 펠비낙, 록소프로펜 같은 성분들을 말한다. 성분마다 각각 특징이 있지만, 소비자의 선택 측면에서는 그리 중요한 요소가 되지는 않는다. 각 성분의 피부 투과도나 지속시간은 실제 파스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NSAID 계열의 파스는 종류가 가장 많기도 하고, 작용 속도와 효과 지속시간이 무난하므로 다친 직후부터 만성 통증까지 폭넓게 사용된다. 케토톱이나 아렉스 종류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 성분 중 일부는 빛에 대한 자극이 발생할 수 있어 햇볕을 직접 쬐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사용 나이 제한이 있는 제품들이 있어 아이와 함께 사용하려는 경우에는 유의해야 한다. 

한방 파스는 황백, 치자, 위령선, 목별자 같은 포함된 약재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제품이 있다. 보통 급성 통증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킨 후 혈액순환을 촉진, 점차 관절 및 근육의 염증성 물질과 노폐물을 제거해 진통 효과를 낸다. 따라서 오래된 만성 통증이나 체질성 통증, 냉증성 질환 등에 효과적이다. 

파스를 보면 쿨(Cool), 핫(Hot) 표시가 된 것이 있는데, 쿨파스는 멘톨과 캄파라는 성분을 함유해 피부에 시원한 느낌을 주고, 피부의 열을 내리고 혈관을 수축시켜 염증의 확산을 막고 붓기를 줄여 준다. 즉시 생긴 통증이나 운동 중 타박상, 삠 등에 사용이 적합하다. 

‘고추 파스’로 알려진 핫파스는 캡사이신, 노닐산바닐릴아미드를 함유한 제품을 말하는데, 이는 피부를 따뜻하게 해 모공을 열어 진통제 성분의 흡수를 돕고, 혈액 순환을 활발히 해 염증성 물질의 제거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오래된 통증에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두 번째 파스를 고르는 기준은 통증 위치에 따른다. 파스에는 한 겹으로 얇고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 플라스타 제품과 두 겹으로 별도의 점착포가 있는 희고 두껍고 촉촉한 습포제라고 부르는 카타플라스마 제품이 있다. 

플라스타는 케토톱 같은 얇은 살색 파스를 말하는데, 이 종류의 제품들은 접착력이 좋고 신축성이 좋아 움직임이 많은 관절 부위에 사용하기 적합하다.

두 겹의 카타플라스마 제품은 왜 이중으로 만들었을까? 이는 약물 부위의 접착력이 약해 따로 접착 부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접착력이 약하기 때문에 피부 자극이 덜해 파스로 인한 알러지 증상이 있는 분들이 사용하기에 알맞다. 이 제품은 습포 형식으로 수분을 가둬 찜질 효과를 내어 통증을 줄여 준다. 크기가 크고 접착력이 약하므로 움직임이 적은 크고 넓은 등이나 허리에 사용하기 적합하다. 

만약 파스를 붙이고서 피부가 가렵고 붓는 알러지가 생긴다면 이는 주성분에 의한 광과민성 알러지일 수도, 점착제에 대한 피부 알러지일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점착제가 없는 바르는 겔 타입 외용제를 선택할 수도 있고, 피부 자극을 줄인 하이드로겔 제형의 파스도 있으니 이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복잡하다면 파스에 관해서는 이것만 외우자. 

급성 통증에는 NSAID 성분의 쿨파스 제품. 
오래된 통증에는 NSAID도 좋지만, 한방 파스나 핫파스 제품.
움직임이 많은 관절 부위에는 작고 얇고 잘 붙는 플라스타 제품. 
움직임이 적고 큰 근육에는 넓고 두꺼운 카타플라스마 제품.

그것조차 외우기 귀찮다면 파스를 어디에 붙일 것인지, 언제부터 통증이 생긴 것인지, 피부 알러지가 있는지를 생각해 동네 단골 약국으로 가자. 그리고 약사님을 찾아라. 그러면 당신에게 필요한 파스를 딱 맞게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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